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누구나 좋아할 시골밥상 느낌 남양주 봉래식당 다녀왔어요

디프_ 2022. 6. 12. 09:26
보리밥, 감자전, 흑돼지숯불구이 너무나 맛있고 정겨운 조합

 

여행지에서 별 생각 없이 우연히 만난 식당이 뜻밖의 추억이 되기도 한다. 오늘 포스팅하는 곳은 원래 계획에 없었다. 막 가야 할 맛집들도 계획에 세워두고 움직이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찾아보거나 아니면 땡기는 메뉴라도 찾아보곤 한다. 근데 또 요즘엔 그냥 검색해서 나오는 것보다 근처에 가서 지도 검색으로 살펴보는 것이 더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 아예 안 찾아보고 가기도 하는데 이날은 반반 섞였다. 원래 가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거기서 고기를 팔지 않았다. 꼭 낮부터 고기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조합에 고기가 필요한 날이었다. 뭐 여름에만 판매를 해서 아직 오픈을 하지 않으신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차로 돌아와 급 갈만한 곳을 찾았고 여길 오게 됐다. 그러니까 즉흥적으로 찾아오게 된 곳이라는 의미다.

 

즉흥적으로 찾아온 가게는 어느정도 리스크가 있다. 어느 곳이나 다 그렇겠지만 정말 좋거나 평범하거나 오히려 안 좋거나. 급하게 찾다 보니 자세히 못 보게 되고, 그래서 그냥 실속은 없지만 광고가 잘 된 가게에 속아 방문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근데 또 워낙 급하게 찾아온 곳이다 보니 그만큼 관여도가 낮아져서 실패를 하더라도 크게 상처받지 않긴 하니까 나름의 장점 같은 것도 있다. 여기 남양주 봉래식당의 경우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오다 보면 가게를 만날 수 있다. 여기가 가게들이 모여있다기보단 그냥 거주지 틈에 있는 듯한 가게라 못 찾아오실 수도 있는데 네비가 잘 안내해주더라. 설명을 보면 '영화촬영소 입구로 들어오셔서 간판 앞에서 우회전하여 마을 안으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라고 쓰여있다. 아무튼 그렇게 들어와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다.

 

아마 이날이 평일이었을텐데 사람이 많지 않았다. 우리 말고 한 테이블 정도 더 있고, 시간대도 애매해서 여기 일하시는 분들이 따로 식사를 하고 계셨다. 가족 단위로 장사를 하고 계신 것 같았다. 그래서 주문하기가 좀 민망하긴 했는데 그래도 장사를 하고 계신 것은 그런 것도 있는 것이니까 최대한 요청을 덜 드리려고 주문을 한 번에 하고자 노력했다. 우선 앉자마자 여기에 온 이유인 흑돼지숯불구이를 주문했다. 그리고 보리밥과 또 요즘 가게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감자전도 하나 주문했다. 메뉴명부터 여기 분위기, 그리고 음식이 나오는 비주얼까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시골밥상 느낌 아주 제대로다. 이런 가게를 좋아하기 때문에 먹기 전부터 신이 나고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뭐 먹어봐야 맛을 아는 것이니까 섣부른 판단이긴 한데 일단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다.

가장 먼저 감자전이 나왔고 그 다음 숯불이 올려졌다.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려서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이것저것 들어가시는 것 같았다. 그렇게 감자전을 먹고 있으니 고기와 밑반찬이 나왔다. 밑반찬은 완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구성되어 있었고 고기가 구워지기까지 이것저것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나하나 너무 맛있었다. 감자전도 나쁘지 않았고 그냥 다 좋았던 것 같다. 매장 자체는 좀 넓은 편인데 한가한 시간에 와서 그런지 한적하게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다. 고기도 팔고 이렇게 직접 굽는 시스템이다 보니 사람이 북적북적하면 정신이 없을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조용해서 더 좋게 느껴졌던 것 같다. 창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도 너무 좋고!

 

열심히 고기를 굽고 있으니 보리밥이 나왔다. 이게 가장 먼저 나와야할 것 같은데 제일 마지막에 나왔다. 이유는 모르겠다. 나물 하나하나도 미리 해두시는 것이 아니라 주문과 동시에 데쳐서 주시나? 아무래도 여기가 뭔가 정말 FM으로 가게 운영하기 위해 장사하신다기보단 정말 다른 식당 없는 동네와 같은 곳에서 운영하시는 느낌이라 그렇게 운영하실 수도 있겠다. 물론 장사가 잘 되면 누구나 좋겠지만 막 활성화에 욕심보단 정말 내실을 다지는 느낌? 이게 표현이 좀 이상한데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알아서 좋게 잘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이렇게 보리밥, 감자전, 흑돼지숯불구이 너무나 맛있고 정겨운 조합이 완성되었다. 오랜만에 이런 식사를 했던 날이라 너무 설레인 것 같다. 솔직히 서울 안에서 뭐 비슷하게 흉내 내는 가게들이 많긴 한데 아무래도 이 감성은 따라오기 힘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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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열심히 구워주고 나온 된장찌개와 함께 나물에 고추장을 넣고 보리밥을 막 비비기 시작했다. 고기의 경우 셀프로 구워야 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먹다 보면 고기 굽는 사람은 좀 정신이 없을 수도 있으니 다른 분들이 밥을 비벼주시거나 뭐 나눠주시거나 챙겨주는 것도 좋겠다. 근데 뭐 숯불이라 화력이 세긴 한데 막 고기 굽기 어려울 정도로 벅찬 것은 아니어서 막 너무 힘들거나 정신 없진 않겠다. 원래 예전엔 정말 고기도 잘 못 구웠는데 이제 나름 여기저기 다니면서 해봤다고 아예 못 굽는 편은 아닌 것 같다. 근데 다만 자주 뒤집게 되더라. 가게들 보면 정말 한두 번만 딱 뒤집던데 아직 그 스킬은 안된다. 괜히 탔을까 봐 걱정이 돼서 계속 살펴보게 되더라.

 

고기도 다 구워졌고 보리밥도 이렇게 고추장 색깔이 돌도록 잘 비볐다. 나물도 팍팍 잘 넣었다. 개인적으로 가리는 것은 없다. 번데기만 그 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못 먹지 정말 다 잘 먹는다. 맛있게! 그냥 혼자 영양소 있게 잘 안 챙겨먹어서 그렇지 딱히 가리는 것은 없다.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다양한 나물 종류 팍팍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누구나 좋아할 시골밥상 느낌 남양주 봉래식당 식사를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아마 이 포스팅을 보시고 군침 도시는 분들 많지 않으실까 싶다. 정말 아이들도 그렇고 이 조합을 싫어할 사람은 크게 없어 보인다. 고기 자체도 냉동이긴 한데 위에 소금이 뿌려져 있고 뭐 일부러 숙성을 하셨을 수도 있으니까 잘 모르는 입장에서 나쁘다고 볼 수도 없겠고.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됐다.

열심히 먹은 흔적이 포스팅에서 갑자기 건너띄어져서 안 보이긴 하는데 1차로 구운 고기도 거의 다 먹었고 보리밥도 팍팍 먹었고 감자전은 진작에 먹을 만큼 해치웠고 밑반찬도 열심히 즐겨줬다. 손이 바빴고 젓가락이 향할 곳이 많았다. 그래서 마지막 남은 고기 한 덩이를 굽기 전에 살짝 망설였다. 배가 불러서 말이다. 그래도 고기 맛 자체도 너무 훌륭했기 때문에 배가 불러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올려봤다. 여기 우연히 정말 급하게 찾아서 온 곳인데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분위기도 맛도 구성도 그냥 다 좋았다. 그리고 들어오기 전에 맞은편 가정집에서 키우시는 개가 있었는데 그 개들도 너무 귀여워서 식사 전이나 후나 나도 즐겁고 행복했다. 내가 이 가게를 또다시 올진 모르겠지만 그때도 이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솔직히 요즘 이렇게 숯불을 내어주는 가게도 찾기 쉽지 않은데 그 부분도 좋았다. 그리고 괜히 저 고기 부분에 불판 모양의 까만 자국들이 생기는 것도 비주얼적으로 먹고 들어갔다. 괜히 더 맛있게 느껴진단 말이지. 숯도 나름 많이 넣어주셨는지 화력이 꽤 오래 유지되었다. 원래 고기도 먹다 보면 불이 약해져서 숯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그럴 일은 없었다. 아니면 이게 보리밥이기도 하고 배가 고파서 우리가 빨리 먹었던 것일 수도 있겠다. 그냥 다 맛있다보니 정신없이 흡입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다음에 다시 올지 모르겠다고 앞서 말한 이유는 위치가 애매해서. 솔직히 이 지역 자체를 잘 안 오기도 하기 때문에 근처 놀러 올 때나 방문하지 막 시간을 내서 찾아오긴 힘들겠다. 그런 가게들이 이 근처 지역에 꽤 된다. 아무래도 서울 근교에서 편하게 놀러 오기 만만한 동네기 때문에 그렇겠다.

누구나 좋아할 시골밥상 느낌 남양주 봉래식당에서 이렇게 마지막 고기 한 점까지 야무지게 잘 챙겨 먹었다. 요즘 이상하게 마늘이 그렇게 좋더라. 물론 예전에도 잘 먹긴 했는데 기본적으로 나온 마늘은 최대한 다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노력이라기보단 손이 그렇게 저절로 가고 있다. 쌈장에 찍어먹으면 그 특유의 알싸함 등이 좋더라. 매운 것은 잘 못 먹어도 매콤하고 좀 리프레쉬되는 맛은 되게 좋아하는 것 같다. 우연히 찾아온 가게에서 너무나도 오랜만에 좋은 경험을 하고 간다. 맛있고 정겨운 조합이라 입과 손이 즐거웠고 분위기 때문에 마음이 즐거웠다. 솔직히 뷰라고 하기엔 정말 뭐 없었지만 그냥 이 공간 자체가 편하게 다가온 것 같다. 물론 시간이 어정쩡해서 그런 것일 수 있겠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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