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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에만 맛볼 수 있다는 제주도 풍습요리 몸국 같이 먹어봐요

디프_ 2022. 6. 17. 16:28
한식 먹어야지 하고 방문했다가 몸국 먹고 반하고 온 모영 식당

 

한식, 일식, 중식, 양식 중에 제일 좋아하는 것을 꼽으라면 무조건 양식이었다. 중식도 나름 잘 먹기도 했는데 아마 양식을 먹은 빈도수가 훨씬 더 높았을 것이다. 한식의 경우 밖에서 거의 사 먹지 않았다. 뭐 단체로 모인다거나 개인 의견이 반영 안 되는 그런 상황이 아니고서야 내가 의도해서 먹은 기억은 별로 없다. 왜냐하면 집에서 충분히 먹기 때문에 밖에선 최대한 다른 것들을 먹고 싶었다. 일식은 끽해야 초밥이나 돈부리 같은 것이었고 중식은 중국집, 양식은 파스타부터 햄버거까지 종류가 다양했고 선택 폭이 넓었다. 맛있기도 하고 돈을 지불하고 사 먹는다는 기분이 들어서 주로 먹어왔다. 근데 이게 근 1~2년 동안 꽤나 바뀌었고 최근 가장 잘 사 먹는 종류는 바로 한식이다.

 

아마 이렇게 변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소화때문일 것이다. 언제부턴가 감자튀김이나 치킨 같은 튀김류를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특히 야식으로 먹을 경우 먹고 바로 자는 순간 체해버린다. 그리고 소화도 잘 안된다. 아마 장 기능이 그동안 많이 혹사를 당해 나빠진 것 같다. 예전에 잘 관리를 했으면 괜찮았을 텐데 매번 저녁 야식을 먹고 매운 것도 먹고 그냥 잤으니 충격을 많이 받았겠다. 근데 단순 소화 능력을 제외하고더라도 요즘은 한식이 맛있다. 그 특유의 얼큰함이 살아있을 때면 맛집으로도 기억 남는 것 같다. 물리지 않고 감칠맛이 계속해서 나는 매력적인 분야이기도 하고 말이다. 오늘 역시 속 가볍지만 든든하게 한식이 먹고 싶었고 그렇게 모영이라는 식당을 방문하게 되었다.

 

여기의 경우 점심에 단 두가지 메뉴만 판매한다. 하나가 오늘 소개하는 잔칫날에만 맛볼 수 있다는 제주도 풍습요리 중 하나인 몸국 메뉴고 나머지 하나는 누구나 익숙하게 즐길 수 있는 김치찌개다. 그래서 각각 두 개를 나눠 주문해봤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날 이 몸국이라는 음식을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다. 의도한 것은 아니고 돌아다니면서 파는 가게도 많이 못 본 것 같다. 그리고 아마 나뿐만 아니라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도 처음 들어보시고 이렇게 생긴 것도 처음 보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근데 살펴보니 제주도에선 큰 일을 치를 때 빼놓지 않고 준비하는 음식 중 하나라고 하니, 현지인 분들에게는 꽤나 익숙한 음식인가 보다. 의도하고 이 가게를 찾아온 것은 아닌데 나름 특별한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약간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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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국을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다음과 같다. '모자반국의 사투리라고 하며 몸은 보통 모자반이라 불리는 가지가 많은 해조류로 지방질, 칼슘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바닷가 바위틈에서 많이 자라며 연한 것을 채취하여 식용으로 이용한다. 몸국은 돼지고기나 돼지뼈를 삶은 국물에 돼지의 내장과 말려두었던 몸을 빨아 넣어 끓인 국입니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게 먹어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국밥 스타일은 아닌데 또 미역국처럼 맑은 느낌은 아니고 그 중간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텁텁함 없이 시원하고 깔끔하긴 한데 또 맑다고 표현하긴 애매한 그런 느낌이다. 근데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국물 요리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 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맛이었다.

 

한식이 먹고 싶어서 찾아온 모영 식당, 여기 김치찌개도 꽤나 괜찮았다. 비주얼을 보면 일단 합격이다. 그리고 제주도 풍습요리 몸국 안에 들어간 재료부터 해서 이 가게 자체가 요리를 잘하는 것 같았다. 재료 실하고 간 조절 잘 되어있게 맛있었다. 그리고 밑반찬들도 저렇게 깔끔하게 나오고 말이다. 맞은편에 맛나식당이라고 아마 여기 놀러 오신 분들은 다 아시는 것 같은 유명한 식당이 있는데 거기에 비해 여기 모영의 경우 낮에 꽤나 한산했다. 그래서 도대체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다. 분명히 여기도 맛있고 정갈하게 잘 나오는데 말이다. 가격도 8천 원으로 저렴하고 말이다. 뭐 밤 장사가 메인이신 것 같긴 한데 낮에 이렇게 한산하다는 것이 잘 이해가 안 가는 맛과 퀄리티였다. 그만큼 소비자로서 맛있고 만족스러웠다는 의미겠다. 한 그릇 뚝딱 해치우기 좋은 든든하고 괜찮은 가게다.

국물이 시원해서 이렇게 바닥을 드러낼 때까지 꽤나 잘 먹었다. 잔칫날에만 맛볼 수 있다고 하는데 아마 여기 모영 식당이 아니었으면 나 같은 관광객은 꽤 오랜 기간 먹지 못해 봤을 것 같은 맛이다. 일단 파는 곳을 그렇게 많은 제주도 가게를 다녔어도 여기서 처음 봤으니 말이다. 그리고 김치찌개를 먹으려고 온 것이었기도 하고. 아마 홍보가 좀 덜 되어서 사람들이 안 찾아오는 것 같긴 한데 나라도 이렇게 우연히 먹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좀 평소 먹어보지 못한 특별한 맛을 먹었는데 낯설지만 익숙하게 맛이 다가와 신선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김치찌개는 뭐 누구나 다 아는 맛이었고! 나름 이 지역의 풍습요리이기도 하니 기회가 되면 한 번쯤 드셔 보시는 것도 좋겠다 싶다. 근데 좀 살펴보니 이게 은근 실력이 필요한 요리여서 맛있는 가게를 가야 맛있다고 하니 잘 찾아가야겠다. 내가 먹은 이 가게의 경우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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