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식사도 퀄리티 좋게 잘 나오는 구룡포 막회 원효로점
이날 점심은 평소와 다르게 안 먹어본 것을 먹고 싶었다. 그래서 뭘 먹을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새로 생긴 분식집이 생각이 났다. 사실 요즘 점심은 웬만하면 밥을 먹으려고 하는 편이다. 저녁에 밥을 먹을 때도 있지만, 튀긴 음식이라든가 좀 배달 음식을 먹고 있기 때문에 점심에라도 건강하게 먹어주면 나름 밸런스가 맞는 것 같아서. 그래서 매일 가던 곳을 가는 편인데, 이날은 그래도 조금 다른 것을 먹고 싶었나 보다. 그렇게 새로 생긴 분식집을 갔었는데 영업을 하지 않더라. 메모 적어두신 것을 보니, 점심 장사를 오후 3시 이후부터 하신다고 들었던 것 같다. 아직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점심 기준으로 사람들이 많이 안 왔나 보다. 아쉬웠다. 이 주변에서 딱히 점심 분식 먹을만한 곳이 없었는데. 좀 일찍 와볼걸 그랬다. 아무튼 그렇게 뭘 먹을까 하다가 또 가던 집 가긴 싫었고, 매번 지나가면서 한번 와봐야겠다 하던 곳이 생각이 나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다.
구룡포 막회라는 곳으로 지나가면서 볼 때마다 사람들이 많더라. 확실히 점심 시간에 장사를 하는 곳 중에 사람이 많은 곳이 있고 별로 없는 곳이 있다. 딱 보면 저녁 장사가 메인인 곳인데 점심에도 사람이 많은 곳이 있다. 그런 곳의 경우 대게 맛집인 경우가 많더라. 사장님께서 기본적으로 요리를 잘하시니까 점심에도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다. 여태까지 그런 곳 중에 실패한 곳이 없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라고 하더라도 점심 장사는 자율적으로 두는 곳들도 많이 보였는데, 그런 경우에도 점심에 사람이 많은 곳은 양이나 퀄리티나 다 괜찮게 나오더라. 아무튼 여기도 그런 기대감을 안고 방문하게 되었다. 매장 내부가 넓진 않았지만 적당히 테이블이 있었다. 근데 빈자리가 별로 없었고, 이른 점심시간이지만 회식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테이블도 있었다. 그렇게 구석에 앉아 점심 한정 메뉴를 고른 뒤에 주문을 했다.
나의 경우 무난한 알밥을 주문했고, 일행의 경우 회덮밥을 주문했다. 탕 요리를 주문할까 싶기도 했는데 날이 더워서 뜨거운 국물은 그렇게 당기지 않았다. 그렇게 알밥을 주문하고 메인이 나오기 전에 밑반찬을 가져다주셨다. 백반집이 아니기 때문에 밑반찬이 화려하게 나오진 않았다. 그래도 다 직접 담그신 것 같은 찬들만 나왔다. 김치, 미역줄기, 샐러드, 애호박 절임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하나씩 맛을 보면서 메인이 나오길 기다렸다. 사실 이런 횟집 같은 곳 중에서 음식 잘하는 사장님들이 많은 것 같다. 아니면 전체적으로 해산물 베이스라 짭조름한 맛이 살아있어서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맛있더라. 이따가 여기 마지막으로 계란찜이 하나 제공되는데, 그 계란찜이 짭조름하니 매우 맛있었다. 원래 계란찜의 경우 담백한 맛만 나는 곳이 많은데 짭조름하니 계속해서 손이 가서 맛있더라.
일행의 회덮밥이 먼저 나오고 그 뒤에 계란찜이 나오고, 내가 주문한 알밥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뚝배기라고 해야하나. 저게 뜨거워야 하는 것들이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것 같았다. 사실 알밥 같은 것들도 뜨거움이 오래 유지되는 것이 확실히 더 맛있는 것 같다. 알맞게 비비더라도 바닥 부분이 누룽지처럼 바삭하게 구워지면 확실히 마지막에 먹을 때 더 맛있긴 하더라. 그래서 여기 구룡포 막회 가게의 경우 그런 것들은 기본적으로 충실하게 해 주시는 것 같았다. 사실 이날 나의 경우 알밥을 먹었기 때문에 회덮밥처럼 뭔가 여기 메인인 회가 들어간 것은 먹어보지 못했겠다. 근데 일행 말로는 확실히 맛있긴 하다고 하더라. 여기 콘셉트 자체가 포항 구룡포와 연근해에서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일일 직배송 원칙으로 공급하는 것이라고 하니, 그래도 일반적인 가게들보다 신선도는 더 받쳐주지 않을까 싶다. 검색해 보니 전국적으로 지점도 많은 것 같고.
알밥의 경우 기본적으로 미역국과 같은 국물이 제공되었다. 이렇게 모든 메뉴가 나왔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사실 알밥 자체도 굉장히 오랜만에 먹는다. 이 주변에 은근히 알밥 파는 곳이 없었다. 생각해보니. 손이 데이지 않도록 야무지게 비빈 다음에 미역국으로 입가심을 하고 먹기 시작했다. 사실 알밥 자체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메뉴 자체가 크게 차별화가 되긴 힘든 것 같더라. 일단 뜨거움이 제일 중요한 것 같고 그다음은 재료 신선도겠다. 사실 알밥을 실패해 본 경험도 크게 없는 것 같다. 알밥에 들어가는 저 알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저게 어떤 특별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식감을 살려주는 역할만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호불호도 크게 없는 것 같고 그에 따른 만족도 차이도 크게 없다 생각한다. 오히려 김치와 같은 사이드 반찬들이 역할을 톡톡히 해줘야 하는 느낌이랄까. 왜냐하면 메인 음식 자체에 큰 특별함은 없으니까.
야무지게 비벼서 먹었다. 확실히 알밥 외에 단무지와 각종 해산물이 들어가 있으니 일단 색깔도 마음에 드는데 입안에서 각종 아삭아삭한 식감과 함께 여러 향이 퍼져나갔다. 오랜만에 먹으면서 건강에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달까. 물론 회덮밥처럼 초고추장 베이스 소스를 뿌려서 새콤달콤하게 먹으면 이렇게 무더운 날 입맛이 살아날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이 알밥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오랜만에 담백한 베이스의 식사를 즐긴 것 같다. 그리고 여기 당일 잡은 해산물을 일일 직배송 원칙으로 공급하는 구룡포 막회 점심의 경우 처음엔 다소 양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릇에 나오는 깊이 자체가 그렇게 높지 않더라. 그래서 양이 적나 싶었는데, 그릇 크기가 커서 깊이보단 넓게 퍼져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완뚝을 하긴 했는데 적당히 배가 차게 잘 먹었다. 요즘 점심을 먹어도 꼭 2~3 숟갈 정도는 남기는 편인데 이날은 아래 고슬고슬하게 구워진 부분까지 쓱싹쓱싹 다 긁어먹었다. 오랜만에 보람차게 먹은 점심 느낌이랄까.
역시 가던 곳들만 가는 것보다 종종 안 가본 곳들도 가줘야 하는 것 같다. 뭐 백반집의 경우 매일 메뉴를 바꿔준다고 하더라도, 그 전체적인 결은 같으니까 확실히 중간중간 다른 곳들 가줘야 하는 것 같다. 구내식당 같은 경우에도 매일 가게 되진 않더라. 아무튼 이렇게 밑반찬들과 함께 열심히 식사를 끝마쳤다. 점심 식사류 가격은 대략 1만원 선이다. 그래서 요즘 물가 대비 이 정도 가격이면 딱 보통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백반집들과 비교해서 찬 가짓수나 그런 것들이 다소 부족하긴 하지만, 이런 곳은 메인으로 승부를 보는 곳이니까. 단일 요리 기준으로 퀄리티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장마철이 오기도 하니까 다음에 날이 좀 어둑어둑할 때 오게 되면 알탕이나 동태탕 같은 것을 한번 먹어볼까 싶다. 고등어구이도 꽤나 잘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이런 횟집 같은 곳의 점심 식사가 은근 알짜배기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