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숯불에 직접 구워주는 두꺼운 닭갈비 합정 꼬집

디프_ 2019. 9. 8. 12:28

아직은 흔히 못 만나는 두꺼운 닭갈비 합정 꼬집에서 먹다


닭갈비라는 음식 자체를 안 먹은지 굉장히 오래됐다.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 맛을 특별히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막상 먹을 때면 잘 먹는데 왠지 모르게 잘 안 찾게 된다. 요즘은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홍대나 명동이 아니고서야 가게를 쉽게 찾기도 힘들다는 것도 한 몫한 것 같다. 그런 내가 오랜만에 이 음식이 땡겼다. 근데 평소 먹던 철판에 막 볶아먹다가 마무리로 볶음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두껍게 나오는 것이 먹고 싶었다.



나중에 사진을 보면 아실테지만 얘처럼 나오는 가게는 몇 없는 것으로 안다. 아닌가. 내가 잘 모르는 것일수도 있겠다. 다만 요즘 생기는 가게들을 보면 다 이런 스타일로 나온다. 주변에 생긴 가게 두곳 모두 이렇게 판매를 하고 있었다. 딱 한번 먹어본 경험이 있는데 간만에 이 식감이 떠올랐고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가게를 찾아보니 합정에 꼬집이라는 곳이 있었고 이렇게 방문해봤다. 홍대와 합정 중간에 있긴 한데 확실히 홍대에선 좀 멀다. 위치도 골목에 있어서 좀 찾기 힘들고 말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당시에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주인장 분이 가게 앞에 나와 수다를 떨고 계셨다. 우리가 앞까지 갔을 때도 모르시다가 가게 안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응대해주셨다. 성인 남성 두분이 운영하고 계시나보다. 그렇다보니 매장 안에는 사람이 전혀 없었고 우리가 당일 첫 손님이었다. 먹다보니 2~3 테이블 정도 더 오긴 했는데 아무래도 위치상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고, 아직 덜 알려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복잡하지 않고 음식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뭘 먹을지는 평소와 다르게 크게 고집하지 않았다. 메뉴 간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숯불닭갈비, 통마늘닭똥집, 꼬막무침을 메인으로 팔고 있었다. 술붗닭소금구이와 양념구이로 각각 1인분씩 주문했다. 추가로 통마늘닭똥집이 땡기긴 했는데 그냥 막국수로 대체했다. 국수와 같이 호로록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았다. 햇반은 하나만 시켜서 나눠먹기로 했다. 믿기지 않겠지만 다이어트 중이기도 했고 막국수가 있어 이정도면 충분할 것 같았다. 가격은 1인분에 13000원으로 생맥주까지 포함해 총 38000원이 나왔다. 막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밑반찬으로는 명이나물과 시원한 얼음 동치미, 그리고 여기만의 특별한 메뉴인 계란죽 같은 것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밑반찬이 깔끔하고 맛있었다. 특히 얼음 동치미.. 오랜만에 먹어본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데 요즘은 이렇게 나오는 가게가 몇 없어서 아쉽다. 계란죽의 경우 조금 짭짤한 편이긴 한데 묘하게 중독되는 맛이 있다. 다만 식으면 맛이 좀 없어지는 편이라 뜨거울 때 숟가락으로 조심히 팍팍 먹는 것이 낫겠다.


앞서 말했듯이 합정 꼬집은 닭갈비를 직접 숯불 위에서 구워주신다. 아무래도 두껍다는 것과 숯불이라는 특성상 손님이 굽게 되면 난이도가 좀 높아 가게가 의도한 맛을 온전히 못 즐길 가능성이 다분하기에 직접 해주시는 것 같다. 뭐 이것도 컨셉에 포함된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보니 손님 입장에서 상당히 편했다. 개인적으로 두꺼운 고기를 잘 못 굽는 편이기 때문에 직접 해주시니 듬직했다.


먼저 소금을 해치우고 그다음에 양념을 먹었다. 본래 고기를 먹을 때도 등심 같은 것을 소금에 찍어먹고 그 다음에 양념갈비를 먹는 것이렸다. 닭갈비를 직접 구워주시는 동안 막국수를 비볐다. 윤기도 좋고 새콤해보이니 빨리 먹고 싶어 한 젓가락 먹어봤다. 사실 막국수로만 따지면 그렇게 높은 점수를 못 주겠다. 탱글탱글함 보단 툭툭 끊기는 맛이 살짝 있긴 했는데.. 뭐 그래도 맛 없진 않았다. 바닥까지 보일 정도로 다 먹었다.


그렇게 시간이 좀 흐르다보니 메인 메뉴가 먹을 준비를 마쳤고 별도 소스에 찍어 빠르게 먹어봤다. 아무래도 살이 두툼하다보니 식감이 살아있었고 먹는 기분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뭔가 사르르 부드럽게 녹는 것보다 씹는 식감이 있는 맛을 선호한다. 그래서 소고기보다 삼겹살을 더 좋아하나. 얘도 그래서 내가 좋아하나보다. 알맞게 잘 구워주셨기 때문에 실패없이 먹을 수 있었다. 별도 위에 뿌려진 가루 같은 것은 스테이크를 구울 때 뿌리는 그거와 똑같은 것이라 말씀해주셨는데 스테이크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아니라 뭔지 모르겠다. 


와사비에도 찍어먹어보고 가래떡에 찍어먹으라 나온 것이지만 혹시 몰라 연유에도 찍어보고 별도의 소스에도 찍어먹어봤지만 개인적으로 명이나물과 같이 먹는 것이 간도 그렇고 제일 맛있었다. 그래서 추가 리필을 요청해 명이나물이랑만 주로 먹었던 것 같다. 2등은 막국수! 아마 여기서 뭔가 변화를 주어야한다면 닭갈비와 같이 먹는 소스쪽이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로도 충분하긴 하지만 말이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추천 드리자면 양념보단 소금이 훨씬 맛있다. 배가 부른 것일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먹은 양념은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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