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용머리해안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첫 번째는 혼자 왔는데 이번엔 여럿이서 왔다. 혼자 왔을 때 신나는 부분도 있고 아쉬웠던 부분도 있다. 신났던 부분은 여길 구경하는 게, 산책하는 게 재밌었다. 옆에서 바다 파도들이 바위에 부딪혀 오는 소리들이 좋았고 절벽도 예쁘고 정말 산책하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날씨가 더워서 땀은 났지만! 그리고 아쉬웠던 부분은 가볍게 집중하며 여기저기 즐기는 것이 아니고 무슨 구보하듯이 빠르게 앞으로 움직이면서 여길 둘러봤다는 것이다. 평소 걸음걸이가 조금 빠른 편인데 여기선 길이 쭉 뚫려있으니 나도 모르게 더 그랬던 것 같다.

 

천연기념물 제526호로 지정된 이 곳은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근데 이렇게 바로 옆에 바다가 있고 길 역시 무슨 산책로처럼 되어있지 않은 것만큼 나름 입장이 완전 편하진 않아 보인다. 물론 내가 갔던 두 번 모두 못 들어간 적은 없었고 잘 구경하다가 나왔다. 근데 뭐 날씨가 안 좋거나 파도가 심하거나 비가 오거나 그러면 제한이 있는 것 같았다. 이것도 운이 좋다고 봐야 하나. 길이 다소 울퉁불퉁하긴 하나 넘어질 정돈 아니고 편하게 걷기 힘들 정도도 아니다. 넘어질 가능성도 크게 없고. 그래서 누구나 쉽게 가볍게 둘러볼 수 있겠다.

바다도 바다지만 여길 천천히 거닐면서 즐길 수 있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이렇게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물결이 나있는 절벽을 볼 수 있다는 것! 사진으로 다 못 담아낼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물론 막 고개를 높게 들어도 쭉 있진 않아 그정도의 신비감을 주진 못하지만 이 정도로도 괜찮았다. 그리고 만약 그런 경우라면 위험한 것들도 좀 있겠지? 그렇게 옆을 보고 위를 보고 천천히 걸어 다니면 된다. 대략적으로 길게 잡으면 1시간 정도 산책하는 코스라고 보면 되겠다. 이미 많은 분들이 여기 제주 용머리해안 방문을 하신 것 같지만 안 가보신 분들은 그래도 한 번쯤은 가볼 만한 곳이라 생각한다.

아 맞다. 그리고 처음 왔을 때 다음에 만약 또 여길 온다면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여길 산책하다보면 파도 바로 앞에서 낚시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잡으신 고기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근데 그것보다 이렇게 노점상이라고 해야 하나, 바구니에 이것저것 해산물을 올려 판매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 그래서 즉석에서 사서 손질을 해주시면 바로 옆에 목욕탕 의자 같은 곳에 앉아 해산물을 즐기는 것이다. 뭐 근데 아마 대부분 이 상황에서 술을 드시긴 하더라. 근데 그때 혼자 왔을 때 꼭 이런 경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날의 경우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막상 그럴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다. 핑계라면 현금이 없기도 했고 뭔가 해산물에 약해서 맛있게 먹을 자신도 없었고. 단순 비주얼과 그 감성으로만 즐기고 싶었나 보다.

 

이게 아마 예전엔 수위가 여기까지 올라와서 이런 모습이 형성된 것인가? 나름 높이가 되어서 진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렇게 형성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바람에 이런 모습을 보인 것 같지 않고. 아마 이 사실을 아시는 분이 보시면 내가 굉장히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한다고 보실 수도 있겠다. 근데 아는 게 전혀 없으니 그냥 추측만 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문과생이기 때문에. 아무튼 이렇게 절벽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제주 용머리해안이기 때문에 천연기념물 제526호까지 지정된 것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절벽 사이에 물이 흐르는 곳을 보면 안은 어떨지 궁금해지고 들어가 보고 싶어 진다. 안이 안 보일 경우 더더욱 말이다. 해외여행 영상 같은 곳을 보면 갑자기 저런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면 굉장히 넓은 공간이 나오며 거기에서 다이빙도 하고 수영도 하고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들이 보인다. 아마 그런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게 되면서 그런 환상을 가지게 된 것 같은데, 아마 실제로 들어가라고 하면 처음엔 겁이 날 것 같다. 일단 안 보이는 것을 믿고 들어가야 하니 말이다. 물이 무섭기도 하고! 그냥 이런 공간을 보고 상상만 해봤다. 한국엔 아마 그런 곳이 없겠지?

지금 업로드하는 사진들은 정말 그냥 길을 따라가며 찍은 사진이다. 애초에 여기가 입장한 곳부터 쭉 직진만 하면 한 바퀴를 돌아 반대편으로 나올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냥 앞으로만 걸어가면 된다.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바다도 보고 물고기도 보고 이렇게 절벽도 보고 그러면 된다. 그리고 걷다 보면 사람들이 모여있는, 사진을 찍는 스폿 같은 곳이 있는데 그런 데서 기념으로 사진도 남기면 되겠다. 여기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물 웅덩이가 하나 있는 곳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거기서 사진이 제일 예쁘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자연 그대로 둔 것 같으면서도 관광객의 편의성은 고려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것들은 해두었다. 이런 것들이 꾸준한 관광객 유입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솔직히 막 여기가 풍경이 제일 예쁘다, 최고다 이런 말은 못 하겠지만 적어도 즐기는 동안 불편함은 느낄 수 없었다. 근데 생각 외로 유명한 곳 중에 그런 곳들이 많다. 뭐 오르막길이 힘들다거나 위생이나 이런 관리가 안 되어있다거나 기타 이유 등등을 포함해서 말이다. 근데 적어도 여기 제주 용머리해안은 그런 부분들이 없어 정말 즐기기만 하면 돼서 그런 부분들이 꽤나 만족스러웠다.

 

파도가 친다고 해야 하나. 바닷물이 밀려와 벽에 부딪히면서 사라질 때 저 하얀 색깔들이 굉장히 예쁘게 보였다. 바위 색깔이나 바다 색깔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래서 사진을 담아봤다. 그리고 좀 멍하니 바라봤다. 개인적으로 멍 때리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멍을 때려야 뇌가 쉴 수 있다고 하던데 진짜 그런 것 같고 꼭 필요한 시간 중 하나라 생각한다. 요즘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은데 그냥 멍을 못 때려서 그런 것 같다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여행이 좋다. 적어도 아무 고민 없이 멍 때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 시간은 온전하게 잘 즐기다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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