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도 괜찮은데 예약까지 편해서 방문하기 좋은 발산역 나오키 오마카세
한때 오마카세 문화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다. 사실 나의 경우 그 당시에는 오히려 오마카세를 갈 수가 없었다. 이유는 갈 사람이 없었어서. 뭐 혼자서도 갈 수 있기야 하지만 굳이 그런 열정까지는 없었다. 근데 그렇게 유행하기 몇 년 전에는 친구들과 종종 갔었다. 사실 나의 경우 술을 안 마시기 때문에, 그리고 친구들과는 어차피 자주 못 만나기 때문에 만날 때 주로 호캉스를 간다거나 맛있는 것을 먹곤 했다. 근데 이 오마카세가 딱 우리 만남에 적절했다. 일단 최소 1~2시간 정도는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니까 이때 못다한 대화들을 나눌 수 있고, 예를 들어 고깃집에 가면 음식 먹는 것에만 시간이 다 쓰이고 정작 대화를 못 나누는데 여기선 모든 부분을 다 가져갈 수 있으니까 나름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
물론 가격을 무시할 수 없겠는데 사실 우리가 막 1인에 몇십만원 하는 그런 곳들은 가 본 적이 없다. 사실 그리고 그렇게 비싼 곳이 물론 퀄리티나 구성이나 서비스 등이 더 좋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오마카세 문화 자체가 하이엔드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차이는 있겠지만 나처럼 그냥 먹기만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를 못 느낄 테니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우리의 경우 1인 10만원에서 15만원 사이의 곳을 주로 방문했던 것 같고 한참 만날 때 주로 방문했던 곳이 오늘 소개할 나오키라는 곳이다. 원래는 여기 지점이 아니고 다른 곳에 본점이 있었다가 여기로 2호점을 확장하게 되시면서 아예 본점을 여기로 바꾸신 것 같았다. 그리고 오마카세가 한참 인기일 때 2호점까지 확장하셨다가 이젠 기존 본점을 없애신 것 같고.
사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곤 하더라. 우리나라 경제 지표를 판단할 때 이 고급 레스토랑 예약률을 보면 된다고. 뭐 택시 이용객이나 그런 것이 대표적으로 쓰이곤 하는데 이 오마카세나 고급 레스토랑이 한때 인기를 끌게 되면서 저런 말이 나오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근데 정말 그때는 무슨 예약 자체가 힘들었다. 몇개월은 기본이고 아예 그해에는 예약이 불가한 곳도 많았으니. 근데 지금은 사실 나의 경우 모든 곳을 살펴본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예전에 비해 예약이 쉬워지긴 했다. 여기 나오키의 경우 약간 숨겨진 나만의 맛집 같은 곳이라 사실 올 때마다 예약이 그리 어렵진 않았다. 물론 이게 완전 예전 기준이긴 하지만. 아무튼 이번에도 나름 이주 전에 예약을 하고 와서 고생은 없었는데 사람들 말로는 그렇다고 한다. 예약률이 많이 줄었다고. 그래서 경기가 힘든 게 맞다고.
근데 이게 또 맞는 말인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흑백요리사 이후 한국에서 또 요즘 고급 레스토랑 예약이 힘들어지고 있으니까. 미슐랭인가 뭔가부터 해서 파인 다이닝까지 말이다. 뭐 요식업계 종사자 말로는 한국이 원래 파인 다이닝 문화가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었는데 덕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좋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데 나의 경우에도 파인 다이닝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나름 호텔 뷔페들만 돌아다녀본 것이지, 한식을 막 멋있게 내어주는 그런 곳을 가본 적은 없다. 아직 한식을 막 몇십만원 주고 먹어야 하는 니즈가 없어서 그런가 선뜻 발걸음이 향하지 않더라. 물론 몇 번 가볼까 싶기도 했었는데 그땐 마침 또 기회가 없기도 했고.
한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지금과 같은 열풍이 잠잠해지긴 할테니 나의 경우 그때 좀 흑백요리사에 나왔던 사람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들을 방문해볼까 싶기도 하다. 사실 해당 프로그램 보면서 제일 응원하기도 했고 내 취향에 맞기도 했던 사람이 트리플스타 그 사람이었다. 꼼꼼하고 깔끔하고 그렇더라. 무엇보다 디테일이 정말 장난 아니더라. 개인적으로 큰 틀도 중요하지만 디테일을 제일 신경 쓰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런 방향성이 맞았던 것 같다. 그래서 같은 결로 백종원 심사위원보다는 안성재 심사위원의 평가들이 더 와닿기도 했고. 뭐 다들 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분들이긴 하지만 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그냥 개인적인 생각은 말할 수 있으니. 그래도 개인적으로 우승자는 에드워드 리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그 사람 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그 한식 대결을 했을 때였나. 백 요리사님은 딱 한 그릇만 내어주시고 흑 요리사님은 여러 구성을 다양하게 내어주셨었는데 그런 차이처럼 아직은 에드워드 리 요리사님이 개인적으로 다른 차원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뭐 출연했던 셰프들도 계속해서 하는 말인 것 같기도 하고. 인기에 힘입어 시즌 2가 제작되고 있다고 한데 어느 요리사들이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번 넷플릭스 PD들도 피드백이 좋았어서 아마 시즌 2는 지금보다 모든 사람들이 더 불만 없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출연진들 출연료도 그렇게 높지 않았다고 하니까 제작진들 역시 지금의 인기는 그렇게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2024년 가장 인기작 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연말 가족 모임 또는 연인과 데이트하기 괜찮은 발산역 나오키 오마카세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해보도록 하겠다. 가격은 약 10만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사실 이런 퀄리티의 오마카세 가게 중에서는 가격이 합리적인 곳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여길 오기 전에 정말 양도 괜찮고 가격도 괜찮은 가게를 가려고 했다. 심지어 거긴 입소문도 나지 않아서 예약도 정말 간편했다. 근데 이번에 가려고 하니까 가게가 사라졌더라. 가게 자체가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고, 원래 1층에선 일반 초밥집을 운영하고 2층에서 오마카세 가게를 운영했었다. 근데 그게 사라지고 아예 오마카세 메뉴처럼 해서 한 판을 그냥 내어주시는 서비스로 운영을 하고 계셨다. 너무 아쉬웠다. 사실 거기가 개인적으로 오마카세 가게 중에 누굴 데려가기 제일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이유는 다른 것 없다. 일단 가격이 착했다. 아마 이 발산역 나오키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을 것이다. 거기도 10만원 이하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니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퀄리티는 앞서 말한 것처럼 같은 오마카세 제공하는 가게이면 이 정도 금액대에서는 큰 차이가 없겠고. 어차피 재료 다 공수하셔서 퀄리티 올리기 위해 별도 숙성도 하고 다른 것 이것저것 가미하시니까. 근데 정말 양이 어마무시했다. 사실 오마카세를 가고 나면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목소리가 양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니까 비싼 돈 내고 먹었는데 맛있는 것은 알겠으나 양이 부족해서 또다시 갈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근데 그 사라진 오마카세 가게의 경우 여태까지 먹었던 그 어느 곳과 비교해서 양이 어마무시했다. 사실 원래 주는 대로 먹는 편인데 여기 가면 밥 양을 조금 줄여달라고 할 정도니까.
원래 이전에는 주시는대로 먹긴 했었는데 마지막에 마끼였나. 그것을 먹고 도저히 삼킬 자신이 없어서 셰프님 몰래 처리를 한 이후 이건 그냥 주는 대로 먹으면 안되겠다 싶었다. 근데 이번에 같이 갈 일행이 먹는 양이 워낙 많아 거길 데려가고 소개해주면 딱이겠다 싶었는데 이제 장사를 안하신다고 해서 마음이 아팠다. 근데 뭐 어쩔 수 없지. 그렇게 대체재로 찾은 곳이 바로 여기 나오키다. 그러니까 앞서 말한 장점들을 다 가지고 있으나 조금씩 부족하다고 생각해 주시면 되겠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곳보다 여기 나오키가 뛰어난 장점은 입지가 되겠다. 아마 앞서 소개한 곳의 입지가 번화가였으면 개인적으로 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근데 거기 위치 자체가 차가 없으면 찾아가기 힘든 그런 곳이어서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이날의 경우 우리 포함 총 6명이서 한 공간에서 식사를 즐기게 되었다. 원래 최대 12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공간으로 보였다. 아닌가, 10명이었나. 아무튼 준비를 해주시는 셰프님이 두분 계시는데 이날의 경우 6명만 있었기 때문에 한 셰프님께서만 우리를 응대해 주셨다. 사실 여기 사장님들 예전에 자주 왔었어서 나는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데 아마 모르시겠다. 내가 아니라 한 친구가 워낙 수다쟁이고 이런 일식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물어보는 편인데 그 친구랑 같이 왔었으면 아마 기억하시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기억 못 하셔도 아마 그 친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근데 뭐 모르지, 그 친구는 이미 따로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갔을지도. 아무튼 자리에 앉아 녹차로 입가심을 해주고 본격적으로 오마카세를 즐기기 시작했다.
나오는 구성과 순서 등은 위 사진을 순서대로 봐주시면 되겠다. 제공해주시는 모든 사진을 다 찍었고 순서도 바꾸지 않았다. 그래서 여길 가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시지 않을까 싶다. 근데 아시는 것처럼 오마카세의 경우 시즌마다 메뉴가 바뀐다. 모든 구성이 100%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2~30% 정도는 계속해서 랜덤 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가장 맛있는 제철 재료들을 준비해서 내어주는 것이다 보니 어쩔 수 없겠다. 그래서 한 가게를 계속해서 방문하는 것도 나름 메리트가 있다. 왜냐하면 일반 식당은 하나의 메뉴가 똑같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이 오마카세의 경우 셰프님들이 알아서 재료를 바꿔주시고 그에 따라 메뉴가 바뀌니까 똑같을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재방문이 더 쉬운 요식업 중에 하나라 생각한다. 물론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마지막으로 저 이름이 뭐였지. 까먹었는데 아무튼 밥을 먹고 식후 디저트와 함께 이날의 식사가 끝이 났다. 원래는 저 메인 밥이 나오기 전에 앵콜이라고 해서 그날 제일 괜찮았던 스시를 하나씩 추가로 제공해 주시고 그러셨는데 그런 것이 사라진 것 같다. 이날 여쭤보시지 않으시더라. 근데 아마 문의를 해보면 주시긴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이날도 밥 양 부족한 분들에게 먼저 제공해 드릴지 여쭤보는 것이 아니라 한 고객이 문의하니 그때서야 가능하시다고 안내를 해주셨으니까. 아마 운영하시면서 여러 피드백이 있어서 그에 따라 잘 맞춰가시는 것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이날 너무 오랜만에 오마카세 가게 방문했는데 너무 괜찮았다. 일행도 만족스러워했고. 그래서 슬슬 연말도 다가오고 하는데 가족 모임 또는 데이트하기 괜찮은 곳 찾으실 때 여기 발산역 나오키 가보시는 것은 어떨까 싶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