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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야기 메뉴 이제 더이상 아플때만 먹는게 아니다

디프_ 2019. 9. 15. 23:01

한끼 식사 혹은 다이어트로 괜찮을 것 같은 죽이야기 메뉴


평소와 크게 다를 일 없었던 평일, 회사에 다니면서 처음으로 점심에 죽을 먹었다. 내가 아파서 먹은 것은 아니고 누가 속을 관리해야한다고 하여 혼자 먹게 하기엔 좀 그래서 이렇게 같이 먹기로 했다. 사실 나도 다이어트에 시작한 이후로 헤비한 것보단 이렇게 가볍게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여태까지 본죽인줄 알았던 죽이야기라는 체인점을 오게 됐다. 이 프랜차이즈는 솔직히 이번에 처음 알았다. 본죽이 전부는 아니였구나..


사실 이제는 이 음식이 단순히 아플 때만 먹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예전에 알았다. 해당 프랜차이즈들도 아플 때만 이 음식을 찾으면 운영이 힘들기 때문에 일반적인 식사용으로 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고 그래서 수많은 메뉴들이 생겨난 것으로 안다. 해당 가게에 방문했을 때 메뉴판만 보더라도 수십가지의 종류가 있었다. 그중에는 얼큰김치죽이라든가 커리치킨죽, 매생이굴죽 등 상상도 하지 못했던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다. 제일 군침이 담겼던 것은 삼선짬뽕죽이긴 했는데 이것을 먹을 바엔 그냥 원래 먹으려했던 햄버거를 먹는게 나았을 것 같아 최대한 건강해보이면서 좀 자극적인 아이로 골랐다.



내가 선택한 메뉴는 삼복누룽지탕이다. 가격은 만원으로 솔직히 회사원들 점심 식사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강남, 여의도는 한끼식사에 이정도는 기본이라 말하지만 여의도에 근무해본 사람으로서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알짜배기 가게들은 7~8천원 하는 곳들이 많은 것을 알기에 죽이야기 메뉴 10000원이면 절대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후에 다시 말하겠지만 이 가격이 좀 내려와 7~8천원은 해야 나같은 사람도 평소에 생각이 날때 좀 찾게 될 것 같다. 금방 배가 꺼지는 음식인데 만원이면 좀 부담스럽긴 하다. 마진이 이렇게 안 남나..



음식이 나오기까지 좀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금방 나왔다. 여기도 아마 그냥 한끼분으로 정량이 나와 조리만 하면 되는 시스템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빨리 나올 수 없겠다. 밑반찬은 정갈하고 깔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딱 보면 알 수 있듯이 자극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특이하게 간장이 나오지 않았다. 아마 저 장조림 간장으로 대체하는 것이 의도인 것 같은데 나같은 경우 그냥 흰죽이 아니었기 때문에 간장이 없어도 충분했다. 오히려 같이 나온 깍두기를 더 달라고 하여 재랑 잘 먹었다. 그리고 사진으론 잘 안 보이지만 깍두기 아래있는 것이 동치미다. 개인적으로 살얼음이 낀 동치미는 아니었지만 맛이 괜찮았다. 얘 역시 깍두기를 달라고 할때 같이 받아 잘 먹었다. 옛날부터 동치미를 좀 좋아했다.


본격적으로 삼복누룽지탕을 먹어보기 시작했다. 다양한 메뉴 중에 얘를 택한 이유는 누룽지의 식감을 기대했다. 그리고 삼복이라는 것이 처음엔 닭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각종 해산물이었다. 이 부분이 좀 아쉽긴 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특유의 맛 자체가 강하진 않았고 건강한 맛이었다. 역시 죽은 죽이다. 다만 각종 해산물들의 식감이 살아있어서 그 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나처럼 요즘 다양한, 자극적이고 해로운 음식들에 중독된 사람들에겐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은 맛이었다. 그리고 기대했던 누룽지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크리스피한 것을 기대하는 것이 잘못이었을까. 누룽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냥 전체적으로 다 부드럽고 술술 잘 넘어갔다.



가까이서 좀 찍어봤다. 앞서 말했듯이 이런 가게는 본죽만 있는 줄 알았는데 죽이야기라는 곳도 있었다. 가장 최근에 갔던 곳이 본죽이었는데 그런 가게도 정말 5~6년전에 갔었다. 그당시 기억도 그렇고 이번 방문도 그렇고 정말 경험이 나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잘 안 찾게 된다. 해당 프랜차이즈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여전히 나같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몸이 안 좋거나 속이 가벼워야할때 찾아야한다는 고정관념 말이다. 근데 이러한 트렌드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주변에 이런 가게를 창업한다고 하면 말릴 것 같다. 평소에도 부담없이 찾을 수 있어야 매력적이라 생각하는데 얘처럼 너무 니치마켓을 공략하면 힘들어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가게들이 다 망한다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것은 아닌데 해당 가게들의 점포당 수익률이 나쁘지 않은 통계를 경제 매거진에서 본 적이 있다. 전에도 쓴 적 있는 주제였는데 내가 아는 것이 전부는 아니고 내 생각이 100% 옳진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그 관점은 동일하게 적용되어야겠다. 아무튼 이번에도 괜찮은 한끼였고 추후에도 다시 찾을 의향이 있다.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가격이 좀 더 내려갔으면 좋겠다. 이거 맛있겠다 싶은 것들은 대부분 만원이었고 그 이상의 메뉴들도 있었다. 2시간만 지나도 속이 꺼지는 음식인데 치킨 값이 되어버리면 좀 부담스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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