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소스 가득 배이게 끓여먹는 재미가 있는 즉석떡볶이

디프_ 2022. 5. 9. 20:35
자작자작한 국물에 감자튀김까지 너무 잘 어울린다

 

뒤늦게 매력을 알게 된 음식 중 하나가 또 떡볶이다. 원래 이 메뉴 자체를 거의 사 먹지 않았었다. 어릴 때도 그렇고 뭔가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더라. 그냥 떡이랑 소스랑 따로 노는 느낌? 근데 떡꼬치는 또 좋아했다. 그 달달하면서도 매콤한 소스에 튀긴 떡과 함께 먹으면 그렇게 잘 어울리더라. 또 순대에 떡볶이 소스 찍어 먹는 것도 좋아했다. 그냥 그렇게 인기였던 떡볶이 자체에 매력은 크게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엽기 떡볶이가 처음 나왔을 때도 매장에 가서 먹어봤는데 너무 매워서 몇 개 먹고 포장도 안 하고 그냥 나왔던 것 같다. 나름 이런 식으로 시도를 했었는데 그렇게 맛있게 느껴지는 가게는 별로 없었다. 거의 없었다.

 

그래도 하나 나름 좋아했던 맛이 있는데 바로 집에서 만들어준 떡볶이였다. 매콤하진 않아도 달달한 베이스였는데 국물을 자작하게 먹으니 그냥 달콤하면서 맛있었다. 그렇게 집에서만 종종 먹다가 이 메뉴도 맛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몇번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 매력에 빠져버렸다. 특히 그 즉떡이라 불리우는 즉석떡볶이의 매력에 말이다. 보글보글 끓이면서 계속 먹다 보면 나중에 국물이 졸면서 자작해지는데 그때가 또 별미다. 떡볶이나 면발이나 모두 소스를 가득 머금어서 적당히 자극적이고 짠맛이 났다. 간을 세게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상태가 딱 나에게 맞았고 마무리까지 맛있게 매번 먹었다.

 

오늘 소개할 킴스맘 역시 내가 자주 찾는 가게 중 하나다. 여기도 가격도 괜찮고 구성도 괜찮고 무엇보다 맛도 좋게 잘 나온다. 다만 위치가 애매해서 아마 이 가게만을 위해 찾아서 가긴 힘들 것이다. 뭔가 동네 맛집 느낌이랄까? 직접 유기농 재료들로 육수를 내셔서 내어주신다고 한다. 실제 소비자 입장에서 그런 것들의 맛 하나하나를 느낄 순 없지만 그냥 먹다 보면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맛이 난다. 건강한 맛이라는 것은 조금 거짓말이긴 한데 아무튼 확실한 것은 배부르게 먹고 난 뒤에도 속이 불편함이 없다. 간단히 비교해서 치킨이나 이런 것을 배 터지게 먹으면 속이 불편한데 여긴 그렇지 않다. 아무래도 끓여서 먹어서 그런가?

볶음밥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여기 감자튀김은 꼭 시켜서 먹어야 한다. 솔직히 재료 자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뭐 색다를게 있겠느냐만은 그냥 여기 즉석떡볶이와 감자튀김 조합이 좋다. 빨간 국물과 함께 짠맛으로 입을 적응시켰다면, 또 단맛으로 새로운 맛을 선사해주면 된다. 그 오가며 먹는 재미도 있고 실제로 더 맛있게 많이 먹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만약 볶음밥과 감자튀김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감자튀김을 추천드리고 싶다. 볶음밥의 경우 먹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긴 했는데 뭔가 그렇게 강렬한 인상이 안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다.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닌데 다른 것들이 워낙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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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 라면사리 욕심을 내면 안된다. 항상 여기 라면사리 하나만 추가했었다. 근데 매번 아쉽게 부족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그 면발이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이날이었나 아마 다른 날이었나, 라면 사리를 두 개 주문했다. 솔직히 평소에 라면 하나만 먹어도 배부른데 이상하게 이 라면 사리는 적게 느껴졌나 보다. 그렇게 두 개를 시켜서 먹었는데 이게 또 양이 많다 보니까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고 그에 따라 그 맛이 좀 반감되더라. 사람은 항상 좀 부족하거나 궁핍할 때 그 본연의 가치를 느낄 수 있나 보다. 그래서 그냥 하나만 시키고 조금 부족하게 먹는 것이 더 많이 좋겠다. 일단 전체적인 양이 부족해서 배고플 리는 없기 때문에 라면을 조금만 먹는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슬슬 국물이 졸아가면서 그 안에 남겨져있던 재료들에 소스가 배이기 시작했다. 이때 딱 계란을 공략해주면 된다. 처음 국물이 좀 묽을 때 계란을 먹으면 정말 계란 맛만 난다. 아무리 소스를 찍어 먹는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근데 이런 상태에서 계란을 반으로 쪼개서 국물에 슥삭슥삭하여 먹게 되면 정말 맛있다. 계란 자체가 담백하긴 한데 그 느끼함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부분들을 잡아준다. 그래서 계란은 항시 처음부터 먹지 않고 이렇게 먹다가 중간 즈음에 먹어준다. 또 너무 마지막에 먹으면 배가 너무 불러서 못 먹거나 억지로 먹는 느낌이 있으니 중간에 맛있게 먹어주면 되겠다. 이렇게 글을 작성하면 뭔가 순서가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손이 가는 대로 먹는데도 이렇게 저절로 되더라.

 

불을 절대 다 끄지 않고 아주 약한불이라고 켜두는 것을 추천드린다. 이게 또 실내다 보니 은근 금방 식더라. 겨울이든 여름이든 말이다. 자고로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 차가운 음식은 차갑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뭔가 미지근할 때 더 맛있는 것들은 찾지 못했다. 그렇게 은은한 불에 이렇게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먹으면 배도 부르고 기분 좋고 그렇다. 물론 비쥬얼에서 느껴지듯이 좀 짜게 먹기 때문에 물도 많이 마셔줘야 하고 마무리로 환타나 사이다 등 탄산으로 해주면 깔끔하긴 하다. 글을 작성하면서 솔직히 막 너무 몸에 안 좋은 것 아니냐 싶지만 평소 아마 더 안 좋은 행동들을 많이 할 것이다. 이 메뉴가 오히려 더 건강한 한 끼가 될 수도 있다. 또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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