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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이어오는 65년 전통 포항 장기식당 국내산 한우 수육

디프_ 2022. 8. 26. 18:23
부산 사는 친구의 인생 국밥집이라는 65년 전통 포항 장기식당 수육 먹고 왔어요

 

오랜만에 혼자 여행을 떠나봤다. 솔직히 얼마만인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 전에는 정말 오랜 기간 해외부터 국내까지 여기저기 잘 떠돌아다녔는데, 오랜만에 혼자 떠나려니까 낯설기도 하고 반대로 설레기도 하고 그랬다. 뭐 엄청 먼 곳까지 가는 것은 아니니까. KTX 타고 가면 금방이기도 하고. 근데 아예 처음 가보는 지역을 가는 것이다 보니 어떠한 새로운 것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은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도착했고 첫날은 퇴근을 하고 바로 갔었기 때문에 숙소에 도착해서 잠만 자야겠다. 그렇게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조식을 먹고 이렇게 오기 전에 가봐야지 했었던 식당에 도착했다. 오기 전에 죽도시장 한 바퀴를 쭉 돌았는데 솔직히 이 가게 걸어 다니다가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위치도 따로 검색 안 해봤는데 역시나 검색하지 않았으면 못 찾았겠다. 시장 구석에 있어서 급하실 경우 반드시 검색하고 이동하시는 것이 낫겠다.

일단 이 가게부터 소개하자면 1952년 2월부터 장사를 시작하신 것 같다. 그렇게 수요미식회, 밤도깨비, 슈퍼맨이 돌아왔다 프로그램에 포항 맛집으로 소개되었고 그에 따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곳이다. 그리고 블루리본 서베이, 망고플레이트부터 해서 정말 여기저기서 인정받은 가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근데 나의 경우 이러한 정보들 때문에 여길 알게 된 것은 아니었다. 부산에 사는 친구가 있는데 포항에 간다고 하니 거기에 자기가 생각하는 국밥 최애 맛집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어디냐고 물었더니 상호명을 알려주었고, 검색을 해봤다. 다행히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여긴 무조건 가봐야겠다 싶었다. 거기가 바로 오늘 소개할 3대째 이어오는 65년 전통 포항 장기식당 가게다. 사실 국밥하면 부산도 빼놓을 수 없는데 그 친구가 인정한 곳이라고 하니 무조건 가봐야겠다 싶었다. 인터넷 정보보다 후기에 귀 기울이는 요즘이니까.

 

시장에 사람이 많긴 했었지만 솔직히 뭐 구석인데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싶었다. 물론 돌아다니면서 어디 백반집이었나 거긴 줄이 길게 서있긴 했는데 그냥 내가 생각하는 여긴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지도를 통해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웬걸. 대기가 있었다. 깜짝 놀랐다. 다행히 막 줄이 길진 않았고 한 2~30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근데 바로 옆 다른 가게도 웨이팅이 있었는데 거기도 곰탕을 팔더라. 이 가게랑 컨셉은 비슷해 보였다. 근데 누가 원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 친구에게 들은 가게는 그냥 여기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갈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서서 기다렸고 메뉴를 어떻게 시켜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둘이서 왔을 경우 그냥 곰탕 하나에 수육을 시키면 되는데 나 혼자 왔기 때문에 꽤나 애매했다. 그렇다고 수육이 작은 사이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소자가 있긴 했는데 4만 원이었다. 아마 국내산 한우라 비싸겠지만 아무튼 메뉴 2개를 시키기엔 무리가 있는 금액과 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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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부산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하지라고 말이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자긴 여기 갈때마다 곰탕과 수육을 시킨다고, 근데 넌 혼자니까 수육을 시키면 국이 나오니까 차라리 그렇게 먹으라고 말해주었다. 솔직히 나 혼자 양이면 수육 소자도 양이 많은 것을 알았지만 뭔가 수육을 안 먹고 가면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았고 그래서 둘 다 먹을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자리에 앉아 호기롭게 주문을 하였고 시간이 좀 지난 뒤에 주문한 메뉴를 받을 수 있었다. 일단 비주얼을 보고 감탄했다. 솔직히 서울에도 많은 가게들이 있지만 이런 비주얼을 보기가 쉽지 않다.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양이 실하지 않겠다. 그래서 딱 뭔가 여행을 왔다는 것이 실감 났고 빨리 먹고 싶었다. 막 배가 고팠던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기분이 오랜만이라 실컷 배부르게 빨리 먹고 싶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으면서 속을 달래줄 겸 먼저 곰탕부터 먹었다. 간을 하나도 하지 않아 그 우려낸 깊은 맛만 났고 다른 부분은 딱히 없었다.

 

아 맞다. 사장님께 주문하기 전에 3대째 이어오는 65년 전통 포항 장기식당 국내산 한우 수육 주문을 하면 같이 나오는 국물과 주문해서 먹는 곰탕은 뭐가 다른지 여쭤봤다. 근데 나오는 국물 베이스는 같은데 그 안에 담긴 고기만 다르다고 했다. 그 말인즉슨 내가 수육을 주문해서 거기서 나오는 고기를 곰탕에 넣으면, 어떻게 보면 따로 주문해서 먹는 곰탕보다 더 좋은 퀄리티도 곰탕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이 말을 들으니 그래도 혼자 여행을 와서 여기에서 파는 메뉴를 다 먹을 수 있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어서 안 그래도 기분 좋았지만 더 기분 좋게 먹기 시작했다. 솔직히 매장 안에 대기가 있기도 하고 좀 사람이 많아 오랜만에 여행지 혼밥인지라 좀 민망하긴 했지만 언제부터 그런 거 신경 썼다고 충분히 괜찮았다. 포스팅할 사진들도 이렇게 야무지게 순간순간 찍었다. 밑반찬의 경우 대단하진 않았지만 딱 필요한 것들만 적재적소 모여있는 느낌이 들어 감칠맛 있게 중간중간 먹어주었다.

그럼 맛이 어땠는지 말해볼까. 솔직히 너무 맛있었다. 배가 불러서 다 못 먹는 내 먹는 양이 아쉬웠다. 일단 수육의 경우 그냥 살코기와 이렇게 비계라고 해야하나. 껍데기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같이 있는 부분이 알맞게 섞여있었다. 솔직히 이렇게 지방과 껍데기 부분이 조화를 이룬 부위가 정말 쫀득쫀득 찰지고 맛있긴 하다. 근데 그냥 고기만 있는 부위도 질긴 맛 하나도 없이 촉촉하고 부드럽게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 부추. 저게 진짜 최고였다. 저거 한가득해서 고기 한 점과 소스에 찍어서 먹으면 정말 맛있더라. 솔직히 손이 계속해서 가는 그런 맛이었다. 사장님께서 뭐 다양하게 찍어 먹는 방법을 알려주시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냥 와사비 푼 간장에 듬뿍 찍어 먹는 것이 최고로 맛있었다. 그리고 단순 그냥 고기만 먹는 것보다 저 부추 맞나. 아 부추 아닌가. 아무튼 저것과 함께 먹는 것이 식감도 대박이고 아삭아삭 소리도 나고 굉장히 맛있겠다. 지금 또 생각난다.

 

그리고 처음엔 그냥 나온 국물 그대로 마시다가 나중에 양념을 풀고 기존에 내가 먹던 수육을 넣고 같이 먹어봤다.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물이 좀 식은 것이 아쉬웠지만 나름대로 그 기분을 낼 수 있었다. 솔직히 수육으로 나온 고기를 여기에 넣으면 안타까워 하실 분들이 계시겠지만, 나의 경우 혼자 먹는 것이라 남길 수밖에 없는 양이었고 그렇다고 하여 포장을 해서 갈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어차피 여행 온 마당에 따로 보관을 한다고 한들 먹을 타이밍도 없으니. 그래서 나중에 남기고 나갈 때 사장님께서 '이거 얼마나 비싼 건데 다 못 먹냐고, 다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많이 못 먹는다고' 꽤나 아쉬워하셨다. 직접 손질해서 하나하나 다 만드신 것일 텐데 바로 버려야 하니 엄청 안타까우셨겠다. 근데 나도 그랬다. 그냥 두고 나오면서 마음이 아팠다. 솔직히 둘이 와서 수육 소자 하나에 곰탕 소자 하나 시켜서 나눠 먹으면 딱 알맞은 양이라 생각한다. 수육이 보기엔 양이 적어 보일 수 있는데 고기 자체가 크고 두꺼워서 꽤나 포만감이 느껴진다.

 

솔직히 이 껍데기, 기름기 있는 부위랑 같이 먹는게 정말 맛있는데 나중에 그나마 좀 먹는다고 노력해서 살코기 있는 부위만 많이 먹고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나름 사이다까지 긴급 수혈을 해가면서 노력했는데 역시나 한계가 있었다. 요즘 살을 뺀다고 많이 먹지 않아 위가 더 줄은 기분이다. 그래도 맛있게 먹은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오랜만에 혼자 오는 첫 여행이기도 하고 3대째 이어오는 65년 전통 포항 장기식당 국내산 한우 수육을 대기하면서 맛보기까지 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솔직히 다음에 이 지역을 언제 또 올지 모르겠지만 만약 오게 된다면 여긴 무조건 재방문각이다. 일단 먹고 싶은 만큼 다 먹고 나오긴 했는데 그래도 아쉽다. 둘이 와서 먹으면 딱일 맛과 양, 그리고 분위기, 비주얼인데! 그리고 방송에 나왔다고 홍보용이라고 안 가는 가게들이 많은데 요즘은 또 괜히 이상한 곳 소개하면 더 욕을 먹는 분위기이다 보니 나름 내 입맛에 맞다 싶으면 믿고 가도 괜찮을 것 같다. 여긴 정말 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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