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메기 한마리가 통으로 들어간 강촌 어부네 매운탕

디프_ 2021. 5. 26. 23:00
초보자는 즐기기 힘들 수 있는 강촌 어부네 메기 매운탕

오늘은 나는 잘 즐기지 못할 것 같지만 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데려오고 싶은, 그런 아이러니한 곳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솔직히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 회를 먹고 마지막 후식 느낌으로 먹는 그런 매운탕이 아니고 이렇게 제대로 하는 가게는 이번에 처음 가본지라 좀 낯선 부분이 있었다. 이게 원래 좀 깊은 맛이라고 표현하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그 약간의 흙맛이라고 하나? 그런 것들이 느껴져서 신기했다. 맛이 없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칼칼하고 고기 살도 많고 쫀득하고 담백하고 좋았는데 그 특유의 향이 처음 맡아봐서 그런지 이질감이 좀 느껴졌다. 근데 이 음식을 평소 자주 드시던 분이라면 뭔가 이 향을 좋아할 것 같은 딱 그 느낌이 들었고 오늘 그런 곳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여기 역시 차를 가지고 오지 않으면 오기 힘든 곳에 있다. 확실히 서울만 벗어나도 차가 있어야 어디든 다니기 쉽다. 서울이야 좀 다닥다닥 붙어있으니까. 강촌역에서 차를 타고 5분 거리에 위치한 강촌 어부네 매운탕이라는 가게다. 20~30분 전에 예약을 하면 조리에 바로 들어가니 자리에 앉자마자 먹을 수 있다고 하시는데 나의 경우 따로 그렇게 하진 않았다. 근데 현장에 도착하니 가게 문이 닫혀있었다. 식사 시간도 아닌 3시쯤이었나. 어정쩡한 시간에 방문했었는데 문이 닫혀 있어 깜짝 놀랐다. 영업 안하신단 글을 못 봤는데.. 그래서 전화를 드려보니 잠시 장을 보러 나오셨다고 하고 금방 돌아가니 기다려달라 하셨다. 다행이었다. 서울 거주자로서 다음에 다시 쉽게 올 수 있는 곳도 아니고 무조건 먹어야 하는 때였다. 가게 문이 닫힌 것이 아님을 알고 안도하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자리에 앉았고, 메뉴 주문을 했다. 솔직히 뭘 먹어야할지 몰랐다. 그래서 사장님께 여쭤봤는데 '이런거 잘 드셔보셨나?'라고 여쭤봐서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러면 살을 좀 발라먹기 쉬운 메기가 나을 것 같다고 추천해주셨고 그렇게 메기 한마리가 통으로 들어간 메뉴를 주문하게 됐다.

 

일단 가게 내부가 굉장히 깔끔했다. 솔직히 이런 메뉴를 운영하는 가게라고 하면 뭔가 이미지가 깔끔보단 맛집스러운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좀 허름한 느낌을 상상했는데 신식으로 깔끔했다. 에어컨도 빵빵하고. 그래서 괜히 더 좋았다. 영업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라고 하고 정기 휴일은 첫째, 셋째, 다섯째 일요일이라고 하니 참고하고 방문하면 좋겠다. 혹시라도 불안하시면 네이버에 노출된 번호를 통해 전화를 걸어본 뒤에 여쭤보면 되겠다. 내가 그랬다. 아무래도 이 근처에 유명한 관광지가 있다보니 주말에 사람이 많을 수도 있을 것 같아 평일에 그 시간대에 사람이 어떤지 여쭤봤는데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 주셔서 편하게 갔던 기억이 난다. 메뉴판을 보면 쏘가리가 제일 비쌌고 그 다음 빠가사리, 그 다음 메기순이었다. 쏘가리회 괜히 한번 먹어보고 싶네. 싯가라는 말이 날 더 유혹시킨다. 그밖에 쌀, 고춧가루, 야채 다 국내산이었고 배추 김치만 중국산이었다.

 

솔직히 모두 그렇다고 말할 수 없는데 맛집에 가면 메인에 충실하고 밑반찬은 정갈하다. 뭐 한정식 집이나 그런 곳들 제외하고 말이다. 여기 역시 심플하게 밑반찬이 나왔는데 묵도 탱글탱글 괜찮고 개인적으로 깔끔하니 너무 좋았다. 밥이랑 곁들여먹기 좋았다. 어차피 우리에겐 메인이 있으니까. 강촌 어부네 매운탕의 경우 끓여서 나오기 때문에 바로 먹어도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메뉴판에 주문 즉시 조리에 들어가고 15분~20분이 소요된다고 하셨구나. 근데 개인적으로 이런 탕 요리는 정말 쫄을 정도로 오랜 시간 끓여야 맛있다고 생각하는 주의기에 손을 대지 않고 더 끓이기 시작했다. 중간에 저어주면서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봤는데 이렇게 메기 한마리가 통으로 들어가 있었다. 와 이 비쥬얼 굉장히 낯설다. 개인적으로 좀 무서웠다. 이런 음식을 잘 안 먹어봐서 저건 나중에 어떻게 먹어야 하나 싶었다. 근데 좋아하시는 분들은 정말 좋아하시겠지?

 

끓이는 동안 공깃밥과 함께 이것저것 반찬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적당히 끓은 것 같아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그래도 이게 본 게임은 아니고 일단 맛을 보는 동안 더 팔팔 끓여서 더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긴 했다. 내 기준 아직 부족했다. 보이는 것처럼 국물이 많으니까~ 근데 언제가 맛있는지는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그냥 난 이렇게 먹는다. 그리고 이렇게 게도 한마리 들어있었다. 저게 무슨 게인진 모르겠는데 일반적으로 봐왔던 게는 아니었다. 털게라고 하나? 뭔가 정글의 법칙 같은 곳에서 봤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렇게 나의 첫 시식이 시작되었다. 솔직히 이 해산물은 태어나서 이날 처음 먹는 것 같았다. 아닌가? 분명히 먹어봤어도 내가 직접 사 먹어본 것은 아니고 그냥 어디서 한두번 살짝 먹은 것이겠다. 먹은 기억이 안 나는 것을 보면. 그래서 기대도 되고 살짝 걱정도 됐다. 일단 비쥬얼에 쫄았으니까.

 

와 근데 이거 참 오묘했다. 앞서 짧게 말하긴 했는데 그 특유의 향이 느껴졌다. 근데 개인적으로 젓갈향을 잘 못 즐기는데 그것처럼 못 먹을 정돈 아니고 은은하게 올라왔다. 그래서 처음에 '이게 뭐지? 흙맛이 나는건가?' 싶어서 한입 한입 집중하면서 씹어봤는데 절대 다른 무언가는 없었다. 이게 원래 향인가보다. 자연산 민물고기라 그런가? 이 부분은 잘 아시는 분들이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메기의 맛은 일단 살이 많아 좋았고 두툼해서 식감도 살아있었다. 그리고 바스라지는 그런 형태가 아니라 쫀득쫀득하고 담백한 그런 맛이었다. 국물과 함께 먹기 좋았고 사장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초보자들이 살 발라먹기에 간편했다. 잔가시가 그렇게 심하지 않아 좋았다. 내가 정말 이쪽 분야 초보자라 그렇지 좋아하시는 분들은 엄청 좋아하실 것 같단 말이지. 계속해서 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라면을 투하했다. 이렇게 사장님께서 한번 끓여주신 상태로 나와 바로 넣으면 됐다. 그리고 또다시 강촌 어부네 메기 매운탕 살을 공략했다. 이렇게 두툼한 부위가 많아서 솔직히 막 먹는데 눈치가 보인다거나 배가 안 찬다거나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서 좋았다. 뭐 원래도 걱정 안하긴 하는데 그냥 아예 신경 안 쓰는게 좋은 것이니까! 그렇게 면발과 공기밥까지 국물과 각종 야채와 살과 함께 먹었다. 분명히 다 먹어서 배가 부르긴 불렀는데 뭔가 허한 느낌이 살짝 들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초보자라 원래 양껏 먹지 못했나보다. 마지막 사진처럼 저렇게 조금 남았다. 원래 바닥까지 싹싹 먹어야 하는데. 살도 뼈에 붙어있는 것과 머리까지 다 발라먹고 말이다. 그 부분이 아쉽긴 한데 처음 도전하는 생선 종류니까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오리지널로 운영하는 가게도 처음이고 말이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에 만약 내가 이 가겔 온다면 내가 먹고 싶어서 온다기보단 정말 이런 음식을 좋아하는 친구 혹은 가족에게 맛집 소개 시켜준다는 느낌으로 방문하게 될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