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클래식한 국내산 삼겹살을 맛 보고 싶을 땐 서오릉 돼지집

디프_ 2023. 10. 15. 18:36
고기 자체가 질이 좋고 신선함이 느껴졌던 서오릉 맛집 돼지집

 

원래 가려고 했던 삼겹살집이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휴무였다. 그래서 다른 알아둔 곳을 가려고 하니까 도착하는데만 40분이 넘게 걸렸다. 그렇게 저녁까지 먹으면 집에 돌아가기에 시간이 너무 늦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근처에 갈만한 곳이 있나 찾아보았다. 사실 서오릉 여기에 꽤나 맛집이 많다. 내가 여기 경기도 고양시 쪽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근데 나만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주변에 지인들이 어떤 모임이나 맛집을 간다고 해서 어디 가냐고 물으면 이쪽 지역 링크를 많이 주더라. 여기가 차도 안 막히고 또 가게도 크게 크게 운영해서 나름 쾌적하고 퀄리티도 많아서 여러모로 좋다. 뭔가 이 지역 자체가 숨겨진 맛집 같은 느낌이랄까.

 

뭔가 이런 데이터가 바탕이 되니까 갈만한 곳이 있을 것 같았고, 그렇게 근처 가게를 검색한 뒤에 근처에 도착했다. 여기 위치 자체가 예전에 옛날통닭 포장해서 먹으러 자주 왔던 곳이다. 바로 옆이 한정식을 파는 곳이 있어서 거길 갈까 싶다가 그냥 원래 삼겹살을 먹자고 했으니 여길 오자고 해서 그냥 들어왔다. 바로 앞에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왔는데 매장 내부가 넓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놀랐다. 사실 여긴 대부분 차를 타고 와야하기 때문에 술보다는 정말 식사를 하기 위해 오시는 분들이 많다. 나도 서오릉에서 한 번도 술을 마셔본 적은 없다. 애초에 뭐 원래 안 마시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한쪽 자리에 앉았고 메뉴 주문을 했다.

 

만약 내가 여길 그냥 검색을 통해 찾아서 왔다면 아마 삼겹살이 아닌 두루치기를 먹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여기 가게 상호명도 그렇고 아무리 봐도 두루치기를 먹어야 할 것 같았다. 가격도 솥밥까지 제공되는데 저 가격이니까. 그래서 그런지 우리 테이블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다 두루치기를 주문해서 드시고 계셨다. 한쪽에는 솥밥도 놓여있고. 근데 메뉴 주문에 후회는 없었다. 왜냐하면 뭔가 이런 돌판 같은 곳에서 옛날 스타일로 그냥 심플하게 삼겹살을 구워서 먹고 싶었다. 뭔가 예전에 먹던 그 맛 그대로 말이다. 요즘은 두꺼운 삼겹살도 많고 또 목살로 유명한 곳들도 많곤 한데 여긴 그냥 정통 그대로 국내산 삼겹살을 판매하고 있어 좋았다. 다만 하나 아쉬운 점은 셀프로 구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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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워낙 고기를 구워주는 곳도 많아서 셀프로 구워 먹는 곳을 가면 조금 낯선 기분이 든다. 그리고 제대로 된 고기를 내가 사장님께서 원하는 맛으로 먹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살짝 하게 된다. 근데 뭐 여기는 심리적으로 괜찮았다. 따로 뭔가 특별한 기술 필요 없이 적당한 두께의 고기가 나왔고 생삼겹살이라 나름 위치만 잘 조절해서 구우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통으로 양면을 구워준 뒤에 가위로 잘라 옆면을 각각 구워줬다. 이 불판이 좋은 것이 한번 화력을 받으면 그게 꽤나 오래 유지가 된다. 기름에 튀기는 것도 아니고 정말 불판에 구워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맛이 난다. 그리고 된장찌개는 이렇게 칼칼하게 기본으로 제공되었다.

고기를 먹기 전에 된장 밥으로 입가심을 좀 했다. 요즘은 뜨끈뜨끈한 국물을 예전보다 많이 찾는다. 확실히 날이 추워지니까 더 그런 것 같다. 여기 된장찌개 역시 뭔가 특별하다거나 그런 것 없이 재료 듬뿍 넣고 우리가 흔히 고깃집에 방문했을 때 먹을 수 있는 그런 매콤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딱 내가 원하는 그런 맛이었다. 역설적으로 요즘 이렇게 기본을 지키는 가게들이 많이 없다. 워낙 다 맛집스럽게 변했다고 해야하나. 이게 안 좋다는 것은 아닌데 가끔 이렇게 클래식한 곳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래서 클래식한 삼겹살을 맛보고 싶을 때 여기 서오릉 돼지집을 오면 되겠다 싶었다. 먹으면서 바로 여기 즐겨찾기를 해두었다.

 

기본적으로 두께가 있어서 고기 자체를 조금 얇게 썰었다. 근데 차라리 이렇게 내가 원하는 굽기 정도로 구워서 이렇게 두점씩 먹으면 오히려 좋다. 뭔가 육즙도 더 잘 나오고. 그렇게 소금이랑 찍어 먹기도 하고 파김치랑 먹기도 하면서 다양하게 잘 즐겼다. 이런 클래식한 맛을 즐길 땐 가끔 소금보다 쌈장이랑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무조건 소금파인 나에게는 생소하기도 한데 뭔가 그런 감성이 떠오를 때가 있는데, 그럴 때가 바로 이런 곳을 방문할 때이다. 배가 고픈 상태에서 원하던 맛을 먹어서인지 정신없이 먹었던 것 같다. 사진을 찍는 과정이 귀찮을 때가 몇 없는데 이날 좀 그랬던 것 같다. 그만큼 맛있었다. 사실 평범한 맛인데 가끔은 이런 평범한 맛이 너무 맛있게 느껴지더라.

 

김치나 콩나물, 마늘 같은 것은 셀프로 제공되고 있었다. 서오릉 가게에 방문했을 때 셀프인 가게들이 좀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뭔가 전체적으로 다 가게가 넓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근데 셀프라고 해서 뭐 위생이라던가 신선도가 그렇게 떨어진 경험을 한 적도 없다. 오히려 더 싱싱하고 잘 되어있더라. 아마 회전율이 높아서 그런 것 같다. 개인적으로 쌈장이나 소금 등 이런 소스를 많이 먹기 때문에 오히려 요청 드리는 것보다 한번 가서 원하는 만큼 가져오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서오릉 지역 자체가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여기 서오릉 돼지집 우연히 찾아 방문한 가게인데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집에서 삼겹살이 생각날 때 간단하게 여기 가서 국내산 삼겹살을 맛보고 오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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