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청양고추 듬뿍 넣어 칼칼하게 해장하는 김당 순대국밥

디프_ 2022. 1. 25. 20:53
부추도 듬뿍 올리고 정식으로 나온 수육, 순대 역시 훌륭하다

이상하게 국밥이 좋아지는 요즘이다. 근데 이것 역시 맛을 따지게 된다. 솔직히 웬만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기 때문에 어딜 가든 평타 이상은 치는 음식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은데 나에겐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큰일 났다. 한 예로 원래 동네에 자주 가던 해장국 집이 하나 있었다. 자주 간다기보단 그냥 사람들이 가자고 하면 가는 그런 곳이었다. 어렸을 때도 친구들이 맛있다고 해서 몇 번 가본 적도 있고 아무튼 종종 가는 곳이다. 뭐 김치도 나쁘지 않고 그냥저냥 만족하면서 다녔다. 근데 작년 김해로 두 번 여행을 다녀온 이후 너무 기준이 높아져버렸다. 부산부터 김해까지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먹을 것 먹고 그랬는데 확실히 수준 차이가 났다. 젓갈류의 강한 향을 즐기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달랐다. 거길 다녀와서 내가 종종 가던 집을 갔는데 내가 기대하던 맛이 나지 않았고 김치마저도 뭔가 좀 아니다 싶었다. 확실히 그 지역마다 잘하는 집이 있는 것 같다. 원조는 다르다. 서울의 경우 여기저기 맛집들이 올라오는 것이긴 한데 확실히 원조는 못 따라가는 것 같다.

새로운 곳을 소개하면서 왜 앞전에 저렇게 깔았냐하면 오늘 소개할 김당이라는 곳은 내가 평소 가던 곳보다 구성도 좋고 딱 정말 김해 놀러 갔을 때 먹었던 것처럼 그런 구성과 맛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한데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면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근데 뭐 순대국밥 마니아층과는 좀 다를 수 있겠다. 나의 경우 요즘 좀 즐긴다고 하나 아직까진 초보자이기 때문에. 김치나 어디든 젓갈 향이 강하게 나면 아직 못 먹는데 대부분 이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 향이 느껴져야 찐이라고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 내 친구들 기준이다. 아무튼 이날 정식하나와 순대국 하나를 주문하였고 이렇게 밑반찬을 받을 수 있었다. 일단 소스가 여러 개라 좋았고 저 풋고추 역시 본격적인 식사 전에 입가심 용도로 괜찮아 만족스러웠다. 뭔가 모든 재료들이 싱싱해 보인단 말이지. 생각보다 김치는 아쉽긴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깍두기가 맛있어서 그 부분도 전혀 아쉽지 않았다.

 

그렇게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일단 국밥 대신에 정식에 포함된 수육이랑 순대가 같이 나왔다. 정식 분명히 하나 시켰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 놀랐다. 일단 기본적으로 푸짐한 부분이 만족스러웠다. 2인으로 뭐 메인 메뉴 시킨 것도 아니고 기본 메뉴 주문한 것인데 일단 상이 꽉 차니까 말이다. 그리고 사장님께서 저 젓갈 종류를 서비스라고 이렇게 내어주셨다. 항상 나오는 것은 아니고 이때 챙겨주신 것 같았다. 근데 개인적으로 오징어젓갈 말고 딱히 다른 것을 못 먹어 막 열심히 먹진 않았다. 그래도 무슨 맛일까 해서 가볍게 먹어보긴 했는데 아직까진 나에게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근데 국밥 말아먹을 때 하나씩 올려서 드시면 좋아하시는 분들은 없어서 못 드시지 않을까 싶다. 이날 같이 왔던 아는 형의 경우 정말 국물까지 나중에 다 해치웠다. 새우젓 넣고 부추 넣고 뭐 이것저것 다 넣고 다진 양념도 넣고 말이다. 나 역시 새우젓 빼고 부추부터 청양고추까지 이것저것 듬뿍 넣고 칼칼하게 얼큰하게 맛있게 잘 먹긴 했다. 이 비쥬얼 아마 대부분 못 참지 않을까 싶다.

순대국밥 가게의 경우 일단 메인은 메인인데 그보다 우선시 되는 것이 김치 맛이라고 한다. 김치가 맛있어야 정말 맛집이라고들 하더라. 충분히 공감한다. 뭔가 이상하게 이런 국밥집 오면 김치를 평소의 배가 되도록 먹는 것 같다. 여기 김당의 경우 앞서 말했듯이 깍두기가 너무 맛있었고 계속해서 한입 먹을 때마다 같이 곁들였다. 마늘도 너무 쓰거나 맵지 않아 이렇게 쌈장만 톡 찍어서 먹을 수 있어 괜찮았다. 그리고 순대! 솔직히 이런 모둠 스타일을 오랜만에 즐겨보고 싶긴 했다. 다 먹진 못해도 그냥 이런 구성에 손이 가는 대로 먹고 싶었단 말이지. 한 2~3주 전쯤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 그 오소리순대처럼 말이다. 김해, 부산이 참 그리운 것이 다녀오면 먹었던 것들이 더 생각난다. 비쥬얼도 좋고 맛도 좋고! 그나마 여기서 나름 흉내를 낸다는 느낌으로 먹은 것이긴 한데 부산을 항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만족해야 했다. 근데 그런 기준으로도 여기 퀄리티나 맛 다 괜찮았다. 일단 소스가 여러 개라 이렇게 따로따로 찍어먹을 수 있어 좋았는데 잡내 하나 없고 질긴 부분 없이 다 잘 씹혔고 넘어갔다.

수육도 적당히 지방과 살코기 부분이 구분되어져 있었고 야들야들 맛 좋고 괜찮았다. 역시나 잡내 하나 없었다. 솔직히 또 이런 순대국밥 매니아 층은 적당히 고기 잡내가 나야 더 깊은 맛이 느껴진다고 좋아하시곤 하던데 개인적으론 모르겠다. 그냥 깔끔한 맛이 좋다. 여기 가게의 경우 잡내가 없이 깔끔해서 좋았다. 근데 국밥 안에 들어간 고기는 살짝 다르긴 했다. 약간 털이 있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그런 부분은 의도하신 것 같았다. 솔직히 못 먹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한번 보이면 무조건 거둬내는 편이라 여기서도 몇 개는 건져내었다. 그리고 여기만의 또 다른 특징이 이렇게 다진 양념이 기본적으로 올려져서 나온다. 원래 국물만 나오고 선택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여긴 이렇게 기본적으로 올려주셨다. 아마 여기 색깔이신 것이겠지? 나의 경우 다대기를 무조건 풀어서 먹긴 하니까 괜찮았는데 안 그러신 분들은 주문 전에 요청하시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또 먹다가 맛을 바꿔 드시는 분들도 많으시니까!

 

일단 기본적으로 다대기가 들어가 있으니까 부추만 듬뿍 올려주고 골고루 섞어준 뒤에 먹어봤다. 여기서 김치를 꺼내봤는데 역시나 깍두기보단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아삭아삭 새콤달콤 괜찮았다. 근데 진짜 부추는 이런데 안 끼면 섭섭하다. 몸에도 엄청나게 좋은 것으로 아는데 평소 먹기 쉽지가 않다. 부추무침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한번 주문해서 먹어야 하나. 예전에 주문해서 먹은 적이 있는데 너무 익은 것이 와서 군내가 나서 배송 실패를 했었는데 조만간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 나름 철이기도 하니까! 부추를 어디선 정구지라고 하던데. 아마 부산에 살고 있는 내 친구도 그렇게 부른 것 같다. 처음엔 그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나중에 손이 가는 것을 보고 알게 됐고 '아 이렇게 부르는구나.' 했었는데! 사투리를 하나도 쓸 줄 몰라서 간혹 배워보고 싶긴 한데 그게 뭐 배운다고 배워지나. TV에서 보는 것과 평소 소통하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정식으로 나온 순대도 있었지만 이렇게 국밥 안에도 순대가 들어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저 순대를 따로 건져내서 쌈장에 찍어먹는 것을 좋아한다. 밥 역시 처음부터 말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런 순대와 함께 따로따로 먹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다 나중에 섞고! 원래 기본적으로 이렇게 나눠 먹으려면 밥 두공기를 때려야 하지만 막 정말 배고플 때 삼겹살을 먹는 것 아니고서야 그래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이상하게 배가 부르더라. 아마 김치를 그만큼 먹어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아무튼 계속해서 먹다가 뭔가 더 칼칼하게 해장 느낌으로다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한쪽에 놓여 있던 청양고추 썰린 것을 듬뿍 넣어버렸다. 평소 매운 것을 못 먹어서 이렇게 넣으면 매울까 싶은데 막상 이렇게 듬뿍 넣어서 먹어도 그렇게 매워지지 않는다. 적당히 그 화끈거림이 국물에 퍼져서인지 더 뜨거워진 느낌만 받고 감칠맛이 더 살아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언제부턴가 이렇게 듬뿍듬뿍 넣고 있는데 느끼하거나 물리다 싶으신 분들은 이렇게 넣어보시면 되겠다. 개인적으로 입맛에 딱 맞았다.

 

정말 푸짐한 한상차림! 이것저것 넣다 보니 국물도 적당히 탁해졌다. 개인적으로 너무 맑은 국물보다 적당히 기름진 국물이 좋다. 뭔가 그래야 넘어가는 느낌이랄까. 깊은 맛도 느껴지는 것 같고! 근데 이것 역시 케바케겠다. 아무튼 정식으로 같이 나온 순대도 계속해서 먹어줬는데 2인 기준으로 인원수에 맞쳐져서 나와 괜찮았다. 맛 역시 앞서 말한 것처럼 종류마다 다 먹어봤는데 잡내를 느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소스 덕분인가? 수육용과 순대용 소스가 각기 달랐는데 이렇게 골라먹는 재미도 있었다. 솔직히 그냥 둘 다 다 찍어 먹어봤는데 이미 여러 가지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져서인지 딱히 다른 맛은 느끼지 못했다. 뭐에 뭐가 더 어울린다 이런 느낌도 받지 못했고! 그래도 다른 곳들과는 다른 이런 디테일함을 제공하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남들과는 다른 것이니까! 그런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맛이 불편한 것도 아니고. 소비자 입장에서 손이 갈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은 또 다른 재미와 만족 요소 중 하나라 생각한다.

계속해서 열심히 먹었다. 국 안에도 이것저것 건더기가 많아 건져 먹을 것이 많았다. 솔직히 요즘 양식이나 뭐 다른 일식 같은 메뉴들에 비하면 이 가격에 이 구성이면 정말 혜자라 생각한다. 근데 아무래도 접근성 때문인지 사람들이 뭔가 여기엔 가성비가 좋다는 인식이 크게 없는 것 같은데 오랜만에 다시 느끼긴 했다. 나만 그랬나? 아무튼 이 금액 대비 구성이나 양 모두 알차고 만족도 또한 높아서 역시나 사랑 받는 이유가 있는 음식이다. 앞서 말했듯이 나의 경우 식사만 즐기긴 했지만 해장으로도 괜찮을 것 같고 말이다! 진짜 히터나 전기장판에서 몸을 녹이는 것보다 이렇게 얼큰한 국밥 하나 먹는 것이 몸이 더 사르르 녹는다. 오늘 저녁은 국밥 먹어야 하나. 갑자기 생각나네. 다음에 여기서 이 형을 만날 때 또 가자고 해봐야겠다. 적당히 고슬고슬한 밥 위에 이것저것 올리고 쌈장 톡 찍어서 한입 먹으면 그게 꿀맛이다. 그리고 2인 기준으로도 정식 하나만 시켜도 양 충분히 괜찮을 것 같고!

 

여기 발산역 김당 가게의 경우 이름이 생소해서 생긴지 얼마 안 됐나 싶으신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상호만 변경하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꽤나 오랫동안 장사하셨다고. 난 몰랐는데 이 형이 물어봐서 알았다. 그리고 여기 이벤트로 오후 6시~8시 사이에 동동주 무료 무한리필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 근처 직장인들이 많은데 퇴근하고 가볍게 한잔 기울이면서 한 끼 해결하고 가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아마 그런 것을 노리신 것이겠지만. 근데 생각해보면 난 아직까지 동동주 맛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막걸리랑 많이 다르려나? 다음에 가볍게 도전해볼까나. 아무튼 마지막에 남은 밥을 적당히 말아 또 열심히 먹었다. 뭔가 그냥 국물 떠서 먹는 것과 말았을 때의 맛이 또 달라 참 신기한 영역이다. 이렇게 순대국밥 정식으로 한 끼 풍족하게 해결했다. 오랜만에 이런 가게 찾아온 것 같은데 매번 밖에 나가서 양식이나 치킨만 먹지 말고 이런 식사도 종종 해야겠다 싶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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