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화학조미료 없이 옛날 할머니 손맛이 담긴 보리밥과 도토리묵

디프_ 2022. 8. 3. 11:21
나물 신선하고 코다리구이 짭조름하고~ 건강하고 맛있었던 한 끼

 

맛집은 또 방문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요즘 워낙 요리 잘하고 맛있게 나오는 식당들이 많고, 온라인을 통해 정보 찾기도 쉬우며, 차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웬만하지 않고서는 같은 가게를 또 방문하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식업이 정말 경쟁력이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막 이벤트적으로 정말 비싸고 유명한 곳을 예약하여 한번 방문할 수 있어도 그곳에서의 경험이 좋아 또 방문하기가 정말 쉽지 않게 느껴졌다. 근데 내 경험을 빗대어보면 정말 맛있는 곳은 또 가게 되더라. 막 비싸거나 이색적이지 않아도 말이다. 그 자체로서의 경험이 값지면 그 경험을 다시 누리기 위해 또 찾아가게 된다. 근데 그 기준이 확실히 엄격하긴 하겠다. 아무래도 동네가 아니고 타 지역으로 넘어가다 보니 그 지역에서 안 가본 곳들이랑 또 비교를 해봐야 하니 말이다. 물론 내가 그 메뉴에 꽂혀있다면 괜찮겠지만 대부분 아닐 경우가 많다.

오늘 소개할 서삼릉보리밥 가게의 경우 한번 오고 난 뒤에 여기에서의 시간이 너무 좋았어서 한 달 정도 지났다. 다시 또 방문한 곳이다. 좋았던 점을 꼽자면 일단 여기 위치가 좋았다. 주변이 자연 자연해서 뭔가 삭막하고 복잡한 도시 기분을 잠시 떠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막 대자연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괜찮았다. 주변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도 비슷한 분위기니까 말이다. 그리고 주차가 편해서 좋았다. 처음엔 주말에 왔었는데 그래도 주차는 바로 할 수 있었다. 또 실내 내부가 쾌적했다. 사람들이 막 줄 서서 기다리진 않다 보니 대기 없이 바로 자리에 앉아 주문할 수 있었다. 온도도 시원하게 유지되고 있었고 메뉴도 이게 조리가 막 특별하게 들어가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빠르게 바로 나와 받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이 괜찮았다.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인데 그게 맛있어서 좋았다. 건강하면서도 맛있기가 정말 어려운데 말이다.

 

일단 여기에 오면 보리밥 주문은 필수다. 인원수에 맞게 옛날 보리밥을 주문하거나 아니면 2인일 경우 하나만 주문해도 되겠다. 보시다시피 양이 괜찮게 나오기 때문에 둘이서 나눠 먹으면 되겠다. 물론 둘이 와서 그 메뉴 하나만 주문하면 안 되겠지. 추가로 코다리구이를 주문하고 녹두전도 주문하면 좋겠다. 묵을 좋아한다면 도토리묵까지! 여길 처음 알려준 친구의 경우 떡갈비는 비추천을 해서 먹어보지 않았다. 만약 그 친구가 아니었다면 떡갈비를 먹어봤겠다. 개인적으로 처음 왔을 때는 녹두전을, 이날은 도토리묵을 추가로 주문해서 먹었다. 코다리구이는 나름 나에게 이색적인 생선이라 올 때마다 먹어봤다. 개인적으로 코다리구이를 빼고 녹두전과 도토리묵을 시켜서 먹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생선을 잘 발라먹지 못해서 귀찮게 느껴서 그런 것일 수 있겠는데, 하고 싶은 말은 웬만한 메뉴 다 맛있다는 의미겠다.

 

일단 각종 나물들이 푸릇푸릇 신선한 비주얼을 띄고 있다. 눈으로 일단 건강함을 시작하고 들어가는 기분이다. 그래서 나름 신나게 먹을 준비를 할 수 있고 실제로 하나하나 이렇게 맛보면 재료 자체들이 싱싱하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뭔가 오래된 기분이 아니라 바로바로 정말 데쳐서 나오는 느낌이랄까. 물론 손님한테 나오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재료들도 있긴 한데 아무튼 무른 부분 없이 전체적으로 푸릇푸릇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옛날 보리밥을 먹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른 것으로 안다. 나처럼 전체적으로 한 번에 비벼서 먹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그 재료 하나하나씩 올려서 먹는 사람도 있더라. 아마 내 국밥 먹는 방식과 비슷하겠다. 개인적으로 국밥을 처음부터 마는 것보다 따로 먹은 다음에 마지막에 마는 것을 좋아하는데 보리밥은 이상하게 섞어서 팍팍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겠지? 뭐 정답은 없는 부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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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묵이 제일 마지막으로 나왔다. 이 서삼릉보리밥의 경우 화학조미료 없이 옛날 할머니 손맛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 묵 역시 그랬다. 개인적으로 묵을 먹어본 경험은 많지 않다. 이게 젓가락으로 먹다 보면 잘 부스러져서 숟가락으로 먹어야 하는데 그런 먹는 번거로움이 있다 보니 잘 안 먹게 된 것 같다. 내가 먹기 불편한 음식을 잘 안 좋아하는구나. 아마 급하게 팍팍 먹어야 해서 그런가 보다. 생선도 그와 비슷한 이유겠고. 그리고 묵 자체도 막 먹을 때마다 특별한 맛은 못 느꼈던 것 같다. 애초에 이 음식은 식감과 겉에 양념 베이스가 중요하지 않나? 뭐 많이 안 먹어봐서 잘 모르겠다. 근데 여기의 경우 이 도토리묵도 솔직히 맛있었다. 일단 식감이 굉장히 탱글탱글했다. 이것도 손수 매일매일 만드시는 것이겠지? 솔직히 요즘 묵 파는 가게 자체가 별로 없다 보니 여기 와서 왠지 꼭 먹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묵 좋아하시는 분들한테 추천드리고 싶다.

아 코다리 구이가 제일 마지막에 나왔구나. 이제 찌개도 나왔고 본격적으로 식사를 즐기면 되겠다. 솔직히 뭐 하나 자극적인 부분 없이 건강하고 맛있는 한 끼다. 뭐 애초에 뭐 간이라고 해봐야 고추장과 참기름인데 한국인이라 그런지 그거에 부정적인 느낌은 없으니까. 열심히 쓱싹쓱싹 비벼서 먹어주면 되겠다. 중간중간 이 뜨거운 된장찌개 한입씩 먹어주면 딱 깔끔하게 입안도 정리되고 좋겠다. 솔직히 뭐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아마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맛 아닐까? 가족끼리 와도 좋고 아이를 데리고 와도 좋겠다. 아이들의 경우 뭐 좀 싫어할 수 있겠는데 그래서 떡갈비가 있으니까. 근데 뭐 밥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나. 아직 아이를 안 키워봐서 잘 모르겠는데 여긴 커플, 가족, 친구끼리 와도 모두 다 만족할 수 있는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여기 서삼릉보리밥이 꽤 오랜 시간 장사를 하고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 아니었을까? 호불호 없는 맛 말이다.

풋고추를 된장이나 고추장에 찍어서 아삭아삭하게 먹는 재미도 있다. 개인적으로 한때 풋고추에 빠져서 집에서 먹을 때 항상 쟁여놓고 매 끼니마다 먹은 적이 있다. 청양고추처럼 알싸하게 매운 것도 아니고 적당히 괜찮으며 우선 먹는 재미가 있더라. 그리고 건강에도 좋을 것 같고! 근데 이게 아무래도 채소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무르기도 하고 그 기간 내에 다 먹지 못하다 보니 버리는 게 많아져서 끊어버렸다. 근데 이런 식당에 오면 내가 그런 기한을 지킬 필요가 없으니 원하는 만큼 실컷 먹다가 멈출 수 있겠다. 그런 기분도 살려서 화학조미료 없이 옛날 할머니 손맛이 담긴 보리밥 한입씩 먹으면서 이렇게 다른 한 손으로는 풋고추까지 같이 곁들여줬다. 또 먹다가 찌개도 한입 하고 코다리구이 살점도 올려서 먹기도 하고. 그냥 보리밥 자체에도 야채가 가득해서 먹는 재미가 있는데 입에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이 들어오니 기분도 좋고 맛도 있고 좋았다.

 

그리고 보리밥을 이렇게 쌈 싸 먹는 것도 은근 매력있다. 원래 다들 그렇게 드시나? 그러니까 이렇게 상추가 같이 나오는건가? 개인적으로 막 쌈 싸먹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분명 먹으면 맛은 있긴 한데 그 과정이 번거롭다. 여태까지 맛집 포스팅을 하면서 몰랐는데 내가 먹기 번거로운 것들을 잘 안 먹는구나. 지금 여기 서삼릉보리밥 포스팅을 하면서 깨달았다. 정말 사람은 배움의 연속이다. 나를 알아가는 것도 그렇고. 아무튼 여기에 오면 먹다가 저렇게 쌈을 싸 먹게 되더라. 거기 위에 잘 비벼진 보리밥 올리고 고추장 쓰윽 묻혀서 한입 먹으면 더욱더 신선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채소들이 싱싱하다 보니 씹을 때마다 소리도 나면서 그게 온전히 느껴지니 기분도 좋고 그렇다. 표현이 이상하긴 한데 드셔 보시면 알 것이다. 솔직히 2인 이서와 이렇게 주문하면 양이 어느 정도 된다. 보리밥을 하나 시켜서 다행이긴 한데 묵은 좀 남겼고, 그래서 나오기 전에 포장을 요청드렸다.

다행히 포장이 가능했고 그렇게 마지막까지 다 맛있게 먹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코다리구이도 나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긴 했지만 적당히 짭조름하니 먹을만했다. 이렇게 구워진 껍질 부분이 은근 매력 있었다. 아마 생선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다른 곳으로 향했다. 이 지역 자체가 굉장히 자연친화적인 공간이 많다. 그래서 차를 타고 10~20분만 넘어가도 예쁜 카페들이 많으니 식후 역시 기분 좋게 즐길 수 있겠다. 물론 여기 가게 바로 옆에 카페가 있긴 한데 타 지역에 온만큼 다른 곳으로 건너가 보고 싶더라. 그래서 거기 가본 적은 없다. 오늘 이렇게 평소 포스팅과는 다르게 굉장히 건강한, 화학조미료 없이 옛날 할머니 손맛이 가득 담긴 가게 포스팅을 해보았는데 어떠셨을까 싶다. 휴가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었으니 한 끼는 이렇게 건강하게 가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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