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태원 루프탑 플래툰소넨덱(Platoon sonnendeck). 또 가고 싶은 곳!

디프_ 2016. 10. 30. 23:41

이태원 루프탑 플래툰소넨덱. 또 가고 싶은 곳!

(Itaewon rooftop Platoon sonnendeck)

 

 

할로윈 딱 일주일 전! 이태원에 있는 루프탑바 플래툰소넨덱을 다녀왔다.

 

원래 매번 동네 친구들을 만나면 만나기 전엔 활기차다가 막상 만나는 날이 되면 귀찮아서 집에서 제일 가까운 홍대에서 보곤 했는데..

이 날은 친구 생일겸 분기에 한번씩 보는 우리를 기념하는 겸 안 가본 곳에 놀러가보자 해서 이태원 플래툰소넨덱을 오게 되었다.

 

올해 들어 유독 한국에서 루프탑 혹은 루프탑바라는 장소가 인기였던 것 같고,

덩달아 나도 가고 싶다고 가고 싶다고 그룹카톡에서 떠들었었던 기억이 난다.

 

오고 싶었던 곳에 와서 그런지 오자마자 완전 신났다. '자취하면 꼭 사야지' 했었던 내 몸만한 베게가 잔디위에 놓여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 위에 앉거나 누워서 맥주를 마시며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위 사진도 조그마한 맥주 테이블을 앞에 두고 친구들과 모여 앉아 찍은 사진이다.

 

평소 술을 잘 못하기에 맥주 한 두잔만 가볍게 마시는 편인데 이 날 역시 가볍게 맥주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에 취한다는 말처럼 기분이 정말 좋았다. 실제로 너무 신나서 처음 만났던 사람들에게 너무 편하게 대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근데 또 그런 자유분방함이 이태원의 매력이니까!! 아 그리고 한국인보단 외국인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거의 5:5..?

 

플래툰소넨덱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적어도 이주에 한번씩은 친구들이랑 와서 누워서 맥주 한잔하며

가볍게 한 두시간씩 놀다가 집에 갔을텐데. 요즘은 갑자기 추워져서 올해는 이제 못갈 듯 싶다.

 

내년에 날이 따뜻해지면 정말 자주와야겠다. 서울에서도 이런 공간을 느낄 수 있음에 새삼 고마운 순간이었다.

 

 

 

사실 이 날 한가지 더 신기한 일이 있었다.

위에서 말했듯이 누워서 하늘도 보고 얘기도 하고 맥주도 한잔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가 좋아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 5년전인가 친구 덕분에 망원동으로 국악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다. 근데 우리가 생각하는 국악이 아니라

현대노래를 퓨전 식으로 재해석해서 표현하는 공연이였는데 그때 그 기억이, 처음 들어본 해금 소리가 아직까지도 강렬하게 남아있다. 

 

그 뒤로 이런 공연을 정말 다시 보고 싶었는데 마땅히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가 한두달 전에 그때 그 친구와 연락이 닿았고

막 대학생 신입 시절에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꿈을 키우던 친구가 이제는 직접 공연을 하러 다닌다는 말을 들었다. 꼭 보러가겠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이태원에 처음 놀러간 이 날! 내가 좋아하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이 친구일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그때 공연을 봤었던 팀아니냐며 갑자기 흥분해서 친구를 데리고 아래로 뛰어내려갔다. 

 

가끔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 현실이 되기도 하나보다. 공연 팀의 이름을 보고 그 친구인 것을 알았고 설레이는 마음과 함께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

 

기분이 좋았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오랜만에 들었다. 

보고 싶었던 공연을 보기도 했지만, 친구를 우연히 만나서 반가웠고 이렇게 알고 지냈던 누군가가 꿈을 이루고 성장한 모습을 보니 괜히 좋았다.

공연이 끝나고 반갑다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정작 공연 잘봤다 멋있었다라는 말은 못했던 것 같다.

 

그렇게 짧은 대화를 뒤로하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굳이 나를 비하하고 싶진 않지만, 누군가는 땀의 결실을 맺는 시기에 나는 뭐하고 있는거지라는 의문에 빠졌는데

친구가 '너는 취업했잖아'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뭐 그건 누구나 다 하는거고 라고 답변했다.

 

'남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내 자신을 먼저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라는 글을 어디서 본 적이 있는데 그런 날이 올까 싶다.

아무튼 오랜만에 정말 행복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했던 그런 날이었다.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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