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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진한 국물이 일품인 용산 붙들네 콩나물뼈해장국

디프_ 2023. 9. 29. 12:29
국물 하나는 제대로 맛을 낼 줄 아는 용산 붙들네

 

감자탕 메뉴를 잘 안 먹는지가 꽤 되었다. 근데 아마 이 메뉴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 그 이유는 예전에 초창기에 나왔을 때 엄청나게 먹었어서. 아직도 기억이 난다. 이 감자탕 체인점이 갑자기 몇 년간 엄청나게 장사가 잘 되었을 때가 있었다. 24시간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새벽에도 다들 해장하기 위해 꼭 들리고 그러더라. 우리 동네에만 국한되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동네는 그랬다. 친구들도 새벽에 집 들어가기 전에 꼭 여길 먹고 들어가고 그러더라. 단순 그런 해장용이 아니더라도 저녁 외식으로도 먹고 점심으로도 먹고. 괜찮은 가격에 뚝배기에 가득 찬 고기, 그리고 국물까지 있어서 그런지 다들 정말 좋아했다. 나 역시도 그렇고.

 

그래서 그 당시에 엄청나게 먹었어서인지 오랜만에 먹어도 뭔가 질리는 듯한 그 맛이 나더라. 그래서 그 뒤로는 잘 안 먹고 있다. 사실 이 메뉴 자체가 어딜 가든 다 맛이 비슷하다. 구성도 똑같고. 사실 뭔가 특색이 드러나기 힘든 메뉴다. 그렇기 때문에 호불호 없이 다들 즐기는 것이겠고. 근데 오늘 소개할 용산 붙들네 콩나물뼈해장국 같은 경우에는 뭔가 국물부터 다르더라. 물론 들어가는 고기는 같았다. 요즘 내가 다른 곳들은 안 가봐서 잘 모르겠지만, 여기의 경우 고기도 큼지막하게 들어있어서 발라 먹기도 편하고 소스에 듬뿍 찍어서 한입 크게 먹는 재미가 있더라. 근데 아무튼 여긴 국물 자체가 다르다. 뭔가 다른 곳들에 비해 더 녹진하다고 해야 하나? 색깔부터가 다르다.

 

아마 여기만의 비법이 있는 것 같다. 이 가게의 경우 콩나물국밥을 메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수란부터 제공되어 뭔가 제대로 전주 스타일로 잘 나오는 것 같다. 그냥 일반 서울집에서 콩나물 해장국을 파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그래서 그 기반으로 뭔가 여기 뼈해장국에도 같은 육수 베이스를 쓸테니 맛이 다를 수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여기 처음 먹었을 때 정말 맛있다 생각했다. 한번 질린 음식의 경우 몇 년 뒤에 먹어도 똑같이 질린 그 맛이 나서 새로운 맛을 잘 못 느끼는 편인데 여긴 달랐다. 그래서 나처럼 뭔가 뼈해장국에 질리신 분들이라면 여기 한번 드셔보시는 것도 좋겠다 싶다. 뭔가 국물 자체가 굉장히 짭조름한 것 같으면서도 시원하고 맑아서 건강할 것 같은 느낌도 드는 참 오묘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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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것처럼 고기도 이렇게 실하게 있다. 뼈에서는 잘 분리가 되는데 다 바스라질 정도로 푹 익혀서 나오지는 않고 입 안에서 먹었을 때 적당히 고기를 씹는 맛은 제공해 준다. 애초에 처음부터 푹 끓여서 나오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처음 먹을 때는 단순 맛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보니가 나름 여기 맛있는 집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간혹 어느 국밥집을 가면 너무 푹 삶아서 고기의 식감이 안 느껴지는 곳들이 있다. 뭔가 죽처럼 다 사르륵 녹고 사라진달까. 그런 곳에 가면 뭔가 심심한 느낌이어서 그런지 다음에 또 안 찾게 되더라. 근데 여긴 다르다. 고기가 씹는 맛이 있고, 국물은 국물 나름대로 깊은 맛을 제공해 준다. 밑반찬이야 뭐 국밥집이 메인인 곳이니까 말할 것도 없겠고.

 

흰쌀밥이랑 고기를 열심히 먹고 국물도 중간중간 즐겨주었다. 이미 뼈다귀 하나를 크게 해치웠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이렇게 아래에 있다. 기본적으로 큰 뼈로 두 통은 담겨져 나오는 것 같다. 그 두 개를 먹고 국물과 함께 밥을 먹으면 잘 먹는 사람도 배가 차지 않을 수 없겠다. 개인적으로 밥은 다 해치우는 편인데 고기는 조금씩 남겼던 것 같다. 물론 FM으로 발라 먹지 않은 상태에서. 이게 양이 많다 보니까 평소보다 덜 발라먹게 되더라. 아무튼 여기 콩나물 때문인지 시원해서 느끼하지 않게 이렇게 고기를 즐길 수 있다. 정말 녹진한 국물이 일품인 용산 붙들네 콩나물뼈해장국이다. 고기를 찍어 먹을 수 있는 겨자 소스의 경우 일반적인 소스다. 뭔가 특별하게 제조를 하신 것 같진 않다. 근데 물에 희석하지 않은 원본 그 자체이니 적당히 잘 찍어 드셔야겠다.

 

다만 가격 자체가 11,000원으로 저렴하다고 볼 순 없겠다. 점심식사 한끼 기준으로 만원이 넘어가면 좀 부담스럽다. 그래서 이 메뉴를 주문할 때면 순간 그냥 국밥이나 먹을까 싶기도 한데 여기만의 특색이 있어서인지 생각이 나면 먹게 되더라. 근데 딱 먹고 나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그냥 제값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저렴하다고는 절대 생각이 들 수 없으나 비싸게 느껴지지도 않고 딱 그 값을 한다. 그래서 조금 배가 차더라도 남김없이 다 해치워야 한다. 그래도 가격 때문인지 대부분 여기에 오면 콩나물 국밥을 드시곤 한다. 나처럼 뼈해장국을 먹는 사람은 10에 2~3명 정도? 근데 처음 오시는 분들이라면 콩나물 국밥보다는 이 메뉴를 드셔보길 추천드린다. 더 특색이 있다.

배가 불러서 남길까 했지만 고기는 다 먹어야 했다. 뼈 사이사이를 손으로 뜯어서 발라 먹을 순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젓가락으로 먹을 수 있는 부분은 먹어야 했다. 고기 자체가 맛있긴 하니까. 그렇게 한끼 점심 식사를 해치우고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국물 자체가 간이 있어서인지 물리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느끼하지 않게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먹으면서 좀 짠 느낌이 들긴 하는데, 갈증이 날 정도로 그렇게 짜다거나 간이 세진 않는다. 자주는 못 먹어도 이렇게 한 번씩 먹어주면 에너지가 되는 느낌 정도의 음식이랄까. 이제 앞으로 예전처럼 맛집 좀 자주 돌아다닐 예정인데 이렇게 특색 있는 음식들을 찾아다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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