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팔뚝만한 통 갈치구이를 맛 볼 수 있는 제주 해왓

디프_ 2021. 9. 6. 22:43
갈치조림, 갈치구이, 물회 등 제주 로컬 푸드레시피 해왓

이번 제주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이 하나 있었다. 가봐야 한다기보단 꼭 먹어봐야 했다고 말하는 게 정확하려나? 사실 저번 여행에서 갈 기회가 있었다.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 있어서 검색을 해봤다. 근데 오늘 소개할 음식이 파는 곳이었고 아마 패키지가 아니더라도 대체적으로 이 가게를 찾아오는 것 같았다. 방송에도 많이 나왔고 좀 유명한 집이어서 그러려나. 아무튼 그래서 거길 가볼까 하다가 사람도 많고 웨이팅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 그냥 다른 길로 발걸음을 돌렸다. 어차피 차를 타고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근데 속으로는 '한번 먹어보고 싶긴 한데 그냥 다음에 먹지 뭐' 이런 생각이 들었고 언제 한번 가긴 가야 했다. 그러다 이번에 기회가 생겼고 이렇게 방문하게 됐다. 그 유명한 가게는 아니었지만 여기 역시 나름 평점도 좋고 사람들도 많이 찾는 곳이었다. 그래서 딱 오자마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왓이라는 가게로 제주도 음식점이 그렇듯 차를 타지 않으면 오기 힘들고 조금 동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여긴 이 가게만 덩그러니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뭐 이것저것 많이 보였다. 대부분 해산물을 파는 것 같았다. 간판에는 조림, 구이, 물회, 고등어회 전문점이라고 적혀 있었고 제주 로컬 푸드 레시피를 강조하고 있었다. 현지인들 말로는 제주도에는 로컬 음식이 없고 현지인 맛집이란 것은 없다는 말도 있던데 아무튼 여긴 그런 간판이 걸려있었다. 뭐 이미 가게 앞까지 왔고 어차피 다른 곳을 찾아갈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주문은 먹고 싶었던 음식인 갈치조림 & 갈치구이로 하고 그냥 맛있기만을 바랬다. 사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패키지로 방문한 것이기 때문에 여길 오는지는 도착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들어와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리뷰를 살펴봤는데 나쁘지 않아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은 이유가 있단 말이지. 오전에 갔었던 패키지 코스 식당은 장소가 넓기도 넓었지만 사람이 북적일 정도는 아니었다. 시간도 시간이고!

 

뭐 처음 들어보는 몸국부터해서 갈치국, 성게미역국 등 이것저것 정말 다양한 종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그냥 해산물 관련하여 모든 것은 판매하고 있다고 보면 됐다. 사실 내 맛집 기준은 단일 메뉴로 승부를 보는 곳이라 생각하는데 여기는 찾아서 온 곳도 아니니까, 그냥 괜찮길 바랬다. 미리 주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예약을 하고 방문한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음식을 빨리 받을 수 있었다. 피크 시간의 경우 예약을 하지 않으면 대기가 발생하고 있었다. 난 예약을 해서 금방 들어왔는데 우리보다 앞서 온 사람들은 대기로 인해 자리에 앉지 못하고 밖에서 대기를 했다. 이런 것을 보면 할 수 있으면 꼭 예약을 해야 되겠다 싶다.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항상 부족하니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먼저 통 갈치구이가 나왔다. 몇 센티인지는 모르겠으나 30cm는 넘어 보였다. 내가 거리에 대한 감각이 많이 부족해 대충이라도 모르겠다. 일단 한상이 반찬과 함께 꽉 들어차 비주얼적으로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그에 비해 밑반찬은 다소 심플하게 나왔다. 근데 오히려 땡큐였다. 밑반찬만 즐기다 배가 부르면 안 되니까 말이다. 사실 배가 고프면 뭐 메뉴를 더 시켜도 되고! 갈치가 그리고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먹거나 평소 집에서 먹던 것과 다르게 살이 통통했다. 크기도 크기인데 길이뿐만 아니라 넓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몸통 살 역시 토실토실해서 앞뒤로 뒤집어서 다 발라먹을 수 있었다. 생선 자체를 많이 먹어본 경험은 없지만 이렇게 큰 갈치는 제주 해왓에서 처음 접해보는 것이긴 하다. 일단 겉껍질 부분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졌기 때문에 비주얼은 합격이었는데 맛은 어떨까. 한점 젓가락으로 분리하여 일단 먹어봤다. 와 껍질 부분에 통 소금으로 간을 해주셔서 그런지 짭조름하게 너무 맛있었다. 적당히 구워진 껍질이 바삭하기도 하고 속살은 촉촉한 것이 딱 내 스타일이었다. 간도 짭조름하고! 진짜 밥도둑이라는 표현이 어울렸다. 흰쌀밥 위에 올려서 먹으면 딱 괜찮은 그런 느낌 말이다. 머리 부분이 크기가 커서 다소 징그럽긴 한데 배고픈 상태에선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생선 눈알 먹는 것 좋아하는 사람은 잘 먹겠다 싶은 느낌?

그다음은 갈치조림이 나왔다. 솔직히 이날의 경우 구이가 메인이었기 때문에 조림은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같이 나왔으니까 국물 좀 먹고 무랑 밥이랑 같이 먹어야겠다는 느낌 정도? 근데 한입을 먹어보니 이것 역시 맛있었다. 제대로였다. 간이 그렇게 자극적인 것도 아니고 밥이랑 비벼먹기 딱 좋았다. 다만 개인적으로 그릇 넓이가 넓어 국물을 떠먹기 힘들었는데 그러면 국물 양이 조금 많았으면 어떨까 싶다. 아니면 고기부터해서 양을 늘리거나! 전체적으로 그릇 크기에 비해 양이 다소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무 역시 통으로 들어가 있긴 한데 양파나 뭐 다른 떠먹을 것도 없고. 근데 이전 제주도 여행에서 먹었던 갈치조림에 비해선 가격도 더 착한데 맛은 더 있어서 괜찮긴 했다. 여기 가게 전체적으로 기본적인 퀄리티는 되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고 충분히 다음에 또 와도 괜찮을 것 같았다. 뭔가 기본적으로 다 실망감을 주지 않았단 말이지.

 

아 그리고 구이의 경우 사장님께서 뼈를 분리해주신다. 아버지께서 tv 프로그램에서 이런 장면을 많이 보셔서 꼭 먹고 싶다고 하신 것 같다. 나도 실제로는 처음 보기 때문에 관심이 많이 갔다. 그리고 이거 그러면 그냥 다 편하게 먹어도 가시가 없는 것이냐고 따로 여쭤봤는데 그렇다 말씀해주셨다. 난 정말 그 말을 믿었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생선을 잘 안 즐기는 이유 중 하나가 가시를 발라먹기 귀찮아서다. 막 배고플 때 팍팍 먹고 싶은데 가시가 꼭 밥알과 함께 씹혀서 잘 분리가 되지 않았다. 근데 여긴 다 발라준다고 하니 그럼 마음 편하게 먹어도 되겠다 싶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먹고 있는데 중앙 안쪽에 큰 가시는 아니지만 다른 가시들이 있었다. 아마 이것까진 발라주시지 못하나 보다. 난 정말 이제 다 살들만 남은 줄 알았는데! 그래도 막 마음 편하게 먹은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조금 편한 마음으로 잘 먹을 수 있긴 했다. 진짜 이 짭조름한 간이 밥이랑 너무 잘 어울린단 말이지! 근데 껍질 없이 안쪽 살만 있는 부분은 소금이 안 들어가서 그런지 개인적인 입맛으론 살짝 싱겁긴 했다.

 

갈치조림 국물과 무를 쌀밥 위에 얹어 슥삭슥삭 비벼서 먹어주고 살도 발라먹고 나름 정신없게 집중해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구이의 경우 뒤집어서 다른 부위의 살도 잊지 않고 먹어줬다. 갈치가 앞뒤로 이렇게 통통할 수 있다니! 그동안 내가 먹은 것은 어디서 잡히는 것들이지? 이렇게 현지에서 퀄리티 좋게 판매하는 것들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눈알을 먹진 못하지만 그 크기가 궁금해 한번 꺼내봤다. 아마 이것도 먹는 것이 맞을 텐데 도저히 먹을 엄두는 나지 않았다. 먹는 사람들 말로는 고소하다고 하던데 아마 난 평생 그 맛을 모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나름 알차게, 정신없게 식사를 해서 만족도가 꽤나 높았다. 아마 여긴 패키지가 아니더라도 자유여행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면 충분히 왔을 것 같은 그런 가게였다. 맛있게 잘 먹었고 다음에 또 이 음식이 생각이 난다면 재방문을 고려해봐야겠다. 내가 원한다고 하여 올 수 있는 위치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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