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몇 없는 추억의 학교 앞 분식집 인기 메뉴 다 주문했어요

디프_ 2022. 7. 30. 16:19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동전 내고 하나씩 사 먹었던 그 맛 그대로인 분식집

 

이상하게 떡꼬치에 빠져있는 요즘이다. 정말 언제 먹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예전에 먹었다가, 우연히 한 분식집에 들러 먹은 뒤로 계속해서 생각나더라. 단순 떡 자체의 매력보단 그 튀겨진 식감과 함께 소스의 맛이 함께 느껴지다 보니 너무 맛있다 생각하는 것 같다. 이날은 집에서 갑자기 그 떡꼬치의 맛을 느껴보고 싶어 배달앱을 검색해봤다. 근데 떡볶이를 파는 가게는 많아도 떡꼬치를 파는 가게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못 시켜먹나 하다가 다른 앱을 들어가 검색해봤다. 근데 딱 하나의 가게가 뜨는 것이었다. 처음 보는 낯선 이름이었는데 어디서 배달 오나 살펴보다가 이미 내가 인지하고 있던 가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알았냐면 여러 번 지나가다가 '여기 정말 학교 앞에서 분식 메뉴를 파는구나. 떡꼬치도 있네. 맛있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나친 곳이었다. 여기다 싶어 당장 주문하여 이렇게 받아봤다.

 

장사가 잘 되는 곳이라 재료가 다 떨어지면 어플 내에서 주문을 따로 막고 그러기도 하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주문을 못하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다행이 이렇게 주문을 할 수 있었다. 하긴 위치 자체가 학교 앞이라 한창 잘 먹고 클 나이인 아이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겠지. 그리고 실제로 지인에게 여기 떡꼬치 맛있다고 듣기도 해서 이렇게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다. 정말 이제 별로 안 남은, 몇 없는 추억의 학교 앞 분식집에서 내가 주문한 메뉴는 꼬다리미니김밥 5개, 어묵탕 얼큰맛, 떡꼬치 2개, 메추리 튀김이다. 인기 메뉴는 거의 다 주문했다고 보시면 되겠다. 물론 이날의 메인은 떡꼬치였지만 개인적으로 메추리 튀김도 너무 먹고 싶었다. 메추리 튀김 이상하게 맛있다. 짜장면 위에 올라간 것도 꽤나 좋아하는데 이젠 그렇게 주는 집이 거의 없고 마찬가지로 이렇게 튀김으로 파는 가게도 별로 없다. 정말 좋아하는 맛인데! 아쉽다.

꼬다리 미니김밥은 정말 오랜만이다. 뭔가 통영에서 먹었던 충무김밥 스타일인데 개인적으로 여기 양화분식 꼬다리김밥이 더 맛있었다. 아마 내가 통영에서 정말 그냥 이름만 그렇게 판매하는, 퀄리티 떨어지는 충무김밥을 먹어서 더 그런 것이겠다. 크기는 작아도 안의 내용물은 이렇게 알차게 꽉꽉 차서 들어가 있다. 그리고 그냥 먹었으면 심심했을 텐데 이렇게 겨자 소스 같은 것을 찍어 먹을 수 있어 먹는 재미도 있고 새콤한 맛도 살아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만약 저 소스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인상 깊게 안 남았을 것 같은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저런 디테일만을 봐도 여기 장사가 왜 잘 되는지 알 수 있겠다. 단순 위치가 좋아서가 아니라 정말 맛있기도 하고 사장님께서 신경 쓰셔서 그런 것이니 말이다. 탄수화물 보충 용도로 주문한 것일 텐데 이렇게 뜻밖의 맛을 선사해주어서 기분 좋았던 메뉴 중 하나다.

 

그리고 이날의 주인공이었던 메추리 튀김과 떡꼬치. 두개는 모두 동일한 소스를 사용하신 것 같았다. 뭐 솔직히 다를 이유도 없었겠지. 솔직히 이렇게 튀김 요리의 단점 중 하나가 배달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뭔가 양념치킨과는 다른 결이다. 솔직히 근데 치킨도 매장에서 먹는 것이 제일 맛있긴 한데 이 떡꼬치는 그 부분에 더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배달로 먹는 것과 현장에서 먹는 것의 맛 차이가 개인적으로 몇 배는 난다고 생각한다. 일단 배달로 오면 바삭함이 느껴지긴 쉽지 않더라. 어쩔 수 없다. 튀김옷이 두꺼운 것도 아니고 아마 떡을 거의 바로 튀기시지 않나? 메추리 튀김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래서 그 부분이 아쉬운데 뭐 떡을 안 튀기기도 하니까. 가게마다 다르긴 하겠다. 그래도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떡볶이보다 이런 꼬치를 좋아하는데 아마 간이 더 세게 스며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떡볶이의 경우 즉석떡볶이나 좀 진득한 소스가 아니고서야 그 맛이 바로 느껴지긴 힘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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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의 경우 국물 용도로 주문했다. 사실 내가 국물을 그렇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긴 한데 아마 최소 배달금액도 무시하지 못했을 것이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솔직히 국물이야 집에 있는 라면 하나 끓여서 먹으면 더 최고긴 한데 그렇게 되면 국물만 떠먹는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면에도 손이 가고 괜히 헤비 하게 먹을 수 있겠다. 밖에서 배부르게 먹으면 산책을 하든 뭐 집에 오기까지 소화가 되든 뭘 하든 하는데 집에서 배부르게 먹으면 바로 쉬어버리니까 나처럼 속이 약한 사람들은 경계해야겠다. 아마 배달 음식으로 속을 버린 사람들이 많을 것인데 그게 단순 배달 음식이 간이 세거나 그래서 그런 것이 아니라 먹고 난 뒤 행동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일단 나는 전적으로 그렇다. 솔직히 집에서 먹는 것이나 밖에서 사 먹는 것이나 배달 음식이나 그 성질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뭐 조미료 안 쓰는 곳이 어딨나 싶고. 다만 배부르게 먹고 난 뒤에 30분이라도 산책을 하면 다 괜찮다 생각한다.

 

계속해서 맛있게 먹었다. 따로 리뷰이벤트도 없어서 그냥 주문했는데 사장님께서 이렇게 김말이 튀김도 서비스로 넣어주셨다. 역시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이유가 있다. 첫 주문인데도 이렇게 배려해주시고. 솔직히 이게 가게 입장에서 크지 않고 소비자 입장에서 굉장히 단순해 보일 수 있어도 이런 잔잔한 것들이 때로 큰 힘을 발휘한다.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 기억에 남으니까. 정말 잘 되던 곳들이 계속해서 잘 되는 이유가 있겠다. 근데 사람이 애초에 좀 기반이 갖쳐줘야 이런 것도 가능하니 그런 것을 또 무조건 정답이라 말할 수도 없겠다. 내 맛집 포스팅들의 경우 단순 음식 소개가 아니라 뭔가 철학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게 운영 방식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게 되는데 다른 분들이 관심을 가지실지는 모르겠다. 근데 개인적으로 그런 것을 분석 아닌 분석 같은 느낌으로 살펴보고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나름 관찰하고 있다.

 

이렇게 이젠 정말 몇 없는 추억의 학교 앞 분식집 인기 메뉴 다 주문해서 끝까지 맛있게 먹어봤다. 최근 저출산으로 인하여 한 반의 인원수도 많이 줄었다고 하더라. 예를 들어 우리때 30~40명이었으면 지금은 10~20명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체감을 느끼고 싶으면 인터넷에 자기 고등학교 검색을 해보라고 하더라. 그러면 지금 한 반에 몇 명이 있는지 나온다고 말이다. 나도 해봤는데 내가 다녔을 때보다 평균 10명이 조금 넘게 줄어든 것 같았다. 이게 단순 저출산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가에도 중요하고 심각한 부분인데 막연하게 어떻게 신경을 써서 개선이 되길 바래본다. 나도 어차피 남일도 아니니. 아무튼 오늘은 먹는 이야기 하면서 맛집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근데 이 메뉴 자체는 정말 맛있었다. 요즘 트렌드에 맞춰 쓸데없이 매운 것도 아니고 적당히 달달하면서 거부감 없이 감칠맛 도는 것이 꽤나 괜찮았다. 요즘 들어 이런 맛을 그리워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한번 주변 학교 앞으로 산책을 나가보시는 것이 어떨까? 우리 동네 숨은 맛집이 거기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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