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이탈리아의 맛을 오마주하며 입소문만으로 유명해진 압구정 몽고네

디프_ 2022. 9. 19. 21:20
20대 초반에 만났던 손님들이 자녀와 함께 올 때 감동이 굉장히 크다는 오너 김동우 대표

 

맛집 다니는 것을 취미라 말할 수 있을까? 물론 막 정말 아무것도 찾지 않고 눈에 보이는 가게로 가거나 아니면 그냥 의사 없이 따라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근데 내가 살펴본 결과 기본적으로 다 이왕 먹을 거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 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맛있으면 좋아하고 또 자기들만의 나름 자주 방문하는 단골 가게들이 있더라. 그래서 이건 취미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다 즐기고 있는 일반적인 행위라 생각한다. 물론 취미가 특별할 필요까진 없지만 너무 보편적인 관점이랄까. 나 역시 맛집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실제로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나름 노력을 하는 편이다. 안 가본 곳을 가보려 하고 그 주변을 가더라도 거기서 좀 유니크하면서도 실제로 맛있고 특별한 그런데를 가보려고 하고. 물론 실패할 때도 많지만! 근데 오늘 소개하는 곳은 그중에서도 좀 특별한 곳이다. 아마 내가 여태까지 포스팅했던 곳들과는 느낌이 좀 다르지 않을까 싶다.

일단 위치부터 생소하겠다. 강남 압구정 로데오에 위치한 몽고네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솔직히 강남 쪽에서 식사를 그렇게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대게 유명한 곳은 하루 전 예약은 커녕 일주일, 한 달 전 예약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곳의 경우 대기가 1~2시간은 기본이니. 그리고 내가 사는 곳에서 막상 가는 데에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아도 그 심리적 거리감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가깝진 않다 보니 굳이 여기까지 오진 않게 된다. 오지 않더라도 이미 맛있고 못 먹은 것들이 주변에 많기도 하고. 근데 이날 여기까지 방문한 이유는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서다. 아는 형 지인 중에 정말 미슐랭 인증을 받은, 메뉴 하나에 몇만 원 하는 고급 레스토랑만 다니는 지인이 한 명 있다고 한다. 그 친구도 뭐 여유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자기만의 취미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힐링 방법 중 하나라 그렇게 찾아가며 다닌다고 하더라.

일단 나랑 이날 여길 같이 방문한 형의 경우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비싼 것을 먹기도 하지만 가성비도 좋아하고 꼭 메뉴 하나에 몇만원 해야 맛있는 곳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입맛엔 안 그런 곳들이 더 맛있는 경우도 많더라. 아무튼 근데 이날은 뭔가 특별하게 보내보고자 한 이주전이었나, 그때부터 예약을 하고 이렇게 다녀온 것이었다. 그리고 딱 만나서 여기 도착하자마 둘 다 이게 맞나 싶었지만, 어차피 돈 쓸 생각으로 온 거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일단 여기 온 이유는 하나였다. 여기 시그니처 파스타인 '이탈리아 남부 마르케에서 소량 생산한 최상급 듀럼밀로 만든 스파게티면에 곱게 간 어란과 국내산 제철 성게알을 곁들인 메뉴'를 먹고 싶어서였다. 비주얼을 보고 반했었다. 요즘 성게알에 빠져있기 때문에 한번 제대로 맛을 느껴보고 싶었다. 난 이것만 보고 왔고 나머진 와서 정해보자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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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그 파스타를 하나 주문했고 추가로 '100% 이탈리아 듀럼밀로 만든 스파게티면에 산지에서 직송한 제철 조개를 곁들인 또 다른 시그니처 파스타' 하나와, 스테이크 하나를 주문했다. 그리고 추가로 뭔가 이왕 이렇게 예약까지 하고 먼 길 왔는데 아쉬울 것 같아 '프로볼로네 치즈와 프로슈토 꼬또, 화이트 트러플 빠떼를 곁들인 타파스 스타일의 샌드위치' 하나를 추가로 주문했다. 솔직히 여기 오기 전에 한 메뉴당 양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둘이 와서 메뉴 총 4개를 주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일단 이따 사진에도 나오겠지만 막 양이 많은 편은 아니다. 위 샌드위치 역시 이름에 타파스라고 들어가 있어서, 그냥 한입 크기로 가볍게 나오겠구나 싶었다. 실제로 그렇게 나왔고. 근데 이 메뉴가 가격이 22,000원이니 다른 파스타나 그런 것들은 말할 것도 없겠다. 물론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니 양만 보고 함부로 판단할 순 없겠다.

 

일단 식전빵을 먹었다. 치즈나 버터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설명을 해주셨고 말씀 주신 방법대로 즐겨보았다. 솔직히 이 가격에 맛이 없으면 범죄겠다. 그리고 맛이 없었으면 애초에 여기가 이렇게 20대 초반에 만났던 손님들이 자녀와 함께 올 정도로 입소문으로 유명해질 리도 없겠다. 그냥 맛있었다. 뭐 식전 빵이야 배가 고파서 그냥 잼 발라먹듯이 허겁지겁 먹었다고 하더라도 이 샌드위치는 정말 처음 먹어보는 맛인데 이질감 없이 너무 부드럽고 담백하고 촉촉하게 맛있었다. 안에 재료들이 따로 노는 것도 아니고 적절히 조화를 이뤄서 솔직히 마음먹으면 몇 개라도 먹을 수 있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오늘 맛 표현이 조금 부족할 수 있겠다. 일단 처음 접해보는 생소한 맛이 많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어렵고, 솔직히 이런 비싼 가게는 별로 와 본 경험이 없어서 비교 대상이 없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정말 개인 블로거 후기 느낌으로 오늘 포스팅을 봐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제일 기다리던 시그니처 파스타들이 나왔다. 일단 이탈리아 현지의 맛을 오마주 하셨다고 했는데, 유럽을 두번 가봤지만 이탈리아는 안 가봐서 그런 경험이 없다. 다만 유명하다는 것은 익히 들었기 때문에 그 맛이 어떨지 궁금했다. 일단 앞서 예상한 것처럼 양이 많지는 않다. 사진에서도 보이겠다. 근데 또 막상 먹어보면 양이 적지도 않다. 물론 가격을 고려하면 적겠지만 여긴 가격만으로 이야기하면 안 되는 레스토랑이겠다. 나랑 이 형만 이날 첫 방문이었지 다른 테이블들을 보면 뭔가 익숙히 와본 것처럼 사장님과 인사도 하시고 이런저런 메뉴를 즐기시더라. 물론 우리처럼 처음 보는 테이블들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전체적으로 뭔가 고급스럽지만 친근하면서도 차분하고 따뜻한 그런 느낌이었다. 막 처음 온 손님들도 낯설거나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그런 편안한 느낌들은 좋았다.

여기 오너 김동우 대표는 계산이나 손님 응대 정도만 하고 서빙이나 설명 등은 다른 매니저분이 해주셨다. 일단 파스타가 나오면 매니저분께서 사진 찍을 시간을 주시고 직접 이렇게 비벼주신다. 솔직히 뭐 우리가 그냥 먹어도 됐는데 저 성게알이 들어간 파스타의 경우 뭔가 먹는 방법이 다르게 있을 것 같아 그렇게 요청 드렸다. 근데 비비시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뭔가 내가 직접 비비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포크와 숟가락뿐이었는데 움직임이 꽤나 현란하셨다. 그렇게 짧은 비빔 과정을 지나고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를 했다. 개인적으로 봉골레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요즘 빠져있는 성게알이 들어간 파스타 맛은 어떨지 궁금했다. 그렇게 한입 크게 각각 먹어봤다. 이게 성인 남자 기준으로 메뉴 하나당 양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배고픈 느낌으로 먹으면 한없이 부족할 수 있겠다. 즐긴다는 마인드!

일단 성게알이 들어간 시그니처 파스타의 경우, 진짜 너무 맛있었다. 앞서 샌드위치 먹을 때 느꼈던 것처럼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하긴 어디서 그 비싸고 귀하다는 성게알이 들어간 파스타를 먹어보겠나. 날치알인가 그런거면 몰라도. 정말 비린내 하나 없이 녹진하면서도 깊은 바다 맛이 나면서 적당히 짭조름한 감칠맛과 함께 너무 담백하고 맛있었다. 다만 이게 좀 무거운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어서 솔직히 한 번에 많이 먹을 수 없는 구조이긴 한 느낌이었다. 이게 물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한입 한입 묵직하고 녹진하달까. 이 메뉴 하나 가격이 4만 원이기 때문에 다음에 또 먹어야 한다, 추천드린다 이런 말은 못 하겠지만 확실히 여태까지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파스타 맛이었다. 그 기준에선 이번 비용은 아깝지 않았다. 나름 정말 전 세계에서 다양하게 먹어본 맛인데 한국에서 처음 겪어보는 파스타 맛이 있었으니까.

 

제철 조개가 들어간 봉골레 스타일의 경우 내가 알던 그 맛이었다. 무난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먹어볼 수 있는 맛이었다. 물론 다른 곳이 그냥 뷔페나 그런 가성비 파스타 집이 아니라 나름 요리 잘한다는 그런 파스타 가게 기준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테이크가 나왔다. 이거 메뉴판 보고 주문한 것 같은데 찍은 사진이 없다. 그래서 정확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설명은 해주시는데 메모하지 않고서야 까먹겠고. 개인적으로 그냥 먹기도 하고 아래 뿌려져 있는 소스를 찍어 먹기도 하고 그랬는데 따로 테이블에 놓인 소금을 톡톡 그릇 위에 뿌려서 찍어 먹는 것이 제일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짠맛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나보다 몸무게가 몇십 킬로 더 나가는 친구가 너무 짜게 먹는다고 걱정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나름 자제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소스 나오면 추가할 정도로 바닥까지 다 먹어버리니 그게 속을 안 좋게 만드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이탈리아 현지의 맛을 오마주하며 입소문만으로 유명해진 압구정 몽고네 스테이크. 뭐 맛은 말할 것도 없겠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양도 마찬가지고. 양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두께가 있어서 괜찮았고, 앞서 이런저런 메뉴를 먹었기 때문에 포만감은 확실히 들어줄 수 있는 양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다 먹고 나서 배가 고프지 않았다. 금액은 10만 원 후반대가 나왔던 것 같은데 와인이나 기타 음료를 마시지 않아서 그나마 가능했던 금액이겠다. 아무튼 그렇게 파스타를 다 먹고 스테이크까지 먹었는데 전체적으로 느끼하거나 물린다거나, 좀 이질적이라거나 그런 것 하나 없이 너무 맛있었다. 다 처음 겪어보는 스타일이었는데 이게 다 맛있을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그게 아마 여기 몽고네의 인기 이유이자 최근 힘들었던 상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겠다. 같이 온 형도 금액만 고려하지 않다면 만족스럽게 잘 즐긴 것 같았다. 둘 다 바닥까지 깨끗하게 다 잘 먹었으니까.

 

스테이크는 개인적으로 항상 미디움 웰던으로 먹는다. 레어는 너무 하드하고 웰던보다 더 바삭해지면 뭔가 육즙이 안 느껴진달까. 물론 이것도 레스토랑마다 정해진 답은 없는 것 같다. 있어야 하는데 개인 차이가 있는 느낌이다. 특히 아웃백 같은 곳들. 거기는 정말 매장 마다도 기준이 다르니까 확실히 고급 레스토랑과는 비교할 수 없겠다. 근데 여기 몽고네에서는 딱 내가 원한 굽기로 나와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는 형 지인 덕분에 이렇게 강남까지 예약을 하고 와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번 미식가 투어를 시작으로 나름 본격적인 취미 생활로 살려보고자 미슐랭 투어를 다니자고 했었는데 호기롭게 회비까지 모으는 것을 시도했었는데 다른 이유가 생겨서 파토가 났다. 그래서 앞서 약속했던 분기 1회는 물 건너갔고 적어도 반기에 1번씩은 같이 가자고 했다. 일단 10월에 한번 특급 레스토랑 뷔페 한번 가고 그다음 일정은 그다음에 생각해봐야겠다. 여기 압구정 몽고네, 특별한 날에 정말 가보면 괜찮겠다. 다만 여기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배부르게 식사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괜히 실망스러울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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