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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횟감을 직접 잡아 판매하는 어부 직영 횟집 보광호

디프_ 2022. 10. 24. 20:32
예약하지 않으면 당일 재료 소진으로 인해 못 먹을 수도 있는 강화도 횟집 맛집 보광호

 

확실히 가을이 오긴 왔다. 한번 더 비가 내리거나 그런 추위가 오면 가을이 있었느냐 말할 정도로 추위와 함께 올 것 같은 막바지 가을 말이다. 요즘 맑은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그런 즐거움도 사라지려나? 슬슬 산책을 할 때 추워서 예상했던 것보다 집에 일찍 들어오기도 하고, 일정을 바꾸기도 하고 그렇다. 아마 매주 차고 있는 풋살도 한 달 정도만 더 찬 뒤에 추워지면 잠시 휴식기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막 살이 얼 것 같은 추위에 차면 부상을 당하기도 쉽고 정말 다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겠다. 아무튼 이날은 오랜만에 요즘 집에 자주 있는 친구를 초대하여 근처 가까운 강화도로 향했다. 가을을 맞이하여 대하가 먹고 싶었고 좀 찾아보다가 갈만한 곳을 발견하여 가자고 했고 이렇게 알맞게 도착했다.

 

오기 전 초록창 예약을 통해 미리 시간을 정한 뒤에 방문했다. 당시에 예약하기가 너무 쉬워서 굳이 해야하나? 그냥 가볼까 싶었는데 무조건 하고 오길 잘했다. 딱 도착하니 모든 좌석이 만석이었고, 사장님에게 혹시 이거 예약자 확인을 하니 그 명단에 있는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었다. 이 이후에는 대기도 길고 사람을 못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사장님께 엄지 척을 했었다. 그냥 잊지 않고 그렇게 해주신 것도 괜히 고맙고 뭐 예약한 나에게 뿌듯하기도 하고 그랬다. 가게 바로 앞에는 이렇게 갯벌이 펼쳐져 있다. 이런 갯벌 정말 오랜만에 본다. 일단 배가 고파서 식사를 바로 했는데 나중에 다 먹고 가볍게 둘러보면서 보니까 정말 큰 게도 있고 나름 생태계가 잘 이뤄져 있더라. 오랜만에 봐서 신기했다.

처음엔 그냥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려다가 나름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신 구성이 있어서 그냥 그렇게 했다. 살펴보긴 했는데 그게 제일 최선일 것 같았다. 사실 내가 오자고 하긴 했지만 같이 온 친구가 나름 결정권이 있어서 그 친구 의견을 따랐다. 나는 어차피 해산물에 제일 취약하고 가을맞이 대하 공략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그것만 먹으면 됐다. 그렇게 주문을 하고 밑반찬을 즐기면서 역시나 횟집 주변에 있을 수밖에 없는 고양이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여기 보광호의 경우 tv에도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거기서 소개된 것을 본 적은 없고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근데 3대째 횟감을 직접 잡아 판매하는 어부 직영 횟집이라고 하니 괜히 신뢰도 가고 해서 잘 찾아왔다는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바쁘신 와중에도 사장님들이 엄청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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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피타이저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본으로 이렇게 해산물이 나왔다. 낙지와 조개, 전복, 해삼, 그리고 생새우가 나왔다. 솔직히 이런 구성이 기본으로 나오는 지는 여기 와서 알았다. 근데 이렇게 싱싱하게 움직이는 낙지를 보니 처음엔 좀 놀랬다. 애초에 먹을 생각을 못했다 보니까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근데 이 친구는 해산물 킬러여서 다 잘 먹기 때문에 '너 많으 먹으라'라고 말하면서 좀 난 서브만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괜히 싱싱해 보이기도 하고 이 가게가 신뢰도가 가서 하나씩 전체적으로 맛보긴 했다. 웬만하면 저 멍게 같은 것은 손도 대지 않는데 친구가 한번 먹어보더니 바다 맛은 나는데 나쁘지 않다고 하여 도전하고 그랬다. 낙지는 뭐 나름 이중에 제일 익숙하긴 하니까!

 

전복도 친하긴 한데 이렇게 익힌 전복이 아닌 생 전복은 또 좀 낯선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해산물에 약한 이유 중 하나가 흐물거리는 식감때문에 그런 것 같다. 뭔가 입안에서 물컹물컹 거리는 것이 너무 낯설달까? 근데 전복은 그나마 꼬돌꼬돌해서 먹기 편했다. 다만 확실히 익힌 것이 더 개인적으로 맛있긴 하다. 좀 딱딱한 느낌. 그렇게 멍게도 먹으면서 주변 풍경도 보고, 날이 좋아 야외로 잡아 바람도 선선하니 즐기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바로 옆 테이블에 강아지를 데려온 가족이 있었는데 내가 강아지를 계속 쳐다보니 아이가 한번 만져보라고 하기도 하고 말을 건내줘서 기분 좋게 식사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친구랑은 요즘 종종 산책을 하면서 만나곤 하는데 이렇게 야외로 나오니 또 상대적으로 편하고 뭐 좋았다.

그다음으로 생선구이와 새우튀김, 옥수수콘치즈가 나왔다. 솔직히 오늘 먹은 메뉴 중에 제일 만만한 구성 중 하나였다. 아이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맛이랄까? 어떻게 보면 가족 단위 손님 중에 아이들을 위한 구성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역시나 콘치즈는 너무 맛있었다. 솔직히 맛있어서 더 요청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바쁘시고 일단 나오는 것만 다 먹어도 배부를 것 같아 참았다. 뭐 기본 추가 제공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확인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아마 해주실 것 같은 느낌이긴 했다. 새우튀김 역시 갓 튀겨져 나와서 그런지 너무 바삭하고 맛있었다. 생선구이는 역시 기름지고 맛있긴 했는데 가시가 많아 조금 힘들었다. 근데 친구는 뒤집어가며 가시 잘 발라 먹더라.

그렇게 먹으며 시간을 보내니 그 다음은 회가 나왔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추가적으로 같이 즐길 수 있는 찬이 같이 나왔다. 솔직히 회만 나왔어도 만족인데 저런 것까지 같이 나오니 구성이 더 완벽한 느낌을 받았다. 아마 이때부터 여기 3대째 횟감을 직접 잡아 판매하는 어부 직영 횟집 보광호 가성비 괜찮다, 또 올만하다 이렇게 느꼈던 것 같다. 2인 75,000원 구성이었는데 이렇게 다양하게 즐기기는 수산시장에 가도 힘들 것 같았다. 거긴 상차림비부터해서 이것저것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데 여긴 나중에 매운탕까지 즐기고 밥도 나오고 그런데 저기서 추가 금액은 안 들어가니 말이다. 나중에 아무래도 회에서 느낄 수 있는 그 특유의 해산물 그 느끼함이 있어서 탄산을 좀 즐기긴 했는데 아무튼 가격은 굉장히 착했다.

 

원래는 상추쌈을 잘 안 즐기는 편이다. 고기 먹을 때 고기만 소금을 콕콕 찍어서 공략하는 편이다. 근데 회를 먹을 때 그나마 상추쌈을 즐기는 편인데 이날 역시 그랬다. 막장에 마늘을 찍어서 상추쌈과 해서 야무지게 즐겼다. 저 무심한듯안 초장과 미숫가루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저게 무쳐진 양배추 역시 같이 싸 먹으면 아삭아삭 너무 맛있었다. 회 역시 얇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신선하게, 두툼하게 잘 나와서 먹는 식감도 있었다. 원래 세트 구성이면 좀 빈약하게 나올 수도 있는 부분인데 여긴 나오는 것 모두 구성 좋게, 퀄리티 있게 잘 나와서 좋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내가 가성비가 좋은 가게라고 느꼈을 수도 있겠다. 확실히 가격은 가격이고 나오는 건 여기가 장사 잘 되는 이유가 있는 것처럼 확실히 잘 나왔다.

가을 전어도 좀 있어서 맛을 봐봤다. 근데 확실히 딱딱하기도 하고 잔가시가 느껴져서 이물감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그렇게 반길 수는 없었다. 가을 제철에 그 특유의 기름짐 때문에 정말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구이는 좀 즐겨도 이렇게 회는 좀 어렵더라. 아마 나처럼 해산물에 약한 사람들은 공감하실 것이다. 그렇게 입가심으로 이때 사이다도 마시고 회도 막장에 먹고 초장에 먹기도 하고 생마늘도 먹으면서 계속해서 시간을 보냈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음식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야외이다보니 주변 풍경도 즐기고 사람들 소리도 듣고 강아지 구경도 하고 친구랑 수다도 떨면서 그냥 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나름 풍요 속의 빈곤처럼 소음 속의 질서 느낌이랄까.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하 시간이 다가왔다. 솔직히 대하 자체의 마릿수 자체는 많지 않았다. 근데 이때 메인 공략 전부터 배가 불러서 많이 먹을 자신도 없긴 했다. 그만큼 여기 식전이 꽤나 강력했다. 근데 이게 이 마릿수만 보고 '양이 적네?'라고 보면 안되겠다. 일단 크기 자체가 엄청 크진 않지만 나름 있는 편이도 살도 실하게 잘 차있었다. 그리고 이게 한 마리가 끝이 아니라 나중에 머리 부분만 따로 한번 버터구이를 더해서 두 번 즐길 수 있다 보니 입 안은 나름 풍족하게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일단 그리고 생새우 상태에서 눈앞에서 구워지다 보니 신선한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그 부분도 좋았다. 그게 아마 가을 대하의 매력 아닐까 싶다.

머리는 따로 한번 더 구울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나중에 잘라서 따로 구분을 해뒀다. 머리를 따로 구울 때 팁이 앞에 몸통의 약간 앞쪽 부분까지 같이 가위로 자르는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 머리를 먹을 때 살 부위도 조금이나마 같이 즐길 수 있다. 근데 저건 치킨을 뼈있는 치킨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처럼 나름 먹는 재미가 있어서 단순 맛 때문에 먹는다기보단 그런 즐거움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물론 바짝 구워 먹기 때문에 바삭바삭한 식감도 좋고 소금이 묻은 짭조름함도 좋고 안에 어느 정도 들어있는 살과 내장의 녹진함도 큰 역할을 해서 그 자체로 맛있긴 한데 아무튼 몸통을 먹는 것과 다르게 까먹는 재미가 있다. 이게 방법이 있는데 아마 본인이 모르셔도 일행 중 한 분은 아실 테니 편하게 먹도록 하자.

작년이었나. 다른 친구랑 대하를 먹기 위해 이 근처는 아니고 이 지역 어딘가를 간 적이 있다. 거기 역시 사람이 많고 유리한 곳이었는데 거기보다는 여기 예약하지 않으면 당일 재료 소진으로 인해 못 먹을 수도 있는 강화도 횟집 맛집 보광호가 더 진짜였다. 거기야말로 정말 언론에 의해 홍보된 케이스랄까. 입소문도 아니고 말이다. 새우 자체는 실하고 괜찮긴 했는데 그외 서비스가 아쉬웠다. 특히 머리 버터구이! 여기처럼 이렇게 기름기 없이 바삭하게 짭조름하게 나와야 하는데 거긴 대량으로 조리를 해버리는 것인지 기름기가 툭툭 묻어서 나왔다. 그래서 한입 먹으면 바삭함보단 니글니글함이 가득해서 그 이후로 거긴 방문하지 않았다. 근데 여긴 머리 버터구이까지 이렇게 완벽하게 나와서 충분히 다음에 또 올만한 가게였다.

 

적당히 대하까지 다 먹은 것 같아 사장님께 매운탕을 요청 드렸다. 이게 솔직히 어느 정도 끓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마 다음에 오게 되면 새우가 다 구워진 상태에서 바로 매운탕을 요청드리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뭐 끓기만 하면 먹어도 된다고 하지만 조금 졸아가는 상태에서 먹어야 그 깊은 맛이 더 우러나는 것 같아 시간이 필요한 메뉴 중 하나라 생각한다. 근데 이 매운탕 역시 작은 그릇에 대충 나오는 게 아니라 정식 메뉴처럼 이렇게 실하게 나온다. 간혹 이렇게 칭찬일색 포스팅을 하면 광고라고 말씀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 티스토리 채널에서 광고를 받아 글을 작성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종종 서포터즈 지원을 위해 그런 글을 쓴 적은 있는데 몇 번 실패한 이후로 그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 다 내돈내산 후기 글들이다.

 

위에 야채를 들어내면 아래에 이렇게 살이 붙어있는 뼈들이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뼈를 발라 먹는 스킬이 부족해 손을 잘 대지 않는 편이긴 한데 잘 먹는 친구들은 여기에 붙어있는 살까지 가시와 분리하여 단순 흡입하는 힘만으로 살만 잘 발라서 먹더라. 아무튼 이렇게 신선한 야채와 함께 마지막으로 해산물 특유의 느끼함을 날릴 수 있는 얼큰한 매운탕으로 기분 좋은 식사를 마쳤다. 야외 자리와 내부 자리까지 두 공간을 운영하고, 이렇게 손님이 많은 와중에도 예약 손님을 위해 별도 핸들링을 하고, 그 와중에 이렇게 퀄리티 좋은 구성까지 계속해서 제공되는 것을 보면 여기가 괜히 3대째 장사가 이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겠다. 충분히 만족도 높았고 다음에 지인이나 누군가를 꼭 데리고 와보고 싶은 가게였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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