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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오동통하게 오른 연남동 풍천장어 후기

디프_ 2021. 5. 27. 23:11
친구 추천으로 가봤는데 단골될 것 같은 연남동 풍천장어 후기

장어 역시 나에게 생소한 메뉴 중 하나다. 대체적으로 해산물에 약하다고 보면 되겠다. 초밥 정도만 잘 먹는 느낌? 근데 요즘따라 몸보신 좀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딱 이 음식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근데 갈만한 곳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파주 쪽에 있는 거기가 유명하다고 해서 가볼까 싶었는데 너무 멀어서 갈 시간이 안 나기도 하고. 그렇게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친구가 여길 말하면서 진짜 맛있다고 가보라고 알려주었다. 가성비도 좋다고 했다. 이 친구가 강하게 추천을 하는 친구가 아닌데 한번 믿고 가보자 싶었고 이렇게 다녀오게 됐다. 위치도 좀 어정쩡하고 주차 공간도 없고 가게도 외관으로 봤을땐 좀 허름한데 실제로 내부는 깔끔한 편이고 네이버 예약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편하게 예약 후 방문하면 되겠다.

 

일단 연남동 풍천장어 기본 셋팅은 2마리다. 6만원이고 한 마리당 3만원이라고 잡으면 되겠다. 이정도면 가격이 굉장히 저렴한 편이라고 한다. 난 모르겠다. 근데 초밥 같은 것 먹을 때 한마리가 통으로 들어있는 것 1만원 정도면 먹지 않나? 그건 더 품질이 떨어지는 단계려나? 맛은 있긴 한데 말이지. 뭐 이렇게 구워주는 것이랑 비교는 힘들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자리에 앉았고 나름 간격을 띄우긴 하는데 그래도 매장 자체가 작은 편이라 막 쾌적한 기분은 들지 않는다. 그래도 또 막 불편하다는 생각은 안 난다. 그 이유는 처음부터 바로 먹기 직전까지 다 구워주시기 때문!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하고 그냥 왔기 때문에 어떻게 먹어야할지 몰랐다. 근데 생으로 나와 먹기 직전까지 바로 한 테이블을 맡아서 구워주신다. 초보자 입장에서 굉장히 편한 기분이 들었고 옆에 누가 있으면 대화를 편히 못하는 편이긴 하지만 먹는 과정만 생각하면 굉장히 편했다.

 

한편에 이렇게 장어 상식이 적혀있었다. 한번 읽어보면 재밌을 것 같다. 천연기념물도 있고 민물장어는 모두 숫놈이라는 것, 산란장소도 따로 있는 것 같지만 모른다고 하고! 영양소 관련하여 말하자면 민물장어는 종합영양제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삼복날 보신탕 대신 민물장어를 먹는 습관이 있다. 비타민 A, B, C가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비타민 A는 100g중 5,000IU 효력을 갖고 있다. 그 뒤 설명이 쭉 있고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그냥 건강에 좋다는 의미다. 그리고 여기와 비슷한 가게 상호명이 많은데 모두 같은 프랜차이즈는 아니라고 한다. 그냥 그 지역에서 유명해서 많은 가게들이 이 이름을 따오는 것이라고 친구가 알려주었다. 나도 처음에 프랜차이즈인가 싶었고 그럼 굳이 주차가 안되는 이 지점을 가야하지 싶었다. 아마 퀄리티는 비슷할 것이기 때문에. 근데 여긴 이 가게 하나라고 친구가 알려주었다. 근데 살펴보니 어디에 하나 다른 지점이 있는 것 같긴 했다.

 

분명히 이거 생으로 나와서 내가 직접 구웠으면 겉은 태우고 안은 제대로 익지도 않고 굉장히 맛없게 먹었을 것 같다. 이게 불 화력을 따로 조절하는 것도 아니어서 위치를 옮겨가고 자주 뒤집어 주면서 구워야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테이블마다 담당하시는 이모님이 계신 것 같았고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케어해주셨다. 이게 한곳에 오래 방치하면 연기가 오르는데 다른 일을 하시다가도 그런 연기가 올라오면 아무나 후다닥 뛰어오셔서 뒤집어주셨다. 나는 괜히 손을 대면 안될 것 같아 가만히 있었다. 그래도 딱 이렇게 불 위에 뭔가가 올려져 있으면 다들 신경을 쓰고 계신 것 같았다. 연남동 풍천장어 가게의 경우 회전율이 아무래도 술을 드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높은 편은 아닌 것 같다. 근데 딱히 느리지도 않은 것 같다. 이게 진득히 오래 먹을 음식은 아니라서 그런가? 가격도 가격이고. 그리고 맛있다보니 천천히 보단 나오자마자 후다닥 빨리 먹게 된다. 정말 맛있었고 찐으로 만족한 후기 글이다.

 

드디어 첫 점을 시식할 수 있었다. 이게 아예 생으로 나오기 때문에 구워지기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린다. 한 10분 정도 잡으면 될 것 같다. 그 구워지는 과정을 구경하는 재미도 나름 있었다. 내가 첫 방문이라 그런가? 그게 티가 났는지 이모님께서 오늘 처음 온 것이냐고 여쭤봐주셨다. 곧 또 갈 예정인데 그때도 얼타긴 하겠지만. 아무튼 구워주시는 과정에서 그 민물장어에서 나오는 기름에 마늘을 톡톡톡 쳐주시면서 그냥 헛투루 버리지 않으셨다. 그냥 그런 세심한 과정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구석에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따로 놔주셨는데 바로 냉큼 집어왔다. 두마리가 올라와 있다보니 꼬리가 총 두개가 나왔다. 솔직히 막 꼬리를 먹는다고 특출나게 더 힘이 난다거나 그런 것들은 느껴보지 못했지만 그냥 기분이겠지 싶다. 소스도 두 종류가 있었는데 뭐가 어울리는지 잘 몰랐고 일단 첫 점은 나온 그대로 기본대로 먹어봤다. 고소했고 무엇보다 살이 두툼해서 씹는 맛이 있어 좋았다. 그리고 맛 표현이 부족하겠지만 그냥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장어 전문점을 방문하는 것은 이날이 내 기억상 거의 처음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부족하기도 했다. 사실 뭐 초밥집 가서나 그때그때 먹어봤지 이렇게 이 메뉴 하나만 먹으려고 방문한 것은 거의 처음으로 기억한다. 어릴 때 가봤던 것 빼고 말이다. 아 그리고 저 고추장 같은 소스. 맛 완전 대박이다. 판매 제품이 아니라 직접 만드시는 것 같은데 적당히 매콤한 것이 감칠맛 돌게 너무 맛있었다. 뭐 회를 먹을 때 초장에 찍어먹으면 초보자다, 그냥 먹어도 되고 간장에 톡 찍어 먹는 것이 제대로 즐기는 거다라고 하는데 여기선 저 고추장 같은 것에 찍어 먹는 것이 개인적으로 최고란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재료 특성상 먹다 보면 물릴 수 있고 느끼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말끔하게 잡아주는 것 같았다. 뭐 근데 그냥 생으로 먹어도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맛있긴 했지만! 사진을 보면 정말 맛있게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주신 것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살도 오동통하고! 맛이 없을 수 없는 비쥬얼이다.

 

밑반찬은 심플하게 나왔다. 부추도 있었는데 삼겹살이나 그런 것들 먹을 때라면 정말 계속해서 손이 갔을텐데 여기선 저 고추장 소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별로 챙겨먹지 않았다. 간도 심심하고. 정말 너무 맛있었고 이 가게 무조건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그리고 이런 곳을 그동안 혼자 다녔던 친구가 살짝 야속(?)하기도 했다. 농담이다. 지금이라도 알려줘서 완전 땡큐지. 먹다 보니 옆 테이블에 20대로 보이는 남자 두분이 오셨는데 한분이 여기 단골이시고 다른 분은 처음 오신 것 같았다. 음식을 설명해주는데 이 가게가 뭐가 좀 더 다르다며 맛있다고 대충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복분자 술이였나 그거 한병을 시키셔서 한쌈 먹고 한잔하고 그러시는데 뭔가 괜히 보는 내가 시원해보이고 정말 건강하게 드시는구나 싶었다. 솔직히 한번 먹는다고 신체에 그렇게 영향이 가나 싶겠지만 저렇게 기분이라도 내면 플라시보효과처럼 몸에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난 술 없이 먹었어도 기분이 좋긴 했다. 건강한 음식을 먹는데 맛도 있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마늘도 너무 맛있었고 같이 나온 저 국물의 경우 아마 장어 뼈들을 우려내서 주신 것 같은데 따로 막 먹진 않았다. 원래 국물을 잘 안 즐기기도 하고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고. 근데 술 한잔씩 하면서 한입씩 떠먹으면 괜찮을 것 같긴 했다. 간이 강하진 않았다. 그리고 연남동 풍천장어 후기 글을 쓰면서 하나 아쉬운 점을 말하고자 한다. 아 여기 딱 후식 메뉴로 열무냉면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하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 잔치국수 하나 밖에 없었다. 장어가 찬 성질이랑 잘 안 맞나? 바로 앞 불이 너무 세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살짝 답답한 기분이 들어 시원한 얼음 육수가 들어있는 메뉴 하나 깔끔하게 먹어주면 딱일 것 같은데 그런 메뉴가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잔치국수를 시켜보긴 했는데 전체적으로 육수가 뜨거운 베이스라 그냥 먹긴 먹는데 너무 아쉬웠다. 왜 시원한 후식 메뉴가 하나도 없지? 의외다. 굉장히 잘 팔릴 것 같은데 말이지. 아무래도 메인 메뉴에 집중하시려나보다. 이렇게 2인이서 저녁 메뉴로 실컷 먹고 가격은 63,000원이 나왔다. 기본적으로 살이 있기 때문에 둘이서 2마리 혹은 3마리 먹으면 정말 배불리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맛있었고 조만간 여긴 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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