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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영업 가게의 편견을 깨준 만복순대국 내돈내산 후기

디프_ 2023. 6. 7. 21:30
부산 국밥인생 2n년차 친구가 인정한 서울 순대국 맛집 목동 만복순대국

 

개인적으로 24시간 영업하는 가게에 편견이 좀 있다. 근데 나만 그런가? 대부분 아마 다 같은 생각이시지 않을까 싶다. 일단 맛집은 없겠다. 24시간 운영을 해야 하니까 뭔가 깊이가 있다기보단 재료 관리가 편하고 음식이 빠르게 나갈 수 있는 그런 시스템만 구비되어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니까 뭔가 장인 정신은 없을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손님 입장에서도 뭔가 특별한 맛을 기대한다기보단 배고픔을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그런 것을 원할 것 같고. 24시간의 경우 그리고 상상해 보면 낮이나 저녁 식사보단 새벽을 연상하게 만든다. 택시기사님이라든가 불금이나 불토 같을 때에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해장을 하기 위해 잠시 들린다던가 뭔가 그런 느낌들 말이다. 이게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감이 안 오긴 하는데 대충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친구가 여기 목동에 위치한 만복순대국 가게를 가자고 했을 때도 크게 감흥이 없었다. 일단 난 이때 순대국이 그렇게 땡기지 않았다. 근데 친구가 전날 과음을 해서 해장이 필요하다고 해서 여길 찾더라. 난 사실 치킨집을 가려고 했었다. 근데 그 치킨집이야 뭐 2차 감성으로 가도 되니까 너 먹고 싶은 곳을 가자고 했다. 그래서 자기가 열심히 찾아보더니 여기를 골랐다. 근데 이 친구의 경우 부산에서 사는 친구라 솔직히 국밥이나 이런 음식들은 서울보다 부산이 원조일 텐데 굳이 서울에 와서까지 이 음식을 먹나 싶더라. 원래도 부산에서 잘 먹는 친구인데 말이다. 근데 뭐 해장하고 싶다니까 그러려니 하고 따라갔다. 이 친구 역시 그냥 그 음식이 먹고 싶은 것이지 별로 기대하는 것 같진 않았다. 뭔가 식사보단 생존을 위한 느낌이랄까.

 

주차장의 경우 가게 뒤편에 있었다. 공간이 넓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행히 한자리가 비어있어서 마음 편하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이때 시간이 딱 저녁 타임은 아니고 8~9시 정도로 약간 늦은 타임이었다. 근데 이 시간에 여기 거의 만석이더라. 입구에서 보이는 홀은 꽉 차서 안 쪽으로 들어와 앉았다. 여기엔 우리가 들어왔을 때만 하더라도 조금 널널했는데 음식을 먹기 시작하니까 이쪽 역시 사람들로 가득 찼다. 매장 자체가 넓진 않지만 좁은 편도 아닌데 이런 것을 보면 인기 있는 가게는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반주를 즐기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정말 우리처럼 식사를 위해 방문한 테이블 손님들도 많았다. 그것을 보면 단골손님들도 있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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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주문하고 한 15분 정도 지났나. 24시간 영업 가게의 편견을 깨준 만복순대국에서 우리가 주문한 얼큰이 순대국이 나왔다. 앞서 말했지만 오늘 포스팅은 내돈내산 후기 글이다. 칭찬일색이지만 정말 내가 느낀 감정이다. 아무튼 이 얼큰이 순대국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빨간 국물 베이스다. 근데 개인적으로 흰 국물 베이스의 깔끔함을 좋아한다. 근데 이 날따라 뭔가 좀 매콤한 것이 당겼나 보다. 친구 역시 그랬고. 그냥 친구를 따라 주문한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그렇게 주문하고 음식이 나왔다. 근데 밑반찬부터 좀 합격이었다. 일단 깍두기가 맛있더라. 그리고 새우젓도 얇고 작은 종류가 아니라 나름 토실토실했다. 요즘 국밥 맛집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새우젓이다. 새우젓도 퀄리티가 다른 새우젓이 있다. 그 기준은 새우젓을 여러 개 올려서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닌, 한두 개만 올려서 먹어도 짭조름함이 느껴질 수 있도록 통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데 여기 새우젓이 그랬다. 그리고 처음에 별도 간을 하지 않고 맛을 봤는데 역시나 양념이 들어있어서 그런지 간이 괜찮았다. 별도 소금은 필요 없고 새우젓만 그냥 기분낼 겸 넣어서 먹었던 것 같다. 그렇게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부산 국밥인생 십 년 차가 넘어가는 친구가 인정했다. 여기 국밥 진짜 맛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내가 부산 기준으로 비교해도 어떠냐고 물어보니, 우리가 자주 가는 맛집이 있는데 거기와 비교해서 여기 색깔이 다르긴 한데 자기 느낌엔 거의 동급이라고 말하더라. 근데 내가 봐도 딱히 거기와 비교해서 부족한 부분은 없어 보였다. 물론 거긴 또 수육이 진짜긴 한데 이날 뭐 여기서 수육은 안 먹었으니 판단할 수 없겠고, 단순 순대국만 비교해서 말이다. 일단 국물 맛은 국물 맛인데 여기 내용물이 실하다. 한 숟가락 뜰 때마다 건더기들이 계속해서 올라온다. 이거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비주얼이다.

 

정말 열심히 먹었다. 나의 경우 아직까진 음식을 먹을 때 땀을 그렇게 많이 흘리는 편은 아니다. 근데 내 친구의 경우 매운 고추도 즐겨 먹는데 진짜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계속해서 먹더라. 나의 경우 밑바닥이 보일 정도로 먹진 못했는데 친구는 그릇을 기울여서 먹을 정도로 국물까지 거의 다 해치웠다. 우리 치킨 먹으러 가야 하니 조금만 먹자고 했는데 맛있어서 순간 정신을 잃은 느낌이었다. 여기 기대치가 처음에 없어서 그랬나 진짜 맛있었다. 제목 그대로 24시간 영업 가게의 편견을 깨준 만복순대국 가게다. 지금 검색해 보니 나름 지점이 많이 생긴 것 같고 이 가게 바로 근처에 2호점까지 생겼더라. 그러면 단순 광고가 아니라 정말 인기가 있어서, 지점이 계속해서 생겨난다는 말이 되겠다. 오랜만에 좀 몰입해서 내돈내산 후기 글을 작성 중인 것 같은데 여기 진짜 괜찮더라.

맛 표현을 너무 안 했나? 근데 사실 뭐 따로 말할 필요가 없다. 비주얼을 보면 아실 것이다. 실컷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건더기가 아직 한가득 남아있다. 이 순대국 음식 자체가 하나하나씩 음식을 음미하면서 먹는 것이 아니라 막 먹으면서 그 와중에 맛을 찾는 것이니까 따로 설명이 없겠다. 순대 역시 일반 시중 순대 같진 않은데 잘 모르겠다. 아무튼 순대 역시 새우젓 올려서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밥을 따로 말지 않아도 충분했다. 고기에 쌈장 찍어서 먹어도 고기는 계속해서 남아있었고. 그냥 여기 맛있었다. 솔직히 위치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어서 자주 못가겠지만 충분히 다음에 갈만한 가게였다. 아마 친구들이랑 뭘 먹을지 고민될 때 또 가보지 않을까 싶다. 그때는 수육이 있으면 수육을 먹어봐야겠다. 진짜 여기 서울에 몇 없는 순대국 맛집 중 하나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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