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서울대 학생들이 줄 서서 먹는 파스타 들어간 닭볶음탕

디프_ 2023. 10. 24. 20:12
핫플레이스 샤로수길에서 당당히 맛집으로 인정받은 셰프박명주브라더

 

요즘은 평일에 약속을 거의 안 잡고 있다. 약속을 잡을 수가 없다. 이미 약속이 있어서. 월, 화, 수, 목의 경우 대부분 퇴근 후 집에 와서 밥을 먹고 좀 쉬다가 운동을 나가고 있다. 뭔가 이 루틴이 자리가 잡혔다. 그리고 운동을 빠지면 의도한 것은 아닌데 다음날 괜히 뭔가 놓친 것 같고 살짝 우울하고 그렇더라. 그래서 왜 그런지 살펴보면 전날 운동을 안 갔었다. 뭔가 해야 할 것을 안 한 것 같은 기분이 드나 보다. 그렇게 평일을 바쁘게 보내고 주로 금, 토, 일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사실 자유롭게 보낸다고 해봐야 뭔가 일정을 짜고 움직이긴 하지만. 일정을 안 짜면 오히려 뭔가 더 불안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아무튼 평일은 퇴근 후에도 해야 할 일을 하기 때문에,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을 보상받으려 하는 편이다. 이 말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날 금요일에 오랜만에 친구와 약속을 잡았다. 아마 목요일 밤에 집에 가면서 내가 급 전화를 걸어서 내일 만날 수 있냐고 물어봤던 날 같다. 이 친구의 경우 약속이 있거나 일을 하러가지 않는 경우에는 집에 있는 것보다 나오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서 급만남이 성사될 수 있었다. 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집에 들렀다가 나가서 만나기로 했다. 사실 여기로 회사를 옮긴 뒤로는 거의 차를 타고 다니고 있어서 평일에 급만남을 하기가 쉽지 않다. 뭔가 차를 타고 약속 장소로 가도 되긴 하는데 개인적으로 그냥 집을 가고 싶어 지더라. 복장도 너무 편하게 입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 집에 주차를 하고 옷만 갈아입은 뒤에 이렇게 핫한지 오래되었다는 샤로수길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오니 나름 금방 올 수 있었다.

 

여길 오기 전에 친구와 어딜 가야할지 고민을 했다. 서로 갈만한 곳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식당은 생각이 안 나니까 먹고 싶은 것을 떠올려봤다. 요즘 뭔가 토마토소스가 진득하게 배어있는 음식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최근에 피자를 시켜서 먹을 때도 토마토소스 양 조절을 할 수 있는 것을 보고 많이 넣어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참 신기하다. 토마토소스 자체를 별로 안 좋아했는데 가끔 그런 자극적인 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 원래 파스타 같은 것을 먹어도 무조건 까르보나라나 빠네처럼 크림 계열을 먹었었는데 요즘은 기회가 생기면 토마토를 먹으려고 하는 편이다. 치즈와 같은 느끼함보다 토마토처럼 새콤달콤한 맛이 좋아졌다. 입맛이 변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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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근데 친구도 갈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다가 그럼 저번에 갔었던 순댓국 맛집이나 갈까 싶었다. 근데 거기도 샤로수길에 위치하고 있었다. 메인 거리는 아니었지만 서울대와 가까웠다. 그러다가 그 친구가 닭볶음탕을 파는 곳인데 파스타랑 같이 나오는 곳이라고 맛있고 이색적인 곳이 있다고 말해주던 게 생각났다. 그래서 거기 어디었지 이러면서 거길 가자고 했다. 친구도 거길 잊고 있었는데 '오 좋지' 이러면서 급으로 장소가 정해졌다. 다행히 예약이나 그런 것은 필요하지 않았고 그냥 가면 됐다. 근데 아마 여기 웨이팅이 있는 곳이겠다. 8시쯤 도착했는데 딱 한 테이블 남아있더라. 운도 좋지. 피크타임이 지났는데도 딱 한 자리만 남아있었다. 먹으면서도 봤는데 사람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더라.

 

서울대 학생들이 줄 서서 먹는 파스타 들어간 닭볶음탕 주문 후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여기 주문 후 조리가 들어가는 것인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나오면 그 상태로 바로 먹어도 되는 것이었다. 조리가 다 되어져 나와 시간이 걸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친구랑 수다도 떨고 이날이 축구하는 날이라 서로 핸드폰을 보고 그러다가 이렇게 음식이 나와 본격적으로 식사에 돌입했다. 일단 비쥬얼부터가 내 스타일이었다. 요즘 이런 맛이 굉장히 그리웠다. 원래 막 자극적인 맛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요즘은 그리웠다. 아마 요즘 건강하게 먹고 있어서 그런가? 근데 오히려 이런 맛에 대해 갈증이 나면 평소보다 더 욕심을 내서 먹게 되던데. 그냥 자연스럽게 먹는 것이 오히려 스트레스 안 받고 좋은 것 같다.

왕 토마토가 두 개 들어있었고, 친구와 하나씩 나눠서 먹었다. 확실히 토마토소스 계열은 좋아해도 토마토 자체의 매력은 아직까지 모르겠다. 근데 여기의 경우 이렇게 보글보글 끓어서 양념을 가득 머금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와는 다른 맛이긴 했다. 굉장히 뜨거우니 조심히 먹어야겠다. 파스타 면을 추가할까 말까 했는데 여기 기본적으로 양이 많다. 안에 파스타가 엄청 많이 담겨 있었다. 역시 학교 주변은 가성비가 최고다. 닭고기를 먹기 전에 면을 실컷 건져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면발이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중간에 포기하고 닭부터 공략했던 것 같다. 아쉽게도 닭다리는 하나였는데 친구가 자기는 다른 부위를 먹었다고 나보고 먹으라고 해서 이렇게 사진도 찍을 겸해서 닭다리를 먹었다. 사실 난 아무 부위나 먹어도 상관없는데.

 

핫플레이스 샤로수길에서 당당히 맛집으로 인정받은 셰프박명주브라더의 닭볶음탕. 사실 닭의 맛 자체는 평범하다. 닭 자체에 염지가 들어간 것 같진 않다. 따로 간이 되어있거나 그러지 않았다. 근데 그도 그럴만할 것이 여기 애초에 소스 자체가 좀 강력하다. 기본적으로 짜기보단 단맛의 베이스가 깔려있다. 그래서 뜨거울 땐 잘 모르겠는데 조금 식었을 때 먹으면 좀 물릴 수 있겠다. 그만큼 단 베이스가 강한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호에 가까웠다. 근데 삼삼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세게 느껴져 불편할 수 있겠다. 하고 싶은 말은 여기가 서울대 학생들이 줄 서서 먹는 맛집이긴 한데 호불호가 좀 있을 수 있겠다. 고급스러운 맛보다는 딱 요즘 젊은 입맛에 맞는 그런 맛이다. 그렇다 보니 여기 방문하는 연령층은 장소도 장소인지라 그런지 대부분 2030이었다.

 

그렇게 파스타 면을 다 해치우고, 손톱 반마디 정도로 나오는 면 종류도 먹은 다음에 닭도 어느 정도 해치웠다. 큰 토마토 알맹이도 반은 먹었다. 친구는 다 먹은 것 같다. 이렇게 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불렀다. 여기 국물 자체도 맛있어서 국물을 떠먹기도 해서 그런지 배가 좀 과하게 찼다. 그래서 그렇게 나가려고 했는데 친구가 살짝 아쉬웠나 보다. 매번 여기 올 때마다 배가 불러서 밥을 못 먹었었는데 오늘은 먹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럼 하나만 시켜서 볶아 먹자고 했고 이렇게 마무리로 볶음밥까지 먹어주었다. 볶음밥의 경우 손님이 셀프로 볶아야 한다. 근데 양 조절은 다 해서 주시니 그리 어렵진 않겠다. 그렇게 감칠맛 있는 소스에 맛있게 볶아진 밥으로 이날의 식사를 마무리했다. 너무 배부르고 맛있게 잘 먹었다. 역시 먹고 싶었던 맛을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는 것 같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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