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학생들의 돈까스 입맛을 책임지고 있는 노량진 삼삼가마솥돈까스 후기
요즘 노량진이라는 지역을 많이 가고 있다. 사실 많이 간다기보단 지나다닌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여기 역을 꼭 지나가야 하니까. 급행을 타든 일반을 타든 말이다. 근데 이 지역의 경우 딱히 갈 일이 없어서 내려서 뭔가를 해본 적은 없다. 나에겐 그냥 환승하는 역 느낌이 강했다. 여길 온 기억이 별로 나지 않는다. 뭐 주변에 구경할 것도 없고 차라리 친구가 여기서 공부를 하면 그냥 밥이나 먹을 겸 해서 들릴 순 있는데 그럴 일도 거의 없었고. 예전에는 몇 번 온 적이 있긴 하다. 밥을 먹기도 하고 여기 구경도 하고 그랬다. 한참 여기 길거리 컵밥이나 그런 것이 유명하다고 했을 때도 원래라면 그런 곳을 어디서 들었다고 하면 꼭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드는 편인데 이 지역의 경우 시장도 아니고 해서 뭔가 경험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진 않았다. 일단 여러 번 왔을 때 지나다니면서 보기도 했고. 그냥 나에겐 특별히 뭔가 인상이 남았던 동네는 아니다.
근데 이번 방문을 통해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 아 노량진 진짜 가성비 최고봉 동네구나. 여기 가격도 저렴한데 퀄리티도 괜찮고 양도 좋고 정말 잘 나오는구나 싶었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 수많은 가게 중에서 특별히 한두군데가 가성비 괜찮게 판매를 해서 거기가 맛집으로 인정받고 그러는데 여긴 이 지역의 대부분 가게가 그런 느낌인 것 같았다. 그래서 이날 여기 삼삼가마솥돈까스 방문 이후에 이 지역을 자주 찾아야겠다 싶었고 이날 만난 친구에게도 여기가 나름 퇴근 후 중간 지점이니까 자주 보자고, 여기서 밥을 먹자고 말했다. 그 친구는 이미 여러 번 여길 왔는데 자기도 좋다고 말하더라. 사실 이날 이 가게도 이 친구 때문에 왔다. 원래 가려던 고깃집이 웨이팅이 1시간은 필요할 것 같아 포기하고 여기까지 걸어왔다. 가는 동안 친구한테 그냥 아무 데나 들어가서 먹자고 했었는데 막상 와서 먹어보니 여길 올만한 이유가 있었다. 나도 친구 말 좀 잘 들어야 할 텐데.
이날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삼삼우동 하나와 삼삼돈까스 2조각 하나, 그리고 치즈돈까스 2조각 하나 이렇게 세 가지 메뉴를 주문했다. 그리고 소스는 기본 소스 하나와 매콤 소스 하나를 주문했다. 참 소스 이야기도 할 것이 많은데 이따 하기로 하고, 우선 이거 2조각 짜리 말고 4조각인가 그런 메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더 큰 사이즈가 있다. 퇴근 후 배가 고팠던 때였기 때문에 친구에게 2조각 말고 더 큰 사이즈로 먹자고 말했다. 근데 친구가 극구 만류를 했다. 이미 우동까지 더 시켰고 여기 기본 사이즈가 있기 때문에 너 절대 더 많이 못 먹는다고 말이다. 나도 알고 있다. 배가 고플 때 식탐이 좀 있는 편이다. 근데 뭔가 요즘 운동을 시작하고 난 뒤에 더 잘 먹는 것 같기도 하고 이때는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항상 친구 말을 듣고 양 같은 부분에선 큰 실패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알았다고, 그럼 먹다가 부족하면 또 주문하자고 타협을 한 뒤에 자리에 앉았다.
세가지 메뉴를 주문해서 나온 가격은 17,000원. 여기서 셀프바에서 장국이랑 밥을 무한으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소스의 경우 기본 소스 역시 리필이 가능하다. 다른 소스는 추가 비용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 장국이 아니라 스프였나. 아무튼 스프는 셀프바에 있는 게 맞아서 두 번이나 가져다 먹었다. 사진을 보니 장국은 없구나. 아무튼 일단 가격에서 끝났다. 메뉴 3개를 주문했는데 17,000원이다. 근데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이게 절대 양이 작은 것이 아니다. 우동도 저렇게 큰 그릇에 면발과 국물 가득 담겨 나온다. 그리고 확실히 사진이라 덜 담기는 것 같긴 한데 돈까스 사이즈 자체가 다르다. 사이즈도 사이즈인데 두께감도 두꺼운 편이다. 이거 하나만 먹어도 든든할 정도? 물론 성인 기준으로 두 덩이는 먹어야 배부른 것은 맞는데 아무튼 양이 절대 부족한 편은 아니겠다. 그래서 나온 양을 보고 바로 친구의 말에 수긍을 했다. 4조각짜리 시켰으면 큰일 날 뻔했다.
근데 노량진 학생들의 돈까스 입맛을 책임지고 있는 삼삼가마솥돈까스 후기 경험 중에서 내가 친구 말을 거스른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소스. 개인적으로 뭔가 돈까스는 바삭바삭 맛있긴 한데 느끼함은 어쩔 수 없는 포인트라 생각해서 해결할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름 대안이 매콤 소스였다. 우동이야 요즘 날이 추우니 몸을 따뜻하게 해 줄 국물 요리가 하나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고. 근데 친구가 매콤소스 이전에 와서 먹어봤는데 정말 별로였다고 비추한다고 말했다. 근데 이건 양보할 수 없었다. 그냥 친구랑 나랑 입맛이 다른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어차피 친구 소스 주문하고 그건 리필이 되니 선택지를 다양하게 해보자고 해서 매콤 소스 하나와 기본 소스 하나 이렇게 주문한 것이었다. 그렇게 먼저 우동과 샐러드, 옥수수부터 맛을 보고 돈까스와 함께 소스 맛을 봐보았다.
딱 한입 먹자마자 깨달았다. 친구 말이 맞았다. 이게 매콤소스가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기본 소스가 훨씬 더 잘 어울리고 맛있었다. 웬만하면 매콤한 게 더 감칠맛이 살아있고 손이 가야 하는데 이건 완전히 매워서 별로인 것도 아니고 딱 매콤한 정도가 맞긴 하는데 뭔가 안 어울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가 잘못 먹었나 싶어서 다시 한번 찍어서 먹어봤는데도 맛은 똑같았다. 그래서 매콤소스는 살며시 옆으로 빼놓은 뒤에 친구와 함께 기본 소스로 먹었다. 그리고 친구는 나에게 '내 말이 맞지?' 한마디를 던져주었다. 다시 먹는 것에 집중했다. 가성비 최고봉으로 꼽히는 노량진 삼삼가마솥돈까스 바삭바삭하니 너무 맛있었다. 실제로 안에서 가마솥으로 튀기시는 것인지 아닌지는 보지 못했다. 근데 회전율도 빠르고 음식도 빨리 나오는 편이고 껍질만 두꺼운 것이 아니라 안에 살도 튼실히 있고 치즈 역시 듬뿍 잘 들어가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퀄리티가 낮은 것이 아니라 이 가게는 모든 포인트를 다 잡고 있었다.
열심히 먹었다. 나의 경우 친구 덕분에 이 가게를 이렇게 왔지만 노량진은 이미 고시생분들로 유명한 지역이기 때문에 혼밥을 즐기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학원을 끝내고 혹은 공부를 하다가 잠시 저녁을 먹으러 오시는 분들도 많았다. 딱 근처에 자취하시면서 잠깐 나온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추리닝을 입어도 진짜 집 앞 느낌이 있달까. 그래서 혼밥 하기에도 괜찮은 동네구나 싶었다. 이날은 나름 단순 가게만 온 것이 아니라 노량진이라는 지역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밥을 먹고 난 뒤에 소화도 시킬 겸 잠깐 걸었는데 바로 옆에 마트가 있었다. 근데 이 마트에서 제품 포장지를 뜯고 낱개 단위로도 과자나 뭐 기타 군것질거리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런 것들 역시 다른 데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경험거리이기도 하겠다. 확실히 낱개 단위로 판매하니 가격도 저렴하고 선택 폭도 넓어지고 좋더라.
돈까스 안에 이렇게 촉촉하니 육즙이 살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근데 겉에 역시 기름에 찌들거나 뭔가 축축하거나 그런 포인트 없이 정말 잘 튀겨내셨다. 앞서 말했듯이 여기 회전율이 높다 보니 튀겨져서 바로바로 판매가 되고 그런 것 같았다. 소비자 입장에선 정말 신선하고 바삭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되겠다. 그렇게 배부르게 다 먹고 밖으로 나왔다. 사실 이렇게 주문했는데도 조금 남겼다. 4조각짜리로 주문했으면 얼마나 남겼을지 상상이 안 간다. 나오면서도 친구에게 다음부터 너 말을 더 잘 듣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배만 고프면 왜 그렇게 욕심이 많아지는지 모르겠다. 물론 요즘 예전보다 잘 먹어서 다행이지 예전이었으면 더 많이 남겼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가성비 최고봉으로 꼽히는 식사를 하고 나왔는데, 다음에는 이 지역의 또 다른 가게를 경험해 볼 생각이다. 친구가 이미 점찍어둔 곳이 있어서 거길 가보고 후기 포스팅을 작성해야겠다. 노량진 투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