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대창 기름기 많아도 이렇게 살살 녹으면 반칙이지

디프_ 2020. 4. 7. 21:54

건강에 안 좋다지만 살살 녹는 맛에 자꾸 찾게 되는 대창


요즘은 집밥보다 이래저래 배달 혹은 밖에서 사먹는 음식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에 따라 내 입맛도 비슷해져 간달까. 사실 집에서 먹는 것보다 밖에서 먹는 음식들이 간이 다소 센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도 자꾸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더라. 지난 주말 뭐 먹고 싶은 것 없나 찾아봤는데 딱히 없었다. 그래서 배달을 해야하나 고민했다. 근데 분명히 눈 앞에 먹을만한 것들이 계속해서 보였는데 나 혼자 '먹을게 하나도 없네' 이런 말이 나오더라. 그냥 입에 들어갈 음식들은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매콤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이 없었나보다. 그래서 결국 그냥 라면을 끓여먹었는데 아무튼 입맛이 요즘 진짜 삼삼한 음식들은 찾지도 않는 그런 상태가 되어버렸다. 가끔 건강한 맛이 먹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아무튼 계속 이렇게 유지하면 안될 것 같아 나름 다양하게 먹어보려고 노력 중이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것만 먹다간 살도 살이지만 혈관이 제 명에 못살 것 같아서. 근데 오늘 소개할 음식이 혈관에 아주 막대한 영향을 주는 음식인데 사전부터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선적으로 말하지만 이 음식은 건강에 꽤나 좋지 않다고 한다. TV에서도 몇번 봤다. 뭐 적정량을 먹으면 좋은지 안 좋은지 그건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냥 내장 지방 덩어리라고 했나. 살도 찌고 뭐 이것저것 안 좋다고 하던데 상대적으로 맛은 좋은 그런 음식이다. 나 역시 자주 먹진 못하고 이렇게 가끔씩만 먹는다. 일부러 조절하는 것은 아니고 주변에 파는 가게가 많이 없더라. 단순 그 이유다.



내가 찾은 가게는 대창 전문점으로 홍대에 위치한 가게다. 아직 생긴지 얼마 안된 곳인 것 같은게 초록창을 통해 예약을 하면 5% 추가 할인을 해주시더라. 아주 좋았다. 매장 자체가 그리 넓지 않아 나중에 어떤식으로 장사가 될지 모르겠으나 이 예약 시스템은 아주 좋아보였다. 요즘은 다들 외식을 꺼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리가 좀 널널했는데 금요일, 토요일에도 이럴지는 모르겠다. 내가 방문한 이 날은 목요일이었나 수요일이었나 아무튼 평일 중에 평일이었다. 우리가 오기 전 회식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한 테이블이 있었고 나머진 없었다. 그리고 우리가 나갈 때쯤 한 테이블이 안으로 들어왔다. 저녁 시간임에도 장사가 그리 잘되는 것 같진 않았다. 뭐 요즘 다들 그렇지.. 하루 빨리 나아져야겠다.


메뉴 자체는 심플했다. 양, 마 갈비살, 곱창전골 등만 메인으로 팔고 있었고 나머진 서브였다. 항아리쫄면 어떤식으로 파는지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결국 마지막에 마 갈비살을 추가로 주문했다. 맛이 어떤지 궁금했다. 다만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2~3인분 먹고 나면 대충 3~5만원 정도가 나오니 저렴하다고 할 순 없겠다. 그래도 맛만 있으면 괜찮았다. 뭐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아니고 언제 또 올지 모르니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메뉴를 주문하였고 총 가격은 5% 할인을 받아 4만 2천원 정도를 지불하였다. 따로 술을 마시진 않았고 콜라 하나만 주문했다.



밑반찬에 나름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마늘을 직접 빻을 수 있었는데 이런식으로 다지는 것은 또 처음이었다. 세게 누르니 아래로 쭉 나오더라. 근데 안에 있는 내용물이 깔끔하게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따로 젓가락으로 슥슥 긁어냈다. 확실히 간장 소스에 마늘이 들어가니 풍미가 살았다. 살살 알싸한 것이 안 넣은 것보다 확실히 낫더라. 총각김치라고 했나. 갑자기 말이 생각이 안 나네. 아무튼 재도 먹기 좋은 크기로 가위로 잘랐다. 그리고 찌개가 연이어 나왔다. 빨간 색깔의 된장찌개는 아니고 옅은 색의 국물이었다. 맛도 비슷했다. 막 진한 깊은 맛은 아니지만 나름 건강한 느낌의 깊은 맛이라고 해야하나. 메인 메뉴와 상반되는 맛이었다. 근데 얘가 기본으로 나올만한 퀄리티는 아니었다. 아마 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계속해서 달라할 것 같은 비쥬얼과 맛이었다. 내용물도 실하게 들어있더라. 다음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대창 2인분의 모습. 사실 저렇게만 보면 양이 적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실제로 먹으면 그렇게 많이 먹긴 힘든 그런 음식이다. 뭐 나야 잘 먹긴 하지만 한번 느끼함을 느끼면 기름 덩어리라 잘 못 먹더라. 이날도 나 혼자 거의 좀 많이 먹었다. 확실히 이 음식의 매력은 한 세개까지가 최고치이고 그 다음부터는 좀 매니아층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맛인 것 같다. 느끼해서 끝까지 못 먹더라. 하긴 재료 자체가 기름으로 시작하여 기름으로 끝나니 어쩔 수 없겠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그 살살 녹는 맛이 좋던데.. 처음 먹었을 땐 정말 '무슨 이런 맛이 다 있지?'라는 생각으로 충격받았던 기억이 난다. 맛은 적당히 나는데 씹는 것 없이 입에서 사라지는 것이 마술 같았다.


그리고 메인 메뉴를 주문하면 서브로 나오는 된장찌개. 생선 한마리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뭔가 육수를 내기 위해 안에 들어간 것 같진 않고 그냥 저렇게 통으로 먹을 수 있도록 나온 것 같은데 이런 비쥬얼은 또 처음이다. 맛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 사실 얘 하나만 점심식사 기준으로 공깃밥 하나 해치울 수 있을 것 같다. 두부도 실하게 들어있고 애호박도 있고. 메인 메뉴가 건강에 안 좋으니 얘를 이렇게 실하게 내주셔서 나름 완충시키시려는 것인가? 아무튼 기본으로 나오는 것치곤 매우 잘 나왔다.



불판 위에서 맛있게 잘 구워지고 있다. 사실 평소 고기를 잘 못 굽기도 하는데 얘의 경우 워낙 먹는 빈도수가 낮다보니 어떻게 구워야할지도 모르겠다. 다행스러운 점은 처음 재료가 나왔을 때부터 바로 먹기 직전까지 이렇게 손수 구워주신다. 그리고 다 익은 것은 이렇게 하나씩 위에 올려주시더라. 지금 먹어도 되는 것이 있고 아직 먹을 수 없는 것은 마저 더 구워주셨다. 편해서 좋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사실 이 음식의 경우 조금 덜 익은 것처럼 보일때 먹는 것이 사르르 녹는 상태로 먹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그 기준을 어떻게 정확히 알겠나. 괜히 먹었다가 생으로 먹어 뱉어버리면 낭패였다.


그런데 이렇게 전문가가 친절히 알려주니 좋았고 마음 편하게 믿고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처음은 아까 내가 다진 마늘을 넣어 제조한 소스에 푹 담가 먹어봤다. 역시 이 맛이다. 반칙이라고 표현할정도로 입안에서 사라졌다. 근데 그 맛까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혀에서 느낄 수 있었다. 맛있다. 다만 먹으면서도 '아 이거 확실히 내 혈관에 안 좋긴 하겠구나'라고 느낄 수 있겠다. 술, 담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위안 삼아야하나. 맛있게 먹으면 영 칼로리라는 말처럼 맛있게 먹으면 건강에도 좋은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이제 전체적으로 다 구워진 것 같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아까는 그냥 기본적인 소스에만 찍어먹어봤지만 같이 나온 명이나물에 쌈처럼 먹어보기도 하고 대창 기름의 느끼함을 잡아줄 청양고추를 하나 올려서도 먹어봤다. 나름 밑반찬이 심플하지만 이것저것 섞어먹을 수 있는 조합이었다. 가끔 입안이 심심하면 총각김치 하나 넣어서 아삭아삭 씹어주고! 그리고 실하게 나오는 뜨끈한 찌개 국물로 입안 정리도 해주고 말이다. 나름 전체적인 조화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체적으로 다 간이 약했다. 예전에 갔던 다른 가게는 처음부터 메인 메뉴 겉이 양념으로 뻘갰다. 근데 여긴 좀 허여멀건해서 맛은 어떨지 궁금했는데 전체적으로 심심하더라. 얘는 자극적이길 원했는데.. 이왕 먹을거 제대로 먹는게 낫지 않겠나 싶었다. 근데 약간 건강함을 추구한 것 같달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건강은 다른 때에 챙기고 오늘은 망가지고 싶었다.


이 표현 뭔가 웃기다. 아무튼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게 전부 다 해치울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꾸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에 눈이 갔다. '항아리쫄면이 뭐지? 어떻게 나오지? 한번 먹어볼까?' 이런 생각과 함께 말이다. 근데 다 먹고 나니 배가 좀 덜 차더라. 쫄면을 먹을까 고기를 먹을까 하다가 마 갈비살이라고 안 먹어본 메뉴가 있어 얘를 한번 먹어보자 했다. 사실 이 가게는 처음이었는데 나름 유명하다고 해서 혹시나 인기메뉴를 놓치진 않았을까 싶어 좀 다양하게 먹어보고 싶었다. 배가 덜 찬 것도 있지만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 갈비살 1인분을 추가 주문했다.



얘도 비쥬얼은 살짝 반칙이다. 마 갈비살이라고 하여 특별한 것은 없고 그냥 갈비살 위에 마가 뿌려져있고 구울때 같이 구우면 되겠다. 집게로 이동하면 종종 아래로 소스와 함께 떨어지곤 하는데 손실분이 적도록 잘 유지해줘야겠다. 근데 뭐 마가 싫어하는 사람은 덜어서 먹기도 하더라. 나는 그냥 다 잘 먹는 편이기에, 그리고 가게에서 주는 그대로 먹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에 따로 빼거나 그러진 않고 오리지널 그대로 먹었다. 두께가 얇다보니 확실히 불판 위에서 빨리 구워졌다.


대충 익은 것 같아 처음엔 아무것도 찍지 않고 바로 먹어봤다. 찍어먹는 소스는 그냥 하나로 동일하다. 주로 그 소스에 찍어먹는다고 하던데 난 소금이 생각났다. 그래서 소금도 요청했는데 원래 별도로 소금이 준비되어있는 것 같진 않다. 괜히 민폐를 저질렀다. 그래도 나름 두명이서 다양하게 메뉴를 주문했으니 괜찮았을 것이라고 합리화 해본다. 다 굽고 나니 위에 있던 마들은 많이 사라졌고 입에 넣어봤다. 음.. 특별할 것 없는 그런 맛이다. 뭔가 특유의 맛이 나진 않았다. 그냥 아 이런 맛이구나 정도? 배가 적당히 불러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이 가격을 지불하고 따로 먹을 정도의 그런 수준은 아니었다. 살짝 아쉽더라.



근데 이거 명이나물 맞나. 깻잎은 아닌데 맛은 명이나물인데 비쥬얼이 깻잎이다. 아무튼 처음엔 좀 아껴먹는다고 네개씩 굽다가 마지막엔 그냥 불판 위에 다 올렸다. 그리고 두점씩 먹고 그랬다. 한명인 미리 배가 부르다고 수저를 내려놓았고 내가 나머지를 전부 처리해야했다. 배가 심하게 부른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다만 그건 내가 괜찮은 것이고 다이어트를 해야하는 나로서는 괜찮지 않은 상황이었다. 근데 이 순간에는 그런 나를 잊었다. 항상 뭐 먹을 때는 잊고 다 먹고 나선 생각나더라. 그게 사람인가보다. 아무튼 마지막으로 소스에도 찍어먹어보고 그냥도 먹어보고 밥이랑도 먹어보고 다양하게 먹어봤다. 근데 뭐 끝까지 특별한 무언가를 느끼진 못했다. 첫 메인이 너무 강했던 탓인가. 사실 쫄면을 먹어볼걸 그랬나 그 생각을 했다. 그만큼 가성비를 고려할 수 없었고 아쉬웠다.


오늘 내가 먹은 조합을 위해 다음에 재방문하진 않을 것 같고 만약 다음에 다시 온다면 양을 주문하고 쫄면을 먹어볼 것 같다. 블로그를 살펴보니 양 비쥬얼도 나쁘지 않던데.. 가게도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다 친절하셨다. 그래서 기분 좋게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 내 조합이 이날 그렇게 좋진 않았던 것 같다. 간만에 다소 아쉬운 저녁을 먹은 날이다. 그래도 바로 마카롱으로 기분 전환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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