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혼닭 괜찮았던 크리스피 반마리 오부장치킨

디프_ 2021. 7. 11. 22:33
호치킨보다는 좀 아쉬웠던 오부장치킨 크리스피 반마리 혼닭!

예전에 집 앞에 호치킨이 있었다. 아마 다들 아실 것이다. 기존 유명한 프랜차이즈보다 다소 저렴하게 파는 곳 말이다. 집 앞에 있는 호치킨은 지금처럼 체인점이 많아지기도 전에 생겼었는데 장사가 꽤나 잘 됐다. 일단 가격이 저렴해서 인기도 많았지만 그 가격 자체도 시간이 지나면서 소스나 이런 거 추가 비용까지 해서 점점 비싸지긴 했지만 아무튼 초기엔 굉장히 저렴하게 느껴졌다. 근데 단순 저렴하다고만 해서 장사가 잘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맛 역시 훌륭했다. 친구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여기까지 찾아와서 포장을 해간다고 했다. 이유는 맛있으니까. 솔직히 그땐 맛있긴 했는데 그 정도인가 했는데 다른 곳들을 먹어보니 확실히 여기만의 장점이 있었다. 근데 그 부분도 한 몇 년 흘렀나. 오랜만에 가니까 변해있었다. 여기서 상주하시던 사장님이 다른 곳에 지점을 내면서 아르바이트생 분들이 주도하여 운영이 됐는데 그때부터 품질 부분도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아무리 프랜차이즈라고 하더라도 지점마다 맛 차이가 있다는 말이 진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그 사장님은 돈을 꽤나 벌고 나가셨다. 내가 단축해서 표현해서 그렇지, 한 10년 운영했다고 하면 거의 7년 정도 장사를 계속하시고 마지막 3년을 다른 곳에 신경 쓰고 그러셨으니까. 나도 처음 한 5년까지는 친구들이랑 맥주도 마시고 정말 간장치킨도 그렇고 기본 후라이드도 그렇고 크리스피까지 엄청 많이 먹긴 했다. 그땐 맛있는 줄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봐도 가성비 좋게 정말 맛있게 나오긴 했다. 장사 잘 되는 곳들은 이유가 있다. 아무튼 이 이야기를 왜 계속하냐면 오늘 포스팅하는 여기 오부장치킨을 방문하면서 그때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길 의도하고 방문한 것은 아니었다.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이 있었고 시간을 보내는 김에 그럼 이른 저녁을 먹자 싶었다. 원래는 중국집 간짜장이나 탕수육 세트가 먹고 싶었는데 한 바퀴를 돌아도 눈에 들어오는 중국집이 없었다. 신기했다. 아마 내가 못 찾은 것이겠지만 분명히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러다 딱 이 가게가 보였고 사람도 그리 몰리지 않을 것 같은 위치에 있어서 딱이겠다 싶었다. 영업도 하는 것 같고!

 

그렇게 안으로 들어왔는데 한 테이블에서 이미 식사를 하고 계셨고 내가 두 번째 손님인 것 같았다. 그리고 들어오기 전에 한 마리를 주문하고 남은 것은 포장해가야겠다 싶었다. 혼닭을 자주 하지만 아직까지 한마리를 다 먹어본 기억은 없다. 피자 역시 마찬가지다. 8조각 중 6조각까지는 먹은 적이 있어도 8조각을 다 해치운 적은 없다. 한번 다 먹어야겠다 다짐하고 먹어도 마지막에 속만 불편할 뿐 다 먹은 기억은 없다. 그래서 쉽게, 편하게 한마리 혹은 한판을 다 해치우시는 분들을 보면 신기하다. 난 왜 못할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근데 딱 들어오니 반마리도 판매하고 있었고 혹시 홀에서 먹고 갈 예정인데 반마리도 판매하시냐고 여쭤봤다. 근데 가능하다고 하셔서 편하게 크리스피 반마리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튀겨진 것을 한번 다시 튀겨서 내주셔서 그런지 생각보다 따끈따끈하게 금방 나왔다. 그리고 날이 더워 갈증도 나고 해서 사이다 하나를 추가 주문했다. 얼음은 셀프로 직접 떠왔다.

 

반마리 치킨.. 왜 처음 먹어보는 것 같지? 분명히 어디에선가 한마리를 시키고 추가로 반마리 더 시킨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잘 기억도 안 나고 이렇게 반마리만 딱 시켜먹어 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근데 나름 구색이 좋았다. 닭다리 하나와 날개 하나 그리고 가슴살이랑 이름 모를 부위까지! 혼닭 하기에 딱 괜찮은 구성이었다. 나름 마케팅 포지션을 잡으면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요즘 혼밥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긴 하나 대낮부터 맥주 없이 혼닭 하는 인원이 많진 않을 테니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오부장치킨이란 브랜드도 이날 처음 알았다. 뭔가 익숙하긴 했는데 딱히 먹어본 기억이 없달까. 배달 앱에서도 잘 못 본 것 같고! 나만 그런가? 그래도 여기 뭔가 가게 분위기가 좀 좋았다. 부부이신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는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운영 관리가 깔끔하게 잘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화장실도 깨끗하고! 그래서 조금 더 믿고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 복잡하면 좀 정신없었을 것 같은데 시간도 괜찮았고.

 

국룰처럼 닭다리를 뜯었고 그다음 날개를 공략했다. 한번 더 튀긴 것 같긴 하지만 갓 튀겨져 나와서 그런지 그 뜨거우면서도 적절히 바삭하고 짭조름한 맛이 너무 좋았다. 양념치킨 소스의 경우 부족해서 개인적으로 한 번 더 떠다 먹었다. 셀프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여쭤본 뒤에 가져올 수 있었다. 날도 덥고 그래서 힘들어하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요즘 자영업이 더 힘들어져서 걱정인 부분이 있다. 공생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다른 나라들도 많이 보이는데 함부로 말하긴 힘들지만 어느 정도 적절히 타협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다른 것 때문에 더 힘든 집단도 많으니까 말이다. 먹는 이야기가 또 다른 곳으로 샜다. 아마 내 블로그에 와보신 분들은 이제 익숙하지 않으실까 싶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 앞서 말했듯이 구색이 괜찮았고 나름 부위별로 먹는 재미도 있었다. 뭐 퍽퍽한 닭가슴살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아 근데 닭가슴살 역시 퍽퍽하지 않았다. 부드럽고 맛있었다. 아마 바로 먹어서 그게 한몫한 것 같기도 하다.

 

양념치킨 소스에 풍덩 빠진 오부장 크리스피 치킨의 모습. 반마리이긴 하나 혼닭이기도 하고 확실히 양이 적진 않다. 다 먹으면 배부르다. 튀김은 얇다고 볼 순 없지만 적절해서 괜찮았고 가슴살 때문에 살 부위도 많았다. 물론 닭다리도 적절히 뜯을 수 있어서 괜찮았다. 첫인상은 정말 괜찮았는데 왜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는지 궁금하다. 근데 나만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여기도 밤에 오면 풀 만석에다 맥주 판매까지 많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 근데 지리적인 위치가 메인은 아니라서 그럴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호치킨과 비교해서 내가 집 앞 호치킨은 정말 50번 정도 갔을 정도로 많이 가봐서 상대적으로 여기는 첫 방문이라 그런지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 여기 역시 맛있긴 했지만 뭔가 호치킨이 더 좋게 기억나기도 하고. 아마 그냥 과거를 돌이켜보면 다 좋게 생각나서 그런 건가? 근데 확실히 마지막 3년 동안의 맛보다는 여기가 더 맛이 좋긴 했다. 무슨 차이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닭이 다른 것도 아니고 기름이 다른 것도 아니고 튀김이 다른 것도 아닐 테니 말이다. 요즘은 다 상향 평준화된 시장이니까! 뭐 오늘 포스팅의 주제라든가 목적 같은 것은 없다. 그냥 내 추억 이야기와 처음 겪어보는 브랜드의 후기 같은 느낌이다. 아쉽긴 했지만 뭐가 아쉬웠는지는 구체적으로 모르겠고 그냥 맛있었던 혼닭이라고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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