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요즘 금값 됐다는 오징어가 실하게 나오는 현선이네 오징어볶음

디프_ 2023. 12. 12. 20:13
시뻘건 비쥬얼에 걸맞게 매콤하게 즐길 수 있는 오징어볶음

 

이 가게는 이전에 한 번 방문하고 정말 오랜만에 왔다. 그때 왔었을 때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아쉬움이 뭐 맛에 대한 것이나 서비스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내 선택에 아쉬웠다. 뭔가 여기 딱 보니 지나갈 때마다 맛집 느낌이 나더라. 항상 사람도 많고, 그 사람들도 맛있게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안에가 만석이라 못 들어갈 경우 아쉬워하는 손님들도 보았다. 그래서 한 번 가보자 싶었고, 그렇게 방문했었다. 근데 맵기를 선택하는 영역이 있었다. 나의 경우 완전 맵찔이기 때문에 약한 맛을 먹었어야 했다. 근데 그때는 정말 뭔가 매콤하게 먹고 싶었나 보다. 근데 그땐 몰랐다. 내 기준 매콤함과 이 가게 기준 매콤함이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좀 맵게 주문해서 먹었는데 땀도 엄청나고 처음 의욕처럼 잘 먹지 못했다. 그래도 배를 채우긴 했는데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그 뒤로 또 갈 생각을 당분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그 매콤함에 이끌려 다시 이 가게에 방문하게 되었다. 물론 그때와 똑같은 실수는 하지 않으려고, 이번엔 아주 기본맛으로 주문했다. 사실 기본맛도 조금 매콤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땐 왜 욕심을 냈지? 아무튼 그렇게 주문을 하고 기다렸다. 이 가게의 경우 점심 기준으로 주로 부대찌개를 먹으러 오시는 손님도 많다. 근데 근처 부대찌개 먹을 가게는 많으나, 오징어볶음 메뉴는 여기서만 먹을 수 있기에 여기 올 때마다 오징어볶음만 픽해서 먹고 있다. 그렇게 2인분을 주문하고 기다렸다. 그동안 밑반찬을 가볍게 즐겨주었다. 밑반찬의 경우 심플하지만 그래도 햄이 있어서 나름의 감칠맛과 식욕을 조금 살릴 수 있었다.

 

요즘 오징어가 정말 금값이라고 한다. 매일 아침 출근을 하면서 라디오를 듣는다. 노래를 매번 듣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라디오를 틀어봤는데 나름 재밌더라. 확실히 처음엔 낯설어도 빠지면 매력적인 것들이 있다. 그렇게 듣는데, 거기서 간추린 뉴스를 소개해주는데 오징어 이야기가 나오더라. 정확한 수치는 기억나지 않는데, 원래 만마리가 잡힌다고 가정하면 지금은 천마리 정도만 잡힌다고 했었나? 이게 기온 탓도 있고 한데 중국에서 침범하여 잡아가는 양도 꽤 되고, 중국 자체의 소비도 많이 늘어나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 예전처럼 오징어를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라. 뭐 근데 자연은 항상 바뀌기 때문에 뭐 정답은 없겠지만 아무튼 당분간 정말 오징어가 금값이 되는 것은 맞겠다.

반응형

그래도 여기에 오면 그런 비싼 가격을 잊을 수 있겠다. 물론 점심 가격 기준으로 1인분 12,000원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저렴한 금액은 아니다. 부담까진 아니더라도 확실히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금액은 아니겠다. 개인적으로 아직 점심 기준이 만원을 넘어가면 조금 부담스럽다 느끼는 편이다. 부담스럽다 느끼진 않더라도, 그 값을 이겨내는 확실한 뭔가를 보여줘야 만족하고 먹는 편이다. 만원이 넘어가면 기준이 좀 높아진달까. 아무튼 그런데 여긴 일단 그 가격을 넘어가니 확실히 자주 온다거나 뭔가 다른 곳과 동일하게 판단해서는 안 되겠다. 근데 확실한 것은 여기 야채나 숙주 이런 것만 많은 것이 아니라 오징어가 실하게 잘 들어가 있다. 콩나물 등 다른 찬은 추가로 요청하면 받을 수 있는데 확실히 2인 기준 양이 괜찮게 나오는 편이다.

단무지랑 먹기도 하고, 햄도 소스에 찍어서 먹기도 하면서 열심히 식사를 즐겨주었다. 처음에 사리를 밥 대신에 우동 면으로 픽했다. 근데 개인적으로 이렇게 걸쭉한 소스가 있는 음식의 경우 밥에 쓱싹쓱싹 비벼서 먹으면 맛있기 때문에 면보다는 밥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긴 하다. 물론 면도 나쁘지 않았다. 소스를 쭉 흡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한 가닥만 먹어도 그 자극도가 꽤나 다가와서 맛있겠다. 사실 뭐 그냥 여기 소스 자체가 맛있어서 어떻게 먹어도 맛있겠다. 그리고 역시 내 맵찔이 입맛 기준으론 기본이 딱 맞았다. 저번엔 매워서 한입 먹고 조심하다가 한입 먹고 그랬는데 이번엔 원 없이 팍팍 먹었다. 맛있게 먹은 조합 중 하나가, 김가루를 같이 먹는 것이다. 짭조름함과 고소함이 합쳐지는데 은근 그 조합이 좋았다. 감칠맛도 살고!

요즘 금값 됐다는 오징어가 실하게 나오는 현선이네 오징어볶음. 사실 저렇게 나오는게 끝인 줄 알았다. 그냥 밥이 없어서 아쉽네 이러고 있었다. 추가로 주문하기엔 헤비 할 것 같고. 근데 그때 딱 뭔가 하나 더 나오더라. 계란찜이었다. 확실히 매운 음식에 계란찜이 같이 제공되는 것 같다. 근데 계란찜이 뜨거워서 매운 음식 먹을 때 더 맵던데. 그렇다고 차가운 계란찜은 좀 아닌 것 같고. 조합이 개인적으로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 우유처럼 내부를 보호해주나? 아무튼 그렇게 계란찜으로 매콤한 오징어볶음을 곁들여줬다. 다음에 오게 된다면, 딱 이 정도의 기본 맵기로 소스를 실컷 먹을 수 있는 흰쌀밥을 주문해서 같이 비벼 먹어봐야겠다. 왜 사람이 많은지 이해가 되는 그런 가게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