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초대형 돌판에서 한우를 구워주는 부산 기픈골황토마루 후기

디프_ 2021. 11. 23. 22:12
TV에서 맛집 소개로도 자주 나오는 부산 기픈골황토마루 방문 후기

평소 이색적인 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낯선 것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한데 그냥 남들이 잘 안 가본, 혹은 내가 처음 방문하는 곳들에 가게 되면 그냥 시작부터 재밌다. 뭔가 먼저 아는 재미도 있는 것 같고 또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나름 루틴적으로 살기보단 이래저래 일정을 짜고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편이다. 그래야 했던 것을 최대한 반복하지 않고 새롭게 움직일 수 있으니 말이다. 피곤하기도 한데 얻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이젠 습관이 돼서 뭐 익숙하고 그렇다. 오늘 소개할 곳 역시 이 기회가 아니면 방문하기 힘들 것 같았고 친구에게 꼭 가보자고 말한 곳 중 한 곳이다. 여긴 음식을 주는 방식부터해서 외관, 비쥬얼 모두 합격이었고 그래서 무조건 가야만 했다. 솥뚜껑도 아니고 초대형 구들장 돌판에서 구워 먹는 고기라니! 포기할 수 없었다.

밤에 도착하였고 요즘은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금새 어두워졌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은 계속 산속으로 안내를 했다. 계속 들어가는데 살짝 무서운 기분도 들고 그랬지만 혼자가 아니어서 괜찮았다. 가는 길에 앞에서 나오는 차도, 뒤를 따라오는 차도 없었기에 여기가 맞나 싶었다. 근데 뭐 이런 경험도 익숙한 터라, 가게 앞에 도착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딱하고 나타나지 않을까라 생각했다. 역시나였다. 갑자기 부산 기픈골황토마루 간판이 보이더니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별도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도 많았다. 대기 인원까지 있었고 우리도 바로 대기명단에 이름을 적고 기다렸다. 다행히 날이 좀 덜 추워서 기다릴만했고 그동안 사진도 찍고 수다도 떨면서 기다렸다. 순서대로 한 그룹씩 들어가기 시작했고 곧 우리 차례가 올 것 같았다.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지루하진 않았다. 여기 애초에 인테리어가 워낙 유니크하여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실제로 주변에 뭐 산책할 코스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 보내기엔 충분했다. 근데 생각보다 대기 인원이 빠지지 않았다. 매장은 넓은데 일부 축소 운영해서 회전율이 더 더딘 것 같았다. 그러다가 마지막 대기명단을 더 이상 받지 않는 것까지 확인하고, 마지막에 온 손님과 큰 시간 차이 없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마지막에 먹는 손님이 되어버렸다. 일단 사람들이 나오면서 덥다고 한 이유가 안에 들어가서 바로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바로 앞에 그냥 가스레인지가 아니고 초대형 돌판이 있다보니 그 열기가 엄청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냥 더웠다. 여름보단 겨울에 오면 딱 좋을 정도? 저절로 불 앞에 앉아있는 기분이 드니까 말이다. 여름에 오면 어떻게 여기 실내 온도가 유지될지 모르겠지만 겨울에 오면 딱일 그럴 온도였다.

 

그리고 고기가 나오고 구워지고 먹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기하면서 미리 주문할 메뉴를 받았는데 그렇다보니 자리에 착석하고 한번 쏵 정리를 하고 불판은 계속 어차피 달궈져 있으니 고기만 올리고 불쇼를 즐긴 다음에 먹으면 끝이었다. 우리의 경우 이 가게 메뉴판에서 제일 비싼 한우 모듬 스페셜을 주문했는데 가격은 121,000원이고 이 안에는 1등급 국내산 한우와 해산물, 버섯과 야채 500g이 포함되어 있었다. 정확히 몇 인분인지 모르겠으나 세 명이서 먹기에 딱 적당했다. 처음에 사장님에게 무슨 메뉴가 제일 잘 나가나 여쭤봤었는데 장작모듬이나 황토돈모듬이 잘 나간다고 해주셨었다. 친구에게 말하니 그래도 멀리 왔고 기다린 시간이 있는데 소를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소로 주문했다. 덕분에 이렇게 소고기 후기 글도 작성하고 있고. 

 

고기 양이 좀 어정쩡하게 부족하다 싶으면 여기 식사류인 도시락과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를 먹으면 되겠다. 이 식사류 가격이 상당히 착하다. 솔직히 앞서 말한 것처럼 내부가 매우 덥기 때문에 메뉴판을 살펴보면 이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상상을 하게 된다. 살얼음 동동 육수에다가 찰기 있는 면발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기대를 하고 먹었는데 시원하긴 했지만 살얼음 동동 육수는 없었다. 이따 사진을 보면 아실 것이다. 그래도 내부의 무더위를 해결하는데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 어차피 식후기 때문에 금방 나오긴 하겠지만! 그리고 여기 돌판도 그냥 단순 화력으로 데우는 것이 아니다. 장작불로 달군다고 하니 그 향이 잔잔하게 올라오는데 솔직히 배고픈 상태에서 먹느라 정신이 없긴 하다.

아 그리고 아까 대기하면서 부산 기픈골황토마루 안에 있는 이 황토방들은 뭐지 싶었다. 안에 들어가 다과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해서 뭐 여기를 이용하는 카페가 있나 싶었다. 근데 소개 글을 보니 그냥 여기 황토방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밖에 있기보다 안에서 기다릴 걸 싶었다. 그 행위 자체도 나처럼 서울에 사는 사람에겐 이색적이니 말이다. 초대형 돌판과 직접적으로 닿는 곳은 뜨거워도 그 위는 열이 다소 약했다. 그래서 이벤트성도 있지만 윗부분을 빨리 굽기 위해 적당히 불쇼도 펼쳐주시는 것 같았다. 덕분에 손님들은 일단 시각적으로 만족하고 풍족한 느낌으로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런 하나하나 디테일한 요소들이 그 가게를 맛집으로 만들거나 평범하게 두거나 그러는 것 같다. 중간 스포를 하자면 개인적인 후기 느낌으로는 한 번은 꼭 가볼 만한데 재방문은 고려해보겠다 정도겠다. 그것도 겨울에만!

그 이유는 맛 표현을 하면서 찬찬히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일단 구성은 괜찮다. 한우 고기만 먹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나름 고급진 야채를 곁들이고 해산물까지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해산물을 고기와 함께 구워먹으면 그게 또 은근 별미다. 그래서 이런 구성은 좋은데 솔직히 가성비는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양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식사를 먹어서 이날 배가 부르긴 했다. 근데 아무래도 여행이다 보니 식사 텀이 짧아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도 한몫했겠다. 그리고 서울이 아닌 여기 산속에 위치한 가게까지 와서 아무래도 풍족하게 먹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일단 양 자체를 보면 절대 그렇진 않다. 물론 고기를 직접 구워주시고 불쇼도 있고 셀프대도 있고 해서 기타 다른 요소는 괜찮은데 단순 메인 양 자체로는 확실히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보기 힘들겠다.

 

다만 모든 가게에 대한 평가를 양으로만 할 수 없으니 여기가 별로라는 말은 아니겠다. 일단 고기 자체가 1등급이니 신선하고 퀄리티 좋고 그런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고, 다른 요소로는 확실히 여기 장작불부터 해서 구들장까지 이 가게만의 장점을 손님이 느낄 수 있으니 그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게 되겠다. 그리고 주변 황토방에서 쉴 수도 있고 그러한 집을 보는 것 자체가 현대인에겐 힐링이니 그런 요소도 있겠고. 그리고 아무래도 산에 위치하다보니 그 자연의 소리에서 오는 평온함도 있겠다. 그래서 여기 커플끼리 오는 것도 좋겠지만 가족 단위, 부모님 모시고 오는 것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막 서울이나 타지에서까지 찾아올 정돈 아니고 이 근방에 오게 되거나 그냥 근처 1~2시간 지역들 기준으로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근처 여행 온 김에 왔을 때 만족도는 꽤나 높았다.

아 그리고 오랜만에 시원하게 테라 병맥주 한잔도 했다. 친구가 다른 곳에선 술을 참았는데 한우 먹을 때 술은 못 참겠다며 소주 한병을 주문하길래 그럼 나도 맥주 한잔해야겠다고 병맥주 한잔을 주문했다. 실내가 덥기도 해서 시원하게 한 모금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원래 술 당길 때에 기분이 아니라 온도도 한몫하나? 잘 안 마셔봐서 모르겠다. 그리고 여기 가지부터 버섯 그리고 쭈꾸미부터 새우까지 이래저래 구성이 다양해서 먹는 재미도 있었다. 서로 마시는 것은 다르지만 짠을 하고 바쁘게 먹기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 와중에 사람들은 슬슬 나가기 시작했고 아까 복잡한 느낌보다 조금씩 한산해졌다. 사람이 많아도 나름 그거에 익숙하신지 일하시는 분들 역시 빠르게 슉슉 잘 움직이시고 대응하셨다. 손님 입장에서 복잡하긴 한데 딱히 불편하진 않았달까?

오늘 후기 글이 유독 긴 이유는 사진을 많이 찍어서 그렇다. 원래 평소라면 한 20장 정도 찍고 마는데 여기선 계속해서 뭔가 새로운 것들이 보여서 사진을 자꾸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근데 찍은 사진 굳이 안 올리기도 뭐하고 해서 이렇게 업로드하고 있다. 누군가 뭐 맛집 포스팅 하나에 글이 많냐고 할 수 있는데 사진만 올리면 또 이상하니까 이때 내가 느꼈던 경험도 같이 적고 있어서 그렇다. 뭔가 그냥 여행 겸 먹방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여기 밑반찬의 경우 심플하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신경 쓴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런저런 다양한 조합으로 먹을 수 있어 좋았고 소금만 따로 찍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역시나 고기는 소금의 힘이 크다. 고기 자체만 먹었을 때 맛있는 고기는 별로 없다. 예전에 차돌박이 먹고 그냥 단맛이 나서 한때 빠졌던 기억이 있는데 그 뒤로는 솔직히 소금과 함께 먹었을 때가 최고인 것 같다.

 

그리고 좀 확대해서 찍었는데, 마지막에 먹은 고기에는 위에 버터인가 뭔가를 이렇게 따로 발라주셨다. 나도 덥기도 하고 뭔가 먹느라 정신도 없고 맥주 한잔에 얼굴도 빨개져서 저런거 하나하나 신경 쓸 순 없었는데 그냥 딱 눈에 보여서 사진을 찍어봤다. 사실 저렇게 양념(?)처리가 됐을 경우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이때는 이미 소금이나 와사비 등 여러 소스들을 곁들인 상태라 기본 맛을 즐기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버섯이나 양파, 가지 등 쌈장을 찍어 먹기도 했고! 새우나 쭈꾸미 같은 해산물은 난 별로 먹지 않아 친구가 많이 먹었다. 새우는 뭔가 껍질 까기가 귀찮았고 쭈꾸미는 뭔가 손이 잘 가지 않았다. 덜 익은 느낌이 들어서 그러나? 근데 저런 것은 푹 익혀먹는 것보다 저런 식으로 살짝 데치는 느낌으로 가야 더 식감 살고 맛있다 들은 것 같다. 오히려 더 안 질기고!

먹었을 당시에 은근 양이 적다고 느꼈는데 이렇게 사진을 보니 참 젓가락이 많이 잘 움직였던 것 같다. 뭔가 이런 초대형 돌판에서 먹는 분위기를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 처음 여기 부산 기픈골황토마루를 오자고 했을 때 친구가 도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 가냐고 했는데 그냥 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솔직히 한우 소고기야 뭐 어디든 팔고 서울에도 맛집 가면 그 맛에 큰 차이가 없겠지만 이런 분위기는 정말 내가 사는 지역엔 없으니까 말이다. 사진을 우연히 봤을 때도 딱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여기 전체 공간이 오픈을 하지 않아 확실히 그 느낌이 덜 사는 것 같긴 하지만 이래도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내가 먹는 곳은 어차피 한정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아 그리고 여기 매실 같은 거 그냥 마실 수 있어 좋아 식후에 매실 한잔 떠서 산책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오늘 포스팅이 좀 중구난방이다. 왜냐하면 중간에 흐름이 끊겨서 다른 시점에 작성을 하게 됐다. 그래서 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것 같으니 좀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아무튼 여기 시스템이 어떤식이냐면, 테이블은 당연히 공용으로 쓰기 때문에 불판 역시 그 자리에서 청소가 되고 내가 바로 먹는 구조다. 그래서 그 청소를 하실 때 여기에 물을 쏵 부으시고 긁어내고 닦으신다. 그래서 그 연기 때문에 내부가 더 더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확실히 딱 자리에 앉을 때는 구들장이 매우 깨끗한 상태가 되니 위생 관련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다. 난 괜찮았다. 마무리로 여기 김치말이국수를 친구와 하나씩 먹었다. 국물이 조금 더 시원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찬기는 남아있기에 괜찮았다. 역시 요즘은 식후 마무리가 뭔지가 중요하다. 오늘 곱창을 먹고 왔는데 마무리가 아주 이색적이어서 더 그렇게 느껴진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솔직히 친구와 대략적으로 한 20만원 정도 나왔다 싶었다. 그렇게 만족해서가 아니라 그냥 이 정도 먹었으면 그 금액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었다. 애초에 메뉴판을 보기도 했고. 근데 15만 원 안 되는 돈이 나왔다. 이 돈이 저렴하다는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덜 나온 기분이 들긴 했다. 조금 마시긴 했지만 술도 시켰고 식후까지 시켰고 한우까지 먹었는데 말이다. 3인 기준으로 이 정도면 그래도 괜찮게 먹었구나 싶다. 물론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금액이 훨씬 더 나오시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다 먹고 나와 산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와 바람 등을 즐기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확실히 이런 힐링 공간이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바로 삭막한 빌딩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나름 이래저래 의미 있는 괜찮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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