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녹차 먹인 돼지 하나로 서오릉 꽉 잡고 있는 돼지집

디프_ 2025. 6. 17. 20:41
솥밥과 함께 나오는 두루치기도 맛있고 그냥 구워 먹는 삼겹살도 맛있는 서오릉 맛집 돼지집

 

 

오늘 소개할 곳은 정말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되었다. 아마 여길 처음 간 것은 어머니와 고양 스타필드 안에 있는 사우나를 다녀오고 나서였을 것이다. 사우나가 끝나고 저녁을 근처에서 먹을까 싶었다. 고양 스타필드 근처에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고깃집이 하나 있다. 거기가 막 특별하게 맛있다거나 그래서 좋은 것이 아니라 그냥 사장님이 센스가 있으시다. 사실 요즘 맛있는 곳과 맛없는 곳을 떠나서 그냥 잘 되는 곳과 잘 안 되는 곳을 구분하는 요소 중 하나가 손님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곳인지 아닌지를 보곤 한다. 물론 내가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고 해서 여기가 꼭 맛집이라는 것은 아닌데 내가 편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편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또 그에 맞춰 장사가 계속해서 잘 되는 것 아닐까 싶다.

 

아무튼 같이 고양에 가기로 한 시점부터 저녁을 거기서 먹어야겠다 싶었다. 근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이 마침 휴무였다. 주말이었을텐데 당연히 장사를 할 줄 알았는데 쉬는 날이더라. 그 지역을 잘 몰라서 그런데 평일 장사를 하는 곳이려나? 고깃집이 주말에 쉬는 경우가 흔치 않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부랴부랴 다른 갈만한 곳을 찾았다. 뭔가 다른 멀리 갈 엄두는 나지 않았고 근처에 괜찮은 곳을 가고 싶었다. 그렇게 찾는 곳이 한식을 파는 한정식 집이었다. 삼겹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가게를 가려고 하는데 유턴을 하는 와중에 오늘 소개할 이 서오릉 맛집 돼지집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가게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가게 상호명과 두루치기 글자 하나가 떡하니 쓰여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구미가 확 당겼다.

 

그렇게 처음 이 가게를 오게 되었고 그때 원래 고기를 먹기로 했었으니 삼겹살을 먹었다. 그렇게 막 특별하진 않았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너무나도 맛있게 잘 먹었다. 반찬이나 그런 것들은 셀프로 제공되고 그랬는데 어머니도 입맛에 맞으셨는지 맛있어 하셨다. 가격도 그렇고 뭐 하나 특별하진 않았는데 그냥 계속해서 생각이 나더라. 그 뒤로 어머니가 종종 여길 말하셨고 그러다 이날이 왔다. 오랜만에 이모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고 식사를 해야 했는데 어딜 갈까 하다가 여기가 생각이 났다. 나름 차를 타고 이동하기에 멀지도 않고 근처에 카페들도 있고 해서 시간을 보내면 괜찮겠다 싶었다. 그렇게 여기를 왔고 이모들은 두루치기를 먹는다고 해서 나와 어머니는 이렇게 삼겹살을 따로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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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치기는 처음이었는데 여기 기본 솥밥이 제공되더라. 만약 인원이 더 많을 경우 추가 비용을 내고 솥밥을 같이 주문하면 되니까 그렇게 하면 되겠다. 삼겹살은 따로 솥밥이 제공되지 않는다. 대낮임에도 사람이 어느정도 있었다. 그리고 식사를 하면서 약간 저녁 시간이 되었는데 그 뒤로 사람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더라. 서오릉이라는 곳은 참 특이하다. 여기 차를 타지 않으면 오기 힘든 곳인데 이 구역에 그렇게 맛집이 많다. 그리고 그 맛집들이 장사가 꽤 잘 된다. 평일에도 사람이 많으니까 말이다. 저번에는 이 근처에 만두 맛집을 왔었는데 거긴 낮에 웨이팅이 생길 정도니 참 특이하다. 내 주변에는 서오릉 오는 사람들은 없는데 이 사람들은 다 어디서 알고 오는 것이지.

 

사실 나도 여길 처음 안 이유가 지인이 이 근처에 살고 있어서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맛집들을 알게 되었고 이 지역이 딱 내가 좋아하는 여러 느낌을 갖고 있어서 그 뒤로는 약속이 없어도 혼자 찾기도 하고 그랬다. 그리고 여기서 이런저런 추억을 나름 쌓았다. 자연스럽게 만든 것은 아니고 내가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겠다. 아무튼 그렇게 나 포함 5명이서 돼지고기와 두루치기를 주문하고 열심히 굽고 끓이면서 먹기를 기다렸다. 여기 서오릉 맛집 돼지집의 경우 원재료인 돼지 자체가 조금 특별한 편이겠다. 녹차를 먹였다고 하는데 전남도지사 품질인증 돼지라고 한다. 사실 이런 것을 먹였다고 해서 딱 고기 자체만 먹었을 때 그 특별함이 느껴지는 경우는 아직 겪어보지 못했다.

 

최근에는 지인이 맛집을 추천해줬었는데 치커리였나. 아무튼 그것을 먹인 소를 판매하는 곳이라고 정말 맛있었다고 하더라. 뭐 닭도 특별하게 뭘 먹인 닭도 있다고 하고 아무튼 그런 것들이 나름 이색적으로 다가와 인기를 끄는 것 같기도 하다. 뭐 오리도 뭐 들었던 것 같은데. 근데 개인적으로 그런 것들이 더 맛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모르겠고 확실히 자연에서 편하게 지내던 재료들이 더 신선하거나 맛이 있는 것 같긴 하다. 다만 재료도 중요하지만 누가 어떻게 조리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이 녹차 먹인 돼지도 그 삼겹살 그 자체로는 이게 녹차를 먹었는지 다른 것을 먹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재료가 신선하고 잡내가 없고 이런 기본적인 것들은 다 충실히 가지고 있었다.

 

요즘 생기고 있는 다른 고깃집들과 다르게 여기는 고기를 직접 구워야 한다. 사실 고기의 경우 누가 굽느냐가 또 맛에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어느 고깃집을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 우리가 직접 고기를 구워 먹었었다. 근데 이게 딱 그 촉촉함도 사라지고 맛도 애매하고 그러더라. 근데 그런 우리가 불쌍했는지 사장님이 다음 고깃덩이를 구워주셨는데 육즙 살아있고 촉촉하고 부드럽고 너무 맛있더라. 그래서 이게 고기도 중요한데 어떻게 굽는지도 중요하구나 싶었다. 근데 그런 두께가 있는 고기들은 더더욱 그렇고 오늘 소개하는 이 얇은 삼겹살의 경우에는 난이도가 그보다 조금 떨어지긴 하겠다. 그래도 이게 화력이 조금 세기 때문에 너무 작게 썰면 바로 크리스피해지고 또 두껍게 썰면 그에 안 맞는 고기기 때문에 적당한 크기로 잘 썰어줘야겠다. 아니면 육즙 다 사라지기 전에 빨리 먹거나.

 

그렇게 고기가 다 익었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이 된장찌개의 경우 사실 고기를 먹을 때 찌개 종류 하나는 필수라 생각한다. 두루치기가 있긴 했지만 이건 국물이 없는 짜글이 스타일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이 뜨거운 찌개류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사실 된장술밥처럼 그런 것을 제대로 먹어보고 싶긴 한데 아직까지 그런 것을 제대로 파는 가게를 가보지 못했다. 예전에 어느 맛집에서 된장술밥 메뉴 그 자체를 판매하고 있어서 가볼까 싶었는데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지금은 그 가게가 어느 가게인지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여기 서오릉 돼지집도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딱 이런 고깃집에서 먹을 수 있는 적당한 조미료 맛의 찌개를 즐길 수 있었다. 고기를 먹다가 중간중간 이거 한입 해주면 감칠맛도 살아나고 느끼함을 확 잡아준다.

 

이상하게 이렇게 밖에서 삼겹살 사먹을 때 소금 툭툭 찍어 먹거나 쌈장 듬뿍 찍어서 흰쌀밥이랑 먹는 게 왜 그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집에서 먹으면 이런 기분이 안 난다. 그냥 밥 한 공기가 금세 사라진다. 그래서 이날도 본의 아니게 과식을 좀 했다. 밥을 다 먹은 것은 다 먹은 것인데 솥밥이다 보니 마무리로 누룽지도 먹었고 고기도 먹다 보니 1인분 추가해서 더 먹게 되었다. 이모들이 두루치기도 남겨서 그것도 먹고. 아무튼 뭔가 이런 한식 스타일은 이상하게 나도 모르게 과식을 하게 된다. 정말 막 여긴 꼭 와야 한다는 그런 특별한 맛은 아닌데 그냥 먹다 보면 순식간에 해치우게 된다. 아마 이런 곳들이 계속해서 방문하게 만드는 무서운 맛집이 아닐까 싶다. 꼭 특별해야만 맛집은 아니니까. 그런 이유로 여기가 장사가 계속해서 잘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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