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수비드 닭가슴살 예술인 나만 알고 싶은 맛집

디프_ 2020. 7. 6. 23:04

분위기도 좋고 너무 촉촉하고 부드럽게 잘 먹은 수비드 닭가슴살


오늘 소개하는 곳은 정말 나만 알고 싶은, 또 가고 싶은 그런 맛집 중 한 곳이다. 서촌 쪽에 위치한 까사디쉐프라는 곳으로 이날 처음 방문하였는데 분위기부터 맛, 서비스까지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사실 여기 처음 알기까지 고생 좀 했다. SNS에서 누군가 여기 식당 간 사진을 봤는데 도대체 가게 이름을 찾기가 힘든 것이다. 댓글을 달아 물어볼 수도 있었지만 뭔가 의도하고 나타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번 직접 찾아봐야겠다 생각했다. 구글 이미지 검색도 해보고 이것저것 해봤는데 나오지 않았고 휴지에 반쯤 짤려서 적혀있는 이름 검색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 그리고 전화로 예약을 했고 이렇게 찾아왔다. 그런 고생을 해서 그런지 뭔가 더 값졌고 이렇게 알리는데에 속 후련함 반 하나와 아쉬운 마음 반씩 이렇게 있다. 그래도 나 말고 누군가 또 방문해 기분 좋은 경험을 하면 좋은 것이니까 기분 좋은 마음으로 이렇게 포스팅을 해본다. 가격적인 부분에서 모든 사람의 이해를 구할 순 없겠지만 다른 것들은 너무 만족스러웠다. 소개팅이나 기념일 데이트로 방문해도 충분히 괜찮아 보이는 곳이다.



야외 테이블은 없었던 것 같고 지역 특성상 매장 내부가 그렇게 넓진 않았다. 그래도 공간을 아기자기하게 잘 활용하셔서 적당히 배치 간격 넓게 가게가 운영되고 있었다. 막 다닥다닥 붙어있는 느낌은 전혀 받지 않았다. 그래서 더 좋았고 사람들의 대화부터해서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 가게여서 그런지 나도 덩달아 신났던 것 같다. 솔직히 추리닝을 입고 와도 상관없는 곳이지만 그냥 뭔가 다들 세련되게 하고 왔달까. 실상은 퇴근하고 와서 그랬겠지만 아무튼 응대해주시는 분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격식이 좀 느껴졌다. 가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저녁은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까지 운영되고 있었다. 라스트오더는 각각 오후 2시 30분과 9시. 토요일은 오전 11시 30분터 오후 10시까지 쭉 운영되고 라스트 오더는 오후 9시로 동일했다. 일요일은 쉰다. 메뉴판의 경우 그렇게 어렵지 않게 되어있었다. 주문할 수 있는 것만 심플하게 있었고 뭔가 예전에 유럽여행에서 갔던 레스토랑이 생각나도록 애피타이저부터 식후 디저트까지 쭉 시간의 흐름대로 메뉴가 소개되고 있었다.



인당 순서대로 다 주문하기엔 양이 많을 것 같아 적당히 알아서 주문했다. 한 사람당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먹을 수 있도록 양이 조금씩 나오는 것 같진 않았다. 포르투에서 나름 유명한 레스토랑을 갔었는데 거기서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분위기 있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는데, 딱 거기가 생각나면서 여기도 왠지 괜찮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됐다. 그렇게 결과부터 말하자면 까사디쉐프 앞으로 단골 고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사장님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주 오게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가끔 생각날 때마다 방문할 생각이다. 일년에 두세번 정도? 아무튼 이날 주문한 메뉴는 우선 애피타이저는 제외하고 봉골레 파스타를 주문했다. 그리고 은대구 브랜다드 먹물 리조또를 주문하였고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인인 수비드 닭가슴살 포함 하프 치킨을 주문했다. 주문하기 전 다른 것은 혼자 먹기 충분한데 이것은 2인이 먹기에 양이 좀 많을 수 있다고 따로 말씀해주셨다. 가격이 있는 만큼 확실히 양은 많았다. 그래도 후식은 각자 챙기자고 했고 판나코타 하나와 수제 아이스크림&아몬드 튀일 하나를 주문했다. 이 디저트 역시 너무 훌륭하게 맛있었다. 물론 가격은 메뉴판 각각의 가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2인 기준으로 매우 비쌌고 한 7만원 정도가 나왔던 것 같다. 이래서 정말 잘해보고 싶은 소개팅이라든가 뭔가 기념일을 원할 때 방문하면 좋겠다 말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오기엔 비싸니까!



주문한 음식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식전 빵은 나오는지 몰랐는데 나와서 좋았다. 처음 배고픈 허기짐을 달래주기 좋았다. 빵도 나름 이색적이었는데 푹신푹신하고 겉은 바삭하고 괜찮았다. 시중 제품이 아니라 따로 만드시는 것 같은데.. 아무튼 여길 소개해줬다고 하기 뭐하지만 나를 오게 만들어준 사람도 여길 정말 극찬했었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냥 다 좋게 보였다. 그래도 맛있어야 재방문하게 되는데 내가 정말 사랑하는 봉골레 파스타 역시 나를 실망시키는 맛이 아니었다. 너무 맛있었다. 특히 면발이 살아있었다. 바지락, 방울토마토, 애호박을 진한 바지락 육수와 함께 맛을 냈다고 하는데 바지락 자체가 간이 센 편이라 조절을 잘해야할 것 같은데 적당히 감칠맛 나게 잘 만들어주셨더라. 맛이 없을 수 없는 맛이었고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었다. 원래 내가 이 메뉴를 제일 좋아하는데 이날은 나보다 다른 사람이 더 좋아했다. 이 친구는 까르보나라나 토마토 스파게티 이런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날 이 맛을 알아버렸다.



그 다음은 은대구 브랜다드 먹물 리조또가 나왔다. 아직 이날 주인공인 수비드 닭가슴살 하프 치킨은 나오지 않았다. 이 음식 나오는 시간순도 고려해주시는 것 같다. 분위기와 먹는 속도에 맞춰 알아서 메뉴들이 순서대로 나왔다. 근데 내 자리에서 주방 내부가 보였는데 그 모습에는 속도는 고려할 수 없고 두분의 쉐프님께서 정말 바쁘게 움직이고 계셨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구경 좀 했는데 정말 정신 없어보이시는데 어떻게 딱딱 만들어 내시는지 신기했다. 모든 주방장 안의 요리사 님들이 그러고 계시겠지만! 이 리조또의 경우 은대구를 시트러스 소금으로 맛을 낸 삼치 브랜다드와 오렌지콩피, 바삭한 카다이프, 오징어 먹물이 들어갔다고 한다. 가운데에 있던게 은대구구나. 그 위에 있는 것이 카다이프고! 처음 음식이 나올때 이것저것 설명해주시긴 하는데 먹느라 바빠서 솔직히 새겨듣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도 하얀 생선살이 대구인 것은 알고 있었다.



솔직히 이 먹물 리조또를 부담스럽다고 표현한 이유는 저 밥 위에 뿌려진 오일리한 기름 같은 것들 때문이었다. 저것이 자칫 잘못하면 굉장한 느끼함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취향이라도 맞지 않으면 다 남길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살짝은 겁이 난 상태로 먹어봤다. 처음 맛은 역시나 어색했다. 근데 거부감이 강하게 들 정도로 불편한 그런 맛은 아니었고 계속해서 한입 두입 먹게 됐다. 확실히 일반적으로 맛있다고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맛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조금 어려운 맛이라고 해야하나. 아이 같은 입맛을 가진 사람들은 즐기기 어려운 그런 맛이었다. 내가 딱 그런 느낌인데 그래도 새로움을 받아들인다고 마음을 다 잡으면 어느정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우선 밥알 자체의 식감이 굉장히 독특했고 먹물도 분위기 있게 잘 어울리고 위에 튀김 같은 것들 때문인지 먹는 재미도 있었다. 솔직히 다 만족스러웠다. 맛 부분에선 다소 아쉬울 순 있어도 다른 것들이 충분히 커버를 해줬다. 그리고 허브 소금으로 맛을 낸 수비드 닭가슴살 하프치킨, 레드 파프리카 버터소스, 크러쉬드 포테이토, 구운 버섯, 레드비트칩, 루꼴라가 담긴 메인이 나왔다. 비쥬얼 너무 예쁘다!



정말로 앞서 소개해주신 것처럼 2인이서 먹기엔 양이 충분했다. 물론 이 메뉴만 하나 딱 시키면 부족하겠고 파스타 하나에 이 메뉴만 시키면 2인으로 충분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으깬 감자가 포만감을 충분히 불러일으켜 주니까 식후에도 허전하지 않겠고. 버섯도 실하고 살코기 역시 실했다. 그냥 먹어도 허브 소금 덕분인지 간이 살아있었지만 소스에 찍어먹어도 잘 어울렸다. 솔직히 포스팅하는 지금 너무 맛있었던 이때가 떠올라서 차주 정도에 다시 재방문할 생각이다. 예약 시간을 잡고 예약하고 방문해야지. 예약안하고 오면 저녁 시간대에는 그냥 발걸음을 돌리기 쉽상이다. 내가 먹는 와중에 그냥 온 사람들 중에 혼자 온 사람은 식사가 가능했고 두명 이상 온 사람들은 대기가 무조건 적으로 있었다. 우연히 자리가 나서 딱 들어올 수 있겠지만 피크 시간대에는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까! 웬만하면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튼 슬슬 봉골레도 먹고 리조또도 해치워서 배가 조금 차기 시작했지만 새로운 메인 메뉴가 나왔으니 다시 집중하고 먹기 시작했다. 근데 배가 부르긴 했는데 또 이게 들어가네. 그만큼 여기가 맛있게 음식을 잘 내어준다는 말이겠다. 배부른데 맛이 없으면 절대 손이 가지 않는다. 배부를 때 맛있으면 정말 맛있는 것이다. 배고플땐 다 맛있으니까!



사진으로 보셨을 때 수비드 닭가슴살 부위가 어떻게 보이시나? 조금 퍽퍽하고 느끼하실 것처럼 느껴지시나? 나도 이미지로만 봤을땐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먹어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굉장히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정말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라는 것이 이런 사소한 것 하나로도 나타난다. 이렇게 부드러운 닭가슴살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다. 어떻게 조리를 하신 것이지? 사실 메뉴 이름에 어떻게 만들었는지 다 나오긴 하겠지만 어떻게 같은 재료로 이렇게 다른 맛을 나타내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너무 부드럽고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부드럽기만 하면 느끼하거나 손이 안 갈 수도 있는데 간 역시 적절하게 다 해주셔서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껍질이 있는 부위는 이렇게 튀김옷이 입혀져 있어 바삭하게 먹을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버섯을 좋아하여 흐물흐물한 버섯들과 함께 먹는 식감도 좋았다. 트러플 감자튀김이라고 사이드 메뉴가 있었는데 얘를 못 먹어서 살짝 아쉽긴 했지만 이 메뉴까지 시켰으면 정말 배가 터져서 남기고도 엄청 남겼을 것이다. 이정도 선에서 멈추길 잘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입가심을 도와줄 디저트가 남았다. 디저트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말이지.



비쥬얼이 생소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리고 이 디저트 메뉴 바로 나오지 않는다. 처음에 메뉴 설명만 보고 바로 나올 줄 알았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여쭤봤더니 이제 곧 나온다고 하셨고 나오자마자 아 왜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냥 재료 딱 담아서 주시는 것이 아니고 조리가 들어가는 거였구나. 판나코타의 경우 이탈리아식 바닐라향 우유 푸딩과 블루베리 소스, 시나몬 크럼블 그리고 애플민트가 들어갔고 수제 아이스크림과 아모든 튀일의 경우 오늘 준비된 Flavor를 직원에게 문의하면 2가지 맛 선택이 가능하다고 하셨다. 근데 이날은 바닐라 밖에 안된다고 하여 그렇게 주문했다. 아무튼 이렇게 단순하게 나오는 줄 알고 금방 먹고 나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정성스럽게 나오다니! 근데 이 음식들 역시 처음엔 맛이 생소했다. 딱 한입 먹고 이건 무슨 맛이지 싶더라. 근데 같이 나온 재료들과 아이스크림을 같이 떠서 한입에 먹고 음미하면 그 재료들의 조화를 이루어 극강의 맛을 나타내주었다. 참 신기하다. 따로 따로 먹으면 맛이 없는데 같이 먹으니 함께 어울렸다. 신기하다.



나만 알고 싶은 맛집 서촌 까사디쉐프. 디저트 양이 적어 아쉽긴 했지만 솔직히 이미 이전에 배가 다 불러서 이렇게 나옴에 감사했다. 솔직히 가격만 고려하면 비싼 것이 맞지만 정성과 재료, 분위기 등 기타 노력들을 포함하면 개인적으로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금액처럼 느껴졌다. 물론 모든 메뉴들이 집에서 흔히 시켜먹을 수 있는 치킨 기준으로 고려하면 다 비싸긴 하다. 그래도 맛의 차이가 다르고 퀄리티가 다르고 분위기가 다르니까 그런 것들도 감안해야한다. 아무튼 이날 오랜만에 너무 맛있께 잘 먹었고 이렇게 좋은 레스토랑을 하나 알게 되어 좋았다. 날도 슬슬 더워지고 요즘 몸에 피로가 극심한데 조만간 입의 사치와 행복을 위해 방문해줘야겠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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