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찝찝한 무더위 을밀대 평양냉면 살얼음 동동 육수로 박살!

디프_ 2021. 7. 13. 20:00
담백한 육수가 매력적인 을밀대 평양냉면

오늘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소개해볼까 한다. 아마 나만 처음 먹어보는 것이고 대부분은 충성 고객일 정도로 즐겨 찾는 메뉴이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도 분명히 어디선가 한 번쯤은 먹어봤을 법한데 이렇게 찾아가서 먹을 정도로 제대로 먹어본 것은 확실히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에 몽골에서 북한 식당을 갔었을 때 냉면도 먹었었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것저것 다 먹어봤던 것 같은데. 아무튼 뭐 현지에서는 절대 못 먹어볼 것 같으니 이렇게나마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아는 형이 정말 괜찮다고 적극 추천해주기도 했고. 근데 이 이름의 유래가 내가 생각하는 게 맞나? 한번 포스팅이 끝나고 따로 검색해봐야겠다. 그냥 이름만 그런 것일 수도 있으니까. 아무튼 내가 자주 방문하는 곳 근처에 이렇게 본점이 있었고 대중교통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주변에 뭐 여유로워 보이는 주차 공간도 별도 없어 보여서 다행이다 싶었다. 근데 뭐 나름 항상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라 어디 주차장이 잘 되어있을 것 같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곳은 마포 공덕역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에 위치한 을밀대 평양냉면 본점이다.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처음에 찾아오기 어려울 수 있는데 막상 와보면 길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막 헤매는 것보다 큰길로 쭉 오다가 골목으로 들어오는 것도 좋겠다. 나의 경우 골목길로 왔다가 막혀있는 길이 많아 좀 고생 좀 했다. 어정쩡한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여기의 경우 식사 시간에 붐빈다기보단 그냥 상시 사람들이 있다고 판단하는 게 맞겠다. 식사를 즐기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들어왔고 나름 회전율도 높아서 금방 금방 사람들이 빠지고 들어오고 그랬다. 그 말인즉슨 피크 시간대에는 무조건 대기를 해야 한다는 말이 되겠다. 비도 오고 덥고 그래서 요즘은 야외 대기가 힘들어지는데 어정쩡한 시간에 오길 다행이었다. 일요일이라 늦잠 좀 잔다고 게을렀다. 아무튼 자리에 앉았고 메뉴를 주문했다. 항상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접할 땐 설레이기도 하고 기대도 커지고 막 그렇다. 근데 여기 가격이 생각보다 있네!?

찝찝한 무더위를 날리기 위해 내가 주문한 메뉴는 일단 여기 시그니처 물냉면 하나와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고자 비빔냉면 하나를 시켰다. 그리고 사실 수육이 먹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고 양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어서 녹두전 하나를 추가로 주문했다. 하나당 기본적으로 만원이 넘을 정도로 가격이 좀 있는 편이다. 원래 이게 뭐 고급 요리라고 하니까. 근데 이렇게 인기가 많을 정도면 내 기준으로 정말 그 가치가 있을지 궁금하긴 했다. 아무튼 그리고 여기서 사리 추가가 있는데 내 옆 테이블에서 먼저 메뉴가 나왔었는데 면발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 그래서 속으로 '저래서 비싸구나' 싶었다. 근데 알고 보니 사리를 추가한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봤을 때 2인 이서 오면 그냥 사리 추가해서 나눠 먹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그게 양도 적절하고 더 다양하게 먹어볼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말이다. 여기 근처 사람 아니고서야 자주 찾아오기 힘들 테니 처음 왔을 때 다양하게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무튼 가장 먼저 녹두전이 나왔는데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다. 그릇은 큰데 녹두전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더 양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두께는 좀 있는 편이라 괜찮게 먹을 수 있었다. 크기도 작은데 얇기까지 했으면 너무 비싼 것이니까! 그리고 속이 좀 덜 익은 것처럼 저런 비주얼을 보이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그래도 겉은 저렇게 바삭하게 잘 튀겨졌으니 뭐 속도 원래 이렇게 내어주시는 것이겠지 싶어서 믿고 먹었다. 간장에도 찍어 먹고 그냥 먹기도 하고 이렇게 김치랑 같이 먹기도 했다. 확실히 튀긴 것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맛있었다. 바삭바삭하게 이렇게 먹은 적은 또 오랜만인 것 같다. 녹두전 포함하여 감자전 이런 것들은 은근 집에서 만들어먹기 힘든 종류다. 김치부침개나 이런 것은 상대적으로 좀 만만해도 이상하게 이런 종류는 그러더라. 그래서 이런 곳에 왔을 때 면만 먹을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같이 곁들여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가격이 아직도 좀 비싸게 느껴지긴 하나 그 값어치를 하기엔 충분했다. 이 장소 자체의 희소성도 있고 말이다. 근데 이건 뭐 내 생각이니까.. 그래도 다른 테이블 보면 꼭 녹두전 하나씩은 시켜 드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좀 시간이 지나자 오늘의 주인공, 살얼음 동동 육수 안에 담긴 을밀대 평양냉면 메인 메뉴가 나왔다. 막 우리가 김밥천국 이런 데서 받는 것처럼 통얼음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국물을 호로록 마셔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잘 갈려있는 살얼음 동동 육수가 나왔다. 요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더워지고 있는데 갑자기 저 육수 한입이 간절해지네. 여름 더위 박살 내고 싶다. 실제로 먹는 와중엔 정말 시원하고 몸이 차가워지니 나름 효과는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다음은 비빔냉면. 가격은 둘 다 동일하다. 13,000원! 위에 올려진 고명도 비빔이 들어가나 육수가 들어가냐만 다르지 똑같은 것 같다. 고기부터해서 삶은 계란까지 말이다. 면발도 당연히 동일하겠고. 내 생각엔 비빔이 어느 정도 자극적일 것 같아서 물냉을 먼저 먹어봤다. 일단 평양냉면 자체가 맛이 심심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나타내며 고소하고 담백한 게 매력이라고 하니 좀 간이 되어있는 것을 나중에 먹어야겠다 싶었다. 이게 맞나? 전문가 분들 의견 있으시면 같이 적어주시면 좋겠다.

싹싹 잘 비벼주고 면발을 풀어주었다. 근데 배달도 아니고 나오자마자 바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풀 면발 같은 것은 없이 술술 잘 풀렸다. 그래서 고기와 배를 올려서 한입 크게 먹어봤다. 처음 먹어보는 이 맛! 근데 그전부터 유투브 먹방 같은 것을 보기도 했고 방송에서 많이 접하기도 했고, 여기 오기 전에 여기 단골 형에게 말도 들어왔어서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다. 이 형 말로는 여기가 맛집이기 때문에 여기부터 갈 것이 아니라 다른 곳부터 가서 겪어보면 여기 을밀대의 매력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뭐 난 그냥 처음부터 제대로 경험하고 싶었다. 아무튼 그렇게 첫 입을 먹어봤는데 딱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매력은 알겠다. 평소 간을 심심하게 먹고 회를 초장이 아닌 간장에 찍어먹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들처럼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딱 좋아하겠구나' 싶었다. 맛을 깊게 음미해보면 육수에서 고기 육수의 담백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면발도 좋고 그냥 뭔가 건강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맛이랄까? 근데 아시다시피 나의 경우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매력은 어느 정도 알 수 있긴 했지만 아직 중독되진 않았고 좀 그러기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분명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고 매력은 알겠는데 아직 나완 아니랄까?

아는 형에게 저대로 그렇게 말했더니 당연한 말이라고 했다. 처음부터 중독되는 사람이 어딨냐고 너도 여러 번 먹어보면 알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날 같이 간 사람 역시 '이게 시간이 지나면 생각난다니까?' 이랬다. 과연 그럴까? 하긴 근데 지금 포스팅을 보면서 저 을밀대 본점 평양냉면 살얼음 동동 육수가 생각나는 것 같다. 이런 찝찝한 무더위에는 더더욱 말이다. 이상하게 다른 간이 되어있는 국물을 마시면 그 짠기 때문에 오히려 물을 더 찾곤 하는데 이러한 국물은 확실히 그런 것은 없으니까 생각이 나긴 하네. 한 세 번까지는 먹어보고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다음 비빔냉면을 공략했다. 근데 여기 비빔 역시 막 간이 세거나 그러지 않았다. 양념이 묻어있어서 비주얼은 그래 보일 수 있는데 나름 다른 곳들과 비교하면 심심한 스타일에 속했다. 뭐 별도로 식초나 이런 것을 따로 안 넣긴 했다. 뭔가 여긴 본연 그대로 즐겨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양이 생각보다 많았다. 내가 이날 유독 잘 못 먹었나? 사리 추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음식이 줄어드는 속도가 더뎠다. 내가 맛을 너무 음미해서 그런가.

 

마지막은 다양한 스타일로 좀 곁들여봤다. 얼마 안 남은 녹두전과 비냉을 함께 먹어보기도 하고 배랑 같이 먹기도 하고. 그래도 이날 인생 한입은 이렇게 김치를 길게 찢어서 면과 함께 먹은 것이었다. 와 여기 김치 그냥 먹을 때도 잘 몰랐고 평냉 역시 그냥 면만 먹을 때도 잘 몰랐는데 이렇게 둘이 함께 먹으니 그 맛이 정말 꿀맛이었다. 간도 적절하게 올라오고 식감도 좋고 그냥 최고의 조합이었다. 이건 확실히 군침이 돌만하다. 이 맛을 아니까 지금 군침이 돌았다. 이 한입 너무 괜찮았다. 아마 다음에 여길 재방문하게 되면 이런 스타일로 계속해서 먹지 않을까 싶다. 녹두전도 필요 없어지는 순간이었다. 아 그리고 여기 면과 같이 나오는 육수 외에 별도로 주전자에 사골 육수처럼 컵에 떠마실 수 있도록 나오는데 거기에 소금을 조금 넣어서 먹으면 맛있다. 중간중간 곁들여주면 입맛도 돌고 좋다. 아무튼 이 마지막 한입이 너무 맛있었고 그 뒤로 조금 먹다가 본의 아니게 음식을 좀 남기고 나왔던 것 같다. 맛있긴 했는데 유독 이 날따라 배가 부르더라. 자다 나와서 그런가? 아무튼 처음 경험해보는 음식치고 나름 만족스러웠고 개인적인 평점도 꽤 높았다. 아마 중독자가 되고자 종종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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