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일본 오키나와

오키나와 포장마차거리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야

디프_ 2019. 9. 1. 17:56

오키나와 가면 다 포장마차거리 가길래 기대가 너무 컸다..


숙소에서 국제거리 포장마차까지 걸어서 가는 거리에 이렇게 상설 시장이 있었다. 오키나와 포함 일본 어느 곳을 가든 이렇게 천장이 막혀있고 가게들이 쭉 이어진 길이 있었다. 이런 구조는 그냥 시장이라 천장이 막혀있는 것 같진 않고 한국 포함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없었다. 오히려 시장이라면 천장이 뚫려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평소 돌아다닐땐 의문을 같지 않게 되다가 포스팅을 하면서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유가 뭘까.



그래도 시장에서 파는 것들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파자마 옷도 팔고 처음에 뭔가 하고 들여다보니 뱀이 담겨진 술도 판매하고 있었다. 너무 적나라하게 담겨져있어 가까이 보다가 깜짝 놀랐다. 실제로 수요자가 있으니까 저렇게 판매하는 것이겠지..? 아직까진 나에게 충격적인 상품이다. 실제로 저걸 방 안에 들여다놓고 어떻게 한입씩 먹는지도 신기하고 말이다. 밤에 좀 무서울 것 같다.



그렇게 한 10분이 좀 넘게 걸었을까. 메인 스트릿에 나왔다. 여기부터 사람이 좀 북적거리 시작했던 것 같다. 여기가 국제거리 중심부인 것 같은데 관광객도 많았고 그냥 현지인들도 많이 보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번화가로 친구들끼리 약속을 잡고 모이는 느낌이랄까. 여기서 포장마차거리까지는 한 5분이면 가면 됐기에 마지막으로 구글맵에 의지해 걷기 시작했다. 사실 이렇게 단체로 움직인 경우는 살아서 처음이었는데 최대한 신경을 안 쓰기 위해 노력했다. 나도 여행객이기 때문에 내 감정에 충실하고 싶었다.



대로변을 걷다가 골목을 틀자마자 이렇게 오키나와 나하 포장마차거리가 나왔다. 표지판에 별도 한글이 쓰여져있었고 가게를 찾아갈 때 지도를 봐도 되지만 모를 것 같으면 번호를 알아가면 됐다. 처음에 뭘 먹을지 정하고 여길 가야겠다 했다가 일본어를 모르니 메뉴 설명이 힘들었다. 그러다 번호가 생각나 번호를 말하니 가게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쉽게 번호를 알아가도록 하자. 사실 번호만 알아도 가게를 찾긴 쉬웠다. 좀 복잡해서 헷갈릴 수도 있지만 말이다.


우리가 1차로 먹을 메뉴는 오코노미야끼였다. 다들 배가 고픈 상태였기에 좀 식사 같은 것을 먹고 싶었는데 딱히 먹을 만한 메뉴가 보이지 않았다. 여긴 그냥 술을 먹기 위해 다양한 안주를 즐기러 오는 곳이지 식사를 하기에 적합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나마 고른 곳이 좀 배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은 오코노미야끼였다.



골목골목 길이 워낙 좁고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보니 걸어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컨셉 특성상 실내보단 다들 외부에 앉아 음주를 즐기고 있었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소규모가 아니고 나름 6명이라는 단체이다보니 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몇 곳을 갔는데 자리가 없어 들어가지 못했고 그러다 오게 된 곳이 여기다. 여기서도 처음엔 자리가 없어 대기를 하다가 야외에 의자를 몇개 추가해 앉을 수 있었다. 나중에 식사를 다 마칠 때쯤 한국인 분들이 여기 자리를 써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할 정도였다. 아마 그 사람들도 자리가 없어 고생했었겠지..


그렇게 자리에 앉아 메뉴를 주문했다. 메뉴판을 살펴봤는데 가격이 절대 저렴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음식을 주문했을 때 가격 대비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별로 없기에 나름의 기대를 했다. 근데 이 기대가 잘못 되었었나보다. 우선 한 사람당 한 메뉴를 주문해야했었고 다들 배가 고팠기에 이 부분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각자 먹을 것을 주문했다. 물론 생맥주와 함께 말이다. 이상하게 이때는 다들 정신 사나웠는지 소주를 마시는 사람은 없었다. 사케를 마셔서 그런가..



주문한 메뉴들이 나왔다. 다양한 메뉴가 나와 사진을 찍긴 했는데 비쥬얼이 얘네만한 것이 없었다. 사실 얘네도 사진이라 좀 커보이는 것이지 값에 비해 양이 너무 적게 나왔다. 여기 포장마차거리는 정말 단순하게 스페인 타파스처럼 뭔가 혼자 1인 1술 메뉴처럼 딱 적당하게 나왔다. 우리의 시장처럼 다같이 나눠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었다. 그래서 한 사람당 메뉴 하나를 주문해야했었나보다. 그러길 잘했다. 소시지나 꼬치 같은 것이 나오긴 했는데 정말 혼자 한입 먹으면 사라질 것 같은 것을 잘라서 나눠 먹었다. 메뉴도 빠르게 나오는 편이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위 메뉴들은 괜찮았다. 누구는 간이 너무 세서 한입 먹고 먹지 못했는데 개인적으로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었다. 계속해서 아쉬운 마음 하나는 실컷 먹고 싶다였는데 단체생활에선 어쩔 수 없나보다. 패키지 여행 급은 아니지만 패키지는 잘 안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그렇게 다 식사를 즐기고 나니 가격이 11,500엔이 나왔다. 별로 먹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많이 나왔다. 



중간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뭔가를 받고 있는 것 같아 구경 가봤다. 알고보니 고기 해체쇼를 진행하고 이렇게 사람들에게 한입씩 맛 보라며 나눠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한번 받아먹어보고 싶긴 했는데 줄이 워낙 길어 이렇게 앞에서 사진 한장만 찍어봤다. 나름 여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나보다. 근데 한번 와본 경험상으로 말하자면 아마 여긴 다시 안 올 것 같다. 가성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쾌적한 것도 아니고 여기만의 특색도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일본 골목 가게들에 가면 이보다 훨씬 퀄리티 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것은 내 기분 탓이려나.


포장마차거리에서의 경험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고 나 포함 같이 간 일행 모두 동의했다. 아마 서로 다들 친구들과 왔으면 또 느낌이 달랐으려나. 여기는 내 친구들이 나를 제외하고 오키나와에 왔을 때 사진을 보내줘서 처음 안 곳인데 그 사진만의 분위기로는 굉장히 괜찮았다. 근데 친구들이 여기 이야기를 별로 안 하길래 왜 그러나 했는데 직접 와보니 그 이유를 대충 알 수 있었다. 한번 경험상으로는 좋은데 두번은 아닌 곳을 추천하기도 그렇고 참 애매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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