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3만원이 넘는 돈까스.. 이 가격에도 줄 서서 먹는다는 돈카츠 맛집

디프_ 2023. 9. 25. 20:59
먹어본 사람들은 안다는 소금에 찍어 먹는 돈까스

 

사실 메뉴 하나에 몇만 원이 넘어가면 먹기 쉽지가 않다. 일단 여러 이유가 있겠는데, 이렇게 비쌀 경우 그냥 가서 먹기엔 이미 대기가 많아 대부분 실패를 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해야겠다. 예약을 한다는 것은 내가 거기를 가기 위해 그 시간을 비워야 한다는 것인데 이게 쉽지가 않다. 그냥 생각이 날 때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리고 비싼 금액을 지불할수록 사람이 그 음식에 대한 기대치가 생긴다. 그래서 평소와는 다르게 리뷰를 더 꼼꼼히 살펴보고 갈지 말지 고민을 하게 되겠다. 이러한 여러 장벽을 넘고 갔을 때 만족을 하면 다음에 누군가를 데리고 가고 싶어져 알아서 소문이 나는 것이고, 실망을 하게 되었을 땐 오기 전 노력했던 것만큼 반대의 마음이 생겨나게 되겠다. 그래서 정말 비싼 가게일수록 맛집이 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오늘 소개할 이 가게의 경우에도 저렴한 가게라고 볼 순 없겠다. 아무리 일본 현지에서 파는 돈카츠라고 하더라도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게들이 있다. 한국 김밥천국 같은 곳도 있고 조금 프리미엄 가게 같은 곳들도 많으니까. 뭐 오늘 소개할 메뉴는 규카츠도 아니고 정말 돈카츠니까. 근데 여기 메뉴 하나당 가격이 3만원이 넘어간다. 이 메뉴가 특별히 더 비쌀 필요도 없고, 아무리 여기 가게가 백화점에 위치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수준이 납득이 가진 않겠다. 한국에서도 나름 요즘 프리미엄 돈까스 가게들이 있는데 거기도 3만원이 넘는 금액은 찾기 쉽지가 않다. 대부분 15,000원에서 25,000원 사이로 판매하게 되겠다. 물론 이 메뉴를 여러 명이서 먹을 경우 돈이 더 비싸게 나오겠지만 여긴 1인 기준으로 3~4만 원 선이다. 저렴하다고 볼 순 없겠다. 근데 여기도 맛집으로서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그런 가게가 되었다.

나의 경우 누군가의 추천을 받고 온 것은 아니고, 내가 식사 시간이 되어 구글맵으로 갈만한 가게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주로 이러한 루트로 갈 식당을 찾곤 하는데, 이럴 여유가 없을 경우 눈에 보이는 가게를 발견한 뒤에 거기를 검색해 본다. 그리고 검색했을 때 평점이 나쁘지 않을 경우 그 가게를 가곤 한다. 일단 여기 가격은 비싼데 평점이 높았기 때문에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하다. 아마 다른 나라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가격이 착한데 맛도 좋고 양도 괜찮고 서비스도 훌륭할 경우 평점도 높고 대부분 만족을 한다. 물론 아주 비싼 곳의 경우 가격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소비자에게 제공되어 평점이 높긴 한데 일반적으로 그런 가게는 흔히 가기 쉽지 않으니까 논외로 해야겠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궁금했다. 여기가 왜 이렇게 만족도가 높은지 말이다. 사실 돈까스라는 메뉴 자체를 막 몇만 원이나 주고 먹을 메뉴는 아니다. 한국만 저렴한 것인지 몰라도, 한국에서도 꽤나 유명한 맛집들도 메뉴 하나에 3만 원은 넘지 않는다. 2만 원대까지는 그래도 봤다. 맛집 다니는 것을 좋아하니까. 근데 3만 원이 넘어가는 돈까스들은 보지 못했다. 근데 여긴 시그니처가 거의 35,000원 돈이 되니까 맛도 궁금하고 도대체 뭐가 다르기에 그렇게 나오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나름 처음에 추천을 받긴 했지만, 결국 여기 시그니처를 주문하게 되었고 먹어봤다. 시간을 이른 시간에 와서 그런지 사람이 없었다. 아미 브레이크 타임이었나. 그 시간 바로 뒤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행 다닐 시에 먹는 시간을 따로 정하고 움직이지는 않다 보니 시간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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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덕분에 이렇게 좀 한산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일단 혼자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상 하나가 꽉 찬다. 여기엔 정말 다양한 것들이 나온다. 일단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샐러드조차도 들어가는 소스 종류가 다양하다. 대충 설명을 해주시는데, 따로 나오는 소스가 있고 테이블마다 구비되어 있는 것이 있는데 기호에 맞게 알아서 넣으면 된다고 하셨다. 처음에 뭐가 무슨 맛인지 몰라서 따로 조금씩 따라본 뒤에 맛을 보고 내가 원하는 만큼 넣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확히 표현하면 부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개인적으로 소스를 워낙 좋아하니까. 그렇게 넣고, 이 양파 볶은 것 같은 것은 알고 보니 나름 김치절임 같은 종류였다. 짭조름하지만 새콤한 맛이 있어서 기름기를 잡아주고 입 안을 어느 정도 리프레시 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그렇게 하나씩 먹다 보니 메인인 돈까스가 나왔다. 이때 흰쌀밥과 장국도 같이 나왔다. 사실 이거 나만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일본은 그냥 흰쌀밥 자체가 맛있는 곳도 많더라. 정확히 표현하자면 맛집을 가면 그냥 밥 자체가 맛있더라. 근데 한국에서는 밥 자체가 맛있다는 경험은 그렇게 받지 못했다. 낮은 금액의 가게를 가더라도, 비싼 금액을 지불하는 가게를 가더라도 밥맛에서는 똑같았다. 물론 그 뭐라 해야하지. 솥밥처럼 특별한 곳에 가면 밥이 조금 다른 것 같긴 한데 그건 밥 자체가 다르다기보다는 그냥 먹는 방식이 다르니까 밥 자체가 누룽지나 수증기에 익혀진 것처럼 해서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근데 여긴 비쥬얼에서도 느껴지는 것처럼 정말 밥 자체가 구수하니 맛있었다. 찰지다고 해야하나. 그냥 윤기가 자르르해서 밥만 먹어도 맛있었다.

 

그래도 밥만 먹으러 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바로 메인을 공략해 봤다. 3만원이 넘는 돈까스.. 이 가격에도 줄 서서 먹는다는 돈카츠 맛집은 과연 뭐가 다를지 궁금했다. 일단 처음 비쥬얼을 봤을 땐 양이 꽤나 적다고 느껴졌다. 처음에 밑반찬들이 상을 꽉 채워서 도대체 어떻게 나오나 했는데 메인인 돈카츠 양 자체는 꽤나 적었다. 그래서 배가 찰까 걱정했었는데 이게 두께를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하나의 두께가 꽤나 두툼하다. 반입만 먹어도 살짝 과장해서 입 안이 꽉 차는 느낌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다 먹고 나서 양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그리고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것이다. 정말 돈까스가 맛있는 곳은 소금만 콕 찍어서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는 것을 말이다. 되게 낯설으실 수 있는데 우리가 삼겹살이나 소고기도 소금에 찍어서 먹는 것이 맛있듯이, 같은 고기를 튀긴 것도 소금에 찍어 먹는 것이 더 맛있을 수 있다. 후라이드치킨을 생각해 보셔도 되겠다.

근데 이게 사실 이렇게 소금을 같이 내어주는 가게는 동네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일단 동네는 단순 고기와 튀김 자체의 퀄리티로 소비자를 만족시킨다기보다는, 양념으로 대충 한 끼를 때우게 도와주는 개념이 되겠다. 그렇기 때문에 튀김 자체도 그렇고 고기 자체도 그렇고 비교할 수가 없겠다. 여기 돈카츠가 이렇게 두껍지만 정말 얇은 돈카츠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말 부드럽다. 그냥 베어 물면 그대로 입 안으로 들어간다. 간혹 고기 두께가 너무 두꺼우면 질기다거나 그런 생각을 하셔서 못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 여기 와선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소금에 콕콕 찍어서 먹으니 겉바속촉 그대로 너무 부드럽고 맛있었다. 튀김은 아삭아삭 소리가 나는데 고기는 정말 부드럽고 한입씩 먹을 때마다 육즙을 계속해서 내뿜었다.

샐러드도 양껏 나와서 중간중간 입가심을 할 수 있었고, 아까 나름 깨를 갈아서 만든 돈까스 소스에도 듬뿍 찍어서 먹었다. 그래도 역시나 개인적으로 소금에 찍어 먹는 것이 제일 맛있더라. 와사비도 괜찮긴 한데 그래도 소금이다. 근데 이렇게 소스가 다양하니 먹는 재미가 있어서 하나만 제공되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리고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지만, 돈까스 소스 역시 기성품이 아니라 여기서 만든 것일 텐데 그 부분도 그냥 적당히 새콤달콤하니 맛이 괜찮았다. 따로 레몬은 뿌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레몬은 어떤 매력으로 뿌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회에도 그렇고 콜라 같은 곳에도 들어가고 유럽 같은 곳에서는. 뭔가 탄산도 더 약해지는 것 같고 본질 자체가 희석되는 느낌이라 잘 안 사용하는 편이다. 여기서도 그랬다. 있는 그대로 즐겼다.

 

매콤한 소스는 이렇게 따로 통에 있어서 뿌려먹고 그랬다. 근데 일본의 맵기는 한국의 맵기와 비교해선 안 되겠다. 그냥 매콤한 수준이다. 그렇게 3만원이 넘는 돈까스를 이날 처음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만족도 높았다. 맛 자체로는 너무 훌륭했고 서비스도 좋고 여기 분위기도 좋아 손색이 없었다. 다만 다음에 또 먹을 것이냐는 모르겠다. 일단 가격 자체가 너무 높아버리니까 만족도와는 별개가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이 메뉴 자체가 여기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메뉴가 아니기도 하고. 뭐 장어덮밥이나 규카츠 같은 것들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 부분은 모르겠지만 맛만큼은 확실히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래도 튀긴 고기라고 마지막에 느끼함이 좀 있어서 이렇게 콜라로 이 식사를 마무리했다. 비쌌지만, 너무 괜찮았지만, 다음에 또 갈지는 잘 모르겠는 그런 애매한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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