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가마메시 스타일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솔솥 솥밥

디프_ 2023. 3. 1. 12:43
입소문 타고 지점도 늘어나고 있는 솔솥 솥밥 성수점 다녀왔어요

 

아무래도 사는 곳이 서쪽이다보니 동쪽은 잘 모른다. 물론 같은 서울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자주 가보기도 했고 아는 곳도 많긴 한데 확실히 이 서쪽에 위치한 동네들보단 경험수가 적으니 잘 모르겠다. 뭐 9호선 덕분에 강남도 가까워져서 또 강남은 다른 느낌이긴 한데 성수나 건대입구 이쪽은 정말 별로 안 가봤다. 그래서 주로 살펴보다가 '여기 어디지?' 하는 곳들은 대부분 이쪽이 많더라. 노원 뭐 이쪽이라든가. 그래서 시간적 여유가 되면 안 가본 곳 구경 다니는 곳을 좋아한다. 특히 요즘은 성수 쪽이 그렇게 좋더라. 실제로 핫플레이스이기도 하고. 갈 때마다 너무 다양하고 매력적으로 공간 곳곳을 잘 꾸며뒀더라. 뭔가 골목골목 살아있는 느낌이랄까. 특히 서울숲도 구경하기 너무 좋게 잘 되어있고. 물론 내가 잘 안 다녀본 곳이라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일 수도 있는데 확실히 요즘 서울에서 제일 인기 많은 지역 중 한 곳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이날 오랜만에 성수 구경을 했다. 날이 그리 춥지 않은 하루였다. 밥도 먹고 카페도 가고 신나게 한 바퀴 구경을 했다. 작은 팝업스토어들이 아기자기하게 많이 생겨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편의점은 아닌데 이색적인 공간처럼 꾸며놓은 곳이 있어서 거기서 취미 중 하나인 양주 모으기를 시전 하기 위해 한병 사기도 하고, 평소 사진을 안 찍는데 필름 카메라처럼 무료로 찍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거기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우편이나 이런 것도 챙겨 오고. 아무튼 정말 하루 야무지게 시간을 보냈다. 이쪽의 경우 아직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덜 알려졌는데 확실히 외국인 친구들이 있을 경우 여길 데려오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그들 기준 현지인 한국인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공간이니까 말이다. 그렇게 신나는 구경을 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어느 식당에 도착했다. 막 찾아서 왔다기보단 근처 가까운 곳에 괜찮은 갈만한 곳이 있나 찾아본 뒤에 오게 되었다.

 

이름을 좀 부르기 어려운데 솔솥 솥밥이라는 곳이다. 처음엔 여기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검색해 보니 입소문을 타고 지점이 여러 곳에 늘어난 것 같았다. 내가 갔을 때에도 다행히 웨이팅은 없었는데 우리가 들어오고 난 뒤에 바로 웨이팅이 생겼다. 그래서 기다리는 손님이 있었는데 뭐 상대적으로 오래 기다리거나 그러진 않았다. 근데 이건 시간대도 그렇고 지점 차이도 있긴 하겠다. 확실한 것은 요즘 인기 있는 콘셉트의 가게라는 것이다. 매장 내부가 꽤나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메뉴 가짓수는 다양하지만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각각의 컨셉이 명확해서 빠르게 주문할 수 있었다. 뭘 먹을까 하다가 그래도 가장 메인인 것 같은 스테이크 솥밥을 택하였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느 정도 미리 세팅을 해둔 느낌이다. 왜냐하면 이런 음식 특성상 주문하고 처음부터 준비하기엔 너무 오래 걸릴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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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처음 비주얼을 보자마자 일본 나라에 갔었을 때 먹었던 가마메시 솥밥이 떠올랐다. 물론 거기보다 여기가 반찬 가짓수도 많고 먹는 방법이 좀 복잡하긴 한 것 같은데 아무튼 그때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처음 가마메시 음식을 먹었을 때가 지금보다 한참 오래전인데 친구랑 꽤나 신기해하면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도 또 가기도 했고. 아무튼 이날 솔솥 솥밥 음식을 받고 난 뒤에 든 생각은 그 일본 스타일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하였구나 싶었다. 물론 뭐 여기의 역사가 어떻고 그런 것은 잘 모르겠다. 이날 난 그냥 급으로 근처 갈만한 가게를 찾아본 뒤에 온 것이니. 근데 그냥 단순 먹었던 소비자 입장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가게 컨셉을 보고 기타 여기 서비스나 그런 것을 보면 아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여기서 알려주신 대로, 맛있게 먹는 방법 그대로 먹기 시작했다.

여기서 권유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밥을 비빈 후 그릇에 모두 덜어둡니다. 누룽지와 육수를 부어 뚜껑을 닫고 식사를 합니다. 후에 뚜껑을 열어 누룽지를 먹습니다.' 끝. 근데 스테이크 솥밥의 경우 짤 수 있으니 소스를 조금씩 넣고 비벼 먹는 것을 추천하였고 전복과 도미솥밥은 김을 싸서 양념장에 찍거나 양념장을 조금씩 곁들여 맛있게 비벼 먹으라고 권유하였다.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설명 그대로 따라서 먹기 시작했다. 여기 이렇게 누룽지가 따로 추가 제공되는 점은 신기했다. 아마 바닥에 눌어붙은 것보다 더 추가로 제공하기 위함인 것 같은데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그리고 사이드로 이날 튀김 종류 하나를 시켰다. 원래 메뉴 주문이 안 되는 줄 알고 포기하려다 혹시 몰라 물어봤는데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여 이렇게 받아서 먹을 수 있었다.

가마메시 스타일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솔솥 솥밥 후기. 일단 왜 입소문을 타고 지점도 늘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애초에 요즘은 소비자들이 단순 먹는 것보다 여러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좀 세련되게 제공되고 있었다. 여기서 세련됨의 의미는 사진 찍기 좋다는 정도의 표현이겠다. 저 그릇부터 해서 뭔가 여기 인테리어나 디자인 같은 것들이 통일성 있게 제공되고 있었다. 잘 준비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맛. 솔직히 여기 가격 자체가 저렴한 것은 아니다. 근데 그 가격이 보통의 값처럼 느껴지게 이것저것 다양한 구성을 잘해두셨다. 그래서 뭔가 경험 대비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제일 중요한 맛. 일단 재료 자체가 고기 비주얼을 보면 아시겠지만 충실하게 잘 들어가 있다. 고기 두툼하게 말이다. 소스 역시 개인의 기호에 맞게 넣어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된 점도 좋았고.

 

그래서 양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너무 만족스러웠다. 맛은 확실히 있었다. 이게 먹는 재미도 있는데 맛도 있으니까 즐거웠던 것 같다. 근데 이게 좀 처음에는 복잡할 수 있으니 소개팅이나 그런 만남 때 오기보다는 데이트나 그럴 때 오는 것이 좋아 보인다. 뭔가 편한 사이에서 더 잘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무튼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양이 부족하지도 않고. 근데 사이드는 비주얼 때문인지 살짝 아쉽기도 했다. 튀김을 워낙 좋아해서 뭐 실망스럽진 않았지만 메인에 비해 아쉬운 부분은 확실히 있었다. 원래 저런 비주얼로 나오는 것이 맞나? 아 그리고 이게 다른 식당들처럼 한 번에 먹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에 누룽지도 먹고 그렇다 보니 식사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그래서 음식을 빠르게 먹는 사람의 경우 여기서 식사를 하면 그래도 나름 천천히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누룽지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고 나왔다. 아 이 사진을 보니까 생각났다. 앞서 밥을 다 비빈 후에 덜어내라고 여기서 제안을 해주셨다. 까먹으신 분의 경우 위로 올라가 보시면 되겠다. 근데 그 문제점이 여기서 드러났다. 뜨거운 육수를 넣고 뚜껑을 닫고 누룽지를 만들어 먹었는데 여기에 소스가 같이 섞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맑고 구수한 누룽지를 생각했는데 소스가 같이 섞여서 있다 보니 짠맛이 강하게 났다. 뭔가 여태까지 먹어오던 누룽지랑 결이 달랐다. 이걸 이 가게에서 의도한 것인진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 좀 입맛에 맞진 않았다. 오히려 이 마무리가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내가 소스를 많이 뿌려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같이 온 일행의 경우에도 비슷한 말을 하더라. 이 부분만 주의하면 가마메시 스타일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솔솥 솥밥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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