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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비진도 트레킹, 날씨가 허락해줘야 들어갈 수 있는 곳

디프_ 2021. 7. 16. 20:00
한번 허탕 치고 두 번 도전 끝에 들어갈 수 있었던 통영 비진도 트레킹 코스

어딜 가든 다 날씨가 중요하겠지만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의 경우 날씨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비행기는 그나마 더 잘 뜨는데 바다의 경우는 훨씬 더 민감한 것 같더라. 이미 비도 그치고 바람이 그리 안 부는 것 같아도 오늘 운항을 안 하기로 결정이 났으면 어쩔 수 없다. 오늘 소개할 곳이 나에게 그랬다. 분명히 비도 그치고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당일에 배를 타고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서울에서 이 먼 곳까지 왔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운항을 재개할지 안 할지 전화를 몇 번 더 하고 그랬는데 변화는 없었다. 그리고 나중에 안 것인데 내가 육지에서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 바다에서 출렁임을 느끼는 것은 꽤나 다르더라. 보이기엔 별로 안 심해 보여도 실제로는 엄청 심할 수 있다고. 전문가가 안된다고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니 믿고 따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뭐 애초에 내가 가고 싶다고 하여 갈 수 있는 영역도 아니긴 하지만! 아무튼 오늘은 두 번의 도전 끝에 비로소 체험할 수 있었던 트레킹 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의 경우 오기 전에 미리 표를 예약하고 왔다. 당일에 매진할까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냥 미리 해두는 게 편하고 혹시 배는 떠날 수 있는데 표가 없어 못 탈 수도 있을까 싶어 미리미리 예매하는 편이다. 한솔해운으로 이용하였고 통영 비진도 외항행과 돌아올 수 있는 표까지 총 2장을 예매했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이기 때문에 당일에 돌아오는 배까지 미리 끊어둬야 했다. 근데 확실히 당일치기면 그냥 돌아오는 배까지 미리 끊어두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괜히 자고 오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고립될 수 있으니 말이다. 표 값은 그렇게 비싸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나는 그냥 이미 한번 실패를 하고 그냥 서울로 돌아왔던 이력이 있기 때문에 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다. 솔직히 배를 타기 전까진 모른다고 계속해서 걱정을 하긴 했다. 안 그래도 불안해하는 성격이 강한 편인데 이미 실패를 한번 했으니 그 불안도가 더 심해졌다. 그래도 맑은 날씨 덕분에 조금씩 차분해지긴 했고 이미 어떻게 돌을 것인지 구상은 해두었지만 여기에 있는 여행코스를 한 번 더 찬찬히 살펴보기도 했다. 전체를 다 둘러보기엔 은근히 넓은 곳이라 반쪽만 살펴보기로 했다.

9시에 배를 타고 오후 1시 20분에 돌아오는 배를 택했었다. 인터넷 예매시 출항 한 시간 전까지 현장에서 실물 티켓으로 교체를 해야 하니 잊지 말고 준비하도록 하자. 지금은 좀 바뀌었을 수도 있으려나? 그렇게 배 안으로 들어왔는데 매점부터 좌석도 잘 되어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여기가 한 곳만 가는 곳이 아니라 여러 군데도 돌아다니나? 실제로 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은 40분 정도인데 정말 편히 쉴 수 있을 정도로 실내가 잘 꾸려져 있었다. 배도 은근히 크고 말이다. 무엇보다 깨끗하고 쾌적해서 좋았던 것 같다. 따로 뭔갈 먹진 않았다. 오기 전 숙소에서 대충 아침을 챙겨 먹기도 했고 만약 먹을 것이 있다면 도착해서 먹고 싶었다. 배 멀미나 그런 것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정신이 없기도 하고 현재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먹다 보면 또 먹는데 시간이 다 쓰이니까 말이다. 아무튼 갈 때도 그렇고 올 때도 그렇고 각각 40분씩 걸렸으니 이런 부분 참고하여 일정을 짜시면 좀 괜찮겠다.

 

그렇게 가고 싶었던 통영 비진도 섬으로 향하는 나의 배! 사실 첫 여행에서 무조건 여기 트레킹 코스만 즐길 목적으로 1박 2일이었나, 2박 3일이었나. 시간을 희생하고 왔었는데 이틀 연석 출항이 불가해서 정말 허탈하게 서울로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이번 여행 역시 이 플랜이 제일 핵심이었고 이게 아니라면 여길 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조건 출발을 했어야 했다. 근데 이렇게 무사하게 출발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나에게 그만큼 중요한 계획이었다. 물론 몇번 와보고 보니 여기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지만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여기가 없었으면 많이 허무하고 좀 텅 비었을 것 같다. 그만큼 매력적인 장소고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아직 상대적으로 관광객들에게 이동에 배를 타야 한다는 불편한 요소가 있어서 덜 알려진 것 같긴 한데 너무나도 좋은 곳이다. 다음에 또 가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나의 경우 다음에 또 가게 되면 여기서 투숙을 하거나 아니면 못 가봤던 반대편 쪽을 한번 걸어보고 싶긴 하다. 몽돌해변에서 바다도 즐기고 말이다. 너무 조용하고 사람도 많이 없고 좋은 곳이다. 이제 사진으로 더 살펴보도록 하자!

물길을 따라 따라오는 갈매기들의 모습. 새우를 던져주시는 분이 계셨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전체적인 그림은 아니었고 한두분이 뭔갈 던져주시는 것 같긴 했는데 또 기억이 잘 안 나네. 아무튼 저렇게 계속해서 따라오는데 시원한 기분이 딱 들었다. 물살도 세고 그냥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갈매기들도 보고. 그냥 이런 기분과 상황 자체가 좋았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내렸다. 아 그리고 배를 택할 시 목적지가 외항 혹은 내항이 있는데 처음에 이게 좀 헷갈리실 것이다. 근데 일반적으로 내항은 여기 거주하시는 분들이 이용하는 곳이고 외항이 우리처럼 놀러 오는 사람들이 내리면 편한 곳이라고 알고 있다. 나의 경우는 이렇게 움직였다. 근데 사람 성향에 따라 혹은 일정에 따라 주된 기준이 다를 수 있으니 자기에 맞는 방법을 찾아본 뒤에 선택하면 되겠다. 나의 경우 외항에 내린 것을 후회하지 않았고 내항에 내리는 사람들보다 외항에 내리는 사람들이 훨씬 많긴 했다.

 

이제부터는 조금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일단 돌아갈 시간은 정해졌고 나한텐 약 4시간 정도의 자유가 주어졌다. 패키지 여행은 아니었지만 흡사 그런 느낌으로 움직여야 했다. 일단 오늘 못 돌아가면 여기서 자고 가거나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 다음 배를 타야 했기 때문이다. 다음 배가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무조건 내가 예약한 것을 타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사진도 찍고 가방을 단디 메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 통영 비진도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이 몽돌해변이라고 한다. 몽돌해변이 뭔가 하고 찾아봤는데 모래사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저렇게 돌들이 해변가에 있는 것이라고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로 바다에서 놀아보진 못했지만 발도 담가보고 사진도 찍고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람도 많이 없어 좋았고 여기 한 여름에 어떨진 모르겠지만 꼭 다시 한번 와보고 싶었다. 나름 이색적인 매력이 있기도 했고 물도 너무 깨끗하고 맑아 보였다. 스노쿨링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려나? 그런 것까지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확실히 나만 알고 싶은 그런 곳이긴 하다.

내가 올라야할 트레킹 코스가 이렇게 편하게 안내되고 있었다. 근데 저기 바로 보이는 길로 가면 안 되고 오르막길로 올라가야 한다. 나의 경우 여기부터 올라갔는데 친구는 반대 길부터 올라갔다고 한다. 두 명의 의견을 합쳐본 결과 내가 처음 올라간 길의 뷰가 훨씬 더 좋으니 그건 선택하면 되겠다. 좀 상태 멀쩡할 때 사진도 찍고 뷰를 즐기며 올라가고 싶으면 오르막길부터, 고생을 먼저 하고 내려올 때 쉬고 싶으면 저 평지길부터 올라가면 되겠다. 나의 경우 다음에 다시 가더라도 이 고생길부터 먼저 가지 않을까 싶다. 이 코스가 은근 만만하지 않은 것이 정상까지 찍고 다 내려오면 한 2시간 정도 걸린다. 근데 여기에 사진 찍는 시간 포함이니 FM처럼 가면 1시간 20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근데 경사도 가파르고 쉬운 평지 코스가 아니라 땀도 날 테고 힘든 상황이 올 텐데 그러면 내 상태도 별로여서 좀 멀쩡할 때 사진 찍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정상에선 이따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딱히 뷰라고 할 것이 없어서 조금 오른 뒤에 사진을 찍는 것이 베스트다.

오르는 길에 무서운 안내문이 하나 보였다. 멧돼지 출현 주의라고! 여기 멧돼지도 있구나. 그래서 오르는 길에 나름 스릴이 있긴 했다. 내가 가는 날은 평일이었기 때문에 사람도 많이 없고 한적하고 조용했다. 근데 나름 산 속에서 이런저런 소리들이 들릴 때마다 혹시나 싶었다. 근데 낮이기도 하고 솔직히 막 엄청 우거지지도 않고 그래서 무섭진 않았다. 그냥 호기심 정도만 강했을 뿐. 나중에 다 돌고 보니 뱀도 만났고 염소도 보고 그랬다. 뱀만 사람이 가는 길에 휙 지나갔고 염소는 저기 구석진 곳에서 따로 자기 가족들이랑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고 싶었지만 무섭기도 해서 그냥 멀리서만 지켜봤다. 재네들도 나를 구경했겠지. 아 그리고 지금 업로드하는 사진들은 하나도 보정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다. 그냥 아이폰으로 찍은 것이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저 에메랄드빛 물 색깔이 너무 예쁘지 않나? 실제로 가까이서 보면 저런 느낌은 아니겠지만 정말 이 사진이 너무 신비하고 예뻤다. 그래서 썸네일처럼 사진도 찍은 것인데 다시 한번 저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다. 나만 반한 건가?

 

우거진 나무 사이를 걷다 보니 이렇게 바다가 나타났다. 통영 비진도 트레킹 코스 너무 예쁘지 않나? 나의 경우 트레킹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다. 그냥 등산을 하거나 걷거나 그랬지 막 이렇게 찾아온 것은 여기가 처음인 것 같다. 근데 너무 예쁘게 잘 되어있었고 인위적인 가공 같은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차박도 그렇고 캠핑 족들이 이렇게 잔잔하게 시작하다가 그렇게 매니아층이 되는 것인가? 하이킹이나 뭐 암벽등반 같은 것이나 좀 느낌이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선 다 자연이 좋아서 그러는 것 아닐까 싶다. 좀 힘들긴 해도 뿌듯하기도 하고 건강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뭔가 살아있는 기분이 든달까. 컴퓨터 앞에서 살아있는 기분이 드는 듯한 경험을 하긴 쉽지 않으니까 말이다. 물론 가끔이야 업무적으로나 뭔 성과적인 측면에서 그럴 수 있겠지만 이런 자연 앞에서 느끼는 것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렇게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을 때 더 행복한 것 같다. 미소가 절로 나오고! 이렇게 걸으면서 우연히 만나는 장소들이 너무 매력적이었고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사진도 더 많이 담게 됐다. 눈으로만 담으시는 분들은 훨씬 더 수월하게 움직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행 포스팅은 확실히 사진이 많이 담길 수밖에 없다. 너무 예쁜 곳들이 많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내용도 길어질 수밖에 없고. 아무튼 뭐 그렇다. 그래서 내가 여행 전문 블로거에서 좀 이탈이 된 것이고. 물론 이렇게 투 타입으로 진행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나름 내 삶과 블로거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한 기분이다. 그렇게 쭉쭉 걷기 시작했고 이 구간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나름 경사도 가파라서 이게 그냥 걷는 게 아니구나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너무 만만하게, 복장도 간편하게 오시는 분들은 여기서 당황하실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만큼 경사가 좀 있었고 쉽지 않게 느껴졌다. 물론 길이 너무 위험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닌데 확실히 쉽진 않았다. 그래도 뷰는 끝내줬다. 이렇게 절벽 같은 곳 사이로 보이는 바다가 너무 좋았다. 바람도 적당히 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간 날에 바람이 그리 심하진 않았다. 당연한 말인가? 바람이 심했으면 배가 못 떴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물을 챙겨 올 생각을 못했는데 물 생각이 간절했다. 꼭 물을 챙기도록 하자! 30분만 걸으면 끝나는 곳이 아니니까 필수다.

그렇게 힘들었던 정상을 찍고 다시 반대 길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확실히 반대길로 내려오니 딱히 뭐 뷰라든가 이런 것은 없었다. 내가 처음 올라온 길이 정답이었다. 개인적으로 오르는 길보다 내려올 때 훨씬 더 편하고 빨리 내려오는 편이다. 이상하게 내려올 땐 그렇게 힘들지가 않더라. 속도도 빠르고. 이게 뭐 체형도 상관이 있나? 아무튼 오를 땐 정말 느리고 힘든데 내려올 땐 세상 편하다. 내려온 뒤에 갈증부터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여기 카페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뭔가 이런 곳에 어울리지 않게 깔끔하고 좀 세련된 그런 카페 말이다. 근데 여긴 뭐 정말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곳은 정말 없었다. 그래서 소소하게 매점에 가서 갈증도 해결하고 허기도 좀 달랬다. 근데 여기서 우연히 인생 김치를 만났고 정말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이 인생 김치 포스팅의 경우 별도 예전에 맛집 포스팅을 해두었으니 검색창에 비진도 라면 같은 것을 쳐보면 나오시지 않을까 싶다. 이 통영 트레킹 코스 너무 매력적이었고 돌아가는 배 시간이 1~2시간 정도 더 늦었으면 하고 바라었지만 이미 어쩔 수 없고 다음 일정을 위해 돌아가야 했다. 근데 너무 소중한 기억이었고 추억이 됐다. 만약 여기 여행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꼭 넣어보고 체험해보셨으면 좋겠다. 강추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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