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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식당 돼지불백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

디프_ 2021. 11. 9. 19:45
기사식당 돼지불백 받고 생선구이 어서 오고~

오늘 소개하는 곳은 평소 가보고 싶었던 가게다. 근데 항상 여긴 산책하면서 지나다니는 곳이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이미 식후인 상태였다. 그래서 매번 '아 다음에 딱히 갈만한 곳이 없으면 여기 와야겠다.' 생각만 하고 그렇게 몇 년이 흐른 것 같다. 이 정도면 안 가볼 만한데 정말 지나갈 때마다 가보고 싶었다. 뭔가 무한도전 그 한 장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장소를 선호하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오랜만에 다시 그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집 근처에 24시간 하는 곳이 있어 친구들이랑 새벽까지 놀다가 먹고 집에 들어가 자곤 했다. 그게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아무튼, 이번에 정말 갈만한 곳을 찾다가 없어서 여기가 생각났고 이렇게 처음 와보게 됐다.

 

항상 여기 차들도 많고 해서 내부는 어떨까 궁금했는데 어정쩡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테이블이 차있었고 한 곳에는 유명한 연예인도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그래서 첫 느낌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뭔가 찐 맛집 느낌이랄까? 그렇게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봤다. 순두부백반, 김치찌개, 참치회덮밥, 생선구이, 삼겹살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근데 내 눈에는 기사식당 돼지불백 메뉴만 강하게 들어왔다. 뭔가 꼭 먹어줘야 할 느낌이랄까? 여기 들어오기 전에도 저 메뉴에다가 상추 싸가지고 팍팍 먹을 생각만 하고 왔기 때문에 빼먹고 주문할 수 없었다. 그렇게 메인 하나와 생선구이 하나 이렇게 두 개를 주문했다. 보면 특과 기본이 있는데 우린 특으로 주문했는데 기본과 어떤 차이가 있는진 모르겠다.

 

그리고 딱 뭔가 어르신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밑반찬은 셀프로 제공되고 있었다. 근데 내가 갔을 당시엔 시간이 어정쩡해서 그런지 비어있는 곳들이 있었다. 그래서 한분이 '뭐야 먹을 것이 왜 이렇게 없어?' 이런 말을 하셨다. 나도 뜨려다가 괜히 안 먹을 것 같아 그냥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대략 이해가 갔다. 근데 아마 여기 밑반찬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메뉴가 바뀌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주문하고 시간이 좀 지나 메뉴들이 나왔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아무래도 여기 가게 특성상 음식이 빨리 빨리 나와줘야 좋기 때문에 그에 따른 준비들은 다 하고 계신 것 같았다. 나름 체계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다. 배가 고팠던 상태기 때문에 후딱 사진을 찍고 먹을 준비를 했다.

 

근데 솔직히 처음엔 실망을 했다. 제목을 기사식당 돼지불백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라 적어뒀지만 이때는 좀 실망스러웠다. 여길 오기 전에 상상한 그림이 있다. 근데 상추쌈과 마늘, 쌈장 등은 잘 맞아떨어졌다. 근데 양이 많이 아쉬웠다. 생선구이야 뭐 내가 주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큰 애정은 없었는데 메인 메뉴가 꽤나 아쉬웠다. 일단 양이 부족하다 느꼈는데 이게 또 위에 양배추를 걷어내니 안에 고기가 나름 실하게 들어있긴 했다. 1인 기준으로 먹기엔 괜찮을 정도긴 했다. 근데 내가 상상한 기사식당은 뭔가 가성비 좋고 푸짐하고 그런 것이었는데 여기 솔직히 만원이나 하는데 그에는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가가 오르긴 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된장국도 뭐 맛은 있긴 했지만!

 

일단 내가 제일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가성비는 깨졌지만 그래도 주문한 메뉴들 맛있게 먹어야했다. 그래서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일단 생선구이의 경우 뼈가 대충 잘 발라져 있어서 먹기 편했고 살도 나름 튼실하게 잘 있었다. 간장이랑 찍어 먹으면 은근 밥도둑이었다. 그리고 문제의 고기인데 이게 여기 어르신들이 많이 오니까 일부러 누린내라고 해야 하나, 잡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이 좀 났었다. 물론 내 입맛 기준이다. 실제로 이때 같이 식사한 사람은 못 느끼기도 했고. 근데 개인적으로 이게 소스 냄새인지 고기 냄새인지 모르겠는데 무슨 냄새가 계속해서 났다. 그 옛날 시골집 같은데 가면 나는 그 특유의 냄새랄까? 그래서 여기가 인기 없는 곳도 아니고 나름 맛집인 것 같은데 실수로 그러진 않았을 것 같고 일부러 이렇게 조리를 하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르신들의 경우 그런 냄새가 나야 맛있다고 느끼시는 경우도 있다고 봤었다. 근데 내 입맛엔 아니긴 했다.

 

그래도 안 먹을 순 없고 또 실제로 안 먹을 정도의 맛은 아니라서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그래도 중간 중간 이렇게 마늘로 입가심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셀프 밑반찬이 이날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혼자 마음 편하게 와서 먹고 갈 수 있는 기분이 드는 가게긴 했다. 근데 우리집 근처에 있는 기사식당이 정말 저렴하긴 저렴했구나. 거긴 아직도 짜장면 같은 것을 5천 원 미만에 판매하고 있다. 물론 그래서 사람이 많은 것이기도 하겠지만. 따로 셀프바도 없고. 뭐 이런저런 차이가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단일 메뉴 퀄리티는 여기가 높긴 했다. 생선구이가 이렇게 크게 나오니까 말이다. 돼지불백 양이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부족한 수준도 아니었고. 솔직히 지금 이래저래 말이 왔다 갔다 하는데 그만큼 내 기준에선 뭐 어떻다 답을 못 내리겠다. 근데 리뷰 평점은 높으니까 그게 평균이지 않을까?

 

나름 불평은 했지만 그래도 밥 한공기 뚝딱 잘 비웠다. 솔직히 이름이 이렇지만 일반 식당에 손님이 가듯이 언제 누가 와도 괜찮을만한 그런 가게였다. 나 역시 이번에 오랜만에 찾긴 했지만 앞으로 그냥 종종 생각이 날 때마다 들릴 의향이 있다. 근데 언제 이렇게 가성비가 깨진 것인지 모르겠다. 아쉽다. 뭔가 여기 사랑받는 이유가 나처럼 특유의 그런 상상을 하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양이나 가격 측면에서 그게 깨져버렸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한 2년 동안 정말 자주 가던 오삼불고기 집이 있었구나. 거기 밥은 무한으로 계속 주셨고 쌈이랑 해서 정말 맛있게 잘 먹었는데. 근데 거긴 학생 때 갔던 터라 뭔가 그 맛이 더 잘 살았던 것 같다. 아무튼, 오랜만에 추억의 장소를 방문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었으나 그래도 그 특유의 느낌은 살릴 수 있어 좋았다. 괜찮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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