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뚝배기에 담겨 뜨끈뜨끈한 순두부찌개 안에 쫄면이 있다!?

디프_ 2023. 9. 10. 13:27
쫄면, 만두, 햄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 순두부찌개

 

이 가게의 경우 우연한 기회로 방문하게 되었다. 사실 몇 번 지나치긴 했다. 밖에서 봤을 때 안에 사람이 많이 없는 것 같기도 했고, 뭔가 딱 대표 메뉴부터가 뭔가 점심에 가긴 뭐한 그런 느낌이랄까. 근데 나중에 알았다. 밖에 나온 간판과 다르게 내부에 들어가면 점심 메뉴 구성이 따로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근처에 갈만한 돈까스 집이 많아서 여길 갈 필요가 없었는데, 워낙 다른 곳들을 많이 가봐서 여기 한번 가봐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가서 먹어봤는데, 돈까스 일단 양도 많고 직접 튀겨져 나와서 그런지 바삭하기도 하고 튀김가루가 빵가루 스타일로 해주셔서인지 뭔가 차별화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그때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여기 다음에 다른 메뉴를 먹으러 와봐야겠다 싶었고 이게 그날이었다. 내부에 나름 뷔페처럼 밥이랑 국을 계속해서 가져다 먹을 수 있었는데 애초에 양이 많아서 따로 또 가져온 적은 없다.

기본 물은 아니고, 셀프바에서 국을 이렇게 컵에 따라서 가져올 수 있다. 막 조개국처럼 시원한 그런 것은 아니고 크림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게 좀 들어간 것 같은 구수한 맛이다. 뭔가 식전에 속을 달래주기에 괜찮은 느낌? 그렇게 이날은 여러 메뉴 중에 좀 소화 잘 되고 얼큰한 것을 먹어보고 싶어서 순두부찌개를 주문해 봤다. 근데 여기 순두부찌개 신기하더라. 토핑을 만두, 햄, 쫄면 세 개 중에 정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순두부찌개는 그냥 계란이랑 순두부만 들어있으면 끝이라 생각했는데 이 세 개 중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좀 어색한 느낌이 있었다. 햄이 그나마 덜 어색한 느낌이랄까. 부대찌개 때문에. 근데 라면 느낌을 살려보고 싶어서 쫄면을 픽했다. 솔직히 라면이면 덜 어색했을 것 같은데 쫄면이라니. 무슨 맛일지 궁금해졌다.

 

그렇게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진 순두부찌개가 나왔다. 토핑 구성 제외하고, 순두부와 계란이 실하게 들어있었다. 솔직히 이 가격 자체가 8천원이었다. 근데 이 가격이 개인적으로 딱 적당하다 생각한다. 메뉴도 메뉴인데, 점심 기준으로 한식이 1만 원이 넘어가면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선을 넘는 느낌이다. 아무리 요즘 물가가 올랐다고 하더라도 소비자 체감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뭐 구성이 어떠냐에 따라 9천 원까진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8천 원이면 딱 괜찮았다. 그렇기 때문에 뭐 가성비가 좋다거나 저렴하다거나 이런 느낌은 받지 않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8천 원에 이렇게 먹으면 정말 괜찮다는 생각은 계속해서 주더라. 여기엔 맛이나 양 그리고 구성, 서비스 등등이 포함되어 있겠다. 즉 재방문하기에는 좋은 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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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같이 온 일행은 나의 추천으로 인하여 돈까스를 먹었다. 돈까스 소스도 솔직히 별다른 것이 없다. 아마 기성 소스를 쓰셨을 것 같다. 근데 저기 위에 가루 같은 것을 살짝 뿌려주시고, 와사비를 툭 떨어트려 주니 괜히 뭔가 직접 만드신 소스를 먹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전에 말했듯이 돈까스 양자체가 워낙 많아서 둘이 점심 메뉴 두 개 시켜서 이렇게 반반 나눠 먹으면 딱 좋다. 그리고 쫄면이 들어간 순두부찌개의 경우 면발이 국물을 바로 흡수하기 때문에 면을 먼저 덜어낸 뒤에 먹는 것이 좋겠다. 근데 애초에 여기 짜글이 스타일까지는 아닌데, 국물이 맑은 스타일이 아니어서 진짜 쫄면 천천히 먹으면 나중에 비빔밥처럼 비벼 먹게 될 것이니 덜어서 먹는 것을 추천드린다.

 

그렇게 적당히 양을 배분한 다음에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이 맛집 티스토리를 지속적으로 놀러 온 분들은 아실 것이다. 내가 이제는 맛집보다는 디저트를 더 좋아하고, 맛집을 선택할 때 먹어본 맛보다는 안 먹어본 맛을 더 경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말이다. 즉 어딜 가거나 먹을 때 희소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 말의 의미는 이제는 웬만한 것들은 다 먹어본 것 같고, 맛집이라고 하고 가격 차이가 많이 나더라도 본질적인 재료 자체에서 오는 느낌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물론 고급스러운 집을 많이 못 가봐서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간단하게 생각해 보면 재료 자체에서 나오는 맛 자체는 어디든 같긴 할 테니까 틀린 말도 아니겠다.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그냥 안 먹어본 것을 먹어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쫄면이 들어간 순두부찌개는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이날 나름 기대가 있었다. 애초에 맑은 국물보다 이런 자작한 국물 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렇게 한입씩 먹기 시작했다. 애초에 처음부터 면발을 건져냈음에도 불구하고 국물이 그새 많이 사라졌다. 근데 뭐 나쁘지 않았다. 여전히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는 국물이 있었고, 이렇게 밥에 비벼 먹는 느낌의 강된장이나 짜글이 스타일로 즐기는 것을 애초에 더 좋아해서 괜찮았다. 그렇게 먹기 시작했는데, 간이 좀 센 편이었다. 근데 그래서 내 입맛에 더 맞았다. 뭔가 밍밍하거나 심심했으면 아쉬웠을 것 같은데 적당히 자극적인 부분이 있어서 괜찮았다. 만약 삼삼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다소 간이 세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는데, 개인적인 입맛에는 맞았다. 그리고 여긴 애초에 양이 좀 혜자인 느낌의 가게라 양 부분도 부족한 것 없었고. 나름 합리적인 금액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점심식사였다. 재료도 이것저것 실하게 들어가 있고.

돈까스는 뭐 말할 것도 없었다. 이 근처에 메뉴 하나에 만원이 넘어가는 돈까스 프랜차이즈 전문점이 있는데, 솔직히 옛날 돈까스 기준으로는 여기가 양이나 맛이나 훨씬 더 괜찮았다. 신선도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두 가지를 열심히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원래 요즘은 밑반찬도 많이 먹는 편인데 메인이 두 개가 있으니까 밑반찬에 손이 별로 가지도 않았다. 그만큼 여기 기본에 충실한 가게인 것 같다. 막 찾아오는 맛집까진 아니더라도, 지나가다 우연히 봤을 때 방문하면 후회는 없을 그런 곳이다. 사장님께서 재료도 재료인데 간을 내는 소스나 그런 것을 정말 잘 쓰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여기 시그니처인 갈비찜을 언제 한번 먹으러 와보고 싶다. 갈비찜도 간을 심심하게 하면 정말 고기 맛만 날 수 있는데 왠지 잘 표현하실 것 같다. 아무튼 점심 배부르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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