맛집 & 카페

신선한 채소와 밑반찬이 무제한 제공되는 쌈밥집 끝판왕 고양 옛고을쌈밥

디프_ 2024. 7. 10. 20:43
원산지가 살짝 아쉽긴 하지만 불맛이 살아있어 감칠맛 있게 즐길 수 있는 연탄제육쌈밥

 

 

오랜만에 고양에서 밥을 먹었다. 사실 고양에 별다른 연고지가 있는 것도 아닌데 서울 외에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오면 그냥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일단 사람이 많이 없다. 물론 맛집이나 이런 곳들 사람이 많긴 한데 서울과 비교할 것은 아니겠다. 그렇다 보니 차도 별도로 안 막힌다. 물론 고양 스타필드에 도착했을 때 주차장 들어갈 때 차가 막혀서 지연이 되긴 하는데 평소 교통 흐름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 괜찮다. 그리고 맛집이 많다. 맛집은 요즘 사실 어딜 가나 꼭 있는 것 같다. 서울에도 많고. 근데 고양에 오면 고양에서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맛집이 있는 느낌이 든다. 물론 메뉴야 다른 곳에서 팔지만 여기서만의 감성이 있는 것 같달까. 특히 등촌샤브칼국수라고 전국적으로 지점이 있는 브랜드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여기 고양 지점을 제일 좋아한다. 실내 상태가 쾌적하기도 하고 뭔가 더 신선한 것 같기도 하고 괜찮더라. 아무튼 이렇게 이 지역에 대해 좋은 인식이 있다.

 

만약 직장이나 생업이 이 지역 근처에 있었으면 충분히 여기 살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 같다. 아무튼 애정하는 지역 중 하나다. 그렇게 그 지역에 들렸는데 그냥 집에 돌아갈 수 없었다. 시간이 애매하긴 했지만 뭔가 안 가본 식당을 가고 싶었다. 그렇게 검색 후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옛고을쌈밥이라는 가게를 방문하게 되었다. 사실 배가 그렇게 고픈 상태도 아니었지만 그냥 이 지역에서 뭔가 먹어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어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다. 근데 이 근처에 티스토리에 소통 중이신 몇 안되는 이웃님께서 추천해 주신 가게가 있었는데 이날은 해산물 감성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렇게 쌈밥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주차나 그런 부분이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따로 관리해 주시는 분이 계셨고 여유롭게 가게 앞에 주차 후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매장 내부는 안쪽까지 포함하여 넓게 되어있어서 뭐 못 먹거나 대기하거나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물론 내가 이날이 첫 방문이라 웨이팅은 정확하지 않겠다.

 

그래도 내가 방문한 이날은 여유 있었다. 물론 먹으면서 피크 타임이 점점 다가와 계속해서 사람들이 더 오긴 하더라. 물론 나처럼 외지인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사람들은 많이 없어 보였고, 근처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차를 타고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하시는 현지인 맛집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 테이블마다 구비되어 있는 키오스크로 주문을 했다. 결제까지 되진 않았고 주문만 가능하여 나가면서 별도 결제를 진행했다. 뭘 먹을까 하다가 제일 기본이 될 수 있는 연탄제육 쌈밥을 주문했다. 가격은 13,000원으로 모든 메뉴가 통일되어있었다. 사실 밑반찬이나 쌈채소들이 셀프 형식으로 무한리필 제공 되니 메인 음식 차이만 있는 것이라 가격이 이렇게 통일되어 나올 수 있겠다. 추가할 경우에만 제육과 코다리가 가격이 2천 원씩 저렴해지는데 무슨 차이로 인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별도 찌개까지 나오고 그동안 셀프바에서 이것저것 밑반찬과 채소쌈을 가져왔다. 찌개를 가져다 주시면서 마늘과 고추는 별도로 가져다주시더라. 마늘과 고추는 셀프바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별도 제공하시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싶다. 사람들이 많이 남겨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고 단가가 높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고. 이렇게 김치 국물도 따로 있어서 정말 다양한 종류를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가격이 13,000원으로 좀 비싸긴 해도 이 풍족도는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겠다. 쌈 싸 먹는 것 좋아하시는 분들은 원 없이 신선찬 채소쌈을 즐기고 갈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각 메인 음식들의 원산지가 다소 아쉽긴 한데 사실 알고 먹으나 모르고 먹으나 개인적으로 맛 차이는 크게 없는 느낌을 받았다. 뭐 근데 이건 내 입맛 기준일 수 있겠다.

 

평소 고기나 그런 것을 먹을 때 쌈을 잘 안 즐겨 먹는 편이다. 그 이유를 문득 생각해보니 맨 손에 뭔가 닿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날도 직접적으로 손으로 만지기보단 쌀밥 위에 올려서 그 위에 재료들을 올리고 싸 먹었다. 집에서 손을 이용해서 먹을 때도 장갑을 무조건 끼는 편인데, 여기서 장갑 끼거나 그럴 순 없으니. 그렇다고 해서 또 쌈채소가 메인인 가게에서 안 먹을 순 없으니 나름 그런 방식으로 즐겨주었다. 근데 또 담다 보니 쌈 종류 이것저것 담게 되어서 먹으면서 이거 남기려나 싶었다. 그래서 마지막엔 약간의 의무감으로 쌈을 싸면서 먹었던 것 같다. 뭐 여러모로 건강에 좋을 테니 평소 배달 음식 시켜 먹는 것보다 의미 있겠다 싶어 즐겨주었다. 실제로 신선해서 맛있기도 했고. 그리고 쌈장 역시 듬뿍 가져왔는데 이럴 땐 정말 쌈장 엄청 많이 먹게 되겠다. 그래서 저 부분은 걱정하지 않았다.

 

근데 찌개가 기본 제공되는지는 몰라서 생각보다 밑반찬들에 손이 가지 않았다. 양배추야 소화에 도움이 되니까, 또 쌈장이랑 찍어서 먹으면 맛있으니까 괜찮은데 깻잎을 뭣 모르고 많이 가져왔더라. 물론 맛없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 먹는 양에 한계가 있으니 맛있는 것들에 집중하고 싶었다. 사실 평소에 백반집 갔을 때 저렇게 깻잎이 있으면 다 먹어버리는 편인데 이날은 메인 고기에다가 찌개까지 있고 각종 쌈채소가 있으니 후보군이 많이 밀렸다. 아무튼 그렇게 주문한 연탄제육이 나왔다. 뜨거운 온도가 유지되는 철판 위에 올려져 나왔고 아까 가위를 왜 주셨나 했는데 이 고기들이 길게 되어있어서 내가 알맞은 크기로 가위로 잘라서 먹는 구조였다. 그니까 애초에 이렇게 초벌해서 먹을 수 있도록 구워주실 때 얇은 두께로 길게 펼쳐서 한 번에 직화 방식으로 구워서 내어주시는 것 같았다. 불맛이 확 느껴져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밥도둑을 만난 느낌이었다.

 

쌈밥집 끝판왕 고양 맛집 옛고을쌈밥, 이날 혼자 온 손님은 나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매장 내의 북적거림이 심하지 않아 불편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셀프바 형식이긴 해도 나름 독립적인 공간이 유지되고 있었고, 손님들 역시 가족 단위가 많아서 혼밥을 즐긴다고 하더라도 어색하다거나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찌개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간이 알맞았기 때문에 뜨겁게만 먹으면 되는 것 같았다. 근데 졸여가며 먹는 것을 좋아해서 불을 틀어놨었는데, 일하시는 분께서 이렇게 계속 끓이면 짜진다고 불을 꺼주셨다. 사실 나름 짜글이마냥 의도한 것도 있는데. 어차피 혼자서 국물 다 먹을 순 없으니 말이다. 근데 또 처음 와보는 가게에서는 사장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맞겠다. 그렇게 다시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식사류로 연탄제육과 쭈꾸미, 소불고기, 코다리구이가 있는데 아마 다음에 또 오더라도 이 연탄제육을 픽할 것 같다.

 

불향이 확 느껴져서 좋기도 했고, 무엇보다 쭈꾸미나 소불고기, 코다리구이는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다. 물론 맛있는 곳이 맛있긴 한데 이 연탄제육 자체는 크게 호불호가 없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메뉴판에서도 제일 상단에 있지 않을까 싶다. 다른 테이블들을 봐도 주로 이 메뉴를 드시는 것 같고. 그래도 이게 메인 음식이긴 하지만 이 가게의 메인은 쌈채소와 각종 밑반찬이긴 해서 뭘 시키든 사실 다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별도로 제공해 주신 마늘과 함께 채소 위에 고기 올리고 쌈장 듬뿍 찍어서 한입 크게 먹어주었다. 정말 이게 밥도둑이다. 집에서 먹으면 아마 이렇게 풍족하게 즐길 수 없을 것이다. 근데 밖에서 이렇게 마음 편하게 먹으니 기분도 좋고 입도 즐겁고 나름 괜찮았다. 요즘은 또 혼자 다니는 것에 다시 익숙해져서 그런 불편함도 크게 못 느꼈고. 근데 먹으면서 다음에 어머니와 함께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워낙 이런 한식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그래도 내가 담아온 밑반찬들이니 남김없이 먹으려고 살짝 노력 좀 했다. 잠시 방치해 두었던 깻잎도 연기 모락모락 나는 흰쌀밥 위에 폭 감싸서 한입 크게 먹어주었다. 확실히 맛있었다. 맛이 없어서 안 먹은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가 밀린 것뿐이다. 그리고 역시나 쌈을 평소에 안 먹어서 그런지 이렇게 흰쌀밥 위에 고기만 올리고 마늘 쌈장 올려서 먹는 게 더 편하기도 하고 실제로 맛있기도 했다. 쌈과 함께 먹는 것과 이렇게 밥이랑 고기만 먹는 것은 어느 게 더 맛있느냐기보단 아예 영역이 다른 개념인 것 같다. 순수 고기와 쌀밥만 느껴지는 맛과 또 채소 특유의 향과 식감을 함께 느끼는 것은 맛의 차이가 확연이 드러난다. 그리고 나의 경우 양쪽 모두 좋긴 한데 전자를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진짜 잘 구워진 불맛 나는 고기와 마늘, 쌈장만 있어도 밥 한 공기 뚝딱이다. 이렇게 신선한 채소와 밑반찬이 무제한 제공되는 쌈밥집 끝판왕 고양 옛고을쌈밥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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