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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 오겹살 가을 등산 후 먹으면 꿀맛이요

디프_ 2020. 10. 25. 19:03

가을 등산 후 먹었던 묵은지 오겹살


지난번에 베트남 음식을 소개하면서 북한산 가기 하루 전에 먹은 저녁이라고 소개하고 사진을 올렸었는데, 오늘 소개할 곳은 가을 등산 후에 먹은 가게다.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정상을 찍었고 예전보다 그렇게 많이 힘들진 않았다. 뭐 일년에 한두번 오르는 산에 적응이 됐다고 하긴 뭐하겠고 살이 찐만큼 체력이 늘어난 것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확실히 뭔가 내 외형상 만족도는 떨어지지만 예전에 워낙 말랐던터라 내적인 건강은 증대된 것 같다. 좀 체력이 좋아졌다. 근데 지금 몸무게에서 한 3~5kg정도만 빼면 딱 좋을 것 같다. 쪄도 너무 쪘다. 솔직히 운동은 좀 좋아라 하는 편이기 때문에 할 수 있겠는데 먹을 것을 도저히 못 참겠다. 세상에 맛있는 것은 왜 이렇게 많은지, 예전에 먹어도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을때 실컷 먹어둘걸 그랬다. 근데 뭐 물론 그때도 먹어오긴 했다. 새벽에 치킨 시켜먹고 감자튀김 먹고 막 그랬으니! 그래도 아쉬운 것은 아쉽다. 아마 그땐 지금처럼 다양한 디저트들이 없었으니까 선택의 폭이 조금 좁았다. 아무튼 먹는 욕심 좀 줄여야겠다는 것이 포인트이다.



역시나 제대로 된 식사 시간에 맞춰오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이 그닥 많지 않았다. 우리가 거의 첫 손님이었다. 근데 또 역시나 먹다 보니 테이블에 사람들이 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 원래 좌식 자리도 있었는데 그거 다 개조한 것 같다. 확실히 의자에 앉아서 먹는 것이 편하다. 좌식은 무릎도 불편하고 공간도 너무 협소하고 소화도 잘 안되는 기분! 아무튼 아침부터 열심히 운전도 하고 3시간 넘게 걷기만 했기 때문에 먹을 것을 충분히 넣어줘야 했다. 영양소가 많이 안 들어와서 그런지 몸도 좀 으스스해져서 겁이 나기도 했다. 이럴땐 팍팍 먹어줘야 또 다음날에 아프지 않을 수 있다. 묵은지 오겹살 2인분을 주문하였고 된장찌개와 공깃밥 2개도 주문했다. 고기의 경우 모자라면 추가 주문할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 이렇게 시켰다. 사실 돌아오면서 차 안에서 과자랑 사과 이런 것들을 다 입 안에 때려넣었다. 원래 산에 올라가면서 먹어야 하는데 사람이 워낙 많아 그냥 빨리 피크 찍고 내려오고 싶었다. 정상에서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은 또 처음 본다. 바위에 연결된 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데 이렇게 인파가 몰려서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다행히 뭐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았다.



고깃집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면 처음 생으로 나오는 덩이 그 자체로 볼때는 양이 굉장히 적게 느껴진다. 그래서 양이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싶은데 먹다 보면 또 배가 불러서 추가 주문을 안하는 경우도 많다. 근데 여긴 달랐다. 원래 한줄에 1인분인 곳들이 요즘엔 많은데 여긴 2인분을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섯줄이 나왔다. 물론 부위라든가 상태라든가 뭐 그람수 차이라든가 길이라든가 기타 요소들이 있겠지만 우선 보기엔 많아보였다. 살짝 3인분 느낌이랄까. 이 가게는 평소 오는 곳이지만 이날 오랜만에 방문했다. 그래서 원래 처음부터 직접 구워주시는지 아니면 이때 사람이 없어서 그랬는지 마지막 먹기 바로 직전까지 신경을 써주셨다. 덕분에 된장찌개와 흰 쌀밥을 뜨끈뜨끈하게 먹을 수 있었다. 정말 뜨거운 것이 몸 안으로 들어가니까 몸이 사르르 풀렸다. 가을이긴 해도 등산길에 좀 추웠다. 물론 계속해서 오르기 때문에 땀이 나고 열이 나긴 하는데 그늘진 곳에서 잠시만 쉬면 몸이 금방 차가워졌다. 땀도 식고! 그래서 외투는 필수다. 장갑도 필수고! 아무튼 이때는 고기보다 된장찌개가 너무 맛있게 느껴졌고 그렇게 1차전을 끝냈다. 순식간에 너무 정신없이 흡입해버렸다. 확실한지 모르겠지만 가게에서만 먹을 수 있는, 조미료가 들어간 자극적인 맛이 좋았다. 근데 이거 원래 조미료 맛이 아니라고 하던데.. 내가 요리를 잘 못하기 때문에 뭔지는 모르겠다.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지고 있는 묵은지 오겹살 모습이다. 예전엔 감자였나 그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여기가 아닌가? 아무튼 양파는 처음부터 있었고 마늘의 경우 내가 올렸다. 김치는 처음부터 올리는 것이 아니고 고기가 다 구워져갈때 그때 딱 알맞게 올려주셨다. 처음부터 기름이 빠지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처음에 지금 이 상태에서 먹어도 되나 싶은 구간이 있었다. 내 기준 겉이 더 노릇하게 구워져야했다. 근데 사장님께서 지금 먹어야 한다고, 지금이 딱 제일 맛있을 때라고 말씀 주셔서 먹어봤다. 식감이 확실히 탱탱하고 비계 때문에 쫀득쫀득한 것이 딱 맛있었다. 내가 먹는 상태는 겉이 바삭하게 튀겨져서 조금 그 육즙이라고 해야하나, 비계와 함께 먹는 쫀득쫀득한 그 식감이 죽어있을 때다. 그래서 이때가 좋았다. 다음부터 먹을 때는 내 기준으로 조금 살짝 덜 익은 것 같을 때 먹어줘야겠다. 원래 예전엔 삼겹살을 바싹 익혀먹어야 건강에 괜찮다고 했는데 요즘 다 환경 기준 엄격하게 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던데. 사방에서 이런 이야길 들어왔다. 근데 생각해보니 뭐 공식 문서를 본 기억은 없는 것 같다. 다 카더라였다. 근데 나도 당연하게 믿었다. 지금 포스팅에 그 글을 적으면서 '진짠가? 언제부터 그게 가능해진 것이지?'라고 처음 생각해봤다.



첫 점은 심플하면서도 시그니처를 살린 김치랑만 단독으로 먹어봤고 두번째에는 내가 좋아하는 조합인 깻잎과 소금을 살짝 올려서 먹어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고기 두 점을 쌈장에만 푹 찍어서 밥과 함께 먹어봤다. 역시나 다 좋았지만 두번째가 내 취향에 맞았다. 내가 짠맛을 좋아하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도 원래 이런 조합을 좋아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확실히 회도 그냥 간장이나 초장 안 찍고 회만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고기도 아무런 양념에 찍어먹지 않고 그냥 잘 구운 고기만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원래 평균을 보면 이 수치가 훨씬 더 작을 것 같긴 한데 내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좀 신기할 때가 있다. 근데 왜 나만 또 이렇게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게 됐는지 신기하기도 하다. 식성에 성격도 반영이 되나? 일반적인 것을 좀 싫어하긴 한다. 근데 싫어한다고 해서 행동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어릴땐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살다보니 남과 크게 다를 것 없긴 하더라. 다른 반찬들도 좀 있긴 했는데 이 날은 메인만 챙겨먹기에도 바빴다. 불과 여기 도착하기 30분 전만 하더라도 다양한 과자를 먹었다. 그 버터와플 과자도 먹고 마이쮸 같은 것도 먹고 사과도 먹고 초코송이도 먹고 물도 한통 다 비우고 많이 먹었다.



그래도 묵은지 오겹살 2인분을 해치우긴 어렵지 않았다. 평소와는 다르게 추가 주문을 안해서 그렇지! 아 그리고 깻잎과 소금 조합도 좋았지만 쌈장도 괜찮았다. 솔직히 맛이 없을리가 힘들었다. 마지막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저 흰 기름종이(?) 판 위에 살아 남아있는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김치까지 깔끔하게 다 먹었다. 그리고 나름 삼합으로도 즐겨봤다. 깻잎, 고기, 마늘! 오늘 저녁으로 오랜만에 교촌 레드윙을 먹었는데 괜히 이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어진다. 근데 내일 고기 약속이 있어서 참아야겠다. 물론 없더라도 다이어트를 위해 참았겠지만! 저녁에 운동이나 하고 자야겠다. 이번주 나름 피곤한 한주였다. 이래저래 약속도 많고! 근데 벌써 연말 시즌이라고 약속이 이곳저곳에서 생겨나긴 하는 것 같다. 당장 다음주 평일에도 원래 약속이 한두개만 있는 편인데 세개나 잡혔다. 뭐 이렇게 바쁘면 또 엄청나게 심심할 때가 오겠지. 한 두달 전인가 그땐 정말 심심하고 할 것도 없고 그랬는데 그때가 살짝 그리워진다. 아무튼 가을 등산 덕분인지 평소보다 너무 맛있게 잘 먹은 하루였고 아직까지 변함없이 맛있는 가게여서 좋았다. 사실 특별할게 없는 구성이긴 한데 그래도 요즘 이렇게 불판 위에 파는 가게들이 많이 없으니까 더 소중한 것 같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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