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존스 스파이시 치킨랜치 피자
오늘은 예상외로 처음 먹어보는 메뉴를 소개해볼까 한다. 지금은 조금 잠잠해졌지만, 한때 제대로 이슈몰이 이후 주문이 폭주했다는 그 메뉴다. 다만 잠깐 반짝하고 만 것이 아니라, 그 이후 매력에 빠져 줄곧 이 메뉴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한다. 나의 경우 이 소식을 늦게 접했고, 이제야 나마 처음 도전해 보았다. 사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파파존스 피자를 제일 좋아한다. 여러 프랜차이즈 중에 간혹 신메뉴나 할인 적용이 되었을 때 말고는 대부분 파파존스를 먹는다. 피자를 열 번 먹는다고 하면 7~8번은 파파존스를 찾는다. 근데 오늘 소개할 이 메뉴는 여태까지 먹어본 적이 없다. 단순 메뉴명만 봤을 때 일단 치킨이 들어가서 패스했던 것 같다. 치킨하면 뭔가 닭가슴살이 들어갔을 것 같고, 퍽퍽한 이미지가 연상되었다.
근데 어쩌다 유튜브를 봤는데, 피자계의 평양냉면 수식어가 붙은 메뉴가 있다고 하더라. 내가 좋아하는 파파존스 메뉴였고, 무슨 메뉴인가 호기심에 그 영상을 봐봤다. 근데 한 명은 이 매력에 빠져 극찬을 하고 있었고, 처음 먹어보는 다른 사람은 먹어본 뒤에 맛있다고 연신 말을 하고 있었다. 근데 그게 소개시켜준 사람 만족을 위한 것인지, 실제로 만족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닭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여태까지 패스했었는데, 충성고객이 있는 것을 보고 파파존스라는 브랜드를 믿고 먹어봐도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주문했다. 식전에 요즘 굉장히 꽂혀 있는 카페인 제로 슈가 제로 코카콜라로 시작을 했다. 카페인 때문에 오랜 기간 콜라를 끊었었는데, 이렇게 카페인 제로가 나와서 본의 아니게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확실히 콜라는 콜라만의 매력이 있다. 탄산을 예로, 사이다나 뭐 밀키스 등등 여러 탄산의 경우에 먹다 보면 질리는 느낌이 든다. 근데 콜라는 딱히 질리는 느낌이 안 들더라. 물론 예전에 엄청 마실 때는 코카콜라가 질려서 펩시로 갈아탔다가 다시 마시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정도는 아니니까. 그렇게 입가심을 하고 본격적으로 파파존스 스파이시 치킨랜치 피자를 먹어보았다. 이 메뉴명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바로 '스파이시'라는 표현이겠다. 맵진 않고 적당히 매콤한 게 닭가슴살의 느끼함을 잡아줄 것 같았다. 그리고 랜치가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위에 뿌려진 저 소스가 적당히 달달하니 감칠맛을 살려줄 것 같았다. 확실히 이런 매력이 있으니까 인기가 있겠지 하면서 기대를 갖고 먹어보았다.
갈릭디핑소스, 핫소스, 피클은 당연히 빼놓을 수 없겠다. 처음에는 기본맛을 먹어봐야 할 것 같아 그렇게 먹어보았다. 일단 메뉴 설명으로는 '은은한 향과 맛의 랜치 소스, 그릴드 치킨, 상큼한 토마토와 할라피뇨 토핑의 피자'로 되어있었는데 아주 심플하지만 정직한 표현이었다. 일단 피자의 맛 자체가 좀 심심한 편이다. 요즘처럼 다 자극적인 맛들의 향연에서 좀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아 이래서 피자계의 평양냉면이라고 수식어가 붙었었던거구나. 어떻게 보면 맞는 표현이다. 근데 평양냉면에도 매니아층이 존재하듯이, 여기도 분명히 매니아층이 있겠다 싶었다. 오히려 자극적인 맛들은 물리면 아예 쳐다도 안 보게 되는데 이렇게 심심한 맛은 한 번 빠지면 물리지도 않고 계속해서 들어가니까 말이다.
포지셔닝은 확실하다는 것이겠다. 물론 나의 경우 그냥 그 자체로 즐기기보단 이렇게 갈릭디핑소스를 필두로 핫소스와 피클과 함께 즐겨주었지만. 솔직히 치킨 먹을 때 치킨무가 없는 경우는 간혹 괜찮아도, 피자 먹을 때 피클이 없는 것은 못 참겠다. 갈릭디핑소스는 이제 무조건 있어야 하고. 애초에 간이 좀 심심하다 보니까 이렇게 다양한 소스랑 즐겨도 그 조화가 괜찮았다. 먹으면서 계속 든 생각은 '아 이래서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였다. 이걸 조금 꼬아서 표현하면, 내가 확 반하지는 않았다는 말이 되겠다. 내가 반했으면 다른 사람들 생각이 아니고 '진짜 맛있네' 이 반응이 나타났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 맛없다는 것이 아니라, 소스를 워낙 좋아하는 1인으로서 자극적인 부분이 살짝 약해서 아쉬운 그 정도였다.
피자계의 평양냉면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파파존스 스파이시 치킨랜치 피자. 오히려 메인으로 들어가 있는 재료 중 하나인 할라피뇨 맛 자체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양 자체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 것이겠다. 번외로, 실제 이 유튜브 방송 이후에 현직 점원이 말하길 배달이 폭주했다고 한다. 원래 10개 팔린다고 가정하면 1~2개 나가던 메뉴였는데, 6~7개가 나가기 시작했다고. 이런 것을 보면 정말 연예인 홍보 무시 못하는 것 같다. 실제 이 영상은 홍보가 아니라 찐 리뷰여서 더 반응이 좋았던 것이고. 나도 이렇게 생전 안 먹어보던 메뉴를 먹어봤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렇게 또 다른 맛 하나 배워가서 그 자체로 의미 있던 시간이었다. 아마 다음에 심심한 맛을 좋아하는 친구가 생기면 한 번 추천해보고 싶은 그런 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