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 한 그릇에 15,000이지만 일 년 내내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여의도 진주집
원래 여의도라는 지역 자체가 한강과 이어지긴 했지만 주 활동 인원은 3040 직장인이었다. 그중에서도 금융권 회사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곳인지라 어느 정도 능력이 갖춰진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 물가가 저렴하진 않은 그런 느낌? 다만 운이 좋게도 여의도에서 첫 직장 생활을 하게 되어서 나름 정장을 입고 출근해보기도 하면서 간접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었다. 비싼 가게들도 있었지만 역시나 사람 사는 곳이고 직장인 몰려있는 곳이라고 그중에서도 가성비가 괜찮은 식당들도 많았다. 사실 직장인 상권 자체가 정말 맛집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 중 하나라 생각한다. 양이 부족하다거나 가격이 비싸다거나 여러 이유로 소문이 잘못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길 안 가니까. 또 직장인들에게 점심은 중요한 일과 중 하나인데 거기서 안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 정말 사람이 안 가게 된다.
근데 그 분위기가 몇 년 전부터 바뀌었다. 요즘은 1020 연령대도 많이 보이고 심지어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아졌다. 여의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지만 바뀐 것이 딱 하나 있겠다. 바로 더현대서울. 이 백화점이 하나 들어선 뒤로 여기 유동인구 연령대나 분위기, 스타일 자체가 아예 바뀌어버렸다. 이전에는 그래도 좀 올드한 느낌이 있었다면 요즘은 아예 이 지역 자체가 트렌디하게 바뀌어버렸다. 사실 백화점 하나가 문화를 만들고 바꾸어 나갈 수 있다고 하면 안 믿겠지만 난 그걸 여의도 더현대서울이 바꾸어줬다고 생각한다. 이 더현대서울이 이슈가 된 뒤로 다른 유통업계들도 저렇게 바꾸려고 긴급으로 대응하고 또 실제로 바꾸고 있고 그런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새로 뭐가 이슈가 되면 꼭 가보는 편인데 더현대서울에 대한 경험은 나 역시 좋았고 신선했다. 일단 위치가 가깝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지금도 매 시즌마다 테마를 바꿔서 이슈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런 공간을 만들어둔 백화점 자체가 많이 없다 보니까 다른 업체들도 단기간에 따라 잡을 순 없고 나름 희소성 있는 차별화된 포인트를 계속해서 가져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외국인들은 아예 이 더현대서울 방문이 관광 코스라고 있을 정도이니 뭐 앞으로 계속해서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 이런 문화 공간의 경우 방문객과 매출이 꼭 직접적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방문객이 없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많겠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 가보니 2층과 3층을 아예 명품 매장으로 리뉴얼을 하고 있더라. 명품과는 거리가 먼 1인으로서 차라리 디자이너 브랜드가 들어왔으면 좋겠는 아쉬움이 있긴 한데 뭐 어쩔 수 없겠다. 아무튼 쓸데없는 말이 길어졌는데, 변하지 않았던 여의도가 백화점 하나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근데 이 여의도에서 변하지 않은 것 하나를 말하자면 바로 오늘 소개할 진주집 가게를 말씀 드리고 싶다. 사실 여기는 아주 예전부터 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인기가 있는 곳이다. 사실 예전보다 요즘 더 인기가 많겠다. 이번에 정말 오랜만에 방문했었는데, 예전에 내가 여의도에서 회사를 다닐 때에만 하더라도 매장이 지금처럼 넓지 않았다. 이게 여의도 백화점이라는 건물 지하에 식당가처럼 입점이 되어있는 것인데 가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나름 구역처럼 장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 구역만 장사를 하고 있어서 여름이면 사람들이 대기를 해야 했다. 근데 그 뒤로 지하 중간중간 계속해서 확장을 하더니 지금은 예전과 비교해서 규모가 꽤 커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대기가 없더라. 빈자리가 생길 때마다 바로바로 안내를 해주셔서 이날도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리고 메뉴판을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닭칼국수 12,000원, 비빔국수 12,000원, 냉콩국수 15,000원, 접시만두 12,000원, 육개장칼국수 12,000원으로 메인 메뉴 4개와 사이드 메뉴 1개 총 다섯개의 메뉴로만 구성된 것을 알 수 있겠다. 심지어 만두를 제외하곤 나머지가 다 면 요리이고. 그렇다 보니 음식도 미리 대략적으로 준비할 수 있어서 빨리 나오는 편이겠다. 콩국수 역시 미리 뜨겁게 끓여둬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바로 콩국물 부어서 나오면 되는 것이니까. 그래서 사람만 계속해서 온다면 회전율 매우 높게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춘 몇 안 되는 가게라 볼 수 있겠다. 아무튼 올해에 정말 오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다가 여름이 끝나고 이렇게 오게 되었는데 어정쩡한 시간임에도 정말 사람이 많더라. 그러니 이렇게 리뷰가 10000개가 넘어가지. 이 리뷰도 초록창 한정으로 본 것이지 구글 등 다른 것도 합쳐보면 정말 꽤 되겠다.
이날은 만두 하나와 콩국수 그리고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이 콩국수 가격 자체가 다른 면 음식들에 비해 약 3천원 정도 더 비싸게 책정이 되어있다. 근데 사실 콩국수 자체가 저렴한 곳은 많이 못 본 것 같다. 원래 면 요리 자체가 저렴한 편인데 콩국수는 예외더라. 그래서 콩국물 단가가 높은가 생각은 했었다. 다만 물어볼 것이 없어서 아직 진실은 찾지 못했다. 그냥 시장가가 예전부터 높게 책정되어 있어서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는 음식인 것인지, 아니면 원가 자체가 다른 음식들에 비해 비싼 것인지 말이다. 만약 아시는 분들 계시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여기 여의도 진주집 콩국수 가격이 전국에서 제일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전국의 모든 가게들과 비교해 본 것은 아닌데 그런 소문이 있더라. 만약 여기보다 더 비싼 곳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거기 괜히 가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날 여의도 진주집 모든 메뉴가 다 맛있었다. 접시만두의 경우 수제만두인지는 모르겠지만 속이 꽉 차 있어 좋았다. 그리고 비빔국수의 경우 처음에 비쥬얼이 허여멀건해서 솔직히 간이 심심할 줄 알았다. 근데 막상 먹어보니 감칠맛 제대로고 적당히 단짠단짠으로 맛있더라. 매운 느낌은 전혀 아니었고. 그리고 콩국수는 사실 말할 것도 없겠다. 담백 그 자체였다. 여기 콩국수의 경우 일본인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맛 중 하나인데, 주변에 일본인 친구 있으면 여길 데려오면 아마 굉장히 좋아할 것이다. 실제로 여기 식당 자체에 혼밥을 즐기는 일본인들도 종종 보이니까 이 부분은 믿어도 되겠다. 그리고 리뷰 10000개가 넘어가는 전국에서 제일 비싼 콩국수 여의도 진주집 장점 중 하나는 바로 김치가 되겠다. 이 김치에 빠진 사람들이 많아서 리필도 별도 요청을 해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대충 다 먹은 것을 확인하고 주시더라. 그만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증거가 되겠다. 김치가 달달한 편인데 나름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먹게 된다. 아마 콩국수도 좋지만 김치 때문에 여길 찾는 분도 많지 않을까 싶다. 너무 유명한 곳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아마 여긴 좋아하실 것 같다.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