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간장치킨 매니아들은 이미 즐겨먹고 있는 호치킨

디프_ 2022. 9. 17. 20:34
오랜만에 찾은 호치킨, 역시나 맛있었다.

 

옆을 돌아봤을 때 누군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인 것 같다. 물론 그런 관계들이 때론 더 상처를 주곤 하지만 그래도 필요할 때 누군가 맞이해준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근데 사람 마음이 또 간사한 게 그것에 대해 고마움을 못 느끼고 짜증 나는 일만 생각나고 뭐 그런 것 같다. 그렇게 살아가니까 후회하고 뭐 그런 것이겠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친구들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이다. 아무튼 오늘 만난 이 친구의 경우 어쩌다 보니 산책을 같이 즐기는 친구가 되었다. 이 친구의 경우 걷는 것을 좋아한다기보단 걷는 것의 필요성을 느껴서 걷고 있고, 나의 경우 그냥 걸으면서 말하거나 산책하는 것 자체가 좋아서 즐기고 있어 종종 만난다. 이날 역시 같이 저녁을 먹고 좀 걷자고 해서 이렇게 급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이 친구 동네에서 편한 복장으로 만나 이렇게 저녁을 먹으러 왔다.

 

방문한 곳은 호치킨 프랜차이즈다. 솔직히 이 가게 정말 오랜만에 왔다. 예전에 집 앞에 이 가게가 있었다. 아마 그 당시 이 브랜드가 나온지도 얼마 안되었을 때였을 것이다. 그랬는데 가격도 착하고 아무래도 오프라인으로 현장에서 먹다 보니, 튀겨져 나온 바로 그 상태로 먹을 수 있었고 정말 너무 맛있었다. 당연히 나에게만 맛있는 것은 아니었을 테고, 사장님께서도 장사가 잘 되니 처음엔 가족끼리 하시다가 나중엔 아르바이트생을 쓰시고 또 지점 확장까지 하고 그러시더라. 근데 이게 역시 장사가 잘 될 때 확장 선택을 잘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새로 생긴 지점을 더 디테일하게 관리하시느라 여기 지점에 대해서는 소홀해지셨고, 그 역할을 직원분들이 해주셔야 하는데 또 그게 내 장사를 내가 할 때와 남이 해줄 때와는 확실히 다르겠다. 어느새부턴가 퀄리티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고 예전 그 맛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경우 친구들과 정말 일주일에 1~2번 갈 정도로 종종 갔었는데 한 달에 1번 가고, 또 그렇게 텀이 더 길어지고 그랬다.

 

맛있었던 곳이지만 그렇게 나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그리고 정말 이렇게 오랜만에, 진짜 몇 년 만에 이렇게 매장에 방문한 것이다. 물론 그 내가 자주 갔던 매장은 사라졌고 여긴 처음 와보는 곳이겠다. 여기 오기 전에도 솔직히 딱히 갈 필요성은 못 느껴서, 오히려 걸어오다가 노포스러운 통닭집이 있어서 여길 가볼까 했는데 이 친구가 호치킨 먹고 싶다고 해서 그냥 오게 됐다. 나의 경우 치킨 그 자체는 따로 가리지 않고 다 잘 먹기 때문에 괜찮았다. 그렇게 자리에 앉았고 한 마리 반도 주문이 가능하다고 해서 먹고 싶었던 간장치킨 한 마리와 양념치킨 반마리를 주문했다. 솔직히 두 마리는 너무 많고 한 마리 반이면 딱 괜찮을 것 같았다. 조금 남기더라도 말이다. 한 마리는 또 몇 조각 부족할 느낌이고. 그렇게 음식이 나오기까지 수다도 떨고 핸드폰도 보고 그랬다. 솔직히 친구들을 만나도 뭐 그렇게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예전엔 계속 웃고 떠들고 그랬는데 개인적으로 점점 말이 줄어드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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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치킨이 나왔는데,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뭔가 잘못 나왔다. 주문이 잘못 들어간 것이었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간장치킨 한마리와 양념치킨 반마리인데, 사장님께서 양념치킨 한 마리와 간장치킨 반마리를 가져다주셨다. 솔직히 진짜 거짓말 안 하고 평소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그냥 주는 대로 먹는 편이다. 어차피 둘 다 맛있긴 하니까. 근데 이 친구가 호치킨 핵심은 간장치킨이라고 말해서 좀 아쉬워하기도 하고 나 역시 예전에 왔을 때 여기서 그 메뉴를 제일 좋아했기 때문에 오랜만에 먹는 만큼 조금 풍족하게 먹고 싶었다. 그래서 사장님께 잘못 나왔다 말씀드리니, 사장님께서 그럼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여 결국 다시 원래 주문 메뉴대로 받게 되었다. 근데 나름 융통성 있게 사장님께서 간장 반마리 일단 먹고 있고, 양념치킨은 반마리만 나눠주셨고 또 새로 반마리만 튀겨주신다고 해서 나름 중간 지점에서 잘 합의가 이뤄졌다.

일단 배가 고프기도 했고 식기 전에 바삭바삭 먹고 싶었다. 양념이 되어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지나면 눅눅해질 수 있는데, 매장에 직접 가서 먹는 경우에는 그런 부분 없이 양념 맛은 양념 맛대로 즐기고 바삭함은 바삭함대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다. 먼저 제일 기대가 컸던, 매니아들은 이미 즐겨먹고 있는 간장부터 공략해봤다. 와 이 맛 정말 오랜만이다. 솔직히 최근 그나마 이 종류를 주문하면 호식이 매운 간장치킨이 베스트였는데 여기도 여기만의 매력이 있었다. 양념의 경우 상상한 맛 그대로였는데 요즘은 그래도 양념 맛을 은근히 즐기고 있어 나쁘지 않았다. 일단 여기 호치킨의 경우 내가 예전에 먹던 그 맛 그대로였다. 요즘 매운맛을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해서 그에 맞춰 변해가는 것이 아니라 일단 기본 메뉴들의 그 맛은 유지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았다. 요즘 너무 다양해서 오히려 맛을 느끼기에 복잡한 기분이다. 안 좋게 표현하면 군더더기가 많은 느낌이랄까.

 

치킨무도 열심히 먹어주고, 원래 예전에 이 간장치킨에 소금도 톡톡 찍어 먹고 그랬는데 이날 생각이 나긴 했다. 근데 이미 사장님 번거롭게 해드리기도 했고 또 굳이 이미 짠데 짜게 먹어봤자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아 따로 요청드리지 않았다. 요즘은 최대한 조금이라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줄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평소 줄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생각이라도 들면 행동하는게 맞겠다 싶어서. 뭐 그래도 중요한 것은 별도 소스나 그런 것 필요 없이 이 자체로 충분히 맛있어서 그럴 수 있었다는 것이겠다. 맛 표현은 솔직히 다 아시는 맛이라 따로 할 것이 없긴 한데, 그냥 적당히 껍질 튀김이 있어서 그 바삭함을 즐기기에 괜찮고 그에 비해 속살은 잘 튀겨주셔서 촉촉하게 살아있겠다. 안에 염지가 강한 편은 아닌데 소스 맛이 꽤나 괜찮아서 그 둘을 조화롭게 즐길 수 있기도 하고. 그리고 남녀노소 호불호 없이, 아이들까지 즐길 수 있는 그런 맛이어서 먹는데 불편함도 없겠다.

 

다만 가격은 내가 예전에 왔던 것에 비해 많이 올랐다. 솔직히 뭐 그때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것은 맞는데, 솔직히 이제 저렴한지는 모르겠다. 확실히 오픈 초에는 다른 곳들에 비해 저렴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물론 막 유명한 곳들에 비하면 여전히 저렴하긴 하지만 요즘 가성비 치킨집들이 많아 그곳들과 비교하면 큰 차이 없달까? 그래서 메리트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맛있다. 오히려 어플을 통해 주문하는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들의 경우 겉바속촉이 안 이뤄지는 곳들이 많은데 호치킨의 경우 그런 것은 없으니 확실히 메리트는 있겠다. 오랜만에 친구 덕분에 이렇게 방문해서 먹었는데 역시나 너무 맛있었고 조만간 한번 더 가지 않을까 싶다. 간장치킨 매니아들은 이미 즐겨먹고 있는 그 프랜차이즈, 안 드셔 보셨다면 이 기회에 한번 드셔 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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