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예약 안하면 못 먹는 당일 생산, 판매 원칙의 인천 전동떡집

디프_ 2022. 1. 26. 20:12
방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옛날 맛 그대로의 찹쌀떡

떡은 개인적으로 정말 잘 안 사 먹는 편이다. 그러다가 전국 여러 맛집들이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알았고 덕분에 여기저기서 나름 맛있는 것들을 먹어봤다. 정말 딱 그 정도만 신경 써서 먹는 편이다. 한 일 년에 1~2번 주문하나? 근데 다들 만족스러웠고 아무래도 어머니께서 왜 요즘은 안 시켜먹냐고 종종 물어보시곤 하셨다. 맛있으셨으니까 그러셨을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종종 즐기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고가 터졌다. 그날은 어머니가 절에서 가져온 시루떡이었나. 저녁을 먹고 가만히 있다가 허기가 져서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그 떡을 그냥 생각 없이 먹었다. 그러고 한 30분 지났을까. 갑자기 몸이 가렵고 따가워지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아픔이나 이런 고통은 잘 참는 편이다. 근데 이건 선이 넘었다 생각했고 거울을 봤더니 얼굴 전체에 두드러기가 빨갛게 올라왔었다. 먹은 것은 떡밖에 없으니 그게 범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집에 유통기한이 좀 지난 알레르기 약이 남아있었다. 평소라면 안 먹었을 테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먹고 나니 정말 다행히도 한 30분 지나서 가라앉았다.

 

앞서 좋은 포스팅에 저런 이야기를 왜 했냐면, 저 증상 이후로 겁이 생겨 떡 먹는 것이 좀 어려웠다. 원래 번데기도 잘 먹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번데기만 먹어도 두드러기가 올라오더라. 그 뒤로 못 먹고 있는데 떡은 오늘 소개할 찹쌀떡을 맛있게 먹은 뒤로도 별 증상이 생기지 않아 다시 자신감을 얻어서 앞에 좀 깔아봤다. 좋은 의미로 말해본 것이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처음 여기 인천 전동떡집 가게를 알게 된 계기는 tv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생활의 달인에 정말 매력 있게, 소비자 입장으로선 안 가볼 수 없게 잘 어필되고 있었고 언제 한번 가야지하며 메모를 해두었다. 근데 당일 생산, 당일 판매 원칙으로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었고 예약을 하더라도 박스 단위라 혼자 먹기엔 많아 평소 같은 날엔 먹지 못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기다렸다. 그러다 알맞은 기회가 왔고 사전에 미리 전화를 한 뒤에 당일 아침 몇 시까지 가기로 약속을 잡고 이렇게 다녀온 것이다. 사장님께서도 바쁘신 와중에 친절히 응대해주셔서 예약이나 구매에 그렇게 어려움은 없었다.

 

여기 영업 시간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8시 오픈하여 오후 1시에 종료를 하신다고 한다. 근데 앞서 말했듯이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예약 순에 맞춰 생산하여 판매를 하기 때문에 무조건 하루 전에 전화를 드리고 가능한지, 시간을 같이 조율하여 방문해야 한다. 뭐 당일 미판매분이나 그런 것을 기대한다고 하더라도 한번 전화를 드려본 뒤에 가는 것이 맞겠다. 괜히 헛걸음 칠 수 있으니! 일단 근처에 주차장은 딱히 없지만 어차피 찹쌀떡만 받아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잠시 정차하고 계산하고 가지고 나오면 되겠다. 그리고 내부 사진을 찍기 전에 찍어도 되는지 한번 여쭤봤다. 건물이 오래되어 깨끗하지 않긴 한데 가능하다고 말씀을 주셔서 이렇게 좀 찍어봤다. 사장님과 어르신 두 분이서 직접 이렇게 만들고 계셨다. 근데 이게 참 신기한 것이 온도 조절을 하시는 것인지 시간에 맞춰 문을 열고 이렇게 옆에 선풍기도 있고 그랬다. 그냥 만들어서 파는 것이 아니라 여기만의 노하우가 확실히 있어 보였다. 뭔가 장인 정신이 느껴졌달까? 단순 상품만 가져왔으면 몰랐을 텐데 이렇게 제조 과정을 보고 나니 더욱더 충성도가 생긴 기분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는 의미다.

 

1 상자에 30개입 총 2박스를 주문했다. 가격은 3만 원! 50개입 1 상자 5만 원에도 판매하고 있는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양이 많았다. 뭐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당일에 먹는 게 최고 맛있을 텐데 정말 가족 모임을 하지 않고서야 힘드니까. 개인적으로 최상의 퀄리티에 먹을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냉동 보관은 어쩔 수 없을 경우에만 하고 최대한 그때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러니까 여기 인천 전동떡집 가게도 나름 타이밍 맞춰서 온 것이고. 그렇게 두 박스를 포장해서 왔는데 사장님께서 맛을 보라고 이렇게 두 개 따로 서비스를 주셨다. 이런 센스 너무 좋았다. 솔직히 포장 박스를 뜯으려면 그전까지는 못 먹는다는 의미인데 이렇게 따로 주시니 잠시 차를 세운 뒤에 바로 먹어볼 수 있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게 맞는 표현인진 모르겠으나 너무 뽀송뽀송하고 퉁퉁하고 찰지고 쫀득쫀득하고 저 팥앙금도 너무 달지도 않고 적당히 맛있고 좋았다. 솔직히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사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대만족이었다. 충분히 올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이거 먹어본 사람 중에 불만인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연세가 좀 있으실수록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이라고 더 반응이 좋으셨다.

그렇기 때문에 다가올 설 명절도 있고 모이진 못하더라도 떡국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이런 찹쌀떡도 즐기면 괜찮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크기도 제법 크기 때문에 돈도 아깝지 않고 일단 장인의 손길을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에 금액은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가성비가 정말 안 나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애초에 방부제를 일절 쓰지 않아 하루가 지나면 떡이 굳어버린다고 하니 그런 부분도 막상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하긴 하겠지만 내 입장에선 더 희소성 있게 느껴져 메리트 있게 받아들였다. 이런 가이드에 대해 구매를 하면 저렇게 프린트된 종이를 하나 같이 넣어주시는데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당일날 드시지 않고, 다음날 드실 떡들은 말랑말랑할 때, 봉투에 2~3개씩 넣고 냉동실에 보관해주세요. (봉투가 공기가 통하지 않게 묶어주세요.) 냉동실에서 꺼내서 상온에 1~2시간 두어 녹으면, 후라이팬에 찹쌀떡을 올려 앞뒤로 살살 구워드시면 됩니다. (약한 불로 살살 구워주세요)'라고 말이다.

 

아무리 봐도 이 예약 안 하면 못 먹는 당일 생산, 판매 원칙의 인천 전동떡집 찹쌀떡 비주얼 보면 너무 귀엽단 말이지. 퉁퉁하고 뚱뚱하고 뭔가 폭신폭신 귀엽다. 별로 비쥬얼에 신경 쓰신 것 같지도 않은데 이 색깔 때문인지 그냥 나만 그런 것인지 그렇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지방이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은근 비슷해서 그런가? 아 그리고 앞서 냉동실 보관을 하면 후라이팬에 살살 구워서 먹으라고 하는데 나를 포함 이 떡을 받은 사람들 모두 다 그렇게 먹지 않았다. 그냥 상온 보관을 한 뒤에 그냥 그 자체로 즐겼다. 나의 경우 항상 가게에서 권하는 대로 FM대로 해서 먹는 편인데 저 과정이 귀찮기도 했고 다들 그냥 먹어도 너무 맛있다고 하길래 그렇게 먹어봤다. 근데 진짜 그랬다. 처음 먹었을 때와 맛 차이도 솔직히 모르겠고 그냥 쫀득쫀득 맛있더라. 물론 내가 사장님에게 듣기론 냉동 보관도 권장 기간이 한 달 이내라고 하셔서, 나름 신선하게 먹어서 그런 것 같긴 한데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귀찮으시면 후라이팬 사용 없이 그냥 드셔도 괜찮겠다는 것이다.

 

인천 전동떡집 찹쌀떡 내부의 모습은 위와 같다. 진짜 특별할 것 없다. 저 떡이 있고 그 안에 팥앙금이 있고! 정말 여기가 기본에 충실한 곳이고 'simple is the best'인 가게이지 않을까 싶다. 정말 고수의 레벨에선 복잡한 것이 쉽고 단순한 것이 더 어려운 것이라고 하는데 그게 딱 맞는 가게다. 정말 별거 없어 보이는데 맛도 좋고 만족스럽다. 그게 여기만의 차별화와 장점이지 않을까 싶다. 앞서 권유 주신 것처럼 낱개로 포장을 한 뒤 냉동 보관을 하였고 그 뒤로도 맛있게 종종 먹었다. 아 그리고 여기 사장님의 경우 소식 글을 보니 다음처럼 글을 써주셨더라. 이런 것만 보더라도 여길 자주 오는 단골손님분들도 많음을 알 수 있겠다. '모든 작업을 손수 수작업으로 합니다.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4년 전 방송이 나간 후 모든 손님을 만족시켜드릴 수 없었습니다. 70 중반의 어머님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서 두 번 다시 방송 촬영을 하지 않기로 했었고, 10군데가 넘는 방송 제의가 와도 하지 않았습니다.'로 시작되었는데 결론은 허락하지 않는 방송이 임의로 나갔나 보다. 그래서 사장님께선 그게 감당이 안되어 잠시 영업 중단도 하셨고. 이런 사장님의 경영 방침도 여기 맛을 유지하고 계신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 말이다. 요즘 이런 가게가 없는데 이런 부분도 너무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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