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못 먹었지만 다음엔 꼭 백반이 먹어보고 싶은 용산 백반 맛집
자주 지나가는 공간인지만 안으로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실 이전에 2~3번 정도 안으로 들어가보긴 했다. 바로 나와서 문제였지. 용산에 위치한 대복백반이라는 곳인데 저녁엔 모르겠고 점심엔 정말 인기가 많은 곳이다. 갈 때마다 사람이 꽉 차 있더라. 물론 매장 내부가 넓은 편은 아니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테이블이 적은 편도 아닌데 항시 사람이 많다. 그래서 저번엔 자리가 없어서 못 먹고, 또 그 이후엔 백반 메뉴를 먹어보고 싶었는데 조기 소진으로 인하여 주문이 불가하다고 하여 그냥 나왔었다. 그래서 이번엔 좀 늦은 시간에 방문하였고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그래서 백반을 주문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조기 소진으로 인하여 백반 주문은 불가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나갈까 하다가 김치찌개로 가볍게 먹으면 낫겠다 싶어서 김치찌개를 주문하였다. 근데 이 선택이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면서 일행과 함께 '또 백반 다 나갔네'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근데 그걸 사장님께서 들으셨는지, 백반 준비하는 양이 한정되어 있어서 금방 금방 나간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먼저 말을 걸어주셨길래 그럼 백반은 뭐가 다르냐고 여쭤봤다. 왜냐하면 김치찌개를 주문하여도 어찌 되었든 이렇게 밑반찬이 나오는데 과연 백반은 뭐가 다를까 싶었다. 반찬이 다를까 궁금하기도 하고. 근데 이런 구성은 똑같은데 생선구이가 나온다고 하셨다.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하셨다. 그니까 백반 메뉴의 경우 생선구이가 나와 양이 한정되어 있고 그걸 사람들이 많이 찾으니 조기 소진이 발생하여 못 판매하는 그런 상황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나의 경우 생선구이에 큰 취향이 없다. 물론 맛은 있는데 그 가시 발라서 먹는 게 너무 귀찮아서 그렇게 선호하진 않는다. 근데 그 메인인 구이만 다르고 밑반찬이나 이런 결은 비슷하다고 하시니 나의 경우 이날 선택이 오히려 나은 선택이었다. 이렇게 먹어볼 수도 있고 말이다.
매번 백반 메뉴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날만큼은 그런 아쉬움이 없었다. 그렇게 밑반찬이 먼저 나오고 메인인 김치찌개가 나오기 전까지 하나하나 맛을 보기 시작했다. 공깃밥도 나왔겠다 같이 먹어주면 딱이었다. 근데 밑반찬 하나 딱 먹어보자마자 왜 여기 점심에 사람들이 많은지, 백반 메뉴가 조기 소진되는지 알 수 있었다. 너무 신선하고 맛있더라. 사실 백반집들의 경우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미리 반찬 같은 것들 덜어두는 곳들도 많다. 근데 그런 곳의 경우 맛있긴 하지만 음식 자체의 수분기가 마른 경우도 있다. 근데 여긴 그런 것 없이 하나하나 촉촉하고 일단 사온 것이 아니라 손수 다 만드신 것 같았다. 사실 백반집들의 경우 사장님들께서 다 손맛이 있으시기 때문에 그런 장사를 하시는 것이라 직접 대부분 다 만드시긴 하는데 여기의 경우 관리도 잘 되어있고 딱 정갈하게 맛있는 느낌이었다.
특히 이 감자조림이라고 해야하나. 이게 너무 맛있었다. 원래 평소에 잘 안 먹는 반찬 중 하나인데 이날은 다 먹고 나서 맛있어서 추가로 한 번 더 받아서 먹었다. 개인적으로 그 조림 스타일의 감자는 좋아하는데 이렇게 푹 익혀져 나오는 감자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식감도 그렇고 딱히 맛 측면에서도 크게 잘 모르겠더라. 근데 여기서 짭조름하게 너무 맛있었다. 계속해서 손이 가는 느낌이랄까. 김치찌개가 푹 익어갈 동안 계속해서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고 개인 앞접시에 덜어 먹기 시작했다. 일단 1인 8,000원 기준으로 나온 것인데 정말 고기가 듬뿍이더라. 근데 고기만 듬뿍인 것이 아니라 사진으로 보면 아시겠지만 각종 양파부터해서 두부까지 재료가 실하게 들어가 있다. 원산지를 살펴보니 고춧가루, 배추부터해서 돼지고기까지 다 국내산인데 메뉴명에서 생고기김치찌개라고 한 것을 보아 또 냉장일테니 여러모로 퀄리티가 괜찮다고 볼 수 있겠다.
요즘 냉동으로 김치찌개 주는 곳도 이 가격으로 판매하는데 냉장인데 이 가격이면 정말 괜찮다고 볼 수 있겠다. 사장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사실 여기 딱 와보니 장사가 잘 되는 이유가 있는 곳이었다. 저녁 메뉴도 있는 것으로 보아 저녁 장사도 하시는 것 같은데 다음에 저녁 메뉴 먹으러 한번 와봐야겠다 싶다. 간혹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 있다. 하나만 딱 먹어봐도 여기 요리 잘하는 곳이구나, 장사 잘하시는 곳이구나 그런 느낌이 드는 곳 말이다. 근데 여기 용산 대복백반 가게가 그랬다. 서비스 역시 과함도 없고 적정하게 너무 좋았고 전체적으로 깔끔 쾌적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전에는 매번 올 때마다 못 먹어서 관리가 잘 안되나 하는 약간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있었는데 막상 와보니 이해도 되고 오히려 너무 섣부른 판단을 했었나 싶었다. 아무튼 기존의 인식을 딱 한 번의 식사로 다 바꾸어주었다.
그래서 보글보글 끓은 김치찌개와 함께 나머지 밥을 먹어주었다. 김치 역시 적당히 익어서 식감이 살아있어 좋았다. 간혹 너무 푹 끓이면 배추가 식감 없이 흐물흐물 씹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도 여긴 그 적정선을 잘 지키고 있더라. 개인적으로 씹는 맛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씹는 맛이 있어 좋았다. 그렇다보니 공깃밥에 술술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실 밥 양 자체는 많이 안 먹은 지 꽤 되었다. 1인 1 공기도 안 해치운 지 좀 된 것 같은데 이날은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웠다. 밑반찬도 맛있고 메인인 김치찌개도 훌륭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다음에는 좀 늦게 오는 것이 아니라 일찍 나와봐서 백반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싶다.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테니 그 맛이 궁금해졌다. 밑반찬 하나 딱 먹자마자 마음을 바꿔주었던 용산 대복백반,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