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돼지고기 소금구이 나름 중독성 있는데!?

디프_ 2020. 7. 27. 21:49

돼지고기 소금구이 기대하지 않으면 원래 더 맛있나?


마포 용강동에 위치한 초정 참숯갈비. 평소 많이 지나다니면서 한번도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던 곳이다. 그리고 지나다닐 때마다 내부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혼자 생각하는 마음으로 없어질수도 있으려나 싶었다. 그런데 여길 한번 다녀온 친구가 너무 맛있었다고 한번 더 먹고 싶다고 말하였고 나도 그럼 언제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워낙 요즘은 먹을 곳들이 많다 보니 생각만 해두면 잘 안 가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가 정말 딱히 뭐 먹고 싶은 것이 없는데 이 근처에서 저녁을 먹어야 했고 딱 여기가 생각나 이렇게 방문하게 됐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 두 테이블 정도에서 식사를 즐기고 계셨는데 대부분 껍데기를 드시더라. 그리고 단골 손님인 것 같은 분들도 계시고 새로 오신 것 같은 분들도 계셨는데 다 맛있다고, 무슨 고기냐고까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혼자 속으로 '여기 정말 맛집인가?'라고 생각했다.



초정참숯갈비 돼지고기 소금구이 2인분 비쥬얼이다. 이렇게 생고기 날 것 그 자체로 나오고 직접 구워먹어야 한다. 바쁘지 않으시면 좀 봐주시기도 하는 것 같은데 이날은 나 혼자 스스로 구워먹었다. 잠시 가게 소개를 하자면, 중국산 김치는 판매하고 있지 않으며 사용되는 재료는 교류협력을 맺은 농촌과 어촌마을에서 직거래로 공급받고 있다고 한다. 이 마을은 구름도 쉬어가는 곳 충북 단양 보발리 마을로 용강동 상점가 상인회와 민간지역 교류협력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러면 내가 여기 근처 가게들을 정말 많이 가는데 대부분 재료들이 같은 곳에서 오는 것이려나? 아무튼 여기 밑반찬도 현대식이라기보단 직접 만드신 것처럼 옛날스러움이 묻어나오는 맛과 향이었다. 이따 비쥬얼을 보면 아시겠지만 쌈장도 그렇고 그냥 전체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옛날스러운 그 맛이었다. 기성품이 없는 느낌!



예전엔 TV에도 나온 적 있는 것 같은데, 기본적인 돼지갈비부터 삼겹살, 항정살, 갈매기살, 돼지껍데기, 소갈비살, 소갈비 등등 나름 다양한 고기를 취급하고 계셨다. 처음에 내가 주문한 소금구이가 어디 부위인가 했는데 돼지고기였다. 검색해보고 알았다. 별도 식사 메뉴로는 돼지갈비찜, 우소머리국밥, 선지해장국, 김치찌개, 된장찌개, 냉면 등이 있었고 아마 점심 시간 근처 직장인들 방문을 위해 이런 메뉴도 판매하고 계신 것 같았다. 여기 은근 직장인들이 많이 보이더라. 저녁 회식만 오시는 것인가? 아 그리고 티스토리 글씨 크기가 작다는 분들이 계셔서 14로 올려봤다. 근데 내 기준 너무 큰데 사실 다른 블로그 하시는 분들 보면 이것보다 더 큰 경우도 많으니 내가 이 크기에 적응해야겠다. 주문과 동시에 밑반찬들이 나왔고 이 된장찌개는 기본 서비스로 제공되는 것이었다. 근데 맛이 국물 색깔과 다르게 심심하지 않고 깊은 맛이 나 신기했다. 공깃밥 하나만 있었어도 금방 해치울 수 있는 수준!



밑반찬에 잠시 정신이 팔렸다. 저 마요네즈에 야채 곁들여진거 오랜만에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한번더 리필 요청하여 또 혼자 다 먹어버렸다. 요즘 느끼한 것이 땡기나? 매운 음식 먹는 레벨도 좀 높아진 것 같은데. 평소 신라면도 조금 매콤하게 느꼈는데 주말에 먹으니 전혀 맵지 않더라. 옛날 삼양라면 먹을 때 느낌이랄까. 이런 변화 좋은 것 같진 않는데.. 9월에 정기검진 예정이 있으니 그전까지 몸 관리도 좀 하고 그날 검사 받고 결과 받은 다음에 반성도 좀 하고 그래야겠다. 연말에 괜히 심란해질수도 있겠다. 아무튼 고기 두덩이를 올리고 굽기 시작했다. 두께가 얇은 편도 아니고 이런 쇠 철판 위에서 구울 땐 쉽게 탈 수 있으니 계속 신경을 기울여줘야 했다. 근데 나름 신경을 쓴다고 했는데 사장님께서 지금 뒤집어야 한다고 말씀 주실 때 뒤집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이게 구운 것인지 바삭하게 튀긴 것인지 모를 비쥬얼을 보여주었다. 역시 고기 굽기는 정말 어렵다.



괜히 철판을 다 태운 것 같다. 근데 나름 돼지고기 소금구이 굽는다고 구웠는데 이렇게 됐다. 잘 굽지 못했으니 수분기가 날라가기 전에 최대한 빨리 먹어야했다. 굽는 것은 잘 못해도 빠르게 먹는 것은 자신 있으니 본격적으로 수저 들고 먹을 준비를 했다. 밥은 아까 된장찌개와 각종 밑반찬 곁들여 먹는다고 반공기 밖에 남지 않았다. 추가로 먹기엔 탄수화물 관리도 해야해서 참았다. 예전 정말 먹어도 먹어도 살이 찌지 않을 때가 그립다. 그땐 배불러서 안 먹는 경우가 훨씬 많았는데 이제는 배가 덜 차도 멈춰야 한다니. 어떻게 같은 몸으로 살아왔는데 이렇게 변할 수가 있지? 사람 몸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진다. 아무튼 그렇게 첫 맛을 봤는데 오 기대 이상이다. 솔직히 오기 전만해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굳이 여길 왜 오자고 하지 싶었다. 뭔가 처음부터 딱 들어가고 싶은 가게가 있고 괜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가게가 있는데 나에게 여긴 후자였다. 그래도 이렇게 왔고 배고픈 저녁시간이기도 하고 먹어보니 생각이 달라지긴 하더라. 밑반찬들 퀄리티도 괜찮고 기본적인 고기 맛이 괜찮달까.



마늘과 쌈장도 올려먹고 야채도 곁들여 먹고 김치도 먹고! 상추 쌈은 싸먹지 않았다. 뭔가 먹느라 정신 없기도 했고 쌈은 주로 회 먹을 때나 먹지 고기 먹을 땐 잘 안 먹게 된다. 초정참숯갈비 솔직히 막 찾아오는 맛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근데 그정돈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쉽게 접했을 때 '오 이런 가게가 다 있었어?' 이 정도의 놀라움은 줄 수 있는 가게다. 그리고 사장님들도 친근하고 정겹고 뭔가 요즘 상업화된 가게 느낌이 아니고 그냥 정겨운 맛이 남아있달까. 단골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올만한 그런 곳이었다. 기본적인 맛도 보장되어있고! 그렇게 2인분을 다 해치우고 솔직히 평소라면 고기를 하나 더 먹을까 말까 고민했겠지만 타이밍을 놓치기도 했고 불판도 다 타버려서 냉면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후식 냉면! 요즘 날도 덥고 해서 시원한 육수를 벌컥벌컥 마시고 싶어졌다.



아 근데 얼음 동동 육수가 아니다! 이 부분 아쉽다. 살얼음이 동동 껴있어야 비쥬얼도 살고 훨씬 더 맛도 사는데 그냥 시원한 냉 육수였다. 날이 더워서 녹았나? 처음부터 실망해서 그런지 괜히 면발 찰기도 그렇고 새콤달콤한 맛도 살지 않았다. 뭐 겨자랑 식초를 따로 주시긴 했는데 그렇게 조합을 맞춰서 먹기엔 애초부터 후식 냉면이라 양이 적었다. 기존 다른 곳들보다 양이 더 적게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마무리를 깔끔하게 하진 못했지만 그럭저럭 예상했던 것보다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크게 색다를 것 없지만 고기 자체가 나름 중독성이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맛집으로 저장해두고 두고두고 찾을만한 가게는 아니지만 다음에 생각나면 또 방문하고 싶은 그런 가게다. 올해 안에 한번 정도는 더 가지 않을까 싶다. 그땐 껍데기를 먹어봐야지! 다른 손님들 다 껍데기에 소주 한잔하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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