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안이 고기로 가득 차 있는, 순대국 매니아 필수 방문해야 하는 사골 육수 베이스 목동 만복순대국
그 누구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그래도 늦은 만큼 빈도수를 끌어올려서 그래도 이제 중간 정도의 레벨은 진입하지 않았을까 싶은 순대국. 오늘은 순대국 좀 먹어봤다는 사람들도 잘 모를 수 있는 생소한 곳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근데 최근 1~2년간 소개가 많이 되어서 나름 유명해진 것 같긴 한데, 여기도 위치가 위치인지라 멀리서 찾아오긴 힘들 것 같고 근처에 뭐가 있어야 그나마 방문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목동에 위치한 만복순대국이라는 곳이다. 근데 여기 따로 광고나 그런 것을 하진 않았고 순전히 입소문으로 이렇게 유명해진 것 같다. 쉽게 말해서 근처 현지인들만 나름 맛있게 잘 즐기고 있었는데 유튜버들이나 뭐 다른 유명인들에 의해 소문이 나서 근처에서 남들 모르게 즐기고 있었던 단골 손님들만 불편해지는 몇 안되는 그런 맛집 같은 느낌이랄까.
일단 여기 순대국 매니아들에게 인정을 받은 곳이다. 정말 여기 와서 만족하지 않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나의 경우 막 유튜브에 나와 입소문을 타기 전 여길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다. 서울 사람이지만 이젠 거의 부산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와 서울에서 시간을 보내다 점심이었나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이 친구가 해장 겸 국밥 이야기가 나왔고 그렇게 갈만한 곳을 찾아봤다. 나는 운전을 하고 있는 상태였고 이 친구가 찾아봤는데, 24시간 가게가 있다고 거길 가자고 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24시간 가게에 편견이 있다. 24시간 가게는 맛집이라기보단 그냥 편하고 빠르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의 가게였다. 그래서 깊이는 없겠다 싶었지만 뭐 딱히 다른 대안이 없기도 하고 그날 이 순대국이 메인은 아니었기 때문에 목적지를 찍고 방문하게 되었다. 다행히 가게 뒷편에 별도 주차 공간이 있어서 주차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그날 기본을 먹고 친구는 얼큰 맛을 먹었는데 정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물론 나도 맛있게 잘 먹고. 그리고 그 친구가 인정을 했다. 여기 순대국집 정말 맛있다고 말이다. 사실 나도 너무 기대를 안하고 가서 그런지 몰라도 이 양에 깜짝 놀라고 맛있어서 놀라기도 했다. 여전히 인생 최대 국밥 맛집은 부산 김해에 있지만 수육을 제외하고 단순 이 순대국의 맛과 퀄리티만 비교하자면 여기 목동 만복순대국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부산 현지인 친구에게도 인정받은 맛집이고, 국밥부장관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국밥 전문 유튜버가 있는데 그 유튜버도 여기 와서 감탄을 하고 돌아갔다. 근데 그 유튜버 컨텐츠를 계속해서 살펴보니까 웬만한 것은 다 맛있다고 해서 좀 애매하긴 한데, 어찌 되었든 내 친구도 인정을 하고 돌아간 곳이니 여기 그냥 단순히 24시간이라서 유명해진 것은 아니겠다.
이날 여길 의도하고 방문한 것은 아니었다. 근처에 일이 있었다. 나름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 시간이 필요했고 그 대기 시간 동안 식사를 하고 다시 돌아가야겠다. 그렇게 근처 먹을만한 곳을 찾아봤는데 예전에 처음 방문했었을 때 즐겨찾기 해둔 이 가게가 보였고 오랜만에 가봐야겠다 싶었다. 점심시간 피크 타임이 약간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내부가 꽉 차 있었다. 다행히 구석에 한 자리가 남아서 거기에 앉아 주문을 하고 먹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기본으로 주문했다. 기본으로 주문할 경우 별도 다대기 같은 양념이 하나도 없다. 테이블에도 없다. 물론 달라고 하면 따로 주실 것 같긴 한데 굳이 그러진 않았다. 그냥 이렇게만 먹어도 간도 적당히 되어있고, 소금이나 후추 같은 것을 넣어서 간 조절을 하면 되니까. 새우젓도 그렇고. 일단 기본적으로 국물만 먹어도 뭐 얼큰, 매콤한 맛은 나지 않지만 간이 되어있는 편이다.
순대국 맛집 좀 다녀본 사람들도 감탄하게 만드는 목동 만복순대국. 기본 밑반찬은 딱 필요한 것만 깔끔하게 나온다. 사실 순대국 가게에서 여러 밑반찬이 필요 없겠다. 순대국 자체가 메인 요리도 되고 반찬도 되고 하는 것이니까. 근데 여긴 특별하게 오징어 젓갈이 따로 나오더라. 개인적으로 밥도둑 반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떨 때는 다른 것 없이 저거 하나만 있어도 밥 반공기는 순식간에 해치우게 된다. 그래도 이날은 조금 참아주었다. 많이 먹을 것도 아니고 밥을 이렇게 순대와 각종 고기들과 즐겨줘야 했다. 쌈장 콕 찍어 먹거나 이렇게 새우젓 올려서 고기나 순대와 같이 먹으면 새우젓의 짭조름함과 고기의 담백함이 어우러지면서 굉장히 맛있어진다. 쌈장으로 적당히 감칠맛 올려주고 말이다. 누군가는 소스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하는데 또 이렇게 먹으면 이렇게 먹는 맛이 있다.
깍두기의 경우 물김치처럼 하얀 베이스인데 그렇다고 해서 맛이 심심한 것은 아니다. 뭔가 이 순대국이 있으니까 일부러 맛을 죽이지 않기 위해 저렇게 만드신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주문한 순대국은 특이 아니다. 일반 기본이다. 근데 이렇게 안에 내용물이 가득 차 있다. 순대국 역시 기존 기성품 순대국이 아니고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맛있는 순대국이다. 살코기도 그냥 짜투리 살코기가 아니라 메인 부드러운 살코기가 이렇게 실하게 들어가 있고. 나름 유명한 곳들 이젠 많이 가본 것 같은데 정말 그런 곳들 중에서도 탑을 꼽는 가게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대식가 중 한 명인 먹방 유튜버도 여기에서 나오는 고기 양에 놀랐다고 하니까 내 기준에 많은 것만은 아니겠다. 내 기준으로 배고플 때 먹어도 뚝배기 국물까진 다 못 해치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양이 정말 많은 곳이다. 근데 양만 많고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데 양까지 많은 곳이라 봐주시면 되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입이다. 순대는 이제 하도 많이 먹어서 좀 익숙해졌는데, 저렇게 지방과 살 부위 적당히 조합되어 있는 살코기를 흰쌀밥 위에 올리고 거기에 쌈장이나 새우젓 올려서 먹는 한입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런 국밥 종류의 경우 밥을 말아서 숟가락 하나로 편하게 한번에 드시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렇게 따로 먹으면서 저렇게 먹을 수 있는 한입을 굉장히 좋아한다. 물론 말아서 먹는 매력도 있긴 한데 그것도 역시 국물 따로 숟가락 퍼서 먹는 것이 좋더라. 순대국 먹는 방법은 사람마다 정말 다양하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것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고. 누군가에겐 내가 먹는 방법이 성에 차지 않을 수 있겠고, 나 또한 누군가가 어떻게 먹으면 이해가 안 가기도 하고 그렇겠다. 물론 아직 그런 적은 없지만. 아무튼 이날 너무 잘 먹었고 여기 목동 맛집 만복순대국은 순대국 좀 드셔보신 매니아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은 가봐야 하는 곳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