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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건물, 어렸을 적 중국집 맛을 고수하고 있는 용산 호화반점

디프_ 2023. 2. 26. 16:29
밖에서 보면 안에서 이렇게 분주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안 믿기는 용산 호화반점

 

이 지역의 경우 혼자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이쪽 지역도 그렇고 역 주변도 그렇고 항시 사람이 많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원래 주택가가 있으면 근처에 좀 조용히 식사를 할만한 곳이 있을 법한데 여기 워낙 상권이 주택가 중심이 아니기도 하고 실제로 아파트나 그런 것들이 많다기보단 원룸 같은 빌라들이 많아서 그런 부분도 애매한 것 같다. 물론 아직 여기저기 다 살펴보지 못해서 그런 것 같긴 한데 대체적으로 현재까지의 느낌은 그렇다. 날이 더 풀리면 걸을 기회가 많아질 테니 그때 많이 둘러봐야겠다. 아 그리고 여기 앞서 저렇게 가게보다 사람이 많은 구조이다 보니 경쟁력이 없는 가게들이 살아남기도 하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어느 다른 가게를 갔는데 탕수육 대자가 4만 원이었다. 그래서 맛있게 잘 나오겠거니 싶었다. 사람도 점심시간 만석이었고. 근데 동네 중국집 탕짜면에 나오는 퀄리티만도 못한 탕수육이 나왔다. 정말 놀래서 이거 대자 맞냐고 한번 더 여쭤봤다.

 

요즘 오프라인 경쟁도 경쟁이지만 앱 사이에서도 경쟁이 심하고 배달료에다가 리뷰까지 이것저것 신경 쓸 것들이 많아 어느정도 자영업자 편이긴 하지만 진짜 그 가게는 너무 했다. 그런 가게들은 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또 알고 보니 이미 10년은 다 돼 가도록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근데 거기의 경우 역 안에 위치하여 유동층이 많아서 단골은 없고 아마 대부분 첫 손님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우리 다 같이 이제 그 가게는 안 가기로 했다. 공교롭게 오늘 또 다른 중국집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는데 이 가게의 경우 홀보단 배달 위주로 장사를 하시는 것 같다. 애초에 입지 자체가 오프라인으로 방문하기 좀 힘든 곳에 있다. 그리고 처음에 찾아왔을 때 가게 앞에서 이 가게를 찾았다. 이 낡은 건물 안에 이런 중국집이 있을 줄 몰랐다. 문도 바로 있는 것이 아니라 좀 걸어서 들어가야 있다 보니 더 그랬던 것 같다. 이름은 용산 호화반점이다.

 

이 가게의 경우 진짜 이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어렸을 적 중국집 맛을 고수하고 있는 가게'라고 말이다. 일단 요즘 중국집의 경우에도 두가지로 나뉜다. 백화점 같은 데서 고급스럽게 파는 집과 그런 맛은 아니지만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동네 중국집 느낌. 이 가게의 경우 후자에 가까운데 그 후자보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야 하는 것 같다. 뭔가 더 고전적이랄까. 일단 두 스타일의 차이는 고급 가게들의 경우 짬뽕 국물부터 확연히 다르다. 그냥 이게 사골 국물 베이스 느낌이 나서 가볍고 깔끔하고 맑다. 근데 우리가 흔히 동네에서 먹는 가게들의 경우 깊고 진하다. 그리고 자극적이다. 뭔가 국물이 확 매콤하다고 해야 하나. 딱 한입 먹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물론 나의 경우 이 두 가지 맛 다 좋아한다. 그때그때 입맛에 따라 원하는 것이 다른 것 같다. 또 가끔은 이런 동네 스타일이 더 당길 때가 있기도 하고. 짜장면은 간짜장 메뉴가 있기 때문에 큰 차이를 못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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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 안으로 들어와 안 쪽이 아니라 바깥 쪽에 자리를 잡았다. 근데 아무래도 배달이 메인이다 보니까 홀의 경우 좀 깔끔한 부분이 약했다. 근데 애초에 포스팅 제목에도 적어뒀듯이 여기 낡은 건물 안에 위치하고 있다. 솔직히 밖에서 보면 조용하고 고요하기 때문에 안이 이렇게 복잡한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근데 안에 들어와 보니 배달이 쭉 밀렸는지 저렇게 배달 박스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저기에 쉴 새 없이 주문한 것들이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단일 손님일 수도 있겠지만 한 번에 나가실 때 여러 개를 나가는 것 같았다. 진짜 주방부터 홀까지 정신없이 움직이고 계셨다. 그래서 주문한 것이 늦게 나오나 싶었는데 나의 경우에도 거의 바로 나왔던 것 같다. 아무래도 기본적으로 점심시간에 맞춰 어느 정도 바로 나갈 수 있도록 조리를 해두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군만두 서비스가 나오는 곳 오랜만이네.

날이 춥다 보니 짜장면보다는 짬뽕에 더 손이 갔다. 단무지와 양파로 입가심을 하고 짬뽕 국물을 마셔주었다. 그리고 군만두를 먹어주었다. 군만두도 이게 느끼한 군만두가 있고 안 느끼한 군만두가 따로 있는 것 같다. 아직까지 이 차이는 정확하게 못 느꼈는데 아마 군만두가 기름을 머금고 있으면 좀 느끼하고 정말 바삭하게 잘 튀겨져 있으면 안 느끼한 것 같다. 아직은 입맛으로 느끼기보단 체감으로 알 수 있다. 근데 때때로 이렇게 정말 튀겨져만 나오는 군만두가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직접 빗는 그런 가게들이 훨씬 맛있긴 한데 요즘은 찾기 힘드니까. 이렇게 에피타이저 느낌으로 여러 가지 맛을 본 뒤에 본격적으로 용산 호화반점 짬자면을 먹기 시작했다. 솔직히 가격의 경우 저렴하진 않은 것 같다. 탕짜면이 만원이나 하니까 말이다. 물론 요즘 물가가 오르긴 올랐지만 이 금액은 동네 가게 금액이라고 보기엔 힘들겠다. 아직은!

맛의 경우 정말 우리에게 익숙한 그 맛이다. 군만두부터 짜장면, 짬뽕까지 뭐 하나 어색할 것 없이 익숙한 그 맛이다. 다만 문득 먹으면서 이날은 그 생각이 들더라. 일단 금액 자체가 8~9천원 하니까 그냥 저렴하지도 비싸지도 않은 요즘 흔한 1인 식사 금액이겠다. 근데 이걸 편의점과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요즘 편의점의 경우 정말 잘 나온다. 이런 식사류는 4~5천 원만 투자해도 정말 퀄리티가 괜찮다. 근데 딱 기본적인 인식이 그래도 식당에서 한 음식과 편의점 음식이 건강이나 그런 재료 측면에서 다르겠지 싶은데 솔직히 오히려 요즘 더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지는 게 어떻게 보면 편의점 음식 쪽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주변 다른 가게와 경쟁도를 생각하면 잘 모르겠는데 편의점 음식과 비교하면 이날은 편의점이 좀 승 쪽에 가까웠다. 물론 배달로 가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맛있게 먹어놓고 이상한 상상을 해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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