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용문시장에 위치하고 있는 참치 초밥 전문점 원효스시
가려고 하는 식당이 시장에 있을 경우, 방문하기 전에 묘한 기대감이 솟구쳐 오르는 것 같다. 나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도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다. 뭔가 시장에 위치해 있다고 하면, 평소 방문하던 가게와는 다를 느낌이다. 그게 분위기라든지, 맛이라든지, 양이라든지 뭐든 포함해서 말이다. 사실 시장을 갈 경우 주로 분식이나 옛날통닭 같은 것을 주로 먹었던 것 같다. 아니면 국밥이라든지. 그래서 대충 그런 것들은 어떤지 감이 오는 편이다. 가격도 그렇고. 그런데 오늘은 색다른 메뉴를 먹어봤다. 시장에 갔을 때 이 메뉴를 먹어본 것은 아마 이날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예외적으로 제주도에 놀러 갔을 때 회를 포장해서 먹은 적은 있었지만 초밥을 먹은 적은 없었다. 그리고 또 제주도는 워낙 특색이 있기도 하니까.
그래서 좀 기대가 컸다. 양이 어떻게 나올지, 아니면 가격이 어떨지 등등 말이다. 저번에 가려고 했을 때 여기 사람이 꽉 차서 못 먹었었는데, 이날은 날이 춥고 비가 내려서 그런지 홀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물론 먹는 와중에 나중에 한 팀이 오긴 했지만 확실히 평소보다 한산했다. 뭐 그 덕분에 이 시간에 올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안으로 들어와 메뉴가 무엇이 있나 살펴봤다. 사실 점심부터 헤비하게 먹을 생각은 없었다. 여기서 헤비한 것은 양도 그렇지만 가격도 포함이다. 그런데 메뉴판을 살펴보니 가격이 꽤나 나갔다. 알고 보니 여기 그냥 초밥집이 아니라 참치 초밥 전문점이었던 것이다. 참치이다 보니까 단가가 좀 나가다 보니 대체적으로 가격대가 있었다. 근데 확실히 미끼 상품이 있어야 하듯이 '오늘의 초밥'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메뉴가 있었고, 이걸로 택했다.
많은 초밥집을 가봤지만, 이렇게 각 참치 부위마다 설명을 해준 곳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하긴 내가 가더라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갓덴스시만 가고 최근엔 개인 초밥집을 거의 안 갔기 때문에 못 본 것일 수도 있겠다. 근데 지금 살펴보니 여기 사장님 꽤나 참치에 진심이신 것 같다. 돌이켜보면 메뉴 구성도 그렇고, 실제로 오늘의 초밥을 먹었을 때 이따가 이야기가 나오긴 하겠지만, 참치가 올라간 초밥을 먹었을 때 확실히 뭔가 다름을 느꼈다. 근데 그건 그냥 참치가 워낙 고급 재료이니까 그런 줄 알았는데 여기 애초부터 참치가 메인이었구나. 사실 뭘 먹을 때 막 부위마다 뭐 다름을 느끼지 못한다. 소고기를 그렇게 먹었어도 매번 뭘 먹을까 고민한다. 딱히 차이를 잘 모르겠어서. 그냥 등심이 안심보다 조금 더 씹는 맛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안다.
그렇게 주문한 오늘의 초밥이 나왔다. 가격은 13,000원으로 솔직히 저렴한 가격은 아니겠다. 점심 기준으로 말이다. 근데 뭐 애초에 초밥을 먹기로 했으니까. 초밥 자체가 만원이 되지 않는 가격대는 못 본 것 같다. 오히려 너무 저렴할 경우 품질 자체가 의심이 되긴 한다. 초밥이나 회만큼은 확실히 품질이 가격을 따라가는 것 같다. 싸면 싼 이유가 있는 확실한 재료가 아닐까 싶다. 솔직히 고기 같은 것은 수입산이 조금 더 저렴한 편인데, 때로는 수입산이나 냉동이 더 맛있기도 하니까 판단하기가 애매한데, 횟감은 가격에 따라 판단하기는 쉬운 것 같다. 물론 바다나 수산시장 그런 곳 가서 잘 볼 줄도 모르는 상태에서 눈탱이(?)를 맞는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일단 본격적으로 초밥을 먹기 전에 장국으로 속을 달래주었다. 회 자체가 괜히 차가운 음식이라고 하니 속을 따뜻하게 해줘야 할 것 같다.
용산 용문시장에 위치하고 있는 참치 초밥 전문점 원효스시. 참치에 진심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시장 초밥 맛은 과연 어떨까? 일단 여기 구성은 참치 속살 2피스, 광어2피스, 연어 2피스, 떡갈비 2피스, 초새우 2피스로 되어있다. 각각 단일 메뉴로 구성되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메뉴 2피스씩 총 10개가 나오겠다. 여기서 뭐 더 나오는 것은 없다. 그냥 장국 정도. 양 자체는 그리 많다고 볼 수 없겠다. 다만 밥 위에 올라간 스시 자체가 사이즈는 어느 정도 있는 편이라, 한입에 넣었을 때 가득 찬 기분이 들게 먹을 수는 있겠다. 개인적으로 이 포인트를 꽤나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히려 밥이 위에 올라간 스시보다 더 커서 보기 초라한 곳들도 있는데 그런 곳은 거르는 편이다. 근데 요즘 워낙 상향 평준화 되어서 그런 곳은 많이 없는 것 같다. 뷔페가도 그 퀄리티보다는 좋게 나오더라.
각각의 맛에 대해 설명해 보자면, 일단 뭐 연어는 누구나 아시듯이 평타는 했다. 사실 연어 자체를 그렇게 맛있다고 느껴본 적은 없다. 또 그렇다고 해서 맛없게 느껴본 적도 없다. 그냥 항상 옆에 사이드로 있는 느낌이다. 초밥집에 가면 한 번은 먹어줘야 하는 그런 맛 말이다. 기본은 해주는 친구라 생각한다. 그다음은 광어인데, 개인적으로 광어를 좋아한다. 회를 먹을 때도 다양하게 이것저것 맛보는 편이 아니라 광어가 있으면 제일 선호하는 편이다. 광어 자체가 원래 예전엔 꽤나 비싼 재료였다고 한다. 근데 양식이 가능해져서, 대량 생산이 되어서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이라고. 그 말을 들은 뒤로 내 입맛이 저렴이는 아니구나라고 혼자 위안을 삼았다. 이 두 종류는 꽤나 괜찮았고, 떡갈비와 초새우는 아쉬웠다. 사실 초새우 자체는 단가가 저렴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런치 메뉴 같은 것에 구성을 맞추기 위해 꼭 넣는 편이라고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은 이해하고, 제일 아쉬운 것은 떡갈비였다. 사실 아마 다른 초밥집에서는 이게 떡갈비가 아니라 우삼겹 같은 게 들어갔을 것이다. 근데 여긴 정말 그런 것도 아니고, 평소 먹는 너비아니 같은 떡갈비가 올라가니 순간 초밥집에 온 것을 잊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게 맞나 싶더라. 그래서 이 부분이 제일 아쉬웠던 것 같다. 오늘의 메뉴 구성은 대충 알겠지만, 본질 자체를 잃는 느낌이랄까. 이 부분이 제일 아쉬워서 먹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참치 종류를 먹게 되었는데, 역시나 참치 초밥 전문점답게 이건 말할 것도 없겠다. 평소에도 그 사르르 녹는 맛 때문에 초밥에 정말 잘 어울린다 생각했던 재료인데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더라.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실제로 부드러웠다. 다음에 만약 여기 용산 용문시장 원효스시에 오게 된다면, 참치만 나오는 초밥을 먹어보고 싶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