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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이어도 괜찮아 도쿄 스시노미도리 시부야 1시간 웨이팅 후기

디프_ 2023. 4. 24. 19:15
근거는 없지만 일본에서 혼밥할 경우 구석으로 센스 있게 안내해주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혼밥을 그렇게 어려워하지 않는다. 아마 내 채널에 많이 놀러 오시는 분들의 경우는 아실 것이다. 근데 어려워하지 않는 것이지 선호한다는 것은 아니겠다. 솔직히 혼자 먹기 싫다. 혼자 먹는다는 것 자체가 그냥 집 앞에서 간단히 먹는 것이 아니라 여행지에 가거나 맛집을 방문하는 것도 포함되기 때문에, 단순 그 행위 자체가 싫은 게 아니라 그 상황이 싫은 것이겠다.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으니까. 아마 그래서 지금 문득 든 생각인데 이런 것은 나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질이라고 볼 때 1인가구가 늘어날수록 SNS는 더 성행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간단히 자신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내가 SNS를 막 더 하고 싶진 않다. 그냥 안 할 수 있는 상황이 오기를 바라는 것이지.

 

아무튼 이번 도쿄 여행기 역시 혼자 여행을 갔기 때문에 거의 다 혼밥을 했다고 보면 되겠다. 오늘 소개할 곳 역시 혼밥을 하기 위해 방문했다. 근데 솔직히 여기 못 먹을 뻔했다. 아니 99% 못 먹었다고 보면 된다. 근데 정말 운이 없는 나에게 운이 좋은 순간이었다. 원래 뭔가 긴가 민가 하는 상황에서 도전을 할 때 대부분 나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 가게 문 닫았겠지'하면 실제로 가보면 닫았다. 혹시나 열려있었던 적이 거의 없다. '비오겠지' 하면 비가 오고, '이제 안하겠지' 하면 정말 안 한다. 그래서 그런 도박에 운이 없는 편인데 그래도 종종 그런 상황을 즐긴다. 왜냐하면 내가 선택을 할 수 없을 때, 어느 결과가 나오든 괜찮을 때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니까 어느 결과가 나오든 딱히 타격은 없다. 좀 아쉬울 순 있어도. 

 

일본여행 저녁을 먹기 위해 방문한 곳은 도쿄 스시노미도리 시부야 가게다. 나름 꽤 유명한 스시 초밥집이다. 관광객에게도 좀 알려지긴 했는데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내가 갔을 때의 비중은 현지인 7, 관광객 3 정도? 일단 애초에 위치가 좀 애매하긴 하다. 일본의 경우 역과 역 사이를 이어주는 상권이 많이 발전했다. 어느 역에 우리나라처럼 역만 있는 게 아니라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뭐 근데 생각해 보면 우리도 많은 역들이 그러겠다. 그 안에 위치한 가게다. 처음에 그래서 마음은 급한데 가게는 보이지 않아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봤다. 마크시티 안에는 들어왔는데 도대체 가게를 어디서 찾을지 감이 오지 않았다. 물어보니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고 끝까지 걸어가면 된다고 해서 걸어가 보니 이렇게 가게가 나타났다. 근데 생각지도 못한 웨이팅 라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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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일단 왔으니까, 여길 온 이유는 주변에 갈만한 곳을 찾아봤는데 여기만큼 구미가 당기는 곳이 없었으니까 이왕 온 김에 대기표라도 받아보자 싶었다. 대기표를 받기엔 수월했고 혹시나 해서 이 번호는 대략 얼마쯤 기다려야 하냐고 여쭤봤다. 근데 1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답변을 주셨다. 나 이때 꽤나 배가 고픈 상황이었다. 근데 정말 주변에 따로 갈만한 곳이 없었다. 난 이날 초밥을 무조건 먹고 싶었고. 그래서 그냥 그럼 이 지역 말고 다른 지역을 가보자 싶었다. 그래서 그때 뭐 아식스 매장을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그럼 그 매장 가볼겸 근처에서 먹자 싶었다. 그렇게 지하철로 한 3~4 정거장 이동했나. 아식스 매장에 들렸고 거기서도 뭐 신발 사이즈가 없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아무튼 어떻게 해서 신발을 사게 되었다. 그리고 근처에 먹을만한 곳을 찾아봤다. 근데 도대체가 갈만한 곳이 또 없는 것이었다.

 

진짜 일본여행 해보신 분들은 아실 수 있겠는데 막상 스시집을 찾아보면 은근 갈만한 곳이 없다. 내가 좀 까다로운 것일 수도 있겠는데 정말 초밥집이 실제로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때 역시 같은 생각을 했다. 갈만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걸어서 한 5분 거리에 나름 괜찮은 곳이 있어 보여서 가려했는데 어느 리뷰가 또 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래서 딱 그때 그 생각했다. 대략 아까 말한 시간부터 지금 1시간 정도가 지난 것 같은데, 대기표도 아직 가방 안에 있겠다 처음 가기로 했던 도쿄 스시노미도리 시부야 지점을 가보자고 말이다. 지하철을 타고 10분 정도 가야 하고 또 걸어야 했지만 그냥 운에 맡겨보았다. 도대체가 뭔가 다른 곳에 가면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나름 빠른 발걸음으로 도착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평소 내 스타일과 다른 결과가 펼쳐졌다.

 

바로 내 앞자리가 대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혹시 몰라서 내 번호표를 보여주면서 여쭤보니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말해주셨다. 진짜 신기했다. 무슨 이 자리에서 계속 기다린 것마냥 정말 바로 내 앞자리 손님이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뭔가 시간을 세이브한 기분이다. 여기 앞에 앉을 공간이 있긴 한데 나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나름 웨이팅이 형성되어 있어서 정말 서서 가만히 기다릴 뻔했는데 난 신발도 사 왔고 안 가본 지역도 구경했기 때문에 뭔가 시간을 번 기분이었다. 이때 좀 신났던 것 같다. 오랜만에 스타트가 좋은 느낌이랄까. 그렇게 한 5~10분 정도 기다렸을까. 안으로 들어왔다. 근데 이게 팩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근데 일본에서 혼밥하면 예전 오사카에서도 그렇게 이렇게 구석진 곳으로 안내를 해주시더라. 개인적으로 이게 심리적으로 편해서 좋긴 한데 상황이 받쳐진 것인지 의도하신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혼밥 유저로서 좋았다.

대충 메뉴판을 살펴본 뒤에 먹고 싶은 맛들을 주문했다. 영어와 사진으로 설명이 되어있어서 주문이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나름 서비스도 괜찮았다. 여기가 괜히 평점이 좋은 것은 아니겠다. 나 말고도 한국에서 나름 알려진 곳인가 보다. 이미 노출도 어느 정도 된 것 같고. 나의 경우 온전히 구글맵 리뷰를 보고 방문하게 되었다. 그렇게 주문 후 각종 초밥 종류들이 나왔고 적당히 간장 세팅을 한 뒤에 먹기 시작했다. 원래 밥을 먹고 중간에 맥주를 마시는 편인데 이날은 워낙 빠른 걸음으로 열심히 돌아다녀서 갈증이 나서 어쩔 수 없었다. 그랬던 탓인지 한 모금만 마셨는데 온몸이 금세 빨개졌다. 열도 나고. 아마 혈액순환이 빨라져서 반응이 더 빨리 온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 이후 일정은 없었기 때문에 편하게 식사 시간을 즐겼다. 어차피 혼자니까 일정이 있어도 바꾸면 되고. 핸드폰도 보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일단 여기 도쿄 스시노미도리 시부야 1시간 웨이팅 후기 자체는 대만족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일단 일본의 경우 서비스는 말할 것도 없겠다. 간혹 서비스가 안 좋았다, 뭐가 안 좋았다 이런 가게들이 있는데 애초에 그런 곳들은 평점이 낮더라. 나의 경우 정말 평점을 아예 안 보면 안 봤지 목적을 가지고 가는 곳의 경우 평점을 기본적으로 보고 가기 때문에 그런 경험은 해보지 못했다. 그래도 이게 높은 구글맵 리뷰 평점이 있어도 실패하는 곳이 있는데 적어도 여긴 아니었다. 친절하고 주문이 들어가면 내 자리 앞 공간에 계신 쉐프님이 초밥을 만들어주시고, 현재 판매 불가능한 메뉴를 그때그때 잘 설명해 주시고. 뭐 하나 부족한 부분이 없었다. 다만 옆에 앉아있었던 커플과 다 먹고 나간 뒤에 친구랑 둘이 놀러 온 그 관계들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긴 했다. 나도 누군가가 있었다면 이렇게 혼자 오지 않았을 테니.

 

사실 이렇게 텍스트로 적어서 좀 슬퍼 보이는 것이지 이때는 별 생각도 없었다. 열심히 초밥 한 피스씩 먹어가면서 사진을 찍고 초절임생강 먹어주고 생맥주 한잔 하고, 장국으로 속 좀 달래주고 그러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단 초밥 맛은 도대체 뭘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초밥의 경우 대충 비쥬얼을 보면 이게 맛있는지 맛이 없는지 알 수 있다. 아마 대부분 아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뷔페를 갔을 때 먹었던 초밥과 오마카세를 먹으러 갔을 때 나오는 초밥 비쥬얼 자체가 다르니까. 약간 가성비 초밥을 이야기하자면 우선 밥의 양이 많다. 그리고 위에 올라간 횟감의 크기가 크지가 않다. 원래 맛이 괜찮은 스시의 경우 위에 올라간 생선이 길어서 꼬리 부분에 간장을 찍어서 먹는 것이라고 한다. 밥알에 간장이 닿지 않게 말이다. 근데 애초에 뷔페 초밥들은 그렇게 하기가 힘든 구조다. 근데 여기의 경우 딱 보면 그런 곳과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겠다.

 

뭐 생선 빛깔이나 그런 것을 볼 필욘 없다. 그냥 저렇게 크게만 나와도 다 맛있는 곳이더라. 굳이 어렵게 접근하지 않아도 되겠다. 여러 가지 맛을 본 뒤에 우니를 또 먹고 싶어서 이렇게 주문해서 먹었다. 신기하게도 우니가 큰 사이즈는 주문이 불가했는데 작은 사이즈는 가능해서 이렇게 추가로 주문해서 먹을 수 있었다. 한편으론 다행이었다. 요즘 우니에 정말 꽂혔다. 이게 그 녹진한 맛부터 해서 부드러운 식감과 입 안에 싹 퍼지는 그 느낌까지 너무 좋더라. 한번 질리게 먹어보고 싶긴 한데 뭔가 한편으론 겁이 나기도 한다. 원래 이런 맛을 못 즐겨서 그냥 이 적당한 양이 딱 알맞은 것 같기도 해서. 근데 언제 한 번은 한번 마음껏 먹어봐야 하나 싶기도 하다. 그래야 내가 정말 이걸 맛있어하는지 정확히 알 테니까. 아무튼 오늘 이렇게 혼밥이어도 괜찮아 도쿄 1시간 웨이팅 해서 먹은 후기 글을 작성해 보았는데, 갈지 말지 고민되시는 분들은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여기 지역에서 괜찮은 곳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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