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뽀얀 국물과 아삭아삭 김치가 매력적인 푸주옥 설렁탕

디프_ 2021. 10. 1. 19:48
푸주옥 설렁탕, 속 든든하게 딱 이런 맛을 원했었다.

여기는 처음 가보는 지역인데 나름 맛집 상권이 형성되어 있었다. 바로 앞에 뭐 당구장 테이블 삼겹살 가게도 있는 것 같은데 지나가면서 신기하다 했더니 역시나 맛집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근데 진짜 우리가 당구대로 이용하는 거기에다 구워주는 건가? 따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그럼 위생이나 안전이 조금 걱정되는데.. 한번 이색적으로 가보긴 할 텐데 좀 알아보고 방문해야 할 것 같다. 요즘 겉은 멀쩡해 보여도 속이 점점 망가지고 있어서 이것저것 신경 쓰고 있다. 원래 처음엔 이 가게를 가려던 것도 아니었다. 원래 중식집을 갈까 아니면 양식집을 갈까 하다가 갑자기 아는 형과 나 둘 다 이 가게에 꽂혀서 급히 유턴하여 안으로 들어왔다. 원래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편인데 이런 적은 또 오랜만이네. 주차 공간 널널하였고 바로 안으로 들어왔다. 오후 4시 정도로 어정쩡한 시간이어서 좀 한산했다.

 

푸주옥 설렁탕 지점은 여러곳에 퍼져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날 처음 방문했는데 아는 형은 여러 번 와본 것 같았다. 하긴 내가 이런 국물이 있는 음식을 즐긴지는 얼마 안 되었으니까. 정말 이게 나이랑 관련이 있나 보다. 내가 이렇게 든든한 한 끼를 먹고 싶을 때가 있다니. 밖에서 먹으면 무조건 양식이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이 가게의 경우 전통의 방식 그대로 첨가물 전혀 없이 사골, 우족, 도가니 뼈 등만을 오래 고아 정직하게 만든 깊은 맛의 국물로 손님들의 건강을 지켜 가겠다는 슬로건을 내밀고 있었다. 하긴 이왕 먹는 것 건강하게 먹으면 좋지. 건강하진 않지만 맛있는 음식의 경우는 드물게 먹어주고 말이다. 아예 안 먹을 순 없으니. 그래서 앞으론 기회가 생기면 이런 음식들도 종종 즐겨보고자 한다. 전체적으로 가격은 저렴하진 않았다. 내 기준 비싸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맛집 기준으로 바라보면 딱 보통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고팠으면 수육이나 이런 것도 도전해봤을 텐데 다행이었다.

이런 가게들의 경우 재방문을 결정짓는 요소는 바로 김치가 아닐까 싶다. 깍두기도 그렇고! 맛에 굉장한 영향을 끼친다. 메인 메뉴 급으로! 이 김치와 깍두기가 맛이 없으면 국물 맛도 좀 떨어지는 기분이 들고 입이 심심하고 감칠맛도 안나고 그렇다. 나의 경우 아직 깍두기 국물까지 넣진 않는데 또 자주 드시는 분들은 조금이라도 넣어서 드시곤 하니까 정말 중요한 요소겠다. 그래서 바로 접시에 덜어서 먹어봤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비쥬얼은 김치가 더 좋았는데 맛은 깍두기가 더 좋았다. 그래도 두 개 다 열심히 먹었다. 그리고 안내판을 보니 100% 국산 배추만 사용한다고 하니 정말 여기 방문하는 어르신들은 좋아하시며 실컷 드시겠다 싶다. 그리고 바로 뒤에 등산객들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셔서 뭔가 했더니 세계문화유산이 있었다. 그런 줄 알았으면 한번 구경해보는 건데! 뭐 다음에 가보지 뭐..

 

입가심으로 깍두기와 김치를 먹고 있다보니 푸주옥 설렁탕 메인 메뉴가 나왔다. 정말 국물이 뽀얗다. 이 뽀얀 비쥬얼의 경우 어느 곳에선 첨가제를 투여하여 일부러 국물색을 이렇게 띈다고 하는데 요즘 내가 가는 곳들은 다 그런 것들 사용 안 하고 자연 그대로 우려내었다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그런 가게들이 정말 많나 보다. 흰쌀밥과 같이 놓여진 비쥬얼도 너무 좋고 사진을 안 찍을 수 없었다. 일단 국물 맛을 봐봤는데 역시나 이대로 먹을 순 없었다. 비쥬얼도 안 살고 말이다. 솔직히 소금 간을 굳이 강하게 해서 먹을 필요가 없는데 이날은 좀 넣어서 먹고 싶었다. 그래도 평소보다 굉장히 슴슴하게 먹긴 했다. 뭔가 이제 그런 맛들이 좋달까. 자극적인 음식 먹을 때는 아예 그렇게 먹고 이렇게 건강한, 보약 같은 음식을 먹을 때는 본연 그대로의 맛을 즐기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그런 맛들이 더 와닿기도 하고. 

안에 고기나 소면은 저정도가 들어있었다. 실제로 보면 '음 생각보다 양이 적은데?'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근데 밥 한 공기 말아서 먹거나 따로 먹거나 저 고기와 소면을 다 먹으면 배가 안 부를 수가 없다. 특히 이런 곳에 오면 국물도 먹어줘야 하는데 물배가 차기도 하고 아시다시피 김치와 깍두기를 엄청나게 먹게 되니까 개인적으로 배가 차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조합이 정말 좋았다. 일단 기본 맛을 좀 즐겼으니 바로 여러 가지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일단 파를 듬뿍 넣었다. 그리고 소금도 별도 간을 보면서 맞춰가는 것이 아니라 딱 한 번만 저렇게 넣었다. 숟가락이 작긴 한데 높이가 조금 높아서 아마 소금을 적게 넣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근데 생각보다 그 맛이 강하진 않았다. 저 정도 넣어도 맛은 큰 변화가 없었달까. 내가 간을 세게 먹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이 뚝배기가 은근 크기가 큰가 보다.

마무리로 후추를 톡톡톡 뿌려주었다. 개인적으로 후추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맛이 크게 느껴지진 않는데 들어간 것과 안 들어간 것의 차이가 크다. 볶음밥 등에 뿌려주어도 좋고 소금장 만들 때 넣어줘도 좋고. 이래저래 만능 아이템 중 하나다. 이제 먹을 준비가 다 끝났고 잘 섞어주었다. 처음부터 밥을 말진 않았고 밥 따로, 푸주옥 설렁탕 따로 즐겨주었다. 진짜 잘 드시는 분들은 일단 처음에 김치, 깍두기로 밥 한 공기 때리고 그 다음엔 메인 메뉴와 밥 따로 해서 또 한공기 때리고 마지막에 적당히 남은 국물에 말아서 드시곤 하던데 나의 경우 그렇게까지 가진 못했다. 1, 2단계를 합쳐서 반공기 때리고 마지막 과정으로 반공기 때려서 먹는 것이 딱 맞았다. 두 공기를 먹기엔 속도 불편해질 것 같고 벅차고 그러더라. 물론 다른 메뉴들이 추가적으로 나온다거나 간에 변화를 줘서 먹으면 가능하긴 하겠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먹을 필욘 못 느꼈다.

 

소면과 고기를 함께 먹으니 식감도 좋고 비쥬얼도 좋았다. 그리고 밥 위에 올려먹어도 꿀맛이었다. 동네에 유명한 이런 가게가 있었는데 거긴 고기에 찍어먹을 양념장 같은 것이 따로 제공되었다. 근데 여기엔 없어서 솔직히 먹는데 조금 심심한 기분이 들긴 했다. 아마 근데 건강엔 이런 것들이 더 좋겠지? 굳이 짜게 먹을 필욘 없으니까. 확실히 건강을 생각하면 이게 맞는데 약간 아쉬운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맛이 없는 것은 아니고 뽀얀 국물이 주는 시각적인 만족도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제공되는 아삭아삭 김치와 깍두기가 나의 심심함을 달래주었다. 가격이 내 기준 다소 좀 있긴 하지만 만약 다음에 이런 맛이 그리워질 때 충분히 또 방문할 가치가 있는 가게였다. 실제로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요즘처럼 날이 조금씩 쌀쌀해질 때는 더 많이 생각나지 않을까?

 

지금 포스팅하면서 또 침이 고이네. 아마 배가 고파서 그런가 보다. 내 눈앞에 딱 이 한 끼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 마지막 사진에서의 한입 말이다. 소면과 고기, 그리고 흰쌀밥과 마지막에 올려진 깍두기! 이 한입을 먹고 싶다. 나중에 배가 부르면 맛을 잘 못 느끼겠는 것은 똑같은데 그럴 때마다 건강한 한 끼를 먹었으면 더 잘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한다. 막 피자나 치킨 이런 것들보다 말이다. 나도 이렇게 식습관(?)이 바뀌어 가나보다. 마지막에 그릇을 들고 국물을 호로록 마셔주고 내려놓았다. 아는 형의 경우 국물까지 싹 다 비웠는데 난 김치와 깍두기를 너무 먹어서 그런지 배가 불러서 국물까지 다 마실 수 없었다. 적당히 남겨서 먹었고 충분히 든든했다. 확실히 건강한 맛은 마무리가 좋다. 든든한 기분도 들고 말이다. 이 가게 굳이 여기가 아니더라도 다음에 또 가볼만하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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