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국물 하나로 승부하는 굴국밥 전문점에서 먹어보는 옛날식 육개장

디프_ 2024. 1. 25. 20:20
사골 베이스의 깊은 맛으로, 평소에 먹던 육개장과는 달랐다

 

 

원래부터 육개장을 평소에 잘 즐겨 먹지 않았다. 사실 육개장만 따로 파는 가게도 찾기 힘들다 생각한다. 그래도 예전에 고양 쪽에 육개장을 전문적으로 하는 가게가 있어서 가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의 경험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아마 거기서 제대로 된 육개장을 처음 먹어보지 않았을까 싶다. 양도 많고 퀄리티도 괜찮고. 근데 나중에 보니 거기 이미 여러 번 유튜버들도 다녀간 곳이었다. 애초에 위치 자체가 차량을 가져오지 않으면 갈 수가 없는 느낌인데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맛집이더라. 시간이 애매한 때에 가서 대기도 없고 복잡함 없이 바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는데, 촬영한 영상들을 보면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더라. 사장님께서 나름 기부도 하시고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계신 것도 방문 당시에는 모르고, 유튜버들 때문에 알게 되었다.

 

어쩐지 입구에서 자고 있던 고양이가 꽤나 따뜻하고 편해보이더라니. 아무튼 오늘 소개할 곳은 그곳은 아니지만, 여기도 나름 육개장이라면 어디서 밀리지 않을 곳이라 생각한다. 다만 생소한 것이 여긴 굴국밥 전문점이다. 개인적으로 굴을 못 먹는다. 안 먹는 편이라고 하기엔 겁이 많아서 못 먹는 것이니 못 먹는다고 말하는 것이 낫겠다. 사실 굴을 먹고 탈이 난 적은 없다. 예전에 무한리필 조개집에 갔다가 큰 탈이 나서 그 뒤로는 덩달아 공포증이 생긴 것 같다. 몇 번 시도해 보긴 했는데, 그 잘 먹는 사람들은 바다향이라고 말하는 그것이 나에겐 좀 이질적으로 다가와서 익숙해지기 쉽지 않겠더라. 그 특유의 식감도 그렇고. 물론 국밥에 나온 것은 삶아져 나오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지만 뭔가 아직 선입견이 깨질만한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 가게에 오면 이렇게 꼭 다른 메뉴를 먹는다. 제육을 먹은 적도 있는데, 제육은 평범한 느낌이었다. 일행은 시원하게 굴국밥을 먹고 나는 이날 옛날식 육개장을 픽했다. 가격은 딱 요즘 물가 기준에 맞게, 점심 식사 기준으로 평범하게 나온 느낌이다. 이게 가성비가 좋게 느껴지려면 음식의 퀄리티가 좋아야겠다. 왜냐하면 가격 자체는 다른 곳들과 비교해서 비슷하니까, 그게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다른 것들이 받쳐줘야겠다. 근데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여긴 여기만의 매력이 있다. 근데 그 차별점이자 매력이 여기가 굴국밥 전문점이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천천히 하기로 하고, 우선 같이 나온 김치와 깍두기로 입맛을 돋궈주었다. 사실 맛있는 집은 김치만 있어도 밥 한 공기 해치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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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하나로 승부하는 굴국밥 전문점에서 먹어보는 옛날식 육개장. 여기 진짜 국물 자체의 깊이가 달랐다. 한입 먹자마자 정말 사골 베이스인 것처럼 뭔가 구수하고 담백했다. 그 특유의 깊은 맛이 있었다. 정말 사골 육수 베이스를 쓰시는 것인진 난 모르겠다. 근데 내 추측으로는, 여기가 굴이 메인이니까 그걸로 어떻게 깊은 맛을 내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근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다만 일반 소비자가 먹기에 다른 곳들에서 먹는 것보다는 국물 맛이 다르다. 육개장 자체가 뭔가 어떻게 보면 좀 가볍고 자극적일 수 있는데, 여기서 먹는 것은 건강에 좋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근데 그렇다고 해서 한약 맛처럼 맛이 없는 것은 아니고, 정말 잘 끓인 설렁탕과 같은 느낌이 난다.

 

안에 이렇게 작게 당면도 담겨져 있는데, 처음부터 밥을 말진 않았고 따로따로 먹으면서 하나씩 음미했다. 저게 고사리였나. 아무튼 재료 하나하나마다 식감도 살아있어서 꽤나 매력적이었다. 원래 푹 한 번에 삶아버리면 식감이 다 죽어버리는데, 여긴 적당히 주문 후에 조리를 알맞게 해 주시는 것 같다. 그리고 이 날따라 이상하게 양파가 너무 맛있었다. 물론 쌈장 맛으로 먹긴 하는데 양파 자체가 씹으면 씹을수록 달달했다. 그래서 김치보다는 양파에 손이 더 갔던 것 같다. 양파까지 추가 요청을 해서 열심히 먹어주었다. 그리고 국물만 따로 먹기도 했다. 비주얼은 빨간색이라 매워 보일 수 있으나, 매콤까지도 안 가는 것 같다. 칼칼한 정도? 자극적이지도 않고 나름 건강한 느낌의 점심 메뉴로도 적절했다.

 

먹어도 먹어도 국물만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 들어간 여러가지 재료들이 함께 올라왔다. 그리고 이날 반찬은 그냥 쌈장 묻힌 양파로 끝이 났다. 다른 것들은 필요 없었다. 그리고 여기 단순 국물만 계속해서 어필했는데, 이렇게 재료도 실하다. 이미 먹은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고기 덩어리들이 이렇게 있는 것을 볼 수 있겠다. 여기 굴국밥 전문점의 경우 점심에 항상 사람이 많은데 그 이유가 있는 퀄리티였다. 실제로 옆 테이블에 있는 고객들도 처음 오는 손님들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근데 하시는 말이, '여긴 육개장이 제대로네'라는 말씀을 식사 마치고 하고 가셨다. 그만큼 확실히 다른 곳들 대비 육개장을 잘하는 가게인 것 같긴 하다. 요즘처럼 추운 날 이렇게 속 든든하게 먹어주면 또 오후를 잘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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